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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4 - 2화. 목표는 최강뿐!
작성일 : 18-11-29 22:04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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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목표는 최강뿐!

 

 

 

 소아성애를 연상시키는 이름인 로리타. K. 웅. 학생들의 중요한 식량 조달 장소인 매점의 주인이었다.

 케이웅이 큰 소리로 그들의 안부를 묻는다.

 

 "다들 잘 지냈니? 못 보던 아이도(촉호, 아라), 새로 합류한 아이도(윗키, 아스나) 있구나... 뭐 나야 좋지, 예쁜 여고생들을 볼 수 있으니까. 크하핫!"

 

 "네, 로.리.타. 아저씨!"

 

 소년들이 그의 이름을 강조해서 부른다.

 

 어쨌거나 케이 웅은 여학생들을 많이 끌고 다닌다는 이유로 춘회파 소년들을 좋아했고, 이는 할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덩치 좋은 매점주인은 소년들이 산 컵라면을 20%나 할인해 주었으며 덤으로 세모 김밥까지 하나씩 손에 쥐여 준다.

 

 다들 기분 좋게 매점 밖으로 나왔는데, 춘회파 최저 체온의 냉혈한 네파리안만은 그 자리에 남아 매점주인과 둘만 남기를 기다린다.

 로리타 케이웅이 서성거리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입을 뗀다.

 

 "네파리안, 뭐 더 살 거라도 있니?"

 

 "아뇨..."

 

 네파리안은 잠시 엿듣는 이가 없는지 고개를 좌우로 돌려 주변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둘 뿐이라는 확신이 들자 속삭이듯 말을 꺼낸다.

 

 "남부에서 카이 엠베르트가 대패했다는 뉴스는 들었겠죠?"

 

 "?!"

 

 "자국의 왕자가 궁지에 몰렸는데 당신은 도우러 가지 않는 겁니까? 전 남부 왕국 기사단장 '로웨타 Kai's(카이'스).웅'씨?"

 

 "네가 그걸 어떻게...?!"

 

 매점주인의 얼굴에 잠시 경악하는 표정이 스쳐 간다.

 그러나 곧 감정의 동요를 거두고는 네파리안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하긴 네파리안 너라면 알아낼 만도 하지. 하지만 난 이제 남부인이 아니다. 그리고 왕국의 기사도 아니지. 후우, 남부는 10년 전 카이제스 폐하가 돌아가시면서 끝장이 났어..."

 

 케이 웅은 무겁게 고개를 떨군다.

 

 흑발 청년은 잠시 그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매점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툭 던지듯 이러한 말을 남기고는 말이다.

 

 "그렇군요. 그런데 당신은 이미 죽은 카이제스를 아직도 폐하라고 부르고 있군요. 그 충성심이 이제는 그의 아들에게 옮겨갈 때도 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

 

 닫히는 문을 바라보는 로리타. K. 웅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매점 밖에 마련된 파라솔에 모여 앉아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는 춘회파와 신입생 최강 소녀들.

 대화의 주제는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온 '청합제 토너먼트'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계를 통틀어서 가장 학생들의 전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파랑 도시의 (춘회파 1군들의 공이 크다)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1년 주기의 이 대회는, 세계 각지의 내로라 하는 길드나 단체, 기업은 물론 유니온이나 외로운 산 정부 같은 공인기관에서도 주목하는 일종의 떡잎 고르기 대회였다.

 

 청합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람은 즉각 기관들의 스카웃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이는 졸업 후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하곤 했다.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매우 높은 춘회파 소년들과 윗키, 아스나 듀오는 슬슬 목표치를 설정해야 했다.

 

 청합제 토너먼트가 어떤 대회인지 대략 설명을 들은 흑여우 소녀가 명랑한 목소리로 외친다.

 

 "우와아앙! 그렇게 큰 대회가 3주 뒤에 열린다고? 과연 누가 우승할까?"

 

 "그야 당근 우리 윌리엄 오빠지!"

 

 맞은 편에 앉은 전기 소녀 윗키가 당연한 걸 뭘 묻냐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녀가 짱돌같이 단단한 주먹으로 식탁을 '탕' 내리치자, 모두의 라면 국물이 위로 10cm 정도 치솟았다 다시 제자리로 떨어진다.

 

 그러나 윗키는 아직도 성이 덜 풀렸는지, 아라와 그 옆에 앉은 비루남 촉호를 뚫어버릴 듯한 기세로 가리키며 질문한다.

 

 "근데 얘네들은 대체 누구야? 뭔데 계속 춘회파 놈들이랑, 우리 윌리엄 오빠랑 같이 다니는 거냐구?"

 

 "하하... 우리는 춘회파의 새로운 멤버들이야."

 

 비굴한 촉호가 쇼핑센터 G-9의 속옷코너에서 얻어맞았던 기억을 되새기며 간신배처럼 대답한다.

 

 윗키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

 그때, 전기 소녀 못지않게 한 성깔 하는 흑여우 소녀가 매섭게 윗키를 노려보며 말한다.

 

 "그러는 너야말로 춘회파도 아니면서 왜 우리 밥 먹는데 껴들었니? 보아하니 요새 TV에서 연일 보도되는 학교폭력의 주범인 것 같은데 말야!"

 

 "뭐, 이 콩알만 한 년이?!"

 

 윗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아라도 지지 않고 그녀와 눈싸움을 계속한다.

