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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1
작성일 : 18-06-21 23:24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2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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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제 하루를 끝맺음 짖기도 전에 새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

 

 소리가 점점 커져만 가는 게 눈을 뜨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로 다시 돌아왔음을 느꼈다.

 

 상체만을 일으켜 기지개를 폈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잘 떠지지 않았음은 물론, 혹시나 아직도 꿈속이 아닐까란 의심을 가져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시야에 비치는 풍경은 결코 꿈이 아니라는 듯 내 방을 비춰주며 일깨워줬다.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밤새 자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룬 듯 이곳저곳 흔적이 널린 침대를 정리한 후 옷장 옆에 있는 전신거울에 멈춰 서서 비친 내 모습을 살펴봤다.

 

 부스스한 머리 오른 편에는 마치 폭탄이라도 맞은 듯, 살짝 큰(?) 새집이 있었으며, 눈가엔 미쳐 다 떼어내지 못한 눈곱들과, 입가에는 얼핏 침이 마른 흔적도 보이는 것이 간밤에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런 몰골로 잠을 잤을까 했다. 하지만 오늘이 개학인 것을 생각하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살짝 설레서 잠을 설칠 법했다.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빠르게 눈곱만을 뗀 후 입가를 닦으며 방에서 나가 거실로 향했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 부엌을 바라보니 테이블 위엔 샌드위치와 메모뿐, 아무도 없었다.

 

 샌드위치에 붙어있는 메모를 떼서 읽어봤다.

 

 "엄마는 일하러 먼저 출근! 아침 꼭 먹고 가!"

 

 '그래봤자 샌드위치면서..'

 

 부엌에 등을 돌린 채, 방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올리는 순간 배고프다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 하는 수 없이 샌드위치 한 조각을 집어 든 채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틀고 한 입 베어 물었다. 눈을 뜨고 먹는 첫 끼여서 그런지 맛이 잘 느껴지진 않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드는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이것도 만든 게 아닌, 사온 거구나..'

 

 일 때문에 바쁘시기에 당연했지만, 내심 엄마가 만들고 가신 게 아닐까란 생각에 살짝 기대하긴 했었다. 실망감에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다 보니 뉴스가 나왔다.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얼추 내용은 혼수상태에 빠진 십 대 아동들에 대해 나왔으나, 큰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이 오른쪽 하단에 표시된 시간은 얼마 없다는 듯이 현재 시간을 가리켰다.

 

 현재 시간 「AM 8시 28분」, 9시에 수업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면 살짝 아슬아슬해 보였기에 하는 수 없이 TV를 끄고 욕실에 가서 빠르게 샤워를 하고 나와 머리를 말리며 옷장 앞에 걸린 새 교복을 쳐다봤다. 여태까지 입었던 교복이 촌스러워 보일 정도로 무언가 화려했다. 다 마른 머리를 빗고 입으니 감회도 새로운 것이 오늘 하루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다.

 

 기쁜 마음과 함께 설렘을 품으며 책가방을 맨 후 휴대폰을 확인했다. 수신된 문자나 부재중인 전화 또한 없기에 빠르게 빠진 것은 없는지 체크하고는 집을 나왔다. 학교로 가는 첫 발걸음을 내딛자 마음가짐이 달라져서인지는 몰라도, 매일 걷는 이 거리는 익숙했지만 느낌만은 달랐다.

 

 그렇게 걷다 보니 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점점 하나, 둘씩 나타나면서 나의 옆을 채워주며 같이 걷고 있다. 몇몇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 다른 몇몇은 같은 학교가 된 것을 기뻐하며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시간이 지나자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나의 학교가 될 곳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으며, 가까워질수록 낯선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금방 적응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막상 정문에 도착해서 보는 풍경은 너무나도 위엄있게 느껴졌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운동장보다 살짝 높은 위치에 어딘가 세련된 것이 외국에나 있을 법한 외관이었고, 오른 편에는 말로만 듣던 종교 건물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아마도 눈앞에 보이는 건물이 내가 3년간 쓰는 건물이겠지'

 

 그렇게 교문에 발을 들여놓으니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적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왜 길을 막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기에 무시하고 지나가려던 그때, 무리 중 어느 누군가가 욕을 하며 자신이 몇 반인지 소리친 게 얼핏 들렸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보니 학교 게시판이 눈 앞에 나타났다. 게시판에 걸려있는 종이들 중 하나에는 신입생들의 반을 표시하는 게 있었다. "본인의 해당 반에 가 담당 선생님의 통제를 따르면 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밑에는 신입생들의 이름과 반을 표시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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