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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cas9)
작가 :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0.11.30

‘메신저 RNA(mRNA)’라 불리는 RNA가 우리 몸의 유전정보를 운반 한다. 유전공학자들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은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CRISPR cas9을 발견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게 됐는데, 그러다가 메신저 RNA의 서열을 조작하여 잘라내고 싶은 DNA의 특정부분을 잘라내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접하게 되면서, 인간의 유전자를 건들기 시작했다. 주인공과 몇 명의 피실험자들은 함께 변해가는 자신의 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누군가가 놓아주는 단서들을 쫓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은 한 몸에 2명 이상의 DNA를 가진 괴물같은 사람으로 변해가는건지....sendal325@naver.com

 
13번과의 만남(16)
작성일 : 20-12-03 11:07     조회 : 78     추천 : 0     분량 : 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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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준씨 지금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윤아가 급하게 내려와 나를 끌고 호텔 밖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택시를 불렀고 이내 어딘가로 가달라고 기사에게 말한 한 후 그녀는 계속해서 전화기만 응시했다.

 

 “그 연구원으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내일 갑자기 출장을 가야 해서 오늘 저녁에 만나야 한다고 하네요. 잠시 통화를 하고 출발하려 했는데 연구원이 계속해서 전화를 받지 않아요”

 

 “그래요? 그럼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 연구원은 나와있나요? 갑자기 연락이 끊긴 건 아니겠죠?”

 

 나는 전화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그 연구원도 그저 문자를 보내놓고 다른 일을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전화기 통화를 버튼을 누르거나 문자를 계속해서 쳐다봤다.

 

 “문자 내용 때문에 걱정이 되요. 며칠 전 나와 통화할 때는 너무나 편안하게 반가워했어요. 그리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고요. 그런데 문자 내용은 ‘오늘 저녁 급하게 보지 않으면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멀리서 오셨고 저도 궁금한 것이 있어서 오늘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적혀있어요.”

 

 출발해서 10분 정도 지났을 때 그 연구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자신이 직접 호텔로 가겠다고 했다. 자신은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우리가 그쪽으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20분은 넘을 것 같으니 그냥 자신이 이동하겠다고 했다. 우린 뭔가 잘못되고 있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던 모양이다.

 

 도착하기 전까지 나는 그 연구원을 만나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추측해가며 질문할 내용들을 정리했다. 예전부터 해오던 버릇 같은 것이다. 뭔가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나는 빗나갈 일에 대한 예상도를 그려본다. 그리고 미리 대처할 대안들을 생각해 놓는다.

 

 호텔에 도착해서 윤아와 함께 내 방으로 올라갔다. 연구원은 로비나 카페가 아닌 방에서 보길 원했고 나는 여자가 묵고 있는 방보다는 내 방이 편할 것 같아서 내 방으로 올라가자고 권했다. 윤아도 나도 방에서 그 연구원이 올 때까지는 각자 위치를 잡고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꽤 시간이 흘렀다. 누군가 벨을 누르는 소리에 윤아와 내가 방에 들어와 처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정적을 깼다. 윤아가 문으로 다가가 누군지 물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누구시죠?” 윤아가 제차 물었다.

 

 “아… 연구원 입니다.”

 

 급하게 찾아 온 사람치고는 느릿하게 반응하는 게 이상했지만 윤아는 문을 열고 연구원을 안으로 들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 우시 시 연구소 연구원 자쉬안 입니다.”

 잠시 인사를 한 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나와 윤아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윤아에요. 여기 계신 분은 CJ라고 합니다. 저와 함께 자쉬안씨를 뵙기 위해 한국에서 왔습니다. CJ는 중국말을 하지 못합니다. 혹시 영어 하시나요?”

 

 “네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소통하는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나와 윤아와 자쉬안은 그렇게 둥근 테이블에 앉아 영어로 다시 인사를 하고 얘기를 하였다.

 

 “우린 특별한 숫자라고 여겨지는 7번, 13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mRNA와 익스플러로 라는 디바이스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우린 익스플로러를 디바이스라고 칭하지는 않아요. mRNA처럼 메신저라고 부르죠. 사실은 디바이스라기 보다는 머신 쪽이 더 어울리겠죠. 그리고 숫자는 너무 많은 연구에서 언급되고 있어서 특정 지어서 무엇이다 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만 말씀을 드린다면 번호는 반드시 1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몇 개의 숫자만 오르내리고 있고 각 숫자들은 우리처럼 각국 연구실에서 따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연구하는 모든 자료들을 13번이라고 명명된 클라우드에 비밀번호를 걸어서 올리고 있어요.”

