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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누가 괴물인가?
작가 : 김지혜
작품등록일 : 2020.9.12

폭력은 어둠을 낳았고, 어둠은 괴물을 낳았다.
자신의 딸을 망가뜨린 자, 질투에 사로잡혀 사람을 죽이려 한 자, 스스로 빠진 수렁에 다른 이를 끌어들이려 한 자,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한 자, 모든 것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 자, 자신에게 상처 준 자들을 없앤 자.
그들 중 누가 괴물인가?

※이 소설은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과 폭력적인 내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이 소설은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상처가득 #폭력적인요소있음 #복수 #소시오패스일까_아닐까 #가해자와_피해자와_방관자

문의 : jinwinter00@naver.com

 
9화. 친구라는 이름의 괴물
작성일 : 22-02-06 15:21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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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현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을 서슴없이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뚝 멈추었다.

 

 그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집중하라는 듯이 손뼉을 짝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지현이 아닌 Uni의 모습이 나타났다.

 

 [......자, 그럼 다시 첫 번째 문제.]

 

 지현은 사르르 웃으며 양 손을 쫘악 뻗어 양옆을 가리켰다.

 

 [자신의 딸을 망가뜨린 자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까지 내몬 자. 둘 중에 누가 괴물일까요?]

 

 동범은 다시 질문을 받아도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고,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그들 중에 어느 하나를 악이라고, 괴물이라고 정의할 수 없었다.

 

 동범의 눈에는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해온 수민이나, 그런 수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그를 범죄자로 만든 지현이나 다 같은 괴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동범은 한참을 침묵한 채 자신의 고뇌를 알지 못하고 생글생글 웃는 지현을 바라보았다.

 

 [아, 혹시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나요?]

 “.......”

 

 마치 자신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며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아직 첫 번째 질문이라 벌써부터 어려우면 안 되는데.]

 

 동범은 익숙하리만큼 수없이 봐온 지현의 미소에 오싹함이 느껴졌다.

 

 장난스러움을 가득 담았으면서도 오싹함이 느껴지는 지현의 미소는 절대 평범한 18살이 지을 수 있는 미소가 아니었다.

 

 타인에게 총구를 겨누면서도 자신에게 총구가 겨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

 

 동범의 눈에 비친 지현은 항상 그런 미소를 하고 있었다. ‘난 언제든 널 상처 입힐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말이다.

 

 [뭐, 그래도 처음이니까 넘어가 드릴게요.]

 

 지현은 진심으로 아쉽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 한 번쯤은 하잖아요, 그죠?]

 “하아.......”

 [이 문제도 그저 그렇게, 문제 풀다가 한 번 실수하셨다고 생각하세요.]

 

 동범은 지현의 말에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이 지현의 분노가, 총구가 자신에게서 비켜갔다는 안도에서부터 나온 것인지, 그녀의 질문이 주는 약간의 죄책감 때문에 심장이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지는 몰랐다.

 

 그는 그저 그 질문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을 벗어났다는 것에 안도했다.

 

 [그럼, 계속 유지현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지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글자들이 화면에 떠올랐다.

 

 Attacker. Victim. Bystander. Refuse.

 

 네 글자 중에서 Bystander이란 글자가 다른 글자를 제치고 앞으로 나오더니 종이를 구기듯이 구겨졌다.

 

 이윽고 여러 명의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지현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두 번째 문제, 질투에 사로잡혀 사람을 죽이려 한 자, 그런 그의 잔혹성을 부추긴 자. 그들 중 누가 괴물일까요?]

 

 동범은 이번 일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고 넌지시 들은 것밖에 없어 침묵하다가 그의 잔혹성을 부추긴 자를, 지현을 골랐다.

 

 그녀가 그녀의 가족인 아버지도 교도소에 보냈는데, 같은 나이의 동급생이라면 오히려 그녀가 더 무고하지 않았을까. 그녀의 동급생이 그녀에게 이용당한 것이 아닐까.

 

 그의 섣부른 판단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지현은 활짝 웃으며 손가락을 좌우로 까닥였다.

