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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야월취화(.夜月取花)
작가 : 소월혜
작품등록일 : 2020.8.19

호적에 이름은 올라와 있으나, 가문의 성을 물려받지 못한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나는 불로 취하지 못한 꽃이 아니라 달이다. 그 누구도 취하지 못하는 달이 될 거다.” 무가의 장녀로 태어난 연은 혼인을 앞두고 살수의 습격을 받는다. 죽음의 위기 속, 신이한 힘을 발현한 연의 앞으로 한 사내가 나타나는데…. 통일 신라 말, 7명의 도깨비를 만든 여인의 이야기.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2화 이변(異變)의 조짐(兆朕) (2)
작성일 : 20-08-19 02:31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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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야월취화(夜月取花) - 2화 이변(異變)의 조짐(兆朕) (2)

 

 

 “기억하느냐, 어릴 적 네가 아버지에 방에 자주 들러 툭하면 우리 가문의 보검을 물려받겠다면서 검에서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던 것 말이야. 그때 넌 아버지의 길을 가고 싶다고 해서 툭하면 그이한테 야단을 맞았지.”

 

 ‘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어린애들의 상상력이 다 그런 거죠.’ 하고. 작게 투덜대니 머리 위로 쿡쿡,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낭랑하게 울렸다.

 

 갑자기 철없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며 웃는 어머니가 못마땅해 볼멘소리를 내려다 곧 그만두었다.

 

 생각해보면 어머니랑 방금처럼 시답지 않은 일로 웃고 떠들어 본 날이 손에 꼽았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질 않았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검에 눈길 한번 주는 것조차 싫어하셨죠.”

 

 “그래. 그래서 아버지 나름대로 너에게 사과하는 거란다.”

 

 어머니가 애써 웃으시고는 차근차근 말을 이어나갔다.

 

 “아버진 네가 피비린내 나는 길을 걸어가길 원하지 않으셨단다. 그리고 만약. 너의 원대로 아버지를 따라 가문을 잇는다고 해도, 상관이 너라는 이유로 모든 몰매가 네게 갈 것을 두려워하셨다.”

 

 “정확히는 제가 여인이라 신뢰를 잃기 쉬운 거겠죠. 하지만 그건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 아닙니까?”

 

 입을 비죽이며 말하니 어머니가 자꾸 그러지 말라는 뜻으로 내 어깨를 살짝 치셨다.

 

 귀족 집안의 여식은 자수를 놓거나 베 짜는 일이 아닌 이상, 물건을 만들어서도 팔아서도 아니 되었다.

 

 그건 하층민들이나 하는 일로 고귀한 규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로 치부 되어왔으니까.

 

 규수이기에, 여인이라서, 무예는 어울리지 않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나는 전부터 그게 싫었다. 왜 보지도 않은 일로 사람을 판단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네 이름의 연은 연꽃의 연(蓮)에서 따온 이름이지. 네 어미가 난산으로 널 낳다 사경을 헤맬 때 꿈에서 연꽃을 선물 받았단다. 그리고 널 무사히 낳았으니 부처의 보은을 받은 게 아니냐. 그래서 네가 오래 살라는 의미로 연이라 지었단다.”

 

 어머니는 자신의 손 위로 내 손을 가져가 은장도를 올려놓은 후, 말아 쥐게 하셨다.

 

 “부디 잘 살 거라.”

 

 꼬옥 붙잡아 오는 손의 어린 열기가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기분이었다.

 

 나는 어머니의 걱정 어린 당부를 마지막으로 은장도를 들고 방 밖으로 나섰다. 이제는 아버지를 만나러 갈 차례였다.

 

 

 *****

 

 

 “아버지 연입니다.”

 

  방 안에서 들어오라는 말은 들려오지 않았으나, 문을 두어 번 두드린 후 들어갔다. 어머니께 미리 언질을 받으셨는지 아버지는 방에 계셨다.

 

  무신이라는 칭호와 어우러지는 널찍한 어깨와 튼실한 팔다리, 굵고 진한 눈썹 아래 위치한 눈은 호랑이의 눈동자처럼 번뜩였다.

