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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클럽 썬샤인
작가 : 토닥이
작품등록일 : 2019.10.8

불운과 눈치 없음으로 인해 외롭게 살아온 경수,
드디어 클럽에 가입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근데 클럽 이름이 왜 ‘썬샤인’이예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입니다.”

그 클럽은 자살 클럽이었다.

 
4화. 경수의 인생(2)
작성일 : 19-10-14 09:47     조회 : 61     추천 : 0     분량 : 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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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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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수는 10년 전 그 날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전날 저녁을 잘못 먹은 탓인지, 경수는 아침부터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날은 가족여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경수야. 너는 여행 같이 가기 힘들겠는데…”

 “아들. 계속 그래? 약 먹어도 그래?”

 

 아빠와 엄마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경수를 바라봤다.

 

 “괜찮아. 나 여행 갈… 으윽… 화장실 좀…”

 

 장염 때문에 화장실을 떠날 수 없던 경수는 결국 가족여행을 가지 못했다.

 

 “우리가 네 몫까지 재밌게 놀다 올게.”

 “와 아빠? 진짜? 나 버리고 갈 거야?”

 “집 잘 지키고 있어. 밥 잘 챙겨 먹고.”

 “엄마까지…… 알았어.”

 

 경수는 부모님을 배웅하고 혼자 남아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날 저녁이었다. 경수가 TV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를 보며 낄낄대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의 번호였다.

 

 “여보세요? 엄마? 재밌어? 아들 혼자 두고…”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낯설었다.

 

 “네? 뭐라고요??”

 

 통화를 하는 경수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갔다.

 

 여행을 떠났던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셨다고 한다.

 부모님이 묶고 있던 리조트에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니…

 경수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멀쩡한 리조트가 왜 무너진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경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경수가 급하게 TV를 켰다. TV 속 뉴스에서는 리조트 붕괴 사건이 속보로 나오고 있었다.

 

 “아닐 거야… 설마…”

 

 경수가 벌벌 떠는 손으로 리모컨을 누르자 다른 채널에서도 같은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경수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경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자신에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돌아가신 부모님의 시신을 만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장례식장.

 환하게 웃는 부모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상주인 경수가 장례식장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담담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몇 명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친한 사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냥 어울려 다니는 정도의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이 부모님의 사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뭐? 진짜? 경수 때문에?”

 “아마 그럴 걸… 쟤가 워낙에 재수가 없잖아.”

 “후… 경수 불쌍해서 어떡하냐?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친척들도 없잖아?”

 “그렇지 뭐…”

 “근데… 우리도 경수랑 붙어 다니면 이런 일 생기는 거 아냐?” “야! 너는 이 자리에서, 그게 할 말이라고 생각해?”

 “아니 나는 그냥…”

 “좀 심하긴 했어.”

 

 친구들은 애써 경수의 불행을 모른척했다. 하지만 그 불행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날 이후로 경수와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은 점점 사라져갔다.

 

 밤이 되자 경수는 홀로 장례식장을 지켰다. 고아원에서 자라 결혼을 한 부모님은 친척들이 없었다. 장례식장 바닥에 누워 있는 경수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흑흑… 엄마, 아빠…”

 

 불운하기만 한 인생, 더구나 사랑하는 가족도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았다.

 가족여행을 떠나던 그 날…

 경수는 생각했다.

 

 ‘나는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운이 나빴던 걸까?’

 

 경수는 아직도 모르겠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그날 이후 경수는 더 이상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경수는 자살을 결심했다.

 몇 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지금까지는 계속 실패했다.

 운이 없어서였다.

 운이 없어서 죽지 못했다는 것은 운이 있다는 뜻일까?

 경수는 알 수가 없었다.

 

 * * *

 

 다시 경찰서.

 사연을 듣던 애경이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경수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래도 제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애경은 경수의 인생이 짠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자살까지 한다는 것은 여전히 동의가 되지 않았다.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평소 애경이 생각하던 가치관이었다.

