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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클럽 썬샤인
작가 : 토닥이
작품등록일 : 2019.10.8

불운과 눈치 없음으로 인해 외롭게 살아온 경수,
드디어 클럽에 가입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근데 클럽 이름이 왜 ‘썬샤인’이예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입니다.”

그 클럽은 자살 클럽이었다.

 
3화. 경수의 인생(1)
작성일 : 19-10-12 17:39     조회 : 60     추천 : 0     분량 : 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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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남자가 경수를 향해 되물었다.

 

 “잉? 뭐… 뭐라고?”

 “지금 새치기 하셨잖아요.”

 “새치기?”

 “아저씨! 내가 먼저 왔다니까요! 새치기 좀 하지 마요.”

 

 경수의 말에 40대 남자가 벙찌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잠시 주춤하는 경수와 40대 남자의 뒤로 경찰들과 구급요원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다. 경찰들과 구급요원들이 달려와 두 사람을 향해 몸을 날렸다.

 

 “두 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아저씨가 새치기를…”

 “야! 빨리 잡아.”

 “이거 놔! 놓으라고!”

 

 난간 위에 있는 두 명의 사내가 사람들에게 끌려 내려오고 있었다.

 

 * * *

 

 경찰서.

 경수가 의자에 앉아 조사를 받고 있다. 앞에는 사고경위서를 작성 중인 여자 경찰이 앉아 있다. 여청수사관 [김애경]이라는 팻말이 책상에 놓여있다. 40대 남자는 경수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경찰에게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던 애경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경수를 바라봤다.

 

 “또 너냐? 왜 또 오구 지랄이야? 넌 자살이 취미니?”

 “어허 민중의 지팡이가 이래서 되겠습니까?”

 “뭐? 민중의 지팡이라 이러고 있다. 왜?”

 “친절! 봉사! 희생! 이런 정신은 어디다 두셨어요?”

 “그거? 집에 놓고 왔는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경위서나 빨리 끝내자. 응?”

 

 인상을 쓴 애경이 사무적으로 경위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애경이 이름과 주소 항목을 채웠다. 그 다음 자살하려는 이유를 기입하는 항목이 나오자 잠시 멈칫했다. 애경이 경수를 힐끔 보더니-

 

 “이유는… 돈 때문이지? 돈 때문이라고 적는다?”

 

 자살의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소리에 경수가 코웃음을 쳤다.

 

 “아닌데요. 저 먹고 살만해요.”

 

 욱- 하는 애경, 이런 놈들은 상대하기 힘들다. 가득이나 할 일이 많은데, 제대로 협조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살까지 하려던 이 자식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애경이 침착함을 유지한 채 다시 말을 꺼냈다.

 

 “하아… 그러면 실연! 사랑의 상처. 괜찮지? 그럴듯하잖아.”

 “저… 모쏠인데요.”

 “후… 자랑이니?”

 

 애경이 휙- 노려보며 말했다.

 

 “아이씨! 나 바쁘거든. 그냥 아무거나 하자. 응?”

 “그래도 거짓말하면 안 되죠!”

 

 애경이 한 숨을 푹 쉬더니 조금은 누그러진 말투로 물었다.

 

 “후우… 그러면 이유가 뭔데?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이유는…있죠.”

 

 경수의 대답에 애경의 얼굴이 밝아진다. 그래 세상에 이유가 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애경이 조금 밝아진 표정으로 물었다.

 

 “당연히 있어야지. 이유가 뭔데?

 “……”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자. 응? 하루 종일 여기 있을 거 아니잖아?”

 “근데… 좀 긴데…”

 “아후… 짧게 하자. 응?”

 “그럼 최대한 짧게 해 볼게요.”

 “그래 최대한 짧게… 그래서 이유가 뭔데?”

 

 경수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신이 자살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음… 제가 8살 때였어요.”

 

 * * *

 

 8살 경수가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경수가 책상으로 가더니 달력을 보고는 환하게 웃는다. 달력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쳐져 있고 소풍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보인다. 경수가 일어나자마자 들뜬 기분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고소한 기름 냄새를 맡는 경수의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왜냐하면 오늘은 바로 소풍을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생애 첫 소풍.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소풍을 간다.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

 보물찾기도 한다.

