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의 향수
작가 : 마카롱파르페
작품등록일 : 2021.12.27

대학생인 서윤서는 향수를 뿌리고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정현과 마주친다.

현은 어머니가 제조하신 향수인 걸 눈치채고 윤서를 잡으려고 하지만 윤서는 사이비인 줄 알고 도망간다.

결국 현은 윤서를 놓치고 시간이 흘러 봄이 되자 대학교 캠퍼스에서 다시 윤서와 마주친다.

윤서는 도망갔지만 자전거를 탄 현에게 잡혀 사정을 듣게 되고 이상한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윤서는 교환학생으로 온 정현에게 대학교를 소개해 주는데, 향수 때문인지 그의 매력 때문인지 현은 어느 순간 윤서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윤서는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 현과 추억을 쌓을 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계속해서 떠오르는데...

 
보드게임
작성일 : 22-01-07 20:34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66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기가 사람 없는 3층이라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혼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곧바로 얼굴을 가리고 나갔을 거다. 내 사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들킨 것만 같으니까. 그래도 내 마음속 말을 현에게 보여주고 현도 제 깊은 속마음을 보여주니 카페에 들어왔을 때보다 한층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현도 그렇게 생각할까.'

 

  마지막 케이크 한 입을 오물거리다가 근처에 놓인 작은 방명록을 발견했다. 밝은 갈색에 아무 그림 없이 방명록이라 적힌 노트는 이곳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렸다.

 

  "여기 낙서도 있어."

 

  초등학교 시절에 유행했던 해골바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둘 다 웃음을 터트렸다. 옛날 가수를 기리는 거리와 잘 어울리는 그림이 낡고 낡은 책장 한 켠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귀중한 추억을 옮겨 놓은 듯한 이 카페와도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윤서야. 우리도 적을래?"

 

  현이 물어보기 전에 이미 나는 볼펜을 들고 노트에다 끄적이기 시작했다.

 

  '2016년 3월.. 윤서 왔다 감. 누군가가 광장에서...'

  "이러면 재미없잖아. 음, 그림이라도 그릴까?"

 

  현은 나를 보고 무언가 고민하더니 다른 탁자 위에 놓인 방명록을 들고 무언가 적어나갔다. 한편, 나는 정성스럽게 화분에 있는 꽃을 따라 그리다가 킬킬 웃고 말았다. 이건 아름답게 핀 꽃송이가 아니라 저승에서 올라온 저주받은 꽃 같은 어떤 생물체였다.

 

  "피카소 뺨치는 그림인걸?"

 

  어느새 다 적은 현이 내 옆에 와서 지옥 불인 꽃을 감상했다.

 

  "현대미술처럼 그려봤어."

 

  역시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 탕 덮고는 현이 쓴 방명록을 보려고 하자 현은 한 무더기로 쌓여있는 방명록을 두 손으로 가리켰다.

 

  "어디에 있을까?"

  "아, 장난치지 말고."

 

  이런 나쁜 놈 같으니라고. 뭐라고 적었는지 궁금한데 현은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방명록이 하도 비슷하다 보니 찾기도 힘들뿐더러 정현 자신도 못 찾는 게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도 들었다.

 

 ***

 

  카페에 들어갈 때는 쨍했던 하늘이 점차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갔다. 광장에서 들려오던 노래는 끊겼고 대신 입구 앞에서 희미한 기타 소리가 들렸다.

 

  "저기 칠판 있다."

 

  나는 고등학교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분필 칠판 앞에 섰다. 여러 사람이 남긴 다채로운 흔적은 하나의 거대한 작품 같았다. 설치한 사람의 목적도 이런 것이겠지.

 

  "우리도 쓸까?"

 

  어느새 내 뒤로 바짝 따라온 현이 그러자는 내 대답에 꼬마 분필을 들고 낙서를 했다.

 

  "나보다 잘 그리네."

 

  지옥에서 올라온 꽃보다 훨씬 생동감 넘쳤다. 내가 그린 꽃도 다른 의미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이 곰돌이는 앙증맞았다. 눈을 단추로 표현한 부분이 귀여워서 사진을 찰칵 찍었다.

 

 "셀카 찍는구나."

 

  옆에서 현이 대충 찍어 빼뚤어진 곰돌이를 보며 방긋방긋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무슨 말이야?"

  "윤서, 네가 이 곰돌이 같다는 말이야."

