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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3. 외현몽(外現夢) #2
작성일 : 18-06-24 23:22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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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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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한 줄로 나열된 불빛을 기준으로 양옆에 희미하게 쇠창살이 달린 문들이 줄지어 있었다.

 

 ‘왜 이런 곳에 감옥 같은 게 있는 걸까?’

 

 용도를 알 순 없지만 어쨌든 뭐가 있으니 존재하는 거라 생각하니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뒤에 굳게 닫힌 문은 아무리 잡아당겨도 미동조차 없다. 결국 손쓸 방법도 없이 갇힌 것이다. 그나마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 게 단순한 찰과상인 듯 보여 한편으론 다행이라 여겼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문에 등을 기댄 채 바닥에 주저앉아 그저 허공을 응시했다. 높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어두워서 그런 건지 몰라도 천장은 마치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아까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숨바꼭질을 안 했더라면’이란 생각에 스스로 자괴감이 들었다.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가둔지도 모른 채 불빛만을 들여다보며 하염없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을 불빛만 쳐다보니 어디선가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게 떠올랐다. 비록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시 돌아갈 수 있었기에 비슷한 상황이지만 시도라도 해보기로 했다. 혹여 다시 꿈을 꾸면 그 사이에 누가 도우러 와줄 거라, 이곳에서 빠져나가게 해줄 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먼지를 털고 일어나 조심스럽게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내디디며 나아갔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이 보였다. 눈앞에 떡하니 버티는 것은 양옆에 줄지어 서있는 문들과는 다른 아주 큰 철제문이었다. 철제문에는 내 눈높이 부분에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게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좀 크게 뚫려있었지만 이마저도 쇠창살로 인해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무엇을 위해 이곳만 철제문일까란 생각이 들 무렵 안쪽에서 희미하게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누군지 궁금해 고개를 들이대는 순간 무언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와 문에 부딪혔다. 그 여파로 인해 나는 뒤로 주저앉았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을 못한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쳐다보니 무언가 쇠창살을 이빨로 물고 있는 게 보였다. 뒷걸음질 치고 보니 어떤 여성이 입을 제외한 온몸에 붕대가 감겨있었다.

 

 “이.. 게 뭐지..?”

 

 “그러게 뭘까?”

 

 갑자기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놀란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그러자 모습이 보일 듯 말 듯 한 지점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러게? 나는 누굴까?”

 

 남성의 목소리로 보아하니 6이란 여자가 찾던 그때의 그 ‘변태’인 것 같았지만 에전의 꿈속에서 본 사람도 남성이었기에 쉽게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혹시 5와 7이 모르는 존재일 수도 있단 생각에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당신 누구야!”

 

 그러자 눈 깜박할 사이 그가 사라졌다. 어디로 사라진 건지 주위를 둘러보던 찰나에 갑자기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잽싸게 뒤를 돌아보니 그는 망설임 없이 문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3, 안녕?”

 

 그의 말로 보아하니 5가 말했던 3은 저안에 갇혀있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틈에 이동한 걸까.

 

 “이봐요, 제 말 안 들려요?!”

 

 그제야 그는 내 말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 종이가 붙어있으며, 감은 눈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그림 왼쪽 눈 밑에 2(Ⅱ)를 보고 나서야 5가 말했던, 6이란 여자가 쫓았던 그라는 확신이 들었다. 빤히 쳐다보더니 그가 몸을 돌려 마주 보고는 종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과연.. 너와 같이 있는 ‘그것’이 너의 편일까?”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이해를 못해 무슨 의도라도 숨겨져있는건 아닐까 싶어 파악하려했지만 그가 말을 이었다.

 

 “됐다. 내가 설명해줄 이유도 없으니.. 그래도 기회를 주지.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도말고 왔던 그대로 걸어나가 문을 닫고 나가”

 

 그렇게 말하고는 나에게 등을 돌려 다시 철창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게 있었다.

 

 “저기, 문이 안열리는건 알고 하시는 말인가요? 아무리해도…"

 

 눈깜박이는 사이에 그가 또 사라졌다. 뒤돌아보니 그가 문을 잡아당겨 열고 있었다. 그러자 문은 자연스럽게 아무일도 없다는 듯 열렸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말이다. 그는 나보고 들으라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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