 

 [에이, 그렇게 섣불리 판단하면 후회하실 텐데. 뭐, 일단 그냥 보세요.]

 

 지현을 박수를 두 번 치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을 알렸다.

 

 [그럼, 두 번째 이야기도 시작하겠습니다.]

 

 No one stands beside you, but I will be with you.

 

 또다시 떠오른 문장과 함께 지현은 자장가를 부르듯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 하늘 위의 구름처럼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여, 내가 네 곁에 있을 터이니 부디 좋은 꿈을 꾸며 편히 잠들기를.......]

 

 생각 외로 평범했던, 여느 16살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또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준비를 했던 지현의 16살의 일이 아닌, 썩어 문드러진 속을 감추며 거짓된 웃음을 보다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지현아, 무슨 생각 해?”

 

 지현과 나름 가깝게 지냈다고 할 수 있었던 친구인 수연이 고개를 빼꼼 내밀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으응, 아무것도. 고등학교 가니까 왠지 설레가지구.”

 “그지? 너도 설레지? 나도 완전 설레!”

 “응응. 너랑 같은 학교로 배정돼서 다행이야.”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신나서 교실 문을 연 수연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학교 가는 것에 그리도 설레했으면서 교실 앞에서 자신의 옷 소매를 잡은 채로 몸을 작게 떠는 수연의 모습에 지현은 어리둥절하며 나직하게 물었다.

 

 “......? 무슨 일이야?”

 

 수연을 진정시키려 어깨에 손을 살포시 올리자 그걸 본 한 학생이 갑작스럽게 웃음을 터트리며 비아냥거렸다.

 

 “푸하하하. 야, 박수연 친구 생겼다.”

 “이열, 왕따, 친구 생겼어? 팔자 폈네.”

 “쟤 옷 입은 것 좀 봐. 친구도 참 자기 같은 애랑 친구하고 앉았네.”

 

 지현은 수연을 놀리는 무리를 스윽 훑어보았다.

 

 어색할 정도로 짙은 눈매와 과도하게 하얗게 칠한 피부, 어울리지 않게 짙게 립스틱을 바른 붉은 입술, 규정에 맞지 않아 혼나도 고집하는 짧게 줄인 치마에 여러 색으로 염색한 화려한 머리까지.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이 교실의 권력자라도 되는 듯 책상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고개를 치켜들었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유난이네.’

 

 지현은 자신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이 한심해 보여 작게 한숨을 쉬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아이들은 그들의 눈치를 보다가 그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푹 숙이고 책을 보거나 교실을 나가 자리를 피했다.

 

 그게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우왕좌왕하다가 전부 교실을 나가버렸다.

 

 그에 더 기고만장해져 콧방귀를 뀌자마자 지현은 그들이 소위 말하는 일진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수연을 괴롭힌 전적이 있다는 것까지.

 

 지현은 자신이 한 일에 비하면 그들은 조그마한 강아지처럼 보여 피식 웃고는 수연의 손을 잡았다.

 

 “수연아, 신경 쓰지 마. 너한테는 내가 있잖아.”

 “으응.......”

 

 그들은 지현의 말 한마디에 수연이 주눅 들지 않는 것과 자신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지현의 행동에 열을 받아 큰 소리로 비웃었다.

 

 “푸핫, 쑤여나, 신경 쓰쥐 매. 너한테눈 내가 있짜나.”

 “진짜 뭐냐, 왕자님 납셨네.”

 “너희 둘이 사귀냐?”

 

 그들의 말에 전부터 상처를 많이 받은 듯 울먹이는 수연과 달리 지현은 빙긋 웃으며 맞받아쳤다.

 

 “내가 수연이랑 사귀는 게 아니라서 미안하네. 아, 혹시 수연이한테 관심 있어? 수연이랑 사귀고 싶어?”

 “미쳤냐! 내가 걔랑 왜 사귀어!”