 

  욕보다 칭찬 같은 말에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큼큼거리고 칠판이랑 현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동글동글 통통하니까."

 

  젠장. 칭찬이 아니었나 보다. 하지만 뉘앙스는 욕처럼 들리지 않아서 아리송한 얼굴로 그를 봤다. 그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히죽히죽 웃으면서 곰돌이 옆에 붉은 하트를 추가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눈으로 욕했을 텐데. 이상하게도 깐족대는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퍽 외로웠다. 옆에서 말동무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그의 웃는 낯이 벌써 그립기 때문일까. 창밖에 보이는 어둡고 반짝이는 건물들을 보며 나 자신도 봤다.

 

  '학교 앞에도 그런 카페가 있었지.'

 

  누군가의 그리운 추억 한쪽을 옮겨놓은 듯한 카페가 있었다. 현과 갔었던 카페는 따뜻하고 몽글한 분위기였지만 그곳은 좀 더 밝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초콜릿 음료 위에 올려주는 아이스크림은 참으로 맛있었어.'

 

  카페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프라페는 연수 선배와 처음 먹었던 프라페였다.

 

 ***

 

  주말의 동아리방은 한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동아리방은 주로 공강 시간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때 모이지 주말에 아무런 활동이 없을 때는 모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던 연수 선배가 보드게임 멤버가 부족했는지 단톡방에 인원을 모집했다. 나는 침대에서 엎드려서 고려 시대 의복을 검색하다가 단톡에 톡을 보내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학교 가는 길은 정말이지 한산했다. 삼삼오오 모여서 캠퍼스를 거니는 사람들도 없었고 수업에 늦을까 봐 부리나케 나무를 가로질러 등산을 하던 사람도 없었다. 그저 여유롭게 걸어가는 사람들뿐이었다.

 

  동아리 문을 열자 방 안에는 연수 선배, 민주, 현철 선배가 있었다.

 

  "어? 왔구나!"

  "윤서야! 안녕!"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앞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뒤에도 있었다.

 

  "유진아!"

 

  활동 시간이 아니라도 동아리방에 자주 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는데 유진이가 그중 하나였다. 그래서 친구라고 생각할 만큼 가까워졌다. 단톡에 온다고 말하지 않아서 올 줄 몰랐는데. 반가웠다.

 

  "다섯 명이 돼버렸네. 딴 거 해야겠다."

 

  연수 선배 말처럼 5명이 되면 부루마블이나 카탄의 개척자를 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뱅을 꺼냈다.

 

  "아, 좋지."

 

  마피아 게임 같은 뱅은 사람이 많을수록 좋았다. 사람이 더 오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더는 올 사람이 없었다.

  규칙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보안관과 부관이 배신자와 무법자를 없애면 된다. 보안관은 자신이 보안관이라고 알려야 하므로 보안관을 중심으로 게임이 돌아간다. 연수 선배는 보안관을 뽑았고 나는 부관을 뽑았다.

 

  '다행이다.'

 

  객관적으로 나는 무법자는 잘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남을 속이면서 심리적으로 이용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배신자, 무법자뿐이란 소리인데 보안관을 도와 모두 죽이기에 내 캐릭터부터 상태가 안 좋았다.

 

  '망했다. 생명이 3개라니.'

 

  뱅에는 각자 캐릭터가 있는데 생명이 4개가 일반적이고 3개는 생명이 적은 대신 능력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해본 결과 무조건 생명 4개가 좋다.

 

  생명 4개가 최고다. 게다가 지금 뽑은 캐릭터는 개똥 같은 능력을 지녀서 절망을 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카드는 왜 이 모양이야.'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를 뽑는데 남과 계속 총질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카드 같은 쓸모없는 것만 나왔다.

 

  '총알이 없다고. 총알이.'

 

  남을 많이 쏠 수 있으면 뭐 하겠나. 총알이 없는데. 카드 하나하나가 내 운을 퉤퉤 뱉어내는지 생명을 채우는 맥주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쏘지 못하도록 멀리 가는 카드 정도는 나올 법도 했지만 겨우 맥주 하나만 뱉었다. 내게 티클만한 운도 없다는 걸 보안관인 연수 선배가 알았는지 나를 챙겨줬다.

  다행히도 이번 판은 완전히 망한 게 아니었다. 연수 선배는 뽑을 때마다 높은 확률로 좋은 카드가 나왔기 때문이다.