 

 “그렇다면 ‘13’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단지 클라우드의 저장공간 이름 정도라는 건가요?”

 윤아가 조금은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익스플로러에 새롭게 만들어 발현시킨 mRNA를 실어서 우리 몸으로 투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mRNA라는 것이 우리가 맘 먹은 대로 몸 속에서 움직여 주거나 DNA와 잘 결합해서 내가 원하는 DNA서열을 잘라내거나 바꾸거나 하는 일을 정확히 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mRNA의 서열을 조작한다면 잘라내고 싶은 DNA를 단순히 자르는 것뿐 아니라 동물, 식물, 인간 즉 DNA를 지닌 모든 생명체들에서 원하는 DNA 서열을 부분만 잘라낼 수 있게 되는 것 입니다.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형질을 가진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우린 이 mRNA와 결합해서 DNA를 잘라낼 수 있는 cas라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었는데, Cas는 CRISPR associated system이라고 말합니다.

 

 크리스퍼 단밸질(효소)라고도 말하고 이 녀석이 유전자 가위라는 것 입니다. 효소의 주성분이 단백질이죠? 단백질 덩어리가 cas입니다. 그 중 학자들은 임의로 9번으로 정한 겁니다. 이 cas9효소가 지금까지 학자들이 발견하고 연구한 유전자 가위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Cas9 이외 cas13도 있는데요. 이 녀석은 cas9이 DNA의 이중가닥을 절단하는 반면, cas13은 단일가닥인 RNA를 절단합니다.

 

 여기서 13이라는 숫자와 9라는 숫자가 나타나죠. 그런데 우리 연구소는 굳이 cas13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이 13이라는 숫자가 반드시 cas를 의미하는 숫자라고는 보지 않았습니다. 단일 가닥인 RNA를 절단할 수 필요가 있는 연구에 쓰인 피실험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제 추측이니까 너무 제가 말하는 숫자의 개념을 받아 들이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뭐가 뭔지 모를 말들만 해대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팠다. 인터넷에서 잠깐 찾아보고 한국의 연구원으로부터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들은 설명으로는 자쉬안의 말이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다.

 

 윤아도 마찬가지였던지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자쉬안… 왜 갑자기 오늘 만나자고 한 거죠? 그리고 출장을 가신다고요?”

 

 내 질문에 자쉬안은 곤란한 듯 쉽게 입을 떼지는 못했다.

 

 “사실 개인사정 때문에 이번 연구를 끝까지 책임지고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분이 저를 만나기 위해서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 문제가 생겼거나 저희한테 전할 특별한 뭔가가 있어서 이 밤에 만나자고 한 것이 아니라 예의를 지키려고 왔다는 겁니까?”

 

 나는 자쉬안의 말이 어딘가 미덥지 않았다.

 

 “네, 제 성격 탓이기도 합니다. 저는 약속을 어기거나 상대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되는 어떤 일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두 분을 꼭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윤아도 의아한 듯 물었다.

 

 “우리를 아시나요? 저와는 처음 통화했고 첫 만남이고 서로를 모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신의 소개를 제대로 못했다며 주절이 주절이 신상정보를 풀었다. 연구소에서 일한 지 3년이 지났고 처음에는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연구소에 왔다가 본사의 요청으로 익스플로러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익스플로러에 대해서 함께 연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를 알게 된 건 벤이 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벤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연구소들을 돌아다니며 연구원들의 연구결과를 듣고 의견을 내고 또 투자를 하고 있었기에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윤아는 자쉬안를 믿지 않는 눈치였다.

 

 “저..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내일 일찍 짐을 싸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이만 인사한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두 분께서 궁금하셨던 것이 숫자와 mRNA 외에는 더 없는 건가요?”

 

 자쉬안은 우리가 더 궁금해야 할 뭔가가 더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것 같았다. 단순히 말을 끝맺기 위한 인사치레는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질문 리스트는 더 이상 없었다. 내 스스로 예방책으로 만든 질문 리스트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질문을 하지는 못했다.

 

 “질문이 하나 더 있어요”

 

 윤아가 떠나려는 자쉬안에게 다가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벤과는 안지 3년도 되지 않았겠네요?”