 “아니, 네가 갑자기 우리 둘이 사귄다고 하니까, 질투하나 했지.”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수연이 그들의 조롱이 주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지현의 소맷자락을 꽉 잡아도 지현의 능청스러운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능청스러운 웃음 뒤에 광기가 서렸다는 것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 교실 안에 있던 아이들은 전부 지현이 보통내기가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뭐, 뭐, 질투!? 야, 너 이름 뭐야. 돌았어?”

 “에이, 처음 본 사람한테 다짜고짜 돌았다니. 너 인성에 문제가 많은 친구구나?”

 “야, 네가 날 얼마나 안다고 인성을 논해!?”

 “그럼 처음 본 사람한테 미쳤냐, 돌았냐 하는데 인성이 좋겠어? 아니잖아.”

 “으읏, 네가 그따위로 말하니까 그러는 거 아냐?”

 “그따위가 뭔데?”

 

 지현이 능청스럽게 나오자 그녀는 오히려 말문이 막혀 입술을 짓씹었다.

 

 “왜, 말문이 막혀? 아, 혹시 인성에 문제가 많다는 거 인정하는 거야?”

 “이게 진짜......!”

 

 그녀가 지현을 때리려는 듯이 손을 들자, 다른 친구들이 과하게 그녀를 붙잡아 말렸다.

 

 “희원아, 착한 네가 참아.”

 “야, 내가 아무리 인성이 나쁘다고 해도 너보다는 좋아.”

 “그래, 그래. 우리 희원이가 젤 착해. 오구오구 착하다.”

 

 지현은 받아칠 말을 찾지 못해 씩씩거리는 희원을 ‘착하다, 착하다’ 하며 붙잡는 아이들을 향해 낮게 조소를 흘리고는 수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었다.

 

 “뭐, 네가 수연이한테 관심이 있다 해도 수연이가 아까워서 못 줘.”

 “뭐? 네가 뭔데 준다만다야! 네가 수연이 보호자라도 돼!?”

 “음, 보호자는 아니지만......절친이거든? 우리 착한 수연이를 너한테 준다니. 절대 안 되지! 수연이가 아까워.”

 

 지현의 말에 그들 사이에 잠시 싸늘한 침묵이 이어졌다.

 

 지현이 능청스럽게 나오자 그들은 서로의 눈을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그들의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아이에게 뭐라 속닥거렸다.

 

 “가연아, 쟤 미친 거 아냐?”

 “그러게 왜 이렇게 세게 나와? 설마 우리를 몰라?”

 “야, 쫄지 마. 저런 거 한둘이야?”

 

 가연은 걸터앉고 있던 책상에서 내려와 지현의 앞에 우뚝 섰다.

 

 “어이, 너 이름이 뭐야?”

 “난 유지현. 너는?”

 “난 조가연이야.”

 “그렇구나.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가연은 사르르 웃는 지현을 바라보며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현은 자신에게 대적할 자이며 앞으로도 여러 번 부딪힐 것이라고. 그 싸움에서 패배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가연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최대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되물었다.

 

 “너, 쟤가 왜 왕따가 됐는지 알아?”

 “아니.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 우리 착한 수연이를 왜 따돌렸는지 좀 알려줄래?”

 “왜냐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들잖아.”

 

 가연은 허리를 숙여 지현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난 공부도 잘해서 쌤들이 잘 안 건드리거든. 나한테 찍히면 학교생활 망쳤다고 보면 돼.”

 “흐응, 그렇구나.”

 “그리고 너도 찍혔어. 기대해, 최악의 학교생활이 무엇인지 보여줄 테니까.”

 

 가연은 지현이 잠깐의 객기를 부린 것을 후회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길 바랐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지현은 전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기대할게.”

 

 누구처럼 쉽게 포기하거나 나가떨어지지 마. 재미없잖아.

 

 가연은 지현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말을 들은 듯한 느낌을 받으며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두고 봐. 전교 1등은 나야.”

 “그래, 1등 화이팅.”

 

 지현은 사르르 웃으며 자신의 앞에 등장한 또 다른 괴물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아직 완전히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잔뜩 일그러뜨린 얼굴과 자만심 속에 숨어 본성을 감춘 조가연이라는 괴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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