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서서히 구름에 가려지고 있었다.
땅에는 어둠이 더욱더 내려앉았다.
“와?”
폐허가 된 낡은 건물 3층에 두 사내가 서 있었다. 너무 어두워 두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건 아니에요. 이럴 순 없어요. 어떻게 어떻게... 그리고 나머지 돌려주세요.”
격앙된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는 거의 절규하고 있었다.
“...”
그 젊은 남자는 종이꾸러미를 다른 사람 앞에 던졌다.
“잘못된 걸 바로 잡을 겁니다. 내가 내가 이룩한 것들. 내가 발견한 거에요. 전부다 내꺼라고요. 흐흐흑.”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내가 앞으로 나와 종이꾸러미를 집어 들었다. 가로등에 비친 반짝이는 그의 구두는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는 여전히 말 한마디 없었다.
젊은 사내가 무릎을 꿇은 채 흐느끼고 있어도,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저 쭈그리고 앉아 종이꾸러미를 천천히 넘겨보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내가 어떻게...이게 .. 흐흑 무슨..”
흐느끼던 젊은 사내의 눈빛이 어둠속에서 날카롭게 빛났다.
“그건 내꺼야. 당신 게 아니야.”
“무..무슨”
갑자기 광기에 찬 소리를 지르며 젊은 사내가 다른 사내를 덮쳤다.
“으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두 사람은 한데 엉켜버렸다.
그 둘의 움직임과 함께 어둠속에서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먼지만이 흩날렸다.
두 사람의 춤추는 것 같은 그림자가 파도치듯 일렁이고 있었다.
컹컹컹컹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달은 구름 속에 잠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