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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7가지 기억
작가 : 홍성우
작품등록일 : 2017.8.4

사랑하는 그녀를 잊기위해 남자 앞에 놓인 기회..
그를 아프게 한 기억 7가지를 찾아가 기억 속의 그와 그녀를 죽이기로 한다.
죽일 것인가? 지킬 것인가?
한 남자의 기억과의 사투를 벌이는 미스테리 느와르
7가지 기억.

 
제7화 할아버지
작성일 : 17-08-24 20:39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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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남자는 ?가 말한 것을 되새기며 버려진 기억들이 있는 건물로 향하였다.

 

 ?: 건물에 당도하면 가급적 조심히 가라. 네 버려진 기억들은 너를 반기지는 않을테니깐.

 남자: 왜요?

 ?: 네가 버린 기억들인데 그들이 달가워 하겠냐?

 

 남자는 침을 꼴깍 삼키고 걸었다. 어느새 건물입구에 다다랐다. 새까만 철로 감싸져 있는 유리문이 보였고 남자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끼익”

 녹슨 철문이 바닥과 마찰음을 내며 소리가 크게 울렸다. 남자는 떨리는 손을 문고리에서 떼며 안으로 들어선 순간빛이 반짝이며 밤이었던 하늘이 눈부신 낮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순간 건물 1층이 눈에 익숙한 전경으로 바뀌었다.

 

 남자: 아니... 이곳은?

 

 처음엔 낯설게만 보였던 그 곳의 바닥을 밟는 순간 남자의 머리 한 켠으로 하얀 빛줄기가 스쳐지나가며 기억이 채워졌다. 그곳은 바로 남자가 어린시절 살던 아파트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런 빛도 없던 건물에 사람들도 없어 음산해 보였던 그 곳이 순식간에 사람들로 채워졌다. 문을 열자마자 들어선 오른 쪽에는 모자를 살짝 들어 서있는 경비 아저씨가 보였다. '누구지?' 지나가며 그를 스치자 머릿속이 갑자기 하얘지며 기억영상이 들어왔다. '앗! 저분은?' 정말 오랜만에 그를 보게 되었지만 기억 속 그대로 젊은 나이로 있었다.

 

 '내게 초콜릿도 줬었는데'

 

 그가 살던 아파트는 복도형 아파트였다. 꽤 긴 복도에 사람들이 저마다 서서 이야기를 하거나 복도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사람들도 보였다.

 

 '엘레베이터가 안보인다. 분명 양쪽에 있었는데?'

 남자는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엘레베이터가 안보였다. 분명 있어야 할 엘레베이터가 벽으로 막혀져있었다.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반대 쪽으로 가기위해 조심스레 복도를 걸어 갔다. 사람들은 그를 전혀 의식도 안한채 저마다 얘기를 나누느라 바빠보였다. 반대쪽 끝 복도에 다다를 무렵 104호가 적혀져있던 문이 열리고 아이 2명이 나왔다. 그런데 그 때 첫번째로 나온 아이와 ‘턱’하고부딪혔다.

 

 “꼬마야..미안..응?”

 "어?”

 아이와 동시에 그는 서로를 마주보고 순간 멈칫하였다.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고요해졌다. 그리고 모두 고개를 돌려 남자를 쳐다보았다. 잠시 뒤 모두 천천히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여긴..무슨일이야? 아니 어떻게들어온거야?

 

 

 그를 가리켰던 12살 쯤 돼보이는 어린 소년은 그를 노려보며 말하였다.

 

 

 “우리를 그렇게 쉽게 잊더니만..”

 소년: 네자신이 뚱뚱했다고 맘에 안들어서 잊은거야? 넌 늘 불평이었지! 엄마가 없으면 하나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남자는 손이 부르르 떨렸다. 점점 다가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피해 올라가야 할지 막막하였다.

 

 그 때 그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튀어나와 남자의 멱살을 두손으로 세게 붙잡아 벽으로 밀쳤다.

 

 

 "쿵"

 “헉”

 너무 세게 밀쳐져 남자는 작은 신음소리를 내었다.

 

 

 한 남자: 왜왔어? 그렇게 쉽게 잊더니?

 

 남자는 씩씩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20대중반으로 보이는 자신이었다. 그리고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어떤 기억이 채워지는 듯했다.

 

 그 기억은 밝은 낮 어느 건물 옥상이었다. 그 기억 속의 남자는 벤치에 앉아 울고 있었다.

 

 기억 속남자: 내...내가 어떻게 준비한건데...

 

 그 기억은 그가 준비하던 외무고시에 떨어졌던 그 날이었다. 조심히 그에게 다가가는 찰나 기억영상이 사라지고 남자의 얼굴에 충격이 느껴졌다.

 

 한 남자: 꺼져!

