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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5
작성일 : 19-09-07 21:19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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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순간, 띠링. 하는 소리가 내 어두웠던 스마트 폰 속에서 들려왔다. 너무나도 깊은 어둠 속에서 올라오듯 그렇게 느릿하게 들려왔다.

 

 

 

 나를 가두고 있는 어두움을 깨뜨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깨어났다. 놀랐다. 알람이 울리는 경우는 그 아이..... 그 아이...... 밖에 없는데...... 그 아이인가...... 나는 너무 놀라서 급하게 스마트 폰을 잡았다. 그 아이일 것이다. 그 아이일 것이다. 문자였다. 문자가 와 있었다. 그 아이였다. 이럴 수가.... 나를 다시 찾아주었다. 그 아이가. 나를. 먼저.... 어리석고 이기적인 나를.... 병원에 와달라는 문자였다. 두려웠다. 나에게 보냈던 그 아이의 다급했던 문자가 떠올라서...... 그 때보다 더 다급할 것이다. 공포였다. 문자가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빨리 가야만 했다. 그 아이가 다시 나를 찾았다.

 

 그렇게 나는 전보다 더 빠르게 내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가야만 했다.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 그 아이가 나를 찾았기에.

 

 

 

 두려움이 잊혀졌다. 그 아이를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에 무서움이 사라졌다.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 한 번 왔던 곳이었으나, 전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에는 그 아이를 만난다는 기대로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은.... 지금은 두려움에 차 있었다. 두려웠다. 죽음이 가까웠던 그 아이의 모습이.... 전보다 더욱 아플 것이 분명했기에..... 나는 그렇게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는 그 아이의 병실 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렇게 두려운 마음을 간신히 억누른 뒤에 그 아이가 있을 병실의 문을 열었다. 드르륵_ 하며 그 아이의 병실 문이 열렸다. 그런데.... 그런데....... 그 아이가 있어야 하는 그 아이의 침대 위에 그 아이가....... 그 아이가 없었다...... 침대가 텅.

 

 텅 비어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만이... 그 아이의 엄마만이.....

 

 

 

 그 아이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그 아이가 병실에 없다는 것은....... 침대에 없다는 것은...... 설마... 설마...... 설마.....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내 다리가 내 마음과도 같이 바닥으로 추락해버렸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렇게 눈이 감기면서 아무것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쿵. 내 몸이 병실 바닥 위로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무너져 내리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고 말았다.

 

 희미해진 정신이 돌아왔다.

 

 

 

 껌뻑. 그리고 또 다시 껌뻑. 그렇게 감겨졌던 내 눈이 뜨여졌다. 흐릿해진 내 시야 앞으로 누군가의 얼굴이 보였다. 그 아이의 엄마였다. 그 아이의 엄마.... 내 위에서 그 아이의 엄마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쓰러진 채로 침대 위에 눕혀져 있었다. 내 눈앞에 있는 그 아이의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보고 싶지 않았다. 그 아이 엄마의 눈물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외면하고 싶었다.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피하고만 싶었다. 싫었다. 싫었다.

 

 “정신이 드니....? 네가.... 네가..... 지... 지.... 지희의....... 친구구나.......”

 

 친. 구. 친구라고 했다. 지희의 친구. 그 아이는 나를 친구라고 불렀나보다....

 

 “지희... 지희가 죽기 전에 함께해줘서 고맙구나. 지희가..... 지희가...... 위급해지기 전에..... 너를...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했어...... 그런데...... 그런데....... 시간이...... 없었어....... 너무 늦은 것 같지만...... 나와 함께..... 지희를 보러 같이 가자......”

 

 그 아이의 엄마가 울먹거리다가 마지막에는 거의 울부짖듯이 말을 했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그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끔찍했다. 현실이라는 것은 이번에도 끔찍하게도 잔인했다.

 

 눈물이 나지 않았다. 왜.... 왜 눈물이 나지 않는 거지..... 마음은 이토록 찢어지게 괴로운데...... 내 눈에서.... 내 눈에서 눈물이 나지 않았다. 왜!!!!!!! 아픈데.. 아픈데..!!! 눈물이 나질 않았다. 너무나도 끔찍한 감정이었다. 내 눈은 내 아픔과 슬픔을 표출하지 못했다. 내 안에 갇혀버린 감정은 내 안에서 나를 찔러댈 뿐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의 눈물이 무색하게 내 눈에서는 아무런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 아이의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아이의 엄마를 따라가야만 했다. 그 아이가 있는 곳을 향해서..... 가야 했다.... 그 아이의 마지막을...... 마지막이라도 함께 해야 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아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병원. 병원에 들어온 사람들이 다시 병원을 나갈 때는 두 가지 경우 밖에 없다. 병원에 들어왔을 때처럼 문을 걸어서 나가거나, 장례식장에서 싸늘하게 죽어서 나가거나.

 

 그런데..... 그 아이는...... 병원을 걸어서 나가지 못했다.