 

  "잘 가, 현철아~"

 

  뱅에는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가 있었는데 연수 선배는 모두를 공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망갈 수 있는 카드도 장착한 상태였다. 선배는 손을 흔들면서 해맑게 말했고 그게 오히려 상대방을 자극했다.

 

  '저렇게 남을 빡치게 할 수도 있구나.'

 

  현철 선배는 허허 웃으면서 결국 죽었고, 무법자였다. 나는 보안관의 공격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무법자 유진이의 공격으로 죽었다. 그래도 보안관이 무법자를 죽여서 나와 연수 선배는 이겼다.

 

  "이번에는 제가 보안관이네요, 선배."

 

  유진이가 말했다. 나는 또 부관이었고 연수 선배를 공격하는 유진이의 총은 정확했다. 이번에는 간간이 좋은 카드가 나와서 보안관의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도움을 주고 나를 모함하는 무법자 민주를 결투로 죽였다.

 

  "이번에는 누가 보안관이야?"

  "나다, 현철아."

  "아잇"

 

  현철 선배는 연수 선배를 죽이고 싶었나 보다. 총구를 연수 선배에게 겨누고 싶어 했지만 늘 다른 사람에게 겨누었다. 나는 현철 선배가 부관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무법자로 몰아야 할지 고민했다. 현철 선배의 캐릭터는 강력했고 나는 무법자였기 때문이다.

 

  "아니, 선배. 제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왜 저를 죽여요."

 

  부관은 민주였다. 보안관인 연수 선배는 민주가 배신자인 줄 알고 막타를 날렸고 페널티를 얻었다. 이미 탈락한 나와 유진이는 그 광경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아... 미안. 네가 배신자인 줄 알았다."

 

  이제 보안관과 배신자의 싸움만 남았다. 현철 선배의 캐릭터는 총을 쏘면 상대가 두 번 피해야 했고 연수 선배의 캐릭터는 표적이 될 때 카드를 뽑아서 하트모양이 나오면 피할 수 있었다.

 

  "아, 또 피했네."

 

  연수 선배는 카드를 까는 족족 하트모양이 나왔고 덕분에 생명이 많이 닳지 않았다. 하지만 페널티를 얻어서 들고 있던 카드를 모두 버렸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생명 하나를 남기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겼다!"

 

  배신자가 이기면 단독 우승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이들 모두 패배였다. 그래서 배신자의 승리는 당사자에게 있어 더 짜릿한 승리일 것이다. 보드게임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서 뒤에 약속이 있었던 민주는 가고 곧이어 현철 선배도 나갔다.

 

  "우리 새로 생긴 카페나 가볼까요?"

 

  거기도 보드게임이 있대요. 유진이의 말에 우리도 동방을 나갔다. 해는 아직 떨어지지 않아서 밖은 화창했다. 새싹이 움트는 3월은 쨍쨍하게 비치는 햇빛을 받아서 가로수들이 더욱더 푸르게 보였다.

 

  "윤서야."

  "네?"

 

  선배는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너 뱅 할 때 눈에 다 보이더라. 부관인지 무법자인지."

 "정말요?"

 

  내가 뱅은 즐길 줄은 알아도 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중간 정도 실력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표정을 못 숨긴다는 선배의 말에 깜짝 놀랐다.

 

  "무법자일 때 조용해져."

 

  그런가. 그렇게 조용하지 않았고 자기도 부관이라고 어필했었다. 하지만 선배 눈에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다음에는 안 질 거에요. 나중에 괜히 알려줬다고 울지나 마세요."

  "하하, 그래그래."

 

  선배의 웃는 얼굴은 푸르른 가로수와 같이 화창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보였다. 카페 외관은 평범했지만, 안은 달랐다. 창가에는 햇살이 쏟아지고 적절히 제 자리를 지키는 인테리어 소품들은 추억 한쪽을 전시해놓은 것만 같았다.

 

  '여기도 시험 기간에는 북적북적하겠지.'

 

  주말이라 손님이 별로 없는 카페는 우리가 전세 냈나 싶을 정도로 텅텅 비었다. 구석에 사람 두 명이 있었지만,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다음 주 금요일에 별 관측할 예정인데 둘 다 시간이 되니?"

 

  물론이죠. 당연히 가야죠, 라고 말할 뻔했다. 시간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유진이는 창밖을 보다가 괜찮다고 말했다.

 

  "네. 저도 괜찮아요."

 

  유진이는 다시 창밖을 바라봐서 선배는 무엇을 그리 열심히 보냐고 물었다.

