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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11화. 헤비메탈.
작성일 : 20-09-29 13:51     조회 : 57     추천 : 2     분량 : 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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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헤비메탈.

 

 

 

  미술학원에 처음 오는 학생은 선 연습을 시킨다.

 

  “ 이렇게 크게 어깨를 쓰면서 선 연습을 해봐.”

 

  2절 켄트지에 어깨를 활용해서 연필 선을 까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내가 아니라 이번에 수원대학교에 합격한 재수생. 친구이자 제자 사이였던 녀석. 공정오다. 정오 녀석이 예비 반 강사가 되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나는 수업을 하다가 졸음이 몰려와 잠을 깨기 위해 3층으로 내려왔다. 학원 3층에는 예비 반 소묘 실과 구성 실 그리고 원장실이 있다.

 

  “이제 제법 선생님 같은데.”

 

  내가 정오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 아. 깜짝이야.”

 

  긴장한 탓인지 깜짝 놀라는 녀석이다.

 

  “ 다 봐 준거 같은데 담배나 한 대 피우자.”

 

  학생 그림을 정리해 주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저 타서 옥상으로 올라왔다.

 

  “ 어때. 예비반이라 할 만하지?”

 

  “ 아직 어리바리 하지.”

 

  “ 차차 익숙해질 거야. 정오도 연구 작 많이 해야 될 거다. 틈틈이 애들 그림 시켜놓고 하나 붙잡고 파고들어 봐.”

 

  “ 그래야지.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유샘.”

 

  “ 지랄한다. 참. 승찬이는 학교 다녀?”

 

  승찬이도 작년에 재수를 했는데 4년제를 못 가고 전문대에 합격한 친구였다.

 

  “ 몰라. 승찬이 학교 등록 안 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 네가 모르는 거 보니까 충재한테 물어봐야겠네.”

 

  공부도 곧잘 했고 실기도 나쁘지 않았던 승찬이는 겁이 많아서 시험을 볼 때마다 시험을 망치곤 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였다. 승찬이는 이번 수능시험도 우리 학원에서 점수가 가장 높았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 점수가 잘 나오니까 무리하게 상향지원한 것이 이번 승찬이 입시의 실수였다. 대부분 상향 지원한 상황이라 예비에 들기는 했으나 합격까지 가지는 못했다.

 

  2년 전 우리가 현역 시절이었을 때 승찬이는 내가 시험 보는 날, 경기대학교의 실기 시험을 치러 왔을 때 나를 따라왔던 친구였다. 내가 시험을 보고 다음 날이 경기대 디자인학부 시험 날이 었는데 길을 모른다며 쫓아온 녀석은 내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준 고마운 친구였다. 시험 시간 30분을 남기고 작품을 제출하고 나온 나에게,

 

  “ 주민아. 네가 2등으로 나왔어! 최고다.”

 

  라고 말했던 녀석이다.

 

  종이를 뒷 장으로 나눠준 탓에 그림을 많이 그릴 수가 없었는데 시험장에서 종 종 있는 일이다. 켄트지 뒷 장은 결이 일정치가 않고 거칠어 자칫 연필을 잘못 쓰면 연필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겉돌면서 그림이 새까맣게 타버릴 수가 있다. 뒷 장일수록 선을 곱게 쓰며 살살 종이를 달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우개 또한 잘못 사용하면 종이가 까질 수 도 있다. 그러한 문제 때문에 학원에서도 뒷 장에 그리는 연습을 한다.

 

 “ 평소대로 깔면 안 돼. 손목 스냅을 주지 말고 어깨를 쓰면서 종이에 연필 가루를 밀어 넣는다는 기분으로 쌓는 거야. 엄지 손가락에 힘을 주고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밀어 넣듯이 이렇게 말이야.”

 

  우 샘의 말이 떠올랐다. 말로 들었을 때는 이해가 안 가지만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나면 대충 이해가 간다. 종이 질이 일정치 않고 거칠기 때문에 처음부터 거칠게 들어가면 종이 질이 상해 더 이상 연필선이 종이에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뒷 장에 그리는 연습을 만약에 안 했다면 그날의 시험은 아마 망쳤을 것이다.

 

  나는 다른 수험생들의 그림이 보고 싶어 제출하기 전에 시험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다른 녀석들 역시 뒷 장이라서 헤매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었고 완성 톤이 보이는 녀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 승찬아. 나 왠지 일등 할 거 같다.”

