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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2
작성일 : 18-06-21 23:24     조회 : 36     추천 : 0     분량 :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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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가까이 다가가 쳐다보니 적혀있는 모든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되어있는 덕에 수월하게 나의 이름을 찾았다.

 

 "1-B반 고은아"

 

 예상치도 못하게 빨리 찾은 덕에 더 늦기 전에 교실을 찾아갔다. 아까 봤던 건물로 들어가니 1층 복도에 1-A부터 1-E까지 나열된 교실들을 찾고는 1-B를 향해 다가갔다. 교실 문 앞에 서자 들어가기 전임에도 수많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여기가 앞으로 나의 1년을 보낼 공간이구나..'

 

 마음을 다잡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거의 대부분의 애들이 친해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내가 제일 늦게 온 것을 실감했다. 그래도 늦게 온 만큼 애들 사이에 껴서 친해지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낯가림이 심해서 그런지 행동을 하기도 전에 자신감을 상실해버렸다. 하는 수 없이 조용히 빈자리를 찾자 이상하게도 창가 쪽 제일 뒷자리가 비어있었다. 다가가 자리에 걸어놓은 가방은 없는지, 놓고 간 짐은 없는지 확인하고는 바로 가방을 걸어놓은 후 책상에 조용히 엎드렸다.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는 게 이곳에 나 혼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책상에 엎드린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점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게 선생님이 오셔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점점 안락해지는 게 꿈을 꾸는 듯싶던 찰나에 내가 몹시 마음에 안 들었다는 듯 무슨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고막을 강타했다.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쿵"소리를 내는 게 무언가에 부딪히는 소리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자 내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마치 눈을 감은 듯 보이지 않는다. 내 자리는 달랑 머리 위에 달린 조명 하나만이 비추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어둠 속에서 무언가 보일 듯싶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주위가 보이기는커녕 정적만이 흘렀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의자에서 일어나자 바닥이 긁히는 소리가 어딘가에 갇힌 것도 아닌데 유독 크게 들렸다. 빛과 닿질 않는 어두운 부분에 다가가 손을 뻗어보니 불빛이 닿는 팔 부분을 제외하고는 집어삼켜진 듯 보이질 않는다. 갑자기 보이지 않는 팔때문에 당황스러운 마음에 뒤로 자빠지자, 엉덩이에 쓰라린 고통이 밀려올 때쯤 그제야 사라졌던 팔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쁜 마음도 잠시 사라지는 듯 보이지 않는 어둠이 조명이 꺼지면 나를 집어삼킬까 봐 무서웠다. 더불어 호기심으로 한 행동으로 마음 구석에 있던 공포가 점점 스며들더니 이내 잠식해나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자 조용히 의자에 앉고 양 팔을 부여잡은 채 추위에 떨 듯 떨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생각은 이미 머릿속엔 존재하지도 않았다. 앞으로 얼마 뒤에 저 조명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던 그때, 눈앞에 새로운 조명과 함께 불빛이 나타났다. 그 불빛 아래엔 아무것도 없었기에 마음 한편으론 안심했지만 불안함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자 내 생각을 읽었다는 듯 눈앞에 조명이 나타나더니 불빛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이내 하나의 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이어지며 앞을 비췄다.

 

 그 길의 끝은 보일 듯, 안 보일 듯 희미하게 보이기에 무엇이 있을까란 호기심에 일어나서 다가가자 갑자기 머릿속이 띵하더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다. 머릿속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알고 싶었지만, 그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길의 절반 이상 걸어온 듯했다. 돌아갈까란 생각에 뒤를 돌아보니 내가 있던 그 장소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하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자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며, 집어삼킬 것 같은 그 어둠 속에서 말이다. 잘못 들은 건가 싶어 앞으로 나아가자 이내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듯 내 발소리와 다른 또 하나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서있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지며 팔엔 오한이 느껴졌다. 두려움이 엄습해오자 생각하기도 이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뒤로 돌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을 향해 나아간 것이다. 그러자 이제는 숨을 필요 없다는 듯이 따라오는 듯한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더니 이내 바로 옆에서 들렸다. 두려움에 몸이 떨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밖엔 없었기에 끊임없이 발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걸어온 지 꽤 됐다고 생각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제자리를 걷는 듯했다. 이상한 마음에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소리 또한 사라졌다. 당황스러워 조심스레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해보니 그 자리엔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거리도 그리 멀리 온 것도 아닌 듯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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