 경수는 애경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직접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 테니까. 삶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한동안 말이 없던 애경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말 재수 없는 인생… 아니다… 뭐 살다 보면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는 거지.”

 “…맑은 날이 있을까요?”

 “크흠… 맑은 날이 있을 거야. 아마도…”

 “근데 왜 자살하면 안 되는데요?”

 “몰라. 그래도 살아야지.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라는 속담도 있잖아. 옛말 틀린 거 하나 없어.”

 

 애경이 사고경위서 이유란에 [운이 없어서]라고 적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앞에 앉아 있는 경수를 바라봤다. 다시 적는 애경, [외로워서]라고 적는다.

 

 “뭐라도 해봐. 알바를 하던가… 아니면, 연애라도 해 봐. 사랑을 하면 세상이 달라 보일 테니까. 어때?”

 

 애경이 형식적인 말투로 위로를 경위서를 마무리했다. 경수는 이럴거면 왜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죽지 말라고. 자신의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겠지.’

 

 애경이 경수를 물끄러미 보더니 서랍을 열고 작은 초코바 하나를 건넸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나도 몰라. 그러니까 이거 먹고 힘내. 그리고… 이유가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 살아야 하는 이유, 한 번 만들어 봐.”

 

 초코바를 받아 든 경수가 꾸벅 인사를 하고 경찰서 밖으로 나갔다.

 경찰서 문을 나선 경수는 애경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애경의 조언에 따르기로 생각했다.

 성의가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이야기해준 사람은 오랜만이었다.

 일단 알바를 시작해 볼까? 돈 때문에? 아니.

 딱히 돈이 많이 필요하진 않다. 돈이 없으면 그냥 죽으면 되니까.

 사랑? 사랑은 혼자 할 수 없다. 누군가가 있어야 하니까, 해보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건 알바 밖에 없다. 알바는 혼자 할 수 있으니까.

 경수는 알바를 하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살아갈 이유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 * *

 

 애경은 경찰서를 나가는 경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꾸부정한 어깨가 그의 큰 키를 더욱더 볼품없게 만들었다. 심정적으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더구나 그녀는 근신 기간이었다.

 

 3달 전.

 애경은 강력계에서 근무했다. 그녀는 장기 밀매 업자인 동식이란 놈을 뒤쫓고 있었다. 이른바 ‘통나무 장사’를 하는 놈들이었다. 그놈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잠복근무를 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날, 그녀는 팀원들과 함께 경기도 인근에 있는 창고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다. 애경이 차량에서 기다리며 핸드폰으로 상황을 체크했다.

 

 “어디야? 제대로 붙어 있지?”

 “놓쳤습니다. 그 자식이 갑자기 유턴을 해 가지고…”

 “잘한다! 그래서 여기로 오는 건 맞아?”

 “네. 맞을 겁니다. 저희 따돌렸다고 생각할 테니까.”

 “끊어!”

 

 애경이 거칠게 핸드폰을 내려놓자 차량 안에 있는 팀원들이 불안한 눈으로 그녀의 눈치를 봤다.

 

 “그냥 지원 요청하자니까요.”

 “왜? 쫄았냐? 쟤네 딸랑 3명이야. 우리도 3명이잖아.”

 “그래도… 작대기라도 맞고 오면 위험하잖아요.”

 “작대기는 무슨, 통나무 장사하는 놈들은 절대로 약 안 맞아. 지 건강 챙기는 건 얼마나 잘하는데.”

 “그래도… 이거 잘못됐다가는 큰일 날 텐데… 반장님도 이 일에서 손 떼라고 했잖아요.”

 “야, 김형사. 위에서 너 거시기 떼라고 하면 그것도 뗄 거야? 사내자식이 간이 콩알만 해가지고. 됐고. 빨리 끝내자.”

 “후우…”

 “2개월 동안 잠복 한 거 질리지도 않냐? 강형사는 뒤로 가고. 김형사는 나랑 앞에서 덮친다. 알겠어?”

