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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모자이클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성장 소설.
헬릭이라는 신비한 힘이 지배하는 세계.
헬릭을 다루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카렐.
장애를 극복하기위한 노력, 하지만 방해하는 무리들.

 
1.5. 형과의 도시탐방, 그리고 그룬돌프
작성일 : 18-07-23 15:52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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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모처럼의 여행으로 피곤해서인지, 아니면 어제 밤늦게까지 과음?을 해서인지, 10시를 넘어서야 겨우 일어난다. 역시나 부지런한 형은 진즉에 일어나서 차를 마시며 창가의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있고, 아버지도 집을 나설 채비를 이미 끝내 놓고 있었다.

 

 “카렐. 이 애비는 또 열심히 일하러 갔다 오마. 면접 끝나는 날 저녁까지 이리로 돌아올 테니깐 너무 걱정 말아라. 그리고. 내일 면접 잘 봐라.”

 

 “네.. 아버지도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오세요.”

 

 나는 약간 비꼬듯 답했지만 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 복수한다.

 

 “아참. 면접은 붙으라고 있는 거다. 그런 것도 떨어지면 온 동네에 소문나겠지? 으.. 쪽팔려..”

 

 “아버지!!”

 

 아버지는 내게 그렇게 부담감을 잔뜩 심어주곤 훌쩍 일하러 떠나버린다.

 

 형과 함께 데겐하르트 시장을 구경한다. 역시나 상상도 못할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다. 그럼에도 너무 북적인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을 정도로 시장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체르니의 시장과는 달리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이 거의 없는 것에 신선함을 느낀다.

 

 ‘이 놈의 게를락 사람들은 건물들처럼 밋밋하기 짝이 없군..’

 

 역시나 식료품 상점들에서 난생 처음 보는 과일이나 향신료들을 맛보는 데에 정신 줄을 놓아버린 나. 형은 그런 내 모습이 귀여운 지 말없이 미소만 지으며 나를 따라다니기만 한다. 너무 많은 식재료들을 맛보느라 점심식사 생각이 달아날 정도로 벌써 배가 부르다. 형도 딱히 식사 생각이 없다고 해서 찻집에 가서 차를 마신다. 우리 자리에서 몇 테이블 떨어진 곳에서 우리를 곁눈질로 보면서 수군거리는 소녀들. 잠시 후, 그들 중 한 명이 우리 테이블로 와선 말을 건다.

 

 “저기... 안녕하세요. 혹시 알로이스 선배님 아닌가요?”

 

 형은 대답대신 미소를 살짝 짓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 소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한 듯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아... 아... 와... 어... 저기.... 아! 전 그룬돌프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알로이스 선배님 팬이구요. 아... 그... 음... 아! 올해 ‘헬릭 전투’ 대학부 대회 준비는 잘하고 계신가요?”

 

 “네.”

 

 “아.. 그렇시구나.. 제가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 할게요. 파.. 파이팅!”

 

 “네. 감사합니다.”

 

 참나.. 형은 본인을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러 온 소녀의 용기에도 감정 없는 단답형. 나였으면 훨씬 더 친절하게 대했을 텐데. 하여간 이런 재미없고 곰 같은 형이 뭐가 그렇게들 좋다고.. 아! 여자들은 원래 저런 무심한 남자를 더 좋아하는 건가? 하여간 그 소녀는 뭔가를 더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로 어색하게 우리 테이블 앞에서 쭈뼛쭈뼛 서있다. 그럼에도 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그 맛만 음미할 뿐. 그 소녀는 무시당한 채로 한동안 서 있다가 곧 일행들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돌아간다.

 

 ‘분명 돌아가서 형이 재수 없다고 욕하겠지.. 키킥.’

 

 ...라고 내가 착각했다.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가 밥 달라고 어미 새에게 시끄럽게 울부짖는 것처럼, 테이블에서 기다리던 소녀들이 용기 있게 형에게 말을 건 그들의 친구가 테이블로 돌아오자마자 잔뜩 흥분하면서 이것저것 캐묻는다. 그 소녀는 무슨 영웅을 만나고 온 것처럼 잔뜩 상기되어 큰 소리로 떠들어댄다. 형을 향한 나의 질투심이 괜히 그 죄 없는 소녀들에게 화살을 돌려버린다.