 그리고 친구들 앞에서 펼칠 장기자랑도 준비한 경수였다.

 경수는 소풍을 너무나 기다리고 있었다.

 

 부엌에서는 경수의 엄마 말령이 김밥을 싸고 있었다.

 어린 경수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다 말했다.

 

 “엄마, 단무지는 빼면 안돼요?”

 “안 돼. 다 필요하니까 들어가는 거야. 없으면 허전 할 걸…”

 “난 햄만 좋은데…”

 “너 빨리 준비해. 그러다 지각한다.”

 “네. 알겠습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경수가 쪼르르-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했다.

 

 잠시 후, 새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어린 경수가 엄마가 준비한 김밥 도시락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잘 다녀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알았지?”

 “네. 엄마. 다녀올게요.”

 

 하지만 경수가 문을 여는 순간,

 

 - 콰콰광!

 

 들리는 천둥 번개 소리.

 

 - 쏴아아.

 

 어김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인해 경수는 그날 소풍을 가지 못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면 중학생 경수가 보인다. 소풍을 가려는 듯 멋을 낸 모습이다.

 

 - 쏴아아.

 

 역시나 내리는 비!

 중학생 경수가 고개를 숙이더니 한 숨을 쉬고 문을 닫았다.

 

 또 다시 열리는 문, 이번엔 고등학생 경수다.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손에 김밥을 들고 여유롭게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언제나 찾아오는 불운이 놀랍지도 않다.

 

 언제나 그랬다. 소풍 가는 날에는 항상 비가 내렸다. 자그마치 12년 동안이다.

 그럼 경수의 동창들 모두 소풍을 가지 못했냐고?

 그건 아니었다.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다녀야 했던 경수에게만 일어난 일이었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날씨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경수의 불운은 비단 날씨뿐만이 아니었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중학생들이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다.

 혼자 학교로 가는 중학생 경수가 앞서 걷던 친구들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

 

 “애들아 같이 가.”

 

 경수가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친구들은 별로 반기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늘 날씨 좋다. 그치?”

 “글세. 별론데.”

 

 경수가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며 친구들과 나란히 섰다.

 그때였다.

 

 - 촤악!

 

 물이 뿌려졌다.

 골목에서 물청소를 하던 야채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뿌린 것이다.

 

 “아이고, 왜 하필 거기 있어? 앞을 잘보고 다녀야지.”

 

 졸지에 물벼락을 맞은 친구들이 경수를 노려봤다.

 

 “아이씨, 너 땜에 우리까지 물벼락 맞았잖아.”

 “그러게 아침부터 재수 없게…”

 “야, 가자.”

 

 친구들의 투정에 경수는 한 없이 움츠러들었다. 마치 자신의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냥 재수가 없을 뿐이라고? 그냥 우연이라고?

 

 * * *

 

 다시 경찰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애경이 한마디 했다.

 

 “야. 그건 니 잘못이 아니잖아. 물 뿌린 아줌마가 잘못 한 거지.”

 “뭐… 그렇긴 하죠. 근데 애들은 누가 잘못한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자기가 피해를 입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그 정도야 다들 한번 씩 겪는 재수 없는 일이잖아. 살면서 그런 적은 다들 한번씩 있어. 우연이라고 하지. 우연.”

 “우연이라… 그것도 한 두 번이면 모르겠는데…”

 

 하지만 우연이 계속되면 운명이 된다고 했던가.

 경수의 불운은 운명이 되었다.

 

 “알았다. 계속 얘기해봐.”

 “네. 고등학생이 되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 * *

 

  경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학원을 다녔다. 고등학생 경수가 학원 안으로 들어서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을 발견했다.

 

 “얘들아 안녕.”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친구들, 경수를 발견하자-

 

 “에이씨, 계단으로 가자.”

 “그냥 기다리자. 다리 아파.”

 “어차피 이번에는 못타. 알면서 그래? 늦었어. 빨리 가자.”

 

  친구들이 짜증을 내더니 계단으로 올라가 버렸다. 멋쩍은 경수가 혼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땡-하며 열리는 엘리베이터의 문. 역시나 엘리베이터 안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불운은 경수를 계속해서 따라 다녔다. 경수는 재수 없는 아이로 굳어져갔다.