 

 나는 그렇게 그 아이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장례식장. 그 아이의 장례식장은 할머니의 장례식장과 똑같은 슬픔을 품고 있었다. 지희의 장례식과 할머니의 장례식의 다른 점은 나뿐이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매우 달랐다. 죽고만 싶었던 나를.... 변하게 해준 그 아이.... 그런데..... 죽고만 싶었던 내 속을 들여다봐준 그 아이가..... 싸늘하게 식어서 그 곳에 있었다. 두렵게도 무섭게. 아리게도 슬프게. 그렇게 그 아이가 그 곳에 있었다. 다리가 떨려왔다. 그 아이에게로 향하는 그 짧은 거리를 가는데.... 떨려왔다. 떨리고 떨리고 떨리었다...... 가슴이..... 가슴이 뜨겁다. 울부짖는 가슴이 내 안에서 요동을 쳤다. 그렇게 가슴이.... 가슴이 내 눈을 울렸다.

 

 

 

 그 아이에게로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눈이 점차 뜨거워지면서 내 밖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내 눈물이 서글픔을 품고는 내 밖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제 서야.... 그제 서야..... 눈물이 흘렀다. 그 아이의 죽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흐르지 않았던 눈물이 흘렀다.

 

 그 아이의 사진이 보였다. 너무나도 맑은 웃음을 한 채로. 그 아이가 사진 속에 갇혀 있었다. 밝은 미소를 띈 채로 교복을 입고 있었다. 교복을.... 수능을 보기 위해 찍었던 사진인 것 같았다. 다른 아이들이었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곳에 사용했을 사진이었을 텐데.... 그 아이에게 있어서 교복을 입은 사진은 너무나도 싸늘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 아이는 그렇게 사진 속에 갇혔다. 영원히 열아홉의 소녀로 멈췄다. 차마, 어른이 되지 못한 채로... 그렇게..... 그렇게 그 곳에.... 그 곳.....에.... 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가 내 곁에서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자신의.... 자신의 딸을 바라보며....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그 아이를 애타게 바라보면서.... 그 아이의 엄마의 슬픔이 나를 더 슬프게 했다. 그 처절한 울음이 나를 울렸다.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서글펐다. 그 아이의 엄마가 바닥에 주저앉아 서글픔을 토해냈다. 자식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모든 속이 다 끄집어내질 정도록 처절하게 울었다. 그 아이 엄마의 울음에 떨려오던 내 다리조차 슬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저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털썩. 그렇게 내 다리가 무너졌다. 내 마음이 무너지듯이.... 그 아이의 엄마가 나를 부여잡았다.. “지희야....... 지희야!!!!!!!!!” 그 아이의 엄마가 나를 자신의 품에 안고는 그 아이의 이름을 불러대었다. 그 아이의 이름이 내 가슴에 새겨져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그 아이는 내 마음 속에 박혀버렸다. 그렇게 나 또한 그 아이의 엄마의 팔에 안겨서 그 아이의 죽음을 울부짖었다. 죽음과 헤어짐과 슬픔을 토해내었다. 내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죽음. 그리고 사랑해주는 엄마. 그 두가지를 가지고 있던 그 아이가 그토록 부러웠는데..... 그토록 부러웠는데....... 그 두가지의 조합은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이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엄마 앞에서 죽는다는 것은 그렇게 절대로 이 세상에서 존재하면 안 되는 끔찍함이었다.

 

 

 

 괴롭게도 잔인한 장면이었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엄마의 울부짖음은. 그렇게 나는 또다시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였다. 어리석음을 넘어서 나는 정상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의 나약함을 포장한 채로 그저 도망만 치려고 하는 그런 약하디 악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렇게 나를 책망했다. 딸의 죽음 앞에서 무너져 내린 한 엄마의 품에 안긴 채로. 그 아이의 엄마는 슬픔에 자신을 놓아버린 듯 하였다. 그 모습이 또다시 나를 찢어놓았다. 그 아이의 상황을 부러워했던 내 자신을 외면하고만 싶었다. 나만 바라보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고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내 자신만을 안타깝게 여기고만 있던 나를. 그러한 이기적이고 나약하고 어리기만 한 나 자신을 외면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어른같이 성숙한 그 아이 앞에서 내 자신이 얼마나 어리고 어리석은지를 깨달았다.

 

 고개를 들어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의 사진을.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목이 찢어지도록 울음을 터뜨린다고 해도 사진 속의 그 아이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렇게 그저 찍혀서는. 그 아이의 인생 중 가장 빛났을 순간을 담은 채로. 그렇게 한 장의 사진이 되어 그 곳에 담겨져 있었다. 그저 한 장의 사진이 되어. 마치 기나긴 인생 중 한 순간만을 찍어서 포착해내듯이 그렇게 그곳에 담겨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진정이 되자, 장례식장에 앉아있던 그 아이의 엄마가 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스마트 폰이었다. 스마트 폰.... 순간, 내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이 스쳤다. 우리가 서로 소통했던 그 순간들이 내 머릿속으로 하나씩 뛰쳐 들어왔다.

 

 “지희가......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이 있어....”

 

 그 아이의 엄마가 내게 말했다.

 

 마지막.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 그 아이가 나에게 남긴 마지막 영상.

 

 나에게 그 아이의 스마트 폰을 남긴 채로 그 아이의 엄마가 일어섰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의 장례식장에 홀로 남겨진 채로 그 아이가 남긴 마지막 영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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