 

 기이하게도 아버지의 방에는 평소와 달리 이질적인 물건이 하나 놓여 있었다. 바로 책상 위에 놓인 백자로 된 호리병이었다. 입구 주변에는 붉은색과 금색이 섞인 끈이 묶여 있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학 한 마리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평소 술을 잘 드시지 않는 아버지가 낮부터 약주를 하실 리가 없어, 반신반의로 술병을 쳐다보고 있자니 새끼로 꼬아진 붉은 줄 가운데 하얀 무언가가 튀어나와 있는 게 보였다.

 

 무심결에 백자로 손을 뻗자 아버지가 황급히 치우시며 벼락같이 호통을 쳤다.

 

 “혼롓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것 아니냐.”

 

 몸체가 둔중한 사람이 불호령을 내리니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더구나 아버지는 무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무인이 아닌가.

 

 그 기백이 태산과도 같아 기세가 수그러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아버지께 말을 걸었다.

 

 “무슨 뜻으로 제게 이걸 주시는 겁니까.”

 

 은장도에 써진 글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가 별 대수롭지 않게 답하셨다.

 

 “내가 이전에 얘기해준 ‘세속오계(화랑이 지켜야 했던 다섯 가지 계율)’를 기억하느냐?”

 

 “사군이충(事君以忠),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고. 사친이효(事親以孝),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긴다. 교우이신(交友以信), 믿음으로써 벗을 사귀고. 임전무퇴(臨戰無退), 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남이 없어야 하며. 살생유택(殺生有擇), 산 것을 죽임에는 가림이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 모두 다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잊고 있을 거라 생각하셨는지 꽤 놀란 눈치셨다.

 

 “스스로를 지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라. 그게 너를 잃지 않는 법이다.”

 

 할 말은 다 하셨는지 아버지는 그대로 등을 돌리셨다. 나도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일이 있거든, 수일을 찾아가거라.”

 

 담담히 전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방을 나섰다. 언뜻, 늘 아버지의 뒤에 놓여 있던 보검, ‘환두대도(環頭大刀)’를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착각이었을까?

 

 아버지의 방을 나오자마자 한 인물과 마주쳤다. 동생이었다.

 

 3년 전, 아버지가 나 대신 가문을 물려주기 위해 먼 방계에서 데려온 아이. 그리고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 아버지밖에 없었다.

 

 아이는 긴장했는지 연신 손을 쭈뼛거렸는데 고개를 숙인 채 맥없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아버지는 나름 가족끼리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인사하란 뜻으로 ‘한’을 부른 모양이었다. 조금 답답하긴 해도 마지막이니까 참자는 심정으로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누…누님, 저 괜찮으시다면 잠시만 시간을 내주실 수는….

 

 “그래.”

 

 “역시 안 되겠죠...! 그래도? 예?”

 

 눈이 빙글뱅글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벌벌 떠는 모습이 가여워 수락하자. 정말로 내가 승낙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는지 한의 입이 떡 벌어졌다.

 

 속으로 저러다 턱이 빠지는 건 아닐까 걱정돼 벌어진 턱을 툭툭 쳤다.

 

 턱을 두드리는 손길에 정신을 차린 아이가 화들짝 놀라 제자리에서 뛰었다.

 

 더 살짝 쳤어야 했나 고민하는 와중에 아이가 먼저 길을 나섰다. 허나 팔다리가 동시에 나가는 모습이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

 

 

 대들보만 벌써 다섯 번은 쳐다본 거 같은데 한은 말없이 앉아만 있었다.

 

 중간 중간 내게 말을 걸어 보려 입을 달싹이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면 멈추는 통에 이러다 하루 종일 마루에만 앉아 있는 건 아닌지, 절로 한숨이 나왔다.

 

 솔직히 단둘이 마루에 앉아 있으려니 입이 썼다. 또 아무 말 없이 계속 마루에만 앉아 있으려니 몸에 좀이 쑤시는 것 같았다.