 

 오뉴월에도 서리를 뿌린다는 무서운 여자들의 싸움.

 금발의 윌리엄이 여친인... 아니, 옆에 있는 윗키를 자리에 앉히며 싸움을 말린다.

 

 "워워~ 진정해 윗키. 쟤들 우리 춘회파 맞아. 말하자면 사연이 기니까 그냥 넘어가 주라."

 

 윌리엄이 성난 말을 달래듯 윗키의 머리를 토닥여 준다.

 금방 몸과 맘이 노골노골 녹아 헤롱거리는 주황머리 소녀.

 

 흑여우 소녀의 화는 남친인... 아니, 용사인 촉호가 풀어준다.

 기분 좋게 어깨를 마사지해 주며 아라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모범용사 촉호.

 

 "아라. 쟤는 윌리엄 선배의 '썸녀'야. 내가 마사지해 줄 테니 그냥 시비 걸지 말고 넘어가 줘."

 

 "으흠~ 좋아 네가 30분 동안 마사지를 계속해준다면야..."

 

 "물론이지 아라!"

 

 그렇게 촉호가 30분 타이머가 맞춰진 인간 마사지 기계가 되면서 분쟁은 일단락된다.

 

 다시 화제는 청합제로...

 

 "다들 자신이 생각하는 예상 성적은 얼마 정도인가요?"

 

 정보원 클라이드가 손바닥만 한 취재노트와 속기용 펜을 꺼내며 묻는다.

 부(sub)써클로 신문부에 들어 있는 클라이드는 이 대화를 통해 많은 기삿거리를 건지고 싶었다.

 

 이번 질문에도 역시 성질 급한 윗키가 먼저 대답한다.

 

 "난 준우승!"

 

 "어째서 우승이 목표가 아니지?"

 

 클라이드의 속기펜이 노트 위에서 춤을 춘다.

 

 "그야 결승에서 윌리엄 오빠한테 질 테니까. 웃흥.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이 춘회파 허깨비들을 꺾어 버릴 거야! 특히 저 빨강머리 자식!"

 

 전기 소녀가 이를 맷돌처럼 바득바득 갈며 춘회를 노려본다.

 그러나 붉은머리의 춘회는 상쾌한 가을바람처럼 싱긋 웃을 뿐, 7번째 컵라면을 먹는 데에 집중한다.

 어쨌거나 포부와 사랑이 넘치는 윗키의 목표였다.

 

 다음으로 대답한 사람은 금발의 훈남 윌리엄이다.

 

 "나는 이번 대회에서 4강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어. 물론 우승을 원하지만, 일단은 검의 힘을 제외한 내 힘을 시험하는 게 우선이니까."

 

 의외로 겸손한 대답.

 

 그러나 '청합제 4강이 목표에요'라는 말은, 현실 세계에서 '전국 석차 4등이 목표에요'라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된다.

 

 평범한 인간 용사 촉호가 보기엔 거의 넘사벽 수준의 목표라 이거다.

 뭐 도시 최강의 춘회파 1군이 내뱉은 말치고는 겸손했다.

 

 "결승 진출..."

 

 "난 관심 없다."

 

 은발 엘프남 제로가 뭔가 웅얼거리며 자기 목표를 말해보려 했으나, 거의 같은 타이밍에 나온 싸늘한 네파리안의 한 마디에 밀려 눈더미에 덮쳐진 듯 묻혀 버린다.

 소심해서 슬픈 동물 제로...

 

 네파리안의 옆에서 공손한 자세로 삼각김밥 귀퉁이를 베어 먹던 보라머리 여고생 아스나가 입을 조그맣게 움직이며 묻는다.

 

 "왜죠? 선배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히 우승 후보가 될 수 있을 텐데요."

 

 "글쎄..."

 

 네파리안이 다른 춘회파 1군 3명을 차례로 돌아본다.

 

 "우승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난 다른 할 일도 있고..."

 

 "그래도 참가는 하실 거죠?"

 

 클라이드가 불쑥 끼어든다.

 흑발의 청년은 그런 정보원 후배가 부담스러운지 시선을 회피한다.

 

 "뭐... 기회가 된다면."

 

 "잘됐군요. 이번 청합제는 대박이라고 외부에서도 관심이 엄청나요. 올해 학생들의 수준이 장난 아니거든요. 이건 뭐 선배들 얘기겠지만요.

 후후. 그나저나 작년 대회 우승자인 우리 춘회 선배는 목표 성적이 어떻게 되나요?"

 

 신나게 떠들던 클라이드가 라면을 흡입하고 있던 붉은머리의 미소년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질문을 받은 춘회는 먹던 것을 멈추고는 '푸라면'의 컵을 식탁 위에 '탁'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저 높은 하늘 끝까지 닿을 것 같은 목소리로 힘차게 외친다.

 

 "우승!"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춘회의 대답에 모두들 깜짝 놀란다.

 원래 자신만만한 성격인 건 알지만 이건 뭐 자기가 우승하는 게 기정사실이라는 것 같은 태도다.

 

 "나는 청합제에서 우승한다. 반드시 우승하고야 만다!"

 

 그의 말에선 의지를 넘어선 어떤 의무감조차 느껴진다.

 

 문득 촉호는 궁금해진다.

 무엇이 저 붉은 보석을 연상시키는 춘회의 눈동자를 불타오르게 하는 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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