 

 “네. 벤과는 자주 만난 것도 아니고 3년 동안 5번 정도 만난 것 같아요”

 

 자쉬안은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벤은 당신에 대해서 가끔 말했어요. 물론 일과 연관해서 말을 하긴 했지만, 항상 당신을 칭찬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는 않았었죠. 그래서 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었어요”

 

 “그렇다면 벤이 올해도 이곳에 왔었죠. 아마 3월인가? 꽤 추울 날 중국에 급하게 간다고 가셨는데 그때도 만났었죠?”

 

 윤아의 이번 질문에 자쉬안은 머뭇거리는 모습을 잠시 보였다.

 

 “아… 올해 봄… 네 벤이 잠깐 왔었지만 급한 일만 보시고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빠가 당신에 대해서 말씀했던 것 같아요. 당신이 옥스퍼드를 다녔었고 아빠가 직접 학교로 찾아가 당신을 설득해서 일해 달라고 부탁하셨다고.”

 

 자쉬안은 그냥 미소 지으며 나와 악수를 청하고 윤아에게 인사를 했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요. 하지만 제가 회사에서 지급한 핸드폰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번호로 전화를 하시면 됩니다.”

 

 자쉬안이 나가고 나와 윤아는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자쉬안은 왠지 수상했고 그를 통해 알아낸 정보도 거의 없었다. 자쉬안이 근무하는 연구실을 찾아가 직접 자쉬안에 대해서 그리고 연구에 대해서 확인을 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자쉬안의 얘기들을 다 믿고 더 이상 연구소의 일들은 잊는 척 하는 것이 옳은지. ‘잊는 척 한다는 것’이 우린 이미 자쉬안의 행동만으로 그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아, 당신 생각에 자쉬안이 우릴 속이고 있는 것 같아요?”

 

 “네 확실히 속이고는 있는데 무엇을 속이고 있고 왜 굳이 여기까지 와서 쓸데없는 말만 하고 돌아갔을까요? 그리고 이제 개인 사정으로 연구도 더 하지 않는다고 하고”

 

 “우리 자쉬안이 처음 만나자고 했던 장소로 가보는 게 어때요? 연구소로 가기엔 오늘은 너무 늦은 것 같아요. 여기서 거리도 좀 있고.”

 

 내가 이번엔 윤아를 이끌었다. 그녀도 당연하다는 듯 따라 나섰다.

 

 “CoCo Curry House?”

 

 “네 자쉬안이 저희가 있는 호텔에서 30분 정도 서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그가 상하이 올 때마다 들리곤 했던 식당을 찾을 수 있고, 자신은 그곳이 편하다고 했어요. 자신이 직접 운전해서 가기 때문에 시간도 꽤 걸리지만 그 위치가 시간도 줄일 겸 좋은 장소라고 했으니까요”

 

 “자쉬안이 호텔에 도착한 시간을 한번 계산해봐요. CoCo Curry House에서 호텔까지 30분 정도 걸리니까. 식당에 가서 자쉬안에 대해 확인 할 때 이동 시간도 생각해 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린 이미 자쉬안을 의심하고 있으니까요? 철준씨도 그렇죠?”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식당이었다. 노란색 동그란 간판에 Good Smell, Good curry 라고 적혀 있었다. 그냥 흔한 식당으로 보였지만 왠지 패스트푸드나 햄버거 가게 같은 느낌이 강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손님은 없고 직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마감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리 쪽을 쳐다보며 중국말로 뭐라고 하는데, 윤아가 다시 뭐라고 대화를 끊지 않으려 애를 썼다.

 

 “철준씨 여기서 커리 먹고 가죠? 우리 저녁도 먹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저녁도 먹지 못했었다.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는 주방으로 들어가서 식사 준비를 하고, 윤아와 나는 자리에 앉아서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냥 음식 주문만 한 건가요?”

 

 “네 일단 밥부터 시켜놓고 밥 먹는 시간 동안 의심받지 않을 만큼 물어 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지금 난 배가 무척이나 고프고요.”

 

 윤아라는 여자는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것 같았다. 정장 입은 비즈니스맨 같은 느낌도 가지고 있고 남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거 하는 아이 같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무척이나 배려하는 성직자 느낌마저도 든다.

 

 식사가 나오고 윤아는 ‘맛있다. 특이한 향이 난다.’라고 떠들면서 커리를 먹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 단골이 많겠어요? 음식이 진짜 맛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단골도 많은 편이지만 이 근처가 주거 지역이면서 북쪽으로는 훙 차오 국제공항과 스포츠 파크가 있어서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도 꽤 오십니다.”