 

  “ 그걸 어떻게 알아?”

 

  “ 어 나올 때 한 바퀴 돌아봤는데 완성한 녀석이 없더라고.”

 

  아직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내가 봤을 때 완성 톤이 나온 사람은 없어 보였다.

 

  시험장에 나온 석고상은 아리아스였다. 중형 석고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석고상이다. 아리아스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눈의 인상이 그림자에 다 덮여 있어 인상에서의 느낌과 공간감을 깊이 있게 표현하기가 여간 해서는 쉽지 않은 석고상이다. 땋아서 어깨 위로 떨어지는 머리카락도 묘사하기가 석고상 중에서 가장 난의도가 높았다. 자칫 기본기가 안 된 녀석들에게는 완성은 꿈꾸기 조차 힘든 악명 높은 석고상이다. 자칫 묘사에 골몰하다 보면 공간감과 양감 모두 표현되지 않는다. 묘사할 것이 많은 아리아스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나는 운 좋게 쉬운 자리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뒷 장이라 묘사를 많이 할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배운 대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완성을 해 나갔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들이 학생의 기본기를 보기 위해 기교를 부릴 수 없는 뒷 장을 선택하지는 않았을까? 이유야 어떻든 간에 착실하게 준비한 덕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완성해서 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승찬이와의 기억은 오히려 강사를 하는 기간 동안 더 많이 생겼다. 정오하고도 마찬가지지만 샘과 제자와의 사이기도 하지만 원래 친구 사이기도 했기에 애매한 일도 많았지만 재수생 친구들과 학원이 끝나면 득달같이 오락실로 몰려가 철권 오락을 매일 했었던 일들이 우리 사이의 간극을 좁혔다. 학원에서는 사제지간이지만 밖으로 나오는 순간 바로 친구로 변하는 것이다. 서로 이기고 지기도 하며 하는 철권은 그 벽을 쉽게 허물어 주었다. 각자 잘하는 캐릭터 또한 달라서 서로 물리고 물렸다.

 

  나는 카포에라가 기본인 에디라는 캐릭터로 주로 했다.

 

  철권의 모든 캐릭터에게는 고유의 얍샵이 가 있다. 에디는 상대가 들어올 때 뒤로 피하면 하는 무릎치기가 그 얍 사비인데 타이밍만 맞는다면 최고의 반격 기다. 상대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가 더 당황하게 된다. 그 에디로 친구들을 연속으로 이겨 20판 넘게 승을 이어간 적도 있다.

 

 

 

  “ 충재에게 전화를 해서 승찬이 안부 좀 물어봐야겠다.”

 

  승찬이도 폰이 있었지만 폰은 꺼져 있었다. 충재랑 고등학교 동창인 승찬이는 집도 가까워 충재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일일 것 같았다.

 

  오늘은 세종이 공연이 있는 날이다. 공연 시작 시간이 저녁 8시여서 수업이 끝나고 가서 안양 일 번가에 가서 공연을 알리는 전단지 돌리는 일을 도와줄 수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줄곧 세종이의 공연을 빠지지 않고 챙겨 보고 있었다.

 

  세종이 녀석과 나는 대학교 입학하면서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한 번도 자르지 않고 기르고 있었다. 등까지 자란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다니다 보니 주위의 시선을 많이 받기도 했다.

 

  머리가 짧았던 중고등학생 시절, 우리는 서로의 머릿결에 관심이 없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머리를 길러 보니 나는 직모에 가까운 반 곱슬머리였고 세종이는 머리카락이 붕붕 뜨는 곱슬머리였다. 머리카락이 고불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종이는 머릿결이 콤플렉스가 되어 있었다. 긴 머리 휘날리며 기타를 쳐야 제 맛인데 언제나 고대기와 미용사의 기술을 빌려야 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나는 학원에서 수업하고 있는데 세종이 혼자 우리 엄마 미용실에서 작은누나가 해주는 매직 고대기에 머리를 맡기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오늘 또한 그런 날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집을 제 집 드나들 듯했기에 세종이는 우리 누나들과도 아주 막역한 사이다. 우리 집 지하 방에 세입자가 없는 빈 방일 때 주말이면 그 지하 방은 아지트가 되어 술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며 시간을 보내며 친밀감을 키워가기도 했었다.

