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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변이하는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주인공은 6일 동안 자신의 변이에 대해서 인지를 한다. 받아들이는 순간 모든 것이 조화와 균형이 된다

 
변이하는4
작성일 : 19-09-29 16:01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2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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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부터는 대부분의 시스템은 인터넷을 통해서만 가능하게 했다. 3년 정도는 사무실에 꽤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풍파가 몰아치기도 했다. 회사 내의 시스템운영 방식을 캐내려고 스파이가 신입사원으로 위장하고 입사를 한 경우도 있었고, 정부에서 위험요소를 간파하고 찾아와서 오너를 며칠씩 데리고 가서 잡아둔 경우도 있었다. 당시에는 오너가 없으면 회사가 하루도 돌아가지 않았을 시기였다. 마동이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회사는 위태했고 어려웠다.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면접실에서 면담을 보는 자리에서였다. 그 자리에서 오너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입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회사는 초기 벤처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었고 불분명했다. 마동은 자신의 모습 역시 위태롭다고 생각했다. 위태로운 마동은 위태한 회사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촛불처럼 흔들림이 많은 회사였지만 마동은 오너를 믿었다. 오너와 면담을 거치면서 마동은 이런 사람이라면 믿고 나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너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눈빛으로 회사의 방향성과 디테일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미래에 대해서 내다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었다. 마동이 입사할 당시 이 회사에 입사를 하는 마동을 보고 대학교의 동기들은 수근 거렸다. 졸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지어지지 않는 기이한 회사에 벌써 입사원서를 넣는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비정상적으로 비쳐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마동은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입사면접을 보기위해 그 당시에 맞춘 정장을 마동은 아직도 입고 다니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는 커져갔고 그 속에서 마동이 하는 일도 점점 불어났다. 당연히 직원들이 늘어났고 하루 종일 사람이 뿜어내는 설명 할 수 없는 냄새를 맡으며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동은 깨닫게 되는 것이 있었다. 마동이 하는 일은 창의적이었고 상상력을 요했다. 사람들의 다양한 꿈에 접근 할 수 있는 이 일을 하는 것에 가끔 회의를 느낄지언정 꽤 괜찮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퇴근 후에는 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마동에게 그것이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실컷 달리는 것, 그것이 가장 즐거웠다. 퇴근 시간은 정확하게 정해져있지 않았지만 회사에 남아서 야근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동에게 할당된 양의 작업은 집중력을 가지고 업무시간에 하면 되었다. 간혹 작업이 남아 있으면 노트북으로 옮겨 집에서 하기도 했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그 전날 작업하느라 새벽까지 지샜으면 월급과는 상관없이 출근시간의 연장도 가능했다. 그만큼 회사는 자유로운 곳이었다. 회사의 일은 흘러넘쳤고 끊이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마동은 오너라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그 한사람을 보고 지금까지 왔다.

  마동이 회사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도 처음만난 자리에서 마주한 오너라는 존재였다. 오너는 키가 165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정장을 입고 있으면 거부할 수 없는 풍모를 자아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장이 자신의 몸에 조화를 이루었다. 1950년생으로 수도권에서 태어나 대학을 그곳에서 마쳤다. 군 생활도 파병근무를 했을 만큼 외국어에도 능통했고 굴지의 대기업에서 긴 세월동안 전자사업본부팀에서 일을 했다. 전자제품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문을 써 학위를 받기도 했다. 검고 얇은 뿔테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빛은 언제나 반짝였고 그 속에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읽어낼 수 없는 분위기를 오너는 지니고 있었다. 걸음이 빨랐고 걸음걸이는 반듯했다. 달변가에다가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었다. 이혼 후 지금은 혼자살고 있고 애인이 여러 번 바뀌었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하나 있지만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딸과의 사이가 요원해보였고, 딸 때문인지 전부인과의 접촉도 가끔씩 있었다. 역동적인 미니쿠퍼를 몰고 다닐 정도로 대단히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오너는 대기업에서 일할당시 심각한 부조리에 대항하다가 그만 쫓겨나고 말았다. 회사에서만 쫓겨 난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퇴출당하도록 대기업이라는 빅브라더는 압력을 가하고 조치를 취했다. 회사에서 나오면서 같은 마음의 동료와 사무실을 열어 지금의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이다. 오너는 당시 쫓겨나면서 이혼이 겹치는 등 개인사에서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생활의 끝을 맛보았다. 하지만 오너는 이겨냈고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라선 것이다. 가진 것을 티내지 않는 성격이었고 결단력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앞을 내다보는 심안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품이 내제되어있었으며 자기 사람이라는 인상이 풍기면 오너는 끝까지 안고 가는 성향의 사람이었다. 내 쪽에서 배신하지 않으면 오너는 버리지 않았으며 어떠한 지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내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가차 없었고 동전하나도 건네주는 법이 없었다. 당시에 오너는 몇 안 되는 직원들에게 여기서 지금 하는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을 분명히 알아주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고 그 결실을 이뤄냈다. 어려운 시기에도 오너는 어디에서 자본이 나오는지,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연체되는 일없이 매달 꾸준하게 직원들에게 입금해 주었다. 오너는 자신의 직원들을 믿고 투자를 계속 했다. 마동이 입사했을 당시 회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무지하리만큼 몰랐기 때문에 오너가 마동에게는 직접 특수한 부분을 교육시켰다.