 

  "고양이들이 있어서요."

 

  유진이 말대로 정말 고양이가 있었다. 아기 고양이라기에 크지만, 성체는 아닌 듯한 고양이 한 마리에 다 자란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둥글게 말고 햇볕을 쬐고 있었다.

 

  "귀여워서 계속 보고 있었어요."

 

  유진이의 눈이 반짝거려 그가 정말로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감정이 전해졌다. 고양이들은 일광욕하다가 우리의 시선을 눈치챈 건지 벌떡 일어나 저 멀리 도도하게 걸어갔다.

 

  "이런, 가버렸네."

 

  고양이가 가고 직원이 우리가 주문한 음료와 커피를 들고 왔다.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초콜릿 음료는 당 충전하기에 참 좋았다. 나는 작고 긴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초콜릿 음료를 빨대로 마시니 시원함이 목을 타고 내려와 온몸에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윤서야, 맛있어?"

 

  "네. 맛있어요. 사람들이 많이 오겠는데요?"

 

  선배는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카페라떼를 한 모금 마셨다. 창가 옆에 앉은 그의 얼굴은 보드라운 햇살에 비쳐 술자리에서 본 모습과 사뭇 달랐다. 그때는 월넛 가구와 어두운 초콜릿 색상으로 꾸며진 서재에서 한쪽 벽면에 기대고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든 모습 같았고 지금은 잘 꾸며진 정원 안에 있는 넓은 잔디밭에서 흔들의자를 놓고 책을 읽다가 햇살이 책을 비춰 고개를 든 모습 같았다.

 

  "윤서야. 많이 피곤해?"

 

  내가 멍하게 있었나 보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다시 차가운 초콜릿 음료를 쪼록 마셨다. 음료도 마시고 퍼즐도 맞추니 시간이 금방 갔나 보다. 퍼즐 몇 판으로 해가 질 줄 몰랐는데. 다른 보드게임을 하지도 못했지만 이제 집에 갈 시간이었다. 각자 계산하고 밖을 나서자 햇빛은 많이 약해졌다. 우리들은 큰길로 가다가 골목길을 달리는 차량과 만났는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쌩하니 지나갔다.

 

  "조심해!"

 

  선배는 얼른 나와 유진이를 보호했다. 저 사람 뭐야? 나는 빠르게 스쳐 지나갔던 바람의 촉감이 잊히지 않아서 가슴이 쿵쿵 뛰었다.

 

  "저 사람 뭐예요?!"

 

  내 말이.

  가로등에 부딪혀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커다란 차라면 모를까 차와 부딪혀도 완전히 찌그러질 작은 경차를 타고 저 속도로 달리다니. 미쳤나. 차는 어느새 보이지 않았고 커다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고가 나지는 않았나 보다. 사고라도 확 나버렸으면 했는데. 아니다. 그러면 치우기가 귀찮을 테니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겠네.

  선배는 아까와 같은 상황이 걱정되었는지 계속 바깥으로 걸었고 어느새 북문에 도착했다. 유진이는 저녁 약속이 있다고 가고 나는 선배와 함께 대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윤서야. 너는 어디가?"

 " 사물함에 들렀다가 가려고요. 두고 온 물건이 있거든요."

 

  선배는 알겠다고 하고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윤서야. 동방에 종종 놀러 와. 다음에도 보드게임 하자."

 " 네. 선배.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도 보드게임 하자니. 쿵쿵 울리는 가슴은 아직 질주하던 차량의 바람을 잊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길게 떨어지는 그림자를 달고 발걸음을 옮겼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새 연재주기 2022 / 4 / 25 507 0 -
11 불청객 2022 / 1 / 11 81 0 5883   
10 가족이란 잔상 2022 / 1 / 10 71 0 5594   
9 보드게임 2022 / 1 / 7 70 0 6650   
8 김광석 거리에서 2022 / 1 / 7 67 0 6770   
7 대면식 2022 / 1 / 7 84 0 5360   
6 대담한 윤서 2022 / 1 / 7 62 0 5522   
5 어쩔 수 없는 거짓말 2022 / 1 / 3 72 0 6802   
4 마음 숨기기 2021 / 12 / 31 70 0 5940   
3 차인날 2021 / 12 / 31 87 0 6134   
2 두번째 만남 2021 / 12 / 28 114 0 5906   
1 수상한 남자 2021 / 12 / 27 391 0 5142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