 

 평소에 같이 시간을 보내본 적도 없고 내가 일방적으로 차갑게 굴고 피하다 보니 한은 쉽사리 내게 말을 걸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먼저 말을 꺼내기로 했다.

 

 “난 여전히 네가 싫다. 우유부단한 점도 싫고 제 누이에게 빌빌거리는 모습도 싫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술술 나왔다. 머리를 덜 걸치고 나온 신랄한 말이 이어질수록 아이의 어깨가 축 처지고 낯빛이 어두워져만 갔다.

 

 죄지은 사람인양 자라처럼 쏘옥 목을 움츠리고 신코로 땅을 파는 모습이 아주 속상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누이가 하는 말이니 토 달 수는 없고 애꿎은 땅만 끓는 속처럼 이리저리 파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괴롭힌 것 같아서 심술은 그만 부리기로 했다.

 

 “가문을 이을 거면 내 몫까지 제대로 해라. 그러면 다음에 만날 땐, 살가운 사이까지는 몰라도 인사는 받아주마.”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고는 물러섰다. 한의 눈에 제가 본 게 현실인지 아님 꿈인지 고민하는 기세가 비쳤다.

 

 제가 허깨비를 보았나? 아니면, 듣고 싶은 환청이라도 들은 걸까? 하는 표정이라 속이 뜨끔거려 자리를 떴다.

 

 “누님! 꼭 열심히 할게요! 그러니까… 자주 집에 오셔야 해요-!”

 

 제 할 말만 하고 떠나는 누이라도 밉지는 않은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둡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꼭 바람에 누운 들풀이 벌떡 일어난다면 이렇지 않을까.

 

 평소와 달리 우렁찬 아이의 목소리가 집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빗자루로 나뭇잎을 쓸던 종이 한의 목소리에 놀라 자빠졌다.

 

 진작에 저 애가 저리 당당했으면 내 자리를 뺏긴 게 덜 억울했을까?

 

 글쎄, 다시 생각하니 그렇진 않을 듯했다.

 

 나는 나 스스로의 힘으로 인정받고 싶었으니까.

 

 아마 내 성격상, 저 애가 뻔뻔하게 나왔다면 더 오기를 부리진 않았을까 싶었다.

 

 인제 와서 이런 고민도 쓸모없는 일이 되었다는 점이 씁쓸해 내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돌아가는 길목에 수레 세 개가 보였다. 수레에서 꺼낸 무언가를 하인들이 옮기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 주를 이루고 있는 모양새가 또 하인이 바뀐 모양이었다.

 

 그 중, 일하고 있는 한 명을 아무나 불러 세웠다.

 

 “여봐라!”

 

 “예이, 부르셨나이까.”

 

 “저 수레는 무엇이냐?”

 

 “이랑 도련님 댁에서 보내신 혼수품과 축하선물이랍니다. 특히 이번에 고운 청주가 들어왔으니 기념으로 주인님께서 하인들 모두와 나눠 먹으라고 해 주셨고요. 그리고 남은 나머지는 집을 지키시는 무사님들께 드릴 예정이옵니다.”

 

 “그런가. 수고가 많구나.”

 

 당시, 나는 도련님 댁에서 보낸 선물이라는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돌아섰다. 푸른 바지 밑단이 흙먼지로 더러워지는지도 모르고.

 

 그때, 내가 좀 더 술을 자세히 살펴봤더라면. 아니. 그 시가 무엇을 말하는지 바로 알아채기라도 했다면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까.

 

 낮의 평화로움을 알리던 새소리가 잦아들고 타는 듯한 저녁놀이 처마를 붉게 물들이며 넘어간다. 깊은 밤이 찾아올 시간이었다.

 

 

 *****

 

 

 여름이라 그런가? 금세 목이 말라 잠에서 깼다.

 

 땀에 젖은 의복이 몸에 달라붙어 거추장스러웠다.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어둠 속에서 비녀를 찾다, 그가 남긴 쪽지를 발견하고는 기분이 상했다.

 

 결국, 시원한 공기를 쐬기로 결정하고 비녀로 머리카락을 고정한 다음, 대충 겉옷을 걸쳤다.