 

 여자 주인은 기분이 좋은 듯 즐겁게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오늘 여기서 지인을 만나기로 했었는데, 약속이 취소 되는 바람에 호텔로 돌아가려다 식사라도 할 생각으로 왔어요. 그 분이 말한 것처럼 음식 맛이 좋네요.”

 윤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아… 혹시 연구원 아니신가요? 오늘 오신다고 했는데 연락도 없이 안 오셨어요. 그분은 못 오면 못 온다고 항상 먼저 전화를 주셨었는데, 그리고 한 시간 전에도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이 연구원을 만나기로 했다고 오셨다가 식사 주문 없이 음료만 마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우리 외에 또 다른 사람들이 연구원을 만나기로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쉬안이 우리 외에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에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것으로 봐서는 그들과 우리는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자쉬안이 그들과의 약속도 어기면서 호텔로 급하게 와서 우리를 만난 건데, 그렇다면 뭔가 중요한 것을 보여주거나 말해줬어야 했는데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인사만 하고 간 것이다.

 자쉬안이 더 의심스러웠다

 

 “혹시 그분들은 어디로 가신다고 말씀은 안 하셨나요?”

 

 “네 특별한 말씀은 안 하셨고 그냥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아무 말 없이 나가셨어요. 꽤 오래 기다린 것 같아요. 30분은 넘을 수도 있겠네요. 손님들 들어오기 전에 막 나간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오늘 정신이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리 오래 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분들도 이곳 사람들이 아닌 모양이었어요. 택시 타는 곳을 물어봤으니까요”

 

 우린 급하게 식사를 마치고 택시 타는 곳을 똑같이 물어보고 그쪽으로 향했다. CoCo Curry는 리안파크라는 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좌우로 나무 숲이 있고 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 큰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을 벗어나면 아파트가 보이는데 그곳까지 가야 택시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만약 택시를 잡기 어렵다면 콜택시를 부른 후 리안파크 주차장에서 기다리면 택시는 잘 찾아 올 거라고 했다.

 

 “그 사람들….늦은 시간에 설마 지금까지 택시를 타지 않고 거기에 있진 않겠죠?”

 

 윤아가 혼잣말 하듯 내게 물었다.

 

 “그렇겠죠? 별로 볼 것도 없는 숲 속인데다 늦은 시간이고 또 사실 어두우니까 조금 공포 분위기도 조성되네요.”

 

 그리 멀지 않았다.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꽤 넓은 주차장에는 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늦었으니 우리도 택시를 불러 호텔로 갑시다.”

 

 윤아가 좀 지쳐 보였다. 오늘 꽤 먼 거리를 이동했고 또 식사도 급하게 하고 복잡한 생각들로 스트레스도 꽤 쌓여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빨리 호텔로 돌아가서 오늘은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주차장을 빠져 나와 큰 길까지 나와서 택시를 찾아보니 일반 차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 도로였다.

 

 “콜택시를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주차장에서 기다립시다. 10분이면 온다고 하니까요.”

 

 윤아와 함께 길 건너 보이는 또 다른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은 길을 사이에 두고 비슷한 규모의 주차장이 마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맞은 편 주차장에는 상점이 하나 보였다. 편의점인지 모르겠지만 TaoTao라는 간판이 보였다. 아이들 옷과 편의제품들을 판매하는 곳 같았다.

 

 “철준씨 저기 상점 앞에 사람들이 보이죠? 두 명이에요. 혹시 그들 아닐까요?”

 

 희미하게 보였지만 남녀로 보이는 두 명이 TaoTao 상점 앞에 쭈그려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다가가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쪽을 응시했다.

 

 “혹시 자쉬안을 만나러 오셨던 분인가요?”

 윤아가 다짜고짜 질문부터 던졌다. 그 둘은 놀란 듯 우리 둘을 쳐다봤다.

 

 “맞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셨죠?”

 남자가 대답했다.

 

 “사실 우리도 오늘 자쉬안을 만나러 왔어요. 그런데 약속 장소에 자쉬안이 나타나지 않았고 식당 주인이 우리 외에 두 명이 똑같이 자쉬안을 만나러 왔다가 돌아갔다고 알려줬어요.”

 

 우린 서로 매우 놀랐다.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오자넨’이고 여자는 ‘린’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린 함께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로 이동했고 밤새 얘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우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숫자 13번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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