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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6
작성일 : 19-09-07 21:19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4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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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손에 그 아이의 마지막이 들려져 있었다. 그 아이가 남긴 마지막 유품..... 그 아이의 스마트 폰이.. 나와 그 아이가 만났던 그 곳. 그 곳이 그렇게 유품이 되어 내 앞에 남겨져 있었다. 순간 그쳤던 눈물이 내 속에서부터 다시 쏟아났다. 눈물로 인해 눈앞이 흐려지면서 내 시야를 가렸다. 떨어뜨려야만 했다. 내 눈에 고인 눈물을. 그렇게 나와 그 아이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눈물을 내 눈에서 내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눈을 껌뻑였다. 껌뻑. 그러자 눈물이 내 눈꺼풀에 의해 잘려지면서 뚝. 하고는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멀게도. 깊게도. 그렇게 바닥을 향해서....

 

 내 손가락이 그 아이의 스마트 폰을 어루만졌다. 만나고도 안아주지도 못했던 그 아이를 대신해서 내 손이 그 아이의 마지막을 스다듬었다. 그 아이가.... 그 아이가... 살아있을 때, 그렇게 안아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어리석은 짓이었다.......

 

 손가락에 의해 눌려진 스마트 폰이 켜지면서 제 화면에 들어찼던 어두움을 밀어버렸다. 그렇게 스마트 폰이 밝아졌다. 화면의 정중앙에는 동영상 앱 만이 유일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렇게 그 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었던 스마트 폰 속에는 그렇게 동영상 앱 만이 덩그렇게 놓여져 있었다. 내 손가락이 그 곳을 눌렀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을.

 

 내 손가락이 앱에 닿자, 화면이 더욱 밝아지면서 앱이 실행되었다. 그리고 그곳에 나타난 그 아이.

 

 그 아이가 너무나도 생생한 모습을 하고는 내 앞에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으로. 그렇게 내 앞에 있었다. 그 때의 기억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강하게 머리를 부딪친 듯 한 충격을 받으면서 나는 그렇게 내 손에 들린 스마트 폰을 바라보았다. 충격이었다. 그 아이의 모습은. 그 아이가 동영상을 처음 올릴 때만 했어도 그 아이는 그나마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 영상. 첫 번째 영상보다 더 야위고 힘이 없어진 아이의 모습. 그렇게 그 아이는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채로 영상 속에 담겨져 있었다. 손가락으로 아이의 영상을 내릴수록. 점점 힘이 사라져가는 아이의 모습이 느껴졌다. 왜..... 왜..... 그 때는....... 아이의 아픔을 바라보지 못했던 걸까...... 끊임없는 후회가 나를 갉아먹었다. 그 당시의 나는 오직 내 세상속에 갇혀서는 내 안에 갇혀 있었다. 다른 사람은 보지도 못하고 그저 자기연민에 빠져서는 나 좀 봐달라고 소리치는 어린 아이와도 같았다. 어리석고 어렸다. 어리고도 나약했다. 서글펐다. 그 아이의 변화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그 곳에 새겨져 있어서......

 

 그런데 순간, 그 아이가 남긴 동영상 중 맨 아래에.... 내가 보지 못했던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잠금 표시를 한 채로... 비공개인 채로... 그렇게 그 아이의 마지막 영상이 그 곳에 있었다.......

 

 제목은 ‘친. 구.’ 친구. 였다. 친구라니......

 

 나는 친구라는 제목에 설마 하였다. 설마.... 그 것이 나를 뜻하는 걸까..... 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 아이의 마지막 영상을 틀어내었다.

 

 내 손길이 닿자, 그 아이의 마지막이 틀어졌다.

 

 그 아이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내가 그 아이를 실제로 만났을 때와 같이 아이가 여위어 있었다. 그 모습에 내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 아이가 살아서..... 살아서 그 곳에서 이야기를 했다...... 그 속에 담긴 그 아이는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이 생생하게 그곳에 새겨져서는 나를 향해 말을 했다. 나를 향해..... 그 아이가 말했다. 지금 나를 보고 있냐고.... 마치 나를 향해 말을 거는 것만 같았다. 보고 있다고.. 너를.... 너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로 내 앞에 그 아이가 있는 것만 같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 아이가 내 앞에 존재했다.

 

 “미안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 아이가 나를 향해서...... 미안한 감정이 들어야 하는 것은 나였다. 그 아이가 아니라. 그런데 그 아이가 나를 향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니다. 아니다. 미안해야만 하는 것은 나였다. 그토록 이기적이고 너를 배려하지 못했던 내가..... 내가 너에게 미안해야만 했다.

 

 ‘미.... 안.... 해.........’ 내 속이 이미 울음으로 가득차서 말이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에게 속으로 말했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나를 이렇게 내 속에서 꺼내어 줘서.... 고맙다고........ 고맙다고......

