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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02
작성일 : 19-09-07 21:13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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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또 살아났구나... 하였다. 그리고는 밤에 조용히 눈 감기를 소망했다. 안 아프게.... 내가 죽는지도 모르게 죽여 달라고.... 내일이 주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내 삶이 지금까지 이기를. 지금 당장이라도 내 삶이 끝나기를. 바라고 바랬다. 제발 신이 있다면 나 좀 그만 괴롭히고 그만 좀 죽여 달라고. 나는 그렇게 빌었다. 나의 죽음을.

 

 

 

 내 방은 더러웠다. 내 내면과도 같이. 쓰레기가 널려져 있는 방을 지나쳐 다 뜯겨져 나간, 아니 과거의 내가 다 뜯어낸 방바닥에 가서 내 지친 몸을 뉘였다. 쓰레기와도 같은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였다. 그렇게 내 방은 나의 내면과도 같이 더럽고 차가웠다. 그러나 나는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기에 그곳에 누워서는 내 다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서는 그곳에 놓여져 있는 자그마한 스마트 폰을 집어 들었다.

 

 

 

 어두운 스마트 폰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저무는 노을빛이 창문을 지나 내 방안으로 새어 들어와서는 내 얼굴에 닿았다. 그렇게 마저 빛을 가리지 못한 창문에서 그렇게 노을빛이 내 얼굴을 향해 새어 들어왔다.

 

 빛이라는 것은 내 얼굴 속에서 잠시 머물었다가 나의 얼굴에 담긴 표정을 머금고는 다시 내 얼굴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렇게 튀어나온 빛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검은 스마트 폰 화면에 와 닿았다. 그렇게 검기만 한 스마트 폰 화면에 우울을 담은 내 표정이 담겨졌다.

 

 나는 그렇게 밝아야만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을 비추는 거울과는 다르게, 자신이 더욱 어둡기에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의 본 모습을 비춰주는 어두운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곳에 담긴 나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뜨여졌으나 감아버린 듯 한 어두움을 간직한 나의 눈은 그 속에 노을빛이 들어올 틈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듯이 어둡기만 했다. 나는 어두운 화면보다 어두운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나는 곧 나와 마주친 시선을 돌려버렸다. 화면 속에 담긴 내가 너무나도 어색해서는, 우울에 지쳐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만 같은 나의 이미 죽어버린 눈이 싫어져서는.

 

 그렇게 내 마음을 읽은 내 손가락이 스마트 폰의 전원을 눌러버렸다. 그렇게 내 얼굴을 비추고 있던 스마트 폰의 어두운 화면이 밝아지면서 곧 나의 어두움이 튕겨졌다. 화면이 환해지면서 나는 보기 싫었던 나 자신의 본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 화면이 어두움을 몰아내자 화면에 담겨졌던 어두움과 같던 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 손가락은 펼쳐진 스마트 폰의 세상 속에서 이리저리 방황을 하였다. 그렇게 마구잡이로 그 속을 헤매던 내 손가락은 수 많은 동영상이 담겨져 있는 세상 속에서 멈칫했다. 나는 그 자그마한 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상처뿐인 나의 마음이 유일하게 들어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나는 손가락으로 동영상 앱을 눌렀다. 그렇게 비좁은 나의 공간에서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틀어냈다.

 

 동영상 사이트를 들어가자 네모난 검색창이 보였기에 나는 그곳에 내 감정을 적어 넣었다.

 

 우울.

 

 그리고는 손가락을 옮겨 검색을 눌렀다. 그렇게 눌려지는 둥그런 검색 창. 그러자 그곳에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내렸다. 쏟아져 나왔다. 서글픔에 젖은 사람들의 표정이 담긴 사진과도 같은 영상들이. 그 사진은 죽은 것이었으나, 오히려 그 사람들은 그 안에서 살아있었다. 자신의 진실 된 속마음을 털어놓은 곳이었기에.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이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자신의 진심만을 담아 올린 곳이었기에. 그곳의 사람들은 살아있었다. 죽은 것만 같은 나의 현실과는 다르게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말하는 진정으로 살아있는 사람들.

 

 사람들은 저마다의 우울을 그 속에다가 털어 넣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고 털어내었다. 동영상을 누르기 전, 사람들의 얼굴이 그곳에 박혀있었다. 굳어버린 사진과도 같이. 자신의 감정을 순간적으로 담아낸 멈춰있는 사진들은 동영상을 찍어 올린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털어내는 시간 중 그 사람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순간을 잡아내어서는 동영상의 표지로 써내었다. 그렇게 멈춰있는 사진이 그들의 심경을 대변하듯 그곳에 걸려있었다. 죽은 듯이 보였으나 살아있었다.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기에.

 

 그 사람들의 서글픔에 이끌려 내 손가락이 그들의 얼굴로 향했다. 내 손가락이 그들의 얼굴에 닿자, 그들의 이야기가 틀어졌다. 그렇게 동영상에 담긴 사람들이 나를 향해 자신의 감정들을 쏟아내었다. 작디 작은 칸 안에서 각자의 상처가 곪아 터지듯이 터져 나왔다. 그들 각자의 사연은 달랐으나, 그들 모두의 감정은 똑같은 것이었다.