 

  재수에 실패한 작은 누나는 엄마의 제안으로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던 지라 간단한 커트나 펌 정도는 곧잘 했다. 매직 고대는 적당량의 머리를 잡고 펴주면 되는지라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는 않았다.

 

  “ 나 머리 다하고 출발한다.”

 

  세종이 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사이 나는 전단지를 다 돌리고 락신으로 가는 길이었다.

 

  “어 빨리 와.”

 

  락신으로 가는 길에 충재하고 만나기로 했다. 공연도 하는데 뭐라도 사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들이 모였다. 조금 닭살 돋지만 꽃다발이 제일 적당하다는 의견이었다. 다들 그렇게 한다고 들했다.

 

  락신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다. 워낙 공간이 좁아서 공연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락신 사장님도 승희형도 너무 원했던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헤비메탈을 꾀나 사람들이 듣던 터라 락신의 위치가 나날이 안양에서 커져갈 때였다. 이번 공연으로 아마도 안양에서 더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지라 곡이 많지는 않았다. 메탈리카 곡이 세곡이었고, 너바나 한곡, 라디오 헤드 곡이 한곡이었다. 앙코르가 나오면 처음에 했던 곡을 한 번 더 한다는 시나리오였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여섯 곡을 연습하기에는 무리였고, 마지막에 합류한 세종이를 배려한 선곡이었다. 메탈리카 곡은 세종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공연했던 곡이었고, 나머지 곡들도 대학교 공연 때 연습한 곡이었다.

 

  꽃다발을 사 가지고 충재와 함께 락신에 도착했다. 테이블이 포개서 맨 뒤로 옮겨져 있었고 그 앞으로 의자들이 세팅되어 있었다.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는 1미터가 채 되지 않았다.

 

  “ 전단지는 다 돌리고 온 거야?”

 

  효민이가 주방에서 나오며 나를 보고 말했다.

 

  “ 응. 근데 사람들이 뭔가 시큰둥 해.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시간은 30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무대에 익숙해 보이는 승희형이 악기 세팅이랑 사운드 체크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 승희형. 저희 왔어요.”

 

  “ 그래. 주민아. 오랜만이다. 네가 전단지 돌리는 것도 도와줬다며.”

 

  “ 네. 엄청 창피할 줄 알았는데. 해보니까 별거 아니던데요.”

 

  “ 그래. 아무튼 고맙다. 끝나고 회포 풀 때 보자고.”

 

  “ 네. 형 공연 기대할게요.”

 

  그때 5:5 가르마로 직모 인간이 된 세종이가 나타났다.

 

  “ 오. 오세종이 머리 펴니까 인물이 더 산다.”

 

  사운드 체크가 끝이 났는지 승희형이 무대에서 나오며 세종이를 보고 말을 했다.

 

  “ 어, 나 매직 파마하려고. 계속 이렇게 하면 머리 다 탈 거 같아.”

 

  “ 하하하. 이미 많이 탔는데.”

 

  “ 공연 얼마 안 남았으니까. 가서 악기 체크해봐.”

 

  퍼스트 기타는 승희형. 세컨드 기타는 세종이 베이스와 드럼은 승희형 친척 동생들이라고 했다. 원희와 남웅이.

 

  그렇게 짧은 기간을 준비했던 공연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서로를 알 수 없는 관객들은 각자 같이 온 사람들과 숙덕거리며 앉아 있었고, 조명이 꺼지면서 무대로 향해 켜져 있는 싸이키 조명만 허공을 떠 다니고 있었다.

 

  “ 공연 시작하겠습니다. 락신의 1주년을 축하합니다.”

 

  승희형이 조용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공연 첫 곡은 메탈리카의 [entersand man]. 메탈리카의 음악 중에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자 세종이를 메탈리카 음악에 미치게 만든 곡이다. 아마 세종이와 승희형의 음악 성향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곡이 첫 번째 선곡되리라 누구나 예상이 가능한 선곡이었다. 곡의 멜로디도 좋고 난이도 또한 그리 높지 않은 곡이기에 첫 곡으로 최선이었을 게다. 게다가 신나기까지 하다. 메탈리카의 곡들은 강력한 드럼 사운드와 독특한 보컬의 창법에 중독성 강한 기타 선율이 압권이다. 무엇보다 제임스 헷필드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인 곡이다.

