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9화. 노량진 학원가.
작성일 : 20-09-29 13:44     조회 : 58     추천 : 2     분량 : 484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9화. 노량진 학원가.

 

  우샘도 이번 특강을 끝으로 학원을 그만 두신다. 봄에 군 입대를 앞두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까 우샘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입대가 많이 늦어진 편이었다. 학업을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강사 자리가 또 하나 비게 되었다. 세종이를 끌어 드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세종이는 작년 말에 주유소 세차 일 을 그만 두고 새로 들어간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시간 날 때마다 화실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는 손 많이 풀고 있으라는 으름장도 잊지 않았다. 세종이는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없다 보니 학원 밤 샐 때마다 불렀다.

  연필을 학생들 보다 잘 다루려면 연습 밖에 방법이 없다. 소묘 강사의 연필 선은 학생 같으면 안 된다. 손대는 순간부터 그림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림을 정리하는 방법 또한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은 연구 작을 많이 하는 수 밖 에 없다.

  세종이는 우리 학원 출신이다 보니 학원 입성이 어렵지 않았다. 원장 선생님도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전임 경험이 있는 철이와 내가 반을 나누어서 강의를 하 기로 했다. 우샘과 같이 수업을 하던 충재와 철이가 같이 수업을 하고, 세종이와 내가 같이 수업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월, 화, 수는 철이 목, 금, 토는 내가 전임을 맡기로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구성을 하지 않고 소묘만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만 갔다.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우리학원은 소묘전문 학원처럼 변해갔다.

  이 번 입시 반 녀석들 중에는 평촌 공고 녀석들이 많았다. 입시를 대 성공하다 보니 평촌 공고 디자인과 녀석들의 3분의 2 정도가 우리 학원으로 몰렸다.

 

  “ 그림 정리한 거 좀 추려보자.”

  갑자기 그림을 그리다 말고 철이가 일어났다.

  실은 입시가 끝나 갈 무렵부터 준비 하는 것이 있었다. 철이와 나는 그림을 들고 노량진, 홍대 쪽 학원을 뚫어 볼 참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한 20점 정도 정리해서 준비하는 일은 두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 정말 우리가 해 낼 수 있을까?”

  “ 야. 주민아. 우리 합격률 90퍼센트를 해낸 사람들이야. 자부심 좀 갖자.”

  그랬다. 전 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전문대까지 합격률이 90 퍼센트 정도였다. 안양에서는 제법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 내일 오전에 한 번 가보자.”

  철이 녀석은 미대입시 잡지책에 이름을 날리는 강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이 안산에서 만두 가게를 하시는 가난한 가정 형편 탓이었으리라. 학원비가 없어 여름 방학 특강을 끝으로 학원에 나오지 않았던 철이는 나이트에서 삐기로 일하면서 집에서 틈틈이 그림 연습을 했다고 했다. 녀석은 시험보기 일주일 전에야 학원을 나왔는데 서울산업대 도예과로 시험을 보고 차석으로 입학을 했다. 원장 선생님이 강사를 안 시킬 수가 없는 녀석이었다. 생긴 거 같지 않게 웃기는 녀석이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았다. 강사의 덕목을 두루 갖춘 녀석 이었다.

  남 다른 재능을 가졌던 철이에 비하면 나는 미친 듯이 노력을 하여야 하는 노력파였다. 이번에도 철이랑 준비하면서 무척 힘들었었다. 라이벌이 그렇다보니 열심히 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 내일 오후 1시까지 노량진역에서 만나자.”

  자신은 없었지만 그 길을 가보기로 했다.

  “ 그래 늦지 마. 많이 돌아 다녀야 하니까”

  “ 알았어. 내일 보자.”

  안양역에서 헤어지며 말했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관악역이다. 우리 집이 있는 곳. 지하철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집이 있지만 학원에서 다닐 때는 나는 무조건 버스를 타거나 계절이 좋으면 걸어 다녔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산책을 참 좋아했다. 한가로운 거리를 거닐며 피워 무는 담배도 좋았다. 동내를 조금 걷다가 보면 냇가가 나온다. 그 냇가를 따라 길을 가다보면 세종이와 소주를 마시던 정자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자판기 커피를 빼 마시며 조금 더 걷다 보면 우리 엄마 미용실이 나온다.

  “ 엄마. 나왔어.”

  문을 열고 들어가며 인사를 건넨다.

  “ 어. 오늘은 일찍 왔네.”

  “ 어. 내일 어디 좀 가볼라고.”

  “ 손에 든 거는 뭐야. 그림이야?”