 

 그 일 이후로 경수는 항상 계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왠지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뭐 엘리베이터 정도야 경수가 계단을 이용하면 해결되는 사소한 문제였다.

 

 학원 강의실.

 아이들이 모여 있다. 아이들 곁으로 경수가 슬그머니 다가와 보면 책상에 놓인 해적 룰렛 장난감이 보인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휴식 시간에 잠시나마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거 걸리는 사람이 음료수 쏘기.”

 “콜. 나 먼저!”

 

 그때 경수가 아이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선다.

 

 “내가 먼저 할게.”

 

 아이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경수의 재수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경수가 걸리는 거 아냐?”

 “설마?”

 “왜? 저번에도 쟤 바로 걸렸잖아.”

 “그래도 재미로 하는 건데…”

 “에이, 설마 이번엔 아니겠지…”

 “그럼 어때? 어차피 음료수 내긴데 뭐… 경수가 걸리면 그냥 음료수 얻어먹으면 되지…”

 “그건 그렇지 뭐. 경수야 너 먼저 해.”

 

 긴장한 경수가 모형 칼을 집어 든다. 운이 나쁜 경수의 입장에서는 이런 걸 할 때 마다 꼭 자신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엔 처음에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맨 처음에 해야 그나마 걸릴 확률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설마 이번에도 처음에 바로 걸리지는 않겠지…’

 

 자신 있게 모형 칼을 룰렛에 찔러 넣는 순간 퉁-하며 튀어 오르는 해적 인형.

 확률은 개뿔. 경수에게 확률은 50%일 뿐이다. 되거나 안 되거나.

 

 “와! 경수 당첨!”

 “역시나. 재미는 없네.”

 “그럼 음료수나 먹자. 난 뽀카리.”

 “나는 콜라.”

 

 경수가 당첨되자 아이들이 그럴 줄 알았다며 자신들이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말했다.

 경수는 친구들을 위해 음료수를 사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친구들의 재미가 사라졌으니 음료수 정도는 사줄 의향이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이걸 기회로 친구들과 친해질 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케이. 갔다 올게.”

 

 경수가 음료수를 사기 위해 자판기가 있는 복도로 걸어간다. 자판기 앞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친구들, 경수가 다가오자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자판기에 돈을 넣는 경수, 버튼을 누르지만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고장 난 자판기. 방금 전까지 멀쩡했던 자판기가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다.

 

 “뭐야? 또 야?”

 “쟤만 나타나면 이러더라. 아래 편의점 가자.”

 

  뒤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이 짜증을 내며 사라진다. 경수만 홀로 남겨졌다.

 

 잠시 후. 경수가 ‘고장’이라고 적힌 종이를 자판기에 붙였다. 경수는 자신 때문에 고장 난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고장난 자판기를 이용하다 불편을 격지 말라고 ‘고장’이라는 종이를 자판기에 붙인 것이다.

 

 경수의 별명이 하나가 더 생겼다.

 자판기 파괴자!

 지독히도 재수가 없는 경수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경수는 포기 하지 않았다.

 경수도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을 했다. 다만, 눈치가 없었을 뿐-

 

  경수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두 손 가득 비닐봉지를 들고 야구 경기장 입구로 들어왔다.

 그리고 만나기로 한 친구들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경수가 앉아 있는 친구들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얘들아 나 왔어.”

 

 경수가 부르자 돌아보는 친구들의 표정이 급 굳어졌다. 다들 LG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경수 혼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경수야… 너 LG팬 아니었어? 어제 내가 표시한 거 못 봤어?”

 “봤지. 손가락 두 개!”

 “그래. 내가 손가락 두 개 표시했잖아? 근데 웬 두산?”

 

 경수가 자신 있게 손가락 두 개를 앞으로 내민다.

 

 “손가락 두 개… 그러니까 두…산! 맞잖아?”

 “야이씨! 두 개면 트윈스지. 쌍둥이 몰라?”

 “아 답답한 놈.”

 “야, 쟤는 부르지 말라니까.”

 

 난감한 표정의 경수는 친구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날 경수는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두산 응원석에 앉았다. 더구나 그날은 두산이 LG에게 9회말 역전 홈런으로 승리를 했다. 경수는 집에 돌아갈 때 혼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경수는 괜찮았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그날이 있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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