 

 ‘쳇. 여자들이란...’

 

 그나저나 형이 헬릭 전투 대회 준비 때문에 겨울 방학 때에도 집에도 못 들어왔다. 내가 바쁜 형의 귀중한 시간을 너무 잡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안해진다.

 

 “형. 헬릭 전투 경기가 언제야?”

 

 “2주 후 토요일.”

 

 “헙.. 그럼 내가 지금 형 방해하고 있는 거 아냐? 아니 내일 면접에도 따라올 필요 없어. 형도 빨리 준비해야지. 운동도 하고.”

 

 형은 내가 대견한지 밝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괜찮아 카렐. 너하고 아버지 오는 계획까지 정확히 계산해서 준비하고 있으니깐.”

 

 역시 철저한 형은 나같이 즉흥적이지 않다. 참 존경스러우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인생 팍팍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형과의 데이트 내내,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형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꺅!!!! 알로이스 선배!! 사인 하나만 해주세요!!”

 

 “오. 우리 그룬돌프의 희망 알로이스군 아닌가? 이번 상대는 어떻게 박살 낼 계획인가?”

 

 형은 이곳에서 엄청난 인기 스타인가보다. 프로 헬릭 전투선수도 아니고 대학부 대회인데도 이런 열렬한 팬들의 응원이라니. 나라면 모험가라는 꿈은 때려 치고 그냥 프로선수로 전향해서 그 인기를 한 몸에 안고 살겠다. 왜 그렇게 모험가에 집착하는지 나는 도통 형을 이해 할 수가 없다. 혹시 엄마와 스승인 척 삼촌을 찾고 싶은 열망 때문인가?

 

 우리는 형의 팬들에게서 벗어나고자 간단하게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선 황급히 여관으로 돌아온다. 이것저것 볼 것 많은 도시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마주쳐서인지 진이 다 빠져버렸다. 형은 시합 준비를 위해 매일 해야 하는 체력 운동과 검술을 연습하러 다시 나가버렸고, 방 안에는 나 혼자 남아 있다. 침대에 홀로 누워있으니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든다.

 

 ‘에휴.. 모처럼 다 모였는데 또 나 혼자 남아있네...’

 

 그래도 우리 세 사람 모두 같은 도시에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면접에 대한 공포가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나의 생각은 ‘뭐 까짓것 내가 필요하면 뽑고 아님 말겠지!’, 혹은 ‘될 대로 되라’는 마음가짐으로 제법 용감해져 있다. 괜히 질문을 예상하고 모의 답변을 열심히 준비하면, 오히려 면접에서 내 답변이 작위적 이기만하고, 진짜 본연의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단 핑계를 대본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느슨해지며 나도 모르게 단잠에 빠져든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드디어 오늘! 대망의 면접날! 어제 형이 운동 끝나고 돌아오는 것도 보지 못하고 잠들었는데 이 부지런한 인기쟁이 알로이스는 역시나 나보다도 빨리 일어나있다. 가만. 내가 이 인간 잠든 모습을 본 적이 있나? 어려서도 형은 언제나 나보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기에 도통 잠에 빠진 형의 모습이 떠오르질 않는다.

 

 “잘 잤니? 카렐?”

 

 “어 형. 푹 잤어. 형은 운동하고 늦게 들어왔을 텐데 벌써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마쳤네?”

 

 형은 또 살짝 미소만 짓는다. 가끔은 저 미소가 ‘할 말 없음’을 대신한 감정 없는 사회적 동물의 무조건 반사라는 생각이 든다. 말이 별로 없고, 성격도 심심해서 친구도 없는 저런 형이 어떻게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지? 헬릭 전투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가? 아니면 진짜로 여자들이 저런 무심한 남자를 좋아하는가? 하여간 여러모로 신비로운 형이다.