 

 기억 속 남자는 주먹으로 남자의 얼굴을 가격하고 내동댕이쳤다. 주변인들도 함께 소리쳤다.

 

 "꺼져!! 우리를 그렇게 쉽게 버리더니! 왜와?"

 

 넘어진 남자는 복도벽에 손을 기대 조심스레 일어나려 했지만 어느 누군가 발길질을 하여 다시 나동그라졌다. 또한 발길이 닿는 순간 또다른 기억영상이 들어왔다.

 

 "으..."

 

 남자는 얼굴을 감싸안고 땅에 그대로 움추린채로 그들의 발길을 맞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잊혀졌던 기억영상들이 그의 머릿 속에서 재생이되며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와장창…”

 복도의 유리가 깨지며 그는 빌딩 밖으로 내던져졌다. '탁' 어깨가 바닥에 닿으며 둔탁한 소리를 내고 그는 의지와 상관없이 데굴데굴 굴렀다.

 

 "하아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는 잠시 누운상태로 팔을 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숨을 쉴 때마다 얼얼한 얼굴이 욱씬거렸다.

 

 ?: 아이고! 몰골이 말이 아니네?

 

 남자는 대꾸도 없이 조심히 몸을 일으켰다.

 "헉헉.."

 비틀거리며 천천히 건물 입구로 다시 향하였다.

 

 ?: 다시 들어가게?

 

 여전히 아무런 대답을하지않은채 입구에 선 그는 오른손을 뻗어 유리문을 열고 다시 들어갔다.

 

 잠시 후...

 

 “와장창…”

 

 또한번의 굉음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남자는 나동그라졌다.

 

 "헉..헉... 다..다시.."

 

 그는 몸을 절뚝 거리며 다시 들어갔다.

 

 "다시.."

 

 그리고 또다시 그는 수차례 건물안으로 들어가 내동댕이 쳐졌다.

 

 터억...

 

 이젠 더이상 깨질 유리도 없는지 바로 밖으로 던져졌다. 잠시 거친 몸을 몰아쉰 뒤 그는 다시 건물로 향하였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이내 넘어졌다.

 

 ?: 이제 그만참아..

 ?는 쓰러진 그의 머리맡에 다가가 내려다 보며 말하였다.

 

 ?:네가 가진 총으로 쏴버려. 어차피 네 스스로 버린 기억들이니깐. 그러다 나머지 기억들 근처로 가기도 전에 지쳐버리겠어.

 

 남자는 잠시 거친 숨만 몰아쉬다 힘겹게 대답하였다.

 

 남자: 하아하아...너무 가엾잖아요.

 ?: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아무리 제게 버려진 기억들이지만 그렇게 두번 버려지는건 너무 가엾잖아요.하아하아”

 “헉헉..그리고...그리고 저 안에 제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기억이 있다면서요?”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다시 몸을 일으켜세웠다. 비틀비틀 흔들리는 몸을 이끌고 다시 빌딩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버려진 기억들: 또 들어왔네? 아주 죽을려고 작정을 했구나. 정말 안꺼져?? 경비 아저씨!! 저 놈 좀 어떻게 해봐요!!

 

 경비는 멋쩍은듯 모자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머리만 긁적였다. 이윽고 그들은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쿵’

 순간 힘이 빠진 그는 그자리에 엎어졌다. 더 이상 맞을 힘조차 남지않았다.

 

 "그만!! 다들 물러서"

 

 어디선가 쉰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도 아래가 씨끄러워 내려왔는데 이게 무슨 소란이야? 저러다 사람잡겠네!"

 

 점점 더 그 목소리는 가까워지더니 그의 손길이 남자의 어깨에 닿았다. 순간 그의 기억의 영상이 재생 되었다.

 

 "하... 할아버지?"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를 천천히 부축하여 일으켜세웠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우리 손자 아닌가? 에끼 이놈 이 할애비도 잊고 살더니만 꼴 참 좋다~"

 

 그는 남자를 부축하여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뭣들 하는 거야? 안물러서?"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에 놀라 모두들 천천히 물러섰다.

 

 버려진 기억들: 하지만 어르신!! 저놈은...

 할아버지: 이런 염병! 니들이 그런 못된 심보 갖고 있으니까 버림받은거 아니야? 아무리 버림 받았어도 다 자네들과 인연이 되었던 소중한 사람 아닌가? 그리고 우리 손자한테 여럿이서 이게 뭔짓인가? 썩 저리 안꺼져?"

 

 남자는 이미 찢어진 입가가 따가웠지만 조그마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겨우 몸을 움직일 수가 있었다.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엘레베이터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남자가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을 때 이내 정신을 잃었다. 그러나 그 짧은 찰나의 순간 그는 할아버지가 누르는 층수를 보고야 말았다.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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