  “ 응. 철이랑 내일 노량진 학원가 좀 돌아 보려고.”

  “ 다른 학원 알아보려고?”

  “ 철이 녀석이 한 번 해 보자고 하더라고. 충분히 손 풀었으니까.”

  “ 그래?”

  엄마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안양에서 서울로 진출하는 것이 뭐 대단할 것도 없는 일 처럼 보였을 테지만 노량진과 홍대에는 우리가 학생일 때 잡지에서만 보던 그 잘 그린 그림들이 즐비해 있는 학원가 중에 학원가다. 대한민국의 입시미술의 메카였다. 그 곳에 입성하기 위해 그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홍대가 아니라 노량진으로 가려는 까닭은 예전 배샘, 우샘이 수업을 했던 학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되고 싶었나 보다. 서로 말로 표현한 적은 없었지만 그들처럼 서울로 강의를 다니는 사람이 되고 싶었나 보다.

 

  돌돌 말은 그림을 옆구리에 끼우고 노량진 학원가를 지나오고 있다.

  “ 야. 철아. 일단 맨 끝으로 가서 돌아오면서 둘러보자.”

  녀석은 긴장한 티가 나지 않았다. 나만 긴장하고 있나?

  “ 오케이. 여기 미술학원 정말 많다.”

  길을 따라 걸어 가는데 길거리의 노점마다 먹을거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다른 것 보다 핫도그가 눈에 들어왔다. 도깨비 방망이 같이 생긴 핫도그가 큼직하니 맛있어 보였다.

  노량진 학원가는 미술학원도 많지만 재수학원이랑 각종 시험에 대비하는 학원이 정말 많은 곳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 재수생, 공시생 들이 많다보니 하나를 먹어도 한 끼니로 거뜬한 값싼 음식들이 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 저기 육교 건너서 거기부터 다녀 보자.”

  육교로 올라와 보니 건너편에 우리 눈높이에 [왼손잡이 입시 미술학원]라고 쓰여 진 간판이 보였다.

  “ 저기부터 가보면 되겠네.”

 

  왼손잡이.

  나는 왼손잡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고,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밥 먹는 손은 왼손이다. 글쓰기는 초등학교 3 학년 때 붓글씨를 배우며 고쳤다. 그렇지만 그림 그리는 손은 왼손이다.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림을 가르칠 때도 학생들은 왼손으로 그림 그리는 내가 신기했나 보다.

  “ 샘. 연필 떨어뜨릴 거 같아요.”

  “ 어색해요.”

  등등 오른손이 아니라 이상하다는 둥 별의 별 소리를 다 들었다.

  왼손잡이라. 왼지 모르게 끌리는 학원으로 들어갔다.

  원장선생님이 여성이었고 왼손잡이는 아니었다. 왼손잡이들이 창의력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학원이름을 지었다는 것.

  “ 실례합니다.”

  한참을 문 앞에서 쭈뼛 거리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시 쭈뼛 거리던 철이가 말했다.

  “혹시... 선생님 안 필요하세요?”

  “ 연구 작 좀 들고 왔습니다. 선생님 필요 하시면 보고 판단해 주세요.”

  뭔가 두서없이 보이긴 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 선생님이 필요하긴 한데 한 번 볼까요?”

  잘못 들었나 했다. 처음 들어온 학원에서 선생님을 구한다니. 부랴부랴 그림을 펼쳐서 보여 줬다. 철이의 그림은 묘사가 잘 되어 있으며 특유의 색감으로 공감감이 잘 표현 되어 있었고, 내 그림은 특유의 터치로 세련된 묘사와 시원하게 돌아가는 공감감이 탁월했다.

  “ 두 분 그림 스타일이 비슷비슷 하네요”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다. 무슨 말인가? 비슷하기는 커녕 우리 그림은 완전히 다르다.

  “ 같은 학원 출신이시라 그런가 봐요. 호호호.”

  같은 학원 출신이지만 우리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추구해 왔는데 완전 신기했다. 소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지 않으신 원장님이 분명했다.

  원장 선생님은 학원 일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방송 메이크업 일을 하고 있어서 본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학원 일을 전담해서 봐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했다.

  “ 그런데 어쩌죠? 우리학원은 한 분만 필요해요. 연락드릴게요.”

  인사를 하고 학원을 나왔다. 제법 오랜 시간을 보냈나 보다.

  “ 지금 가야 수업에 늦지 않겠는데?”