 

 나도 깔끔하게 씻고 나와서 집에서 가져온 회색 정복을 입는다. 평생 정복을 입어본 적 없어서 이 딱딱하고 불편한 옷이 나의 심장까지 옥죄어 오는 기분이다. 그룬돌프 교복과 비슷한 느낌으로 맞추기 위해 짙은 잿빛색의 정복에 초록색 스카프를 정갈하게 목에 둘러 묶은 후 옷 속으로 집어넣는다. 마지막으로 여행 동안 깨질까봐 걱정되어 옷가지들로 둘둘 말아 가져온 값비싼 유리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다시 점검해본다. 형에게 내 모습이 어떤지 의견을 묻자, 그냥 미소를 지으며 고개만 끄덕인다.

 

 ‘에휴.. 내가 물어볼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집에 하나밖에 없는 손거울을 다시 옷으로 둘둘 말아 조심스럽게 가방에 집어넣곤 형과 함께 방을 나간다. 나는 한껏 광을 낸 가죽 부츠가 더러워질까봐 조심스레 말에 올랐고, 먼지를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말을 최대한 천천히 달린다. 코앞으로 다가온 면접에 긴장해서인지, 형이 데려온 유명한 식당에서 이른 점심 식사를 하는데도 입맛이 없어서 다 먹질 못했다.

 

 데겐하르트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야트막한 작은 산 중턱에 있는 그룬돌프 고등대학교. 우리는 학교로 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작은 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이 시간이 마치 몬스터 소굴로 걸어가는 것 같다. 최대한 천천히 온다고 노력했는데 왜 이렇게도 빨리 도착하는지. 산이라기 보단 조금 큰 언덕 같은 이곳 전체를 둘러싼 높은 칙칙한 벽. 그 모습이 마치 교도소 같다. 우리는 문지기가 있는 건물로 들어가 방문목적과 시간을 기입하고선 산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한다. 산을 돌아 정 반대편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큰 바위로 멋지게 쌓아올린 아치형 구조물. 그 구조물 한가운데에 거대한 글씨가 정교하게 새겨져있다.

 

 ‘그룬돌프 고등대학교’

 

 아치형 구조물 옆에는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거대한 검은 독수리 동상이 입구를 지킨다. 우리는 또다시 2차 문지기 건물로 들어간다. 형은 학생전용 통행석이 있었지만 방문객인 나는 방문자용 통행석을 임시로 발급 받는다. 문지기인지 파수꾼인지, 꽤나 무섭게 생긴 사람이 나의 소지품을 무척이나 꼼꼼히 검사했다. 무슨 학교가 아나키 라인 통과하는 것보다 더 까다로운 지. 형 말로는 통행석 없이 저 아치형 구조물을 통과하면 주변에 걸려있는 헬릭 마법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단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조심스레 그룬돌프의 입구를 통과한다.

 

 눈앞에는 떡하니 서있는 고풍스러운 성. 웅장하면서도 어두침침한 돌로 지어져있다. 그래서인지 해가 중천에 떠있는 이 시간에도 음산한 기운을 풀풀 내뿜고 있다. 성 주변에는 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고, 입구 앞에는 큰 분수가 있지만 겨울이라 꽁꽁 얼어붙어 있다. 뭔가 매우 차갑고, 음산하고, 쓸쓸한 분위기.

 

 방학 기간이라서 그런지,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는 건물 입구 계단에 올라 크게 한숨을 한 번 내쉬어 불안한 기분을 털어낸다.

 

 “쓰-읍. 후우우우우---!”

 

 그러곤 다시 어깨를 쭉 펴고 당당하게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간다. 학교 건물의 스산한 겉모습과는 달리, 안은 꽤나 화려하다. 곳곳에 헬릭 조명들이 환하게 빛을 비추고 있어 눈이 부실 지경. 게다가 그 빛을 반사시킬 정도로 번쩍번쩍한 갖가지 무기 방어구 장식품들, 중세시대의 것들로 보이는 퀴퀴한 그림들이 즐비해있다. 이 어색한 풍경들 때문에 몸에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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