 

 그러자 그 아이가 말을 이었다. 내가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 앞에 나타나서 내가 미웠다고. 그렇게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죽고 싶다고만 하는 내가 너무나도 미웠다고 말했다. 내 생각이 맞았던 것이었다.... 그 아이는.... 그 아이는 나를...... 이 이기적인 나를...... 미워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네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야.... 아프기만 한 내 몸이.... 건강하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웠던 거야.......”

 

 그 아이가 말을 이었다. 그 아이의 말이 끝나자 더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었다. 무엇보다 나처럼 자신을 미워해서는 더더욱 안 되었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오히려 그 아이가 힘들어 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그 아이가 나에게 힘을 주었던 것과는 반대로 그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안했다. 미안하고 내 자신이 미웠다.

 

 “나는 네가..... 더 이상 너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몸이 아픈 것이 내 잘못이 아니고, 네 마음이 아픈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는 잘못이 없어. 그리고 우리의 아픔은 다르지 않아...”

 

 쿵. 하고 떨어지는 그 아이의 말.

 

 그 아이의 말이 나를 깨뜨렸다. 깊게도 깊게도 감추고 있었던 내 아픔을 공감해주었다. 우리의 아픔은 다르지 않았다. 우리의.. 아픔은....

 

 “더 이상 괴로워하지도 말고 끊임없는 상처들 속에 갇혀서 아파하지 말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래..... 내 마지막 부탁이야...... 내가 죽기 전에 라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어. 의미없이 포기해버리고 날려버렸던 내 마음과 시간을 너를 위하고 너의 아픔이 치유되는 것을 바라면서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어.... 그렇게 네가 나를 찾아와 줘서 내 인생이 조금은 더 가치가 있어진 것만 같아. 고마워. 나를 찾아와 줘서.”

 

 그 아이가 고맙다고 했다. 고맙다고....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은 나인데.... 그 아이가 나를 향해 고맙다고 말했다. 보고 싶었다. 만나고 싶었다. 만나야만 했다..... 그런데.... 그런데........ 너무 너무 늦었다. 너무.... 너무나도..... 전과는 달랐다. 이제는 정말로 절대로 실제로 그 아이를 마주할 수가 없었다. 내가 내 상처를 찢고 그 아이에게로 달려갈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이제는...... 우리는 그 아이를 만날 수가 없었기에..... 미안했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마웠다.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나를 그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그 아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러나....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너무.... 너무나도 늦었다...... 더 이상 우리는 서로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사실이 더욱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내가 너무나도 부족해서 그 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고마움도 전하지 못했다. 나를 변하게 해준 그 아이에게.

 

 

 

 그 아이는 오직 영상으로만 남아서 내 앞에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그저 영상으로 남겨져서는. 그렇게 그 곳에 갇혀져 있었다.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단 한 번, 단 한 번으로만 이루어졌다. 그렇게 나를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죽음. 죽음이라는 것이 끔찍하게도 우리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더 이상 죽음이 부럽지 않았다. 죽음을 부러워했던 내 자신이 싫었다. 슬펐다.... 찢어지도록 슬펐다. 죽음은 슬픈 것이었다. 잔인한 것이었다. 너무나도 지독한 이별이었다. 그렇게 괴로운 것이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지독하게도 사람을 나약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를 빼앗아버린 죽음을 원망했다. 나에게 있어서 죽음이라는 것은 끊어버리고만 싶은 것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차라리...... 나에게 오지..... 나에게..... 그 아이에게 닥친 죽음을 원망하고 그 아이에게 다시 찾아가지 못했던 내 자신을 책망했다.

 

 떠나가 버린 그 아이는 오직 내 손에 들려서는 그렇게 떨려오는 내 울음을 받아내야만 했다. 울음이.....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슬픔.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그토록 서글프게 울었던 그 사람들의 감정이....... 이제 서야....... 이제 서야... 찢어지게 느껴졌다.

 

 고요하게도... 고요하게도... 그렇게 그 아이는 땅 속으로 들어갔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지희가 떠났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의 죽음을 함께했다. 나는 나 자신 또한 그 아이의 죽음 속에 묻었다. 그 아이가 땅 속으로 하직해내렸다. 너무나도 서글프게. 그 아이는 꽃으로 태어났으나 차마, 꽃으로 피지도 못하고 져버렸다. 그렇게 아이는 꽃잎이 되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허망하다. 나에게 있어서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나를 그 끝없을 것만 같았던 암흑 속에서 구해내 준 아이가 사라졌기에. 그렇게 내 유일한 친. 구. 였던 아이가 사라졌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나는 그저 내 친구의 죽음 앞에서 울기만 했다. 나는 울부짖으며 내 속에서 소리쳤다. 다시 너를 보러 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끔찍하기만 했던 내 자신을 꺼내줘서 고맙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들리지 않을 미안함과 고마움을 그렇게 지희에게 전했다.

 

 

 

 심장이 뛰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있어서 미안했다. 안정을 벗어나려는 심장을 꽉 움켜 쥔 채 진정하려고 애를 쓴다. 정상이라는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 내 마음이 불안을 표현하려는 것을 막는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부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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