 

 열린 문틈 사이로 달빛이 흘러들어오며 어머니가 주신 은장도가 빛을 냈다. 사용할 일은 없을 테지만, 혹시나 해 은장도를 허리춤에 매달고 밖으로 나왔다.

 

 짙푸른 달 하나가 처연하게 떠 있었다.

 

 저벅저벅.

 

 발에 밟히는 돌멩이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밤이라 주위를 살폈다. 등 하나 켜져 있지 않은 사위가 칠흑같이 어두웠다. 이상했다. 한여름에 풀벌레 소리하나 들리지 않고 사람 소리 하나 없을 수 있다니.

 

 아무리 밤이라 조용하다 해도 무려 대장군의 저택이었고 월성 안이었다. 급히 마당으로 달려 나가 다른 등도 꺼져 있는지 확인했다. 역시나 꺼져 있었다.

 

 불안이 등 뒤를 훑고 지나간다. 어머니가 계신 방으로 몸을 틀려는 순간, 어둠 속에서 다섯 명의 인영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모두 짜 맞춘 듯이 검은 색 복면에 의복을 입고 칼을 차고 있었다.

 

 미친 듯이 두방망이질해대는 심장을 느끼며 그들에게서 거리를 벌리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섰다.

 

 딱 한 걸음 물러섰을 뿐인데도 그들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20보에서 15보, 10보로 거리가 가까워졌을 무렵. 뒤쪽에서 큰 소리가 났다.

 

 “누님! 피하세요!”

 

 반사적으로 몸을 숙이니 뒤에서 ‘쉭’ 하는 소리와 함께 돌멩이가 날아와 복면을 쓴 사내 중 하나의 이마를 맞추고 떨어져 나갔다.

 

 시선이 그쪽으로 몰린 틈을 타 한에게로 뛰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주춤했던 사내들이 정비를 가다듬고 이쪽을 향해 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재빨리 한의 앞을 막아선 뒤, 은장도를 움켜쥐었다.

 

 “한아, 아버지와 어머니는 뵈었느냐?”

 

 “그게…. 뵈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 이걸 돌려드리려 찾아가는 길에 저들과 같은 무리를 만났는데 우리 가문의 검술을 쓰는 자가 구해줬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한의 손에 들린 건 우리 가문의 보검인 ‘환두대도’였다.

 

 어쩐지 아까 아버지의 방에서 보이지 않는가 싶더니 가문의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한에게 준 모양이었다.

 

 약간 배가 아프기는 했지만, 오히려 한이 환두대도를 갖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건장한 사내 다섯 명을 은장도로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골치가 아팠는데 이리 진검이 바로 나타나다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 보다.

 

 “도를 내게 주거라.”

 

 “아닙니다! 누님! 제가 하겠습니다! 저도 이 집안의 후계입니다! 제가 누님을 지킬 겁니다!”

 

 한의 강경한 태도에 더는 말릴 수 없었다. 내가 막지 않자, 한이 검집에서 검을 뽑아 살수를 향해 뛰었다. 발돋움 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저 아이가 얼마나 무예를 연습했는지 처음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한이 먼저 그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사내들은 검을 피하고자 뒤로 물러났으나 아이는 그들을 몰아붙이기 위해 거침없이 움직였다.

 

 마치 불빛을 향해 내달리는 하루살이와도 같은 칼 놀림에 적잖이 놀란 살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대로 우위를 점했다는 생각에 검이 이상하다는 걸 한도 나도 너무 늦게 알아차리고 말았다.

 

 검 날의 3분의 1이 무언가에 잘린 듯 사라진 상태였다.

 

 “검이 왜…?”

 

 가문의 보검이 볼품없게 짧아진 모습에 한이 황망한 목소리로 뇌까렸다.

 

 그사이 짧아진 검을 뚫고 적의 검이 한의 가슴을 향했다.

 

 한은 되받아칠 생각 없이 멍청하게 자신에게로 떨어지 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자 모든 게 느릿하게 움직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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