 

  첫 곡은 신나는 곡으로 시작했다면, 다음 곡 다소 조용하고 차분한 곡이다. 메탈리카의 [unforgiven]이다. 도입부를 중독성 강한 기타 사운드로 시작하는 이 곡은 조용히 읊조린 듯 부르는 제임스의 목소기가 압권이다. 승희형의 그 걸걸한 목소기로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세 번째 곡은 라디오헤드의 [creep]이었다. 발매 당시부터 많은 가수들이 따라한 곡으로 보컬의 애절한 목소리가 곡 분위기를 지배하는 곡이다. 클라이맥스에서 울음을 터트리는 듯 연주되는 기타 소리가 귓속을 휘감는다. 이 노래는 세종이의 목소리와도 잘 맞았다. 두성을 잘 낼 수 없는 세종이는 흉성으로 목을 긁으면서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이 곡과 잘 맞는다.

 

  공연은 숨 가쁘게 네 번째 곡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현란한 기타 사운드와 심장 박동같이 느껴지는 드럼 사운드에 서서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네 번째 곡은 너바나의 [smalls like teen spirit]였다. 너바나를 일약 스타덤으로 올린 명곡이다. 수많은 평론가들도 찬사를 쏟아내며 얼터너티브 락의 인기를 견인했다. 시끄러움과 조용함을 번갈아 나오는 곡은 도입부와 후렴에서 4개의 코드로 되어있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세종이의 목소리 창법과도 잘 어울렸다. 중간에 노래 부르다가 삑사리를 살짝 냈지만 나름 나쁘지 않았다.

 

  ‘ 세종아 아마 나만 들었을 것이다.’

 

  마지막 선곡은 [master of puppets]다. 메탈리카의 3집에 수록된 곡이다. 메탈리카 3집은 메탈리카 정규앨범 중에서도 명반으로 꼽힌다. 클리프 버튼이라는 베이시스트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앨범으로 클리프는 3집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곡 처음부터 귀를 쑤시고 들어오는 기타 사운드가 일품이다. 지금까지 앉아서 음악을 듣던 사람들도 마지막 이 곡에서는 일어서서 드럼 사운드가 이끄는 대로 뛸 수밖에 없다. 나도 사운드에 맞춰서 앞으로 나가 헤드뱅잉을 하 기 시작했다.

 

 ' 이럴 때 쓰려고 기른 건데 긴 머리를 휘날려야지.'

 

  실은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 아니 메탈리카 곡을 듣고 싶을 때 에도 종종 이곳에 들러 음악을 들으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조금씩 취기가 오르면 세종이와 헤드뱅잉을 하며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었다.

 

  이 곡은 보컬이 노래를 부르는 시간보다 기타의 선율과 강력한 드럼 사운드로 많은 부분 연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연주자들이 본인들이 열심히 연습한 실력을 뽐내기에도 적당한 곡이다. 숨 가쁘게 몰아치는 기타 사운드는 곡이 끝난지도 모르게 곡을 끝낸다.

 

  관객들이 외친다.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

 

  여기서도.

 

  ”앙코르. “

 

  저기서도.

 

  ” 앙코르. “

 

  기분 좋게 앙코르곡이 시작될 것이다.

 

  마지막 곡이 끝나면 뮤지션들은 짧은 인사를 마치고 약속이라도 한 것같이 저마다의 악기를 내려놓는다. 관객의 아쉬운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앙코르가 함성이 되어 떼창이 될 즈음 하나둘씩 어디선가 나와 다시 자신의 악기를 부여잡는다. 앙코르곡은 약속한 대로 메탈리카의 [entersandman]. 관객들은 처음에 들었던 곡이랑 같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메탈리카의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잘 알겠지만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잘 모를 수도 있다. 오늘 여기서 비록 카피곡이긴 하지만 이들의 음악으로 기억될 것이다. 두 번째 듣는 곡이라. 익숙하니 더 좋다.

 

  그렇게 1999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우리의 청춘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누군가의 열정이 서로에게 전염된 듯이, 누구랄 것도 없이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노는 청춘이었다. 꿈이 있어 좋았고 꿈을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더욱 좋았다. 오늘은 빛나는 청춘들이 더 빛이 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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