 “넵. 알겠습니다.”

 

 - 벌컥!

 

 검은색 코란도에서 내린 강형사가 창고 뒤로 재빠르게 뛰어갔다. 애경과 김형사는 다시 몸을 숙이고는 창고의 정문을 바라봤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허름한 창고였다. 애경은 최근에 이곳이 동식일행들의 아지트로 사용된다는 정보를 얻었다. 2틀 동안 놈들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꼭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부웅!

 

 잠시 후. 검은색 스타렉스가 창고 앞에 도착했다. 잠복해 있던 애경의 눈빛이 반짝 빛을 냈다. 드디어 놈들을 만난 것이다. 드륵- 봉고차 문이 열리더니 키 작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동식이었다. 마른 몸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는 그가 내리자 커다란 덩치와 보통 체격의 남자 둘이 따라 내렸다. 동식이 덩치 큰 남자를 향해 말했다.

 

 “형욱아. 이거, 창고로 옮겨라. 조심하고.”

 “네. 사장님.”

 

 형욱이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안으로 들고 들어가자 동식과 보통 체격의 남자가 남아 주위를 경계했다.

 

 “형님. 오늘도 제대로 한 건 하셨네요.”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어야지. 맨날 자잘한 것만 들어오면 사업을 어떻게 하냐?”

 “그나저나, 아까 이상한 놈들도 따라 붙었던데…”

 “걱정마. 여기도 이제 정리할 거니까.”

 

 그때였다. 하얀 헤드라이트 불빛이 두 사람을 비췄다.

 

 “이동식! 꼼짝마.”

 

 헤드라이트 뒤로 애경과 김형사의 실루엣이 보였다. 두 사람은 그대로 동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동식은 두 사람이 형사라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여유로운 표정으로 지켜보기만 했다. 애경이 김형사와 함께 동식에게 다가갔다. 동식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애경을 보고 오히려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아이고. 애경 누님! 오랜만이네요.”

 “누가 누나야? 씨발아. 김형사 넌 쟤 잡아.”

 

 애경이 동식의 옆에 있던 사내를 가리켰다. 김형사가 눈짓으로 알았다는 표시를 하고 사내를 향해 다가갔다. 순간, 평범한 체격의 사내가 재빠르게 창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김형사가 다급하게 사내의 뒤를 쫓았다.

 

 “야, 너 거기 안 서.”

 “너 같으면 서겠습니까?”

 

 창고 안으로 뛰어간 사내를 쫓아 김형사가 빠르게 쫓아갔다. 애경이 혼자 남은 동식의 앞에 멈춰 서더니 허리에 차고 있던 수갑을 꺼내 들었다.

 

 “이동식! 살인 및 장기 밀매 혐의를 널 체포한다.”

 “살인요? 누가요?”

 “누구긴 새끼야. 너지.”

 “에이. 저 사람 죽이는 일 안 합니다. 사람 살리는 일 하지… 뭐 어쨌든… 동생들 오면 같이 갑시다.”

 “금방 올 거야. 그러니까 먼저 팔찌 차고 기다려!”

 

 그때였다. 창고 안에서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우당탕탕! 쿠웅!!

 

 창고 안에서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또다시 쿵- 소리가 들리더니 창고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애경이 웃으며 동식을 쳐다봤다.

 

 “다 정리될 것 같은데, 이제 수갑 찰까?”

 저벅- 저벅-. 두 사람이 걸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왜 네 명이 아니고 둘이야? 그러게 내가 살살…”

 

 형사들을 향해 볼멘 소리를 하며 고개를 돌린 애경의 표정이 굳어졌다. 걸어오는 두 명은 강형사와 김형사가 아닌, 덩치 형욱과 창고 안으로 도망쳤던 보통 체격의 사내였다. 두 사람이 동식의 옆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애경이 흠칫하며 뒤로 살짝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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