 

 같은 것을 겪고도 다들 다른 반응을 내보이는 것처럼, 다른 상황을 겪고 살아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는 듯이 그들은 그렇게 그곳에서 같은 감정을 터뜨려냈다.

 

 그 사람들의 울음을 짓는 과격한 표정은 스마트 폰에 새겨졌던 나의 굳어버린 얼굴과는 너무나도 달라보였으나, 그 속에 담긴 절규는 내 감정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들의 진심을 들으면서 그 안에서 작은 위안을 얻었다. 현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공감과 위로라는 것을 그렇게 현실이 아닌 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 폰 속에 담긴 그들의 삶에 공감을 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그들 또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기에. 그러나 그들은 나와 진짜로 만날 수 없었기에 스마트 폰 세상 속에 찍혀있는 그들은 마치 현실이 아닌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현실인지 현실이 아닌지 헷갈리기만 한 세상 속에서 위로를 느꼈다. 우울함에 대한 공감이라는 감정은 그 안에서 내 마음이 편해지도록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마주보지 않아도 되는 곳에 존재했다. 그들은 나를 볼 수 없었으나, 나는 그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나를 편하게 했다. 내 아픔은 그들에게 보여지지 않았기에. 나는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우울감이 내 주위를 둘러싸서 나를 익사시키려고 만들려고 할 때마다, 현실을 벗어나서는 우울함을 털어놓는 사람들의 고백을 들었다. 그러면 다른 누군가가 나와 같은 감정을 견디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 속에서 버텨낼 수가 있었다. 우울함의 홍수 속에서. 점점 그 속으로 빠져들어서 숨조차 쉴 수 없는 그 상황을 그렇게 해서 버텨내었다.

 

 나는 유일하게 그들의 말에서 위로를 받았다. 서로 평생 만날 수도 없고 만날 일도 없는. 누군지도 모를. 그 사람들에게서 나는 위로를 받았다.

 

 살면 아프니까.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기 싫어서 죽음을 택하는 것. 이렇게는 살기 싫다. 살기 싫다. 싫다. 왜 이렇게 아픈지 나조차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마 삶이라는 것은 아마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자. 죽자. 죽자. 죽자. 그렇게 오늘도 어김없이 내 머리를 침투해서 나를 괴롭히는 끊임없는 죽음을 향한 충동. 나는 죽고만 싶은 깊은 좌절감 속에서 갈길 없이 홀로 헤매다가 간신히 손에 핸드폰을 쥔 뒤, 동영상 앱을 열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우울’ 이라는 단어를 쳤다. 그러자 그곳에서는 여전히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우울을 털어내고 있었다. 그들의 사연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내 마음과도 같이 더러운 내 방에 누워서는 자신의 감정을 터뜨리며 눈물짓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눈을 감았다. 지금 감긴 내 두 눈이 다시는 뜨여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만 우울한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나와 같은 감정으로 처절한 암흑 속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만 힘겨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감긴 나의 두 눈 뒤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각자의 우울함과 죽음을 외쳐대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의 고해성사.

 

 그렇게 그들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속에다가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말들을 털어놓았다.

 

 나는 오늘도 감긴 눈으로 그들의 슬픔을 들여다보았다. 가정불화로 인해서 자해를 시작했다가 끊지 못하게 되었다는 아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서 우울증이 시작되었다는 어느 외국의 한 학생, 자신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자신의 과거를 말하다가 울부짖는 사람. 왕따를 당해서 죽고만 싶다고 눈물을 흘리는 어린 학생.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가 부모에게 버림받은 감정을 느꼈다는 어느 외국의 청소년. 그렇게 슬픔들은 더, 더, 더, 이어졌다. 사람들의 고백이. 우울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남녀노소가 없었다. 슬픔에는 나이도, 성별도, 인종도 존재하지를 않았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우울과 슬픔만은 평등한 것이었다. 그렇게 다들 저마다의 서글픔을 찍어내고 있었다. 서로 처한 상황이 달랐으나 그들의 모든 슬픔은 자신이 겪은 가장 큰 서글픔이었기에 그들의 모든 감정은 똑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뜻하는 단어 속에서 만나 그곳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꺼내어 보이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털어놓지 못할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그렇게 한 단어로 이어진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한 단어 안에다가 우겨넣고는 각자 자신의 우울을 털어내었다. 자신의 입으로 고백하고 자신의 손으로 찍어내었다. 나는 그들 각자가 찍어낸 그들 자신의 슬픔을 두 귀로 담아내었다. 그럼에도 나의 두 눈은 뜨여지지 않았다. 나는 그저 귀로 그들의 슬픔만을 들을 뿐이었다. 끊임없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누군가의 슬픔, 누군가의 우울,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충동, 누군가의 절규, 누군가의 절망. 나의 귀는 열려있었으나, 나의 눈은 닫혀있었다. 모두가 절망을 터뜨리니 나는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평안함을 느끼었다. 나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안정감. 그 안정감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그렇게 우울이라는 단어로 만들어진 공간 속에 나를 끼워 넣었다.

 

 그렇게 우울을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나의 눈은 감겨있었으나 내 귀는 여전히 뜨여진 채로 그 모든 사람들의 속을 담아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울함을 토로하다 죽고 싶다는 말로 동영상을 끝내었다. 그들의 모든 말이 공감이 되었다. 서글펐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러한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을 하면서 나는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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