  오늘은 철이의 수업이 있는 날이다. 돌아오는 길에 관악역에서 내가 먼저 내렸다. 긴장이 풀렸는지. 몸이 노근한 것이 몸살이 올 것 같았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미용실에 들려 엄마한테 말하니 판피린을 하나 내어 주었다.

  “ 그거 먹고. 집 에 가서 따뜻하게 하고 자.”

  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짜 몸살이 올 것 같았다. 집에 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집은 너무 쓸쓸해 보였다. 바쁘다 어쩌다 보니 가족들 얼굴을 본지도 오래된 거 같기도 하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바쁘게 살았나 싶기도 했다. 오늘은 다 필요 없고 몸살 핑계로 약 먹고 밀린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

 

  이틀 정도 지났는데 철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주민아. 나야 철이.”

  “ 어 철아. 웬일이야 이 시간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 어 실은 왼손잡이 원장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었거든.”

  “ 그래? 너한테 전화한 거 보니까 네 그림이 마음에 드셨나 보다.”

  “ 아니. 그거는 아니고 진짜 한 사람만 필요하다고 하시는데 우리 둘이 상의해서 결정해 달라고 하시더라고.”

  바보 같은 녀석이다. 너 한테 전화가 간 거는 너 그림이 마음에 드셨다는 거다. 왠지 미안해하는 거 같아서 쿨 하게 말해줬다.

  “ 철아. 네가 먼저 노량진에 진출 한 걸로 하자. 나는 안양 학원을 지키마.”

  “ 뭔가. 민망한데.”

  철이는 진짜로 민망해 하고 있었다. 근대 나는 노량진 학원에 나가기보다는 화실에 나가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아마도 철이는 돈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 당시에 철이는 집을 나와 자취를 하고 싶어 했다. 집이 안산인지라 출, 퇴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던 탓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 달랐는지도 모르겠다. 철이도 휴학한 상태여서 시간이 자유로웠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화실은 나만 다니게 됐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제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수채화도 유화도 다뤄보리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안녕하세요.독자님들. 2021 / 9 / 14 476 0 -
공지 감사합니다. 2020 / 10 / 29 636 1 -
36 36화. 작업실. 2020 / 9 / 29 79 2 7182   
35 35화. 설비. 2020 / 9 / 29 47 2 6476   
34 34화. 연인. 2020 / 9 / 29 52 2 6648   
33 33화. 전역. 2020 / 9 / 29 50 2 2859   
32 32화. 그녀. 내 마음에 들어오다. 2020 / 9 / 29 51 2 9186   
31 31화. 훈련과 휴가. 2020 / 9 / 29 46 2 6926   
30 30화. 그녀와 소고기. 2020 / 9 / 29 48 2 12471   
29 29화. 2002년 월드컵. 2020 / 9 / 29 49 2 6299   
28 28화. 재회. 2020 / 9 / 29 49 2 6026   
27 27화. 100일 휴가. 2020 / 9 / 29 53 2 10805   
26 26화. 신병. 2020 / 9 / 29 50 2 5681   
25 25화. 군대. 2020 / 9 / 29 44 2 3959   
24 24화. 입선. 2020 / 9 / 29 41 2 4934   
23 23화. 고기부페. 2020 / 9 / 29 46 2 10747   
22 22화. 국전. 2020 / 9 / 29 51 2 7129   
21 21화. 신철이 아저씨. 2020 / 9 / 29 50 2 7979   
20 20화. 시화집. 2020 / 9 / 29 49 2 3678   
19 19화. 세종이 군대 가다. 2020 / 9 / 29 52 2 4161   
18 18화. 인사동. 2020 / 9 / 29 51 2 3568   
17 17화. 하얀 캔버스 앞에 서다. 2020 / 9 / 29 56 2 6678   
16 16화. 액자공장. 2020 / 9 / 29 54 2 11885   
15 15화. 작품을 하라. 2020 / 9 / 29 56 2 5044   
14 14화. 화실 이사 가는 날. 2020 / 9 / 29 53 2 9588   
13 13화. 다시 만난 그녀. 2020 / 9 / 29 55 2 7258   
12 12화. 뼈 해장국. 2020 / 9 / 29 56 2 4799   
11 11화. 헤비메탈. 2020 / 9 / 29 57 2 7312   
10 10화. 화실생활. 2020 / 9 / 29 61 2 5332   
9 9화. 노량진 학원가. 2020 / 9 / 29 59 2 4840   
8 8화. 화실가는 길. 2020 / 9 / 29 61 2 4407   
7 7화. 해부학수업. 2020 / 9 / 29 68 2 5287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