  뇌파에서 잃어버렸거나 소멸되어 버린 꿈이나 미약한 꿈을 채취하는 방법부터, 채취한 꿈을 허브 속에 넣어서 컴퓨터를 통해 여러 개의 레이어로 나뉘어서 세밀하게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웠고 다시 그 갈라진 꿈들의 조각을 틀에 맞게 맞추어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 현실화시켜 꿈을 되팔아야 하는 세일링까지, 모든 부분에 관한 것을 훈련을 통해서 마동을 교육시켰다. 누구나 처음은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마동은 남들과 조금 달랐다. 오너는 회사를 창업하여, 시작하고 고안해낸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받아들이는 마동을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인 사람을 처음 봤기 때문이라고 마동에게 말해주었다. 마동은 어이없게도 이 방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특히 클라이언트의 뇌파 속에 숨어있는 꿈을 채취하는 작업을 오너보다 수월하게 해내었다. 일단 망가진 꿈을 발췌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 자칫 뇌파 속에 있는 현재의 꿈이거나 현실에 국한된 시냅스를 잘못 건드리면 그것은 말 그대로 큰일인 것이다. 뇌파 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채취할 때 뇌파 속의 잃어버린 꿈과 함께 다른 물질도 같이 채취를 하면 낭패를 보는 것이다. 뇌파는 끊임없이 어딘가와 교신을 요하고 있기 때문에 묻어있는 세균을 피해서 채취해야 한다. 갈라져 있는 오래된 꿈을 채집하는 작업은 어려웠지만 마동은 수영선수가 유영을 하듯 잘 해냈다. 물론 긴장을 하고 훈련을 거쳐 집중을 해야만 했지만 오너는 마동의 능력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어떤 이들은 잃어버린 꿈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버려서 뇌의 저장고에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무의식이 그렇게 블랙박스를 만들어 기억을 저장해버리는 것이다. 그 저장고에 도달해서 꿈을 채취하는 것은 뇌파에서 꿈을 채취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저장고에 도달하여 장기기억 속에 갇혀있는 잃어버린 꿈을 빼내려면 단백질의 합성이 필요했다. 시냅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머리카락의 70분의 1만큼 가늘기의 긴 신경세포와 동일한 물질 속에 단백질을 밀어 넣어서 투입한다. 물질 속에 있는 단백질을 블랙박스에 투하하여 합성을 요구한다. 그러면 장기기억 속의 신경세포에 흐르고 있던 전기적 신호가 나타나며 밀도가 팽창하는데 그때 집어넣은 물질로 장기기억의 저장고, 즉 블랙박스 속의 잃어버린 꿈을 채취한다. 이 모든 작업을 마동은 탁월하게 해냈다. 이렇게 이루어진 작업과정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고 의학계와도 많은 부분의 계약과 개입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의 잃어버린 꿈이라는 것이 뇌 속에 오래된 형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꿈이라는 것은 너무나 확고해서 꿈에서 삶이 이탈했을 때 꿈을 향한 마음이 간절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잃어버린 꿈은 뇌 속에 다른 형태로 남아 있거나 허물어져 버렸거나 뇌가 뿜어내는 여러 가지 물질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분해되어 숨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뇌에서 나오는 물질이 아들이나 딸에게 유전적으로 옮겨가서 윗대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는 모습도 왕왕 보였다. 채취자들은 뇌파에서 변이한 물질의 형태를 적출해서 채집을 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훈련을 거친 채취자라고 해서 모든 이들이 수월하게 뇌파를 비집고 들어가서 잃어버린 꿈을 채취하는 것은 아니었다. 뇌파 속 꿈의 채취, 그 부분 때문에 회사는 보험회사와의 계약체결이 2년이나 걸렸다. 회사에서 마동은 고객의 망가진 꿈을 발췌하는데 투망으로 물고기를 건져 올리듯 깔끔하게 채취를 했다. 게더룸에서 작업을 하는 직원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마동 자신도 믿을 수 없었다. 마동이 고객의 뇌파에 접근 할 때에는 아주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톰 요크가 there there를 부를 때의 표정과 흡사하게 변했다. 도저히 본래 마동의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그건 아마도 마동의 뇌파가 고객의 전기적 신호를 따라서 뇌파에 접근하면서 동시공체를 지니게 되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오너는 여러 경험과 임상실험을 통해서 그렇게 받아들이고 마동에게 말해 주었다. 뇌파를 채집하는 게더룸에는 고객과 마동, 그리고 오너 한 사람만 동승이 가능했다. 정부에서 누군가 나온다면 정부의 사람정도가 채취 현장에 있을 수 있었다. 마동이 고객과 동시공체를 느껴 수월하게 복잡한 고객의 뇌파에 접근하여 망가진 꿈을 적출해 버리는 것인지, 어떤 식으로 다른 작업자들보다 손쉽게 일을 진행하는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탁월함은 굉장한 피로를 몰고 왔다. 이렇게 작업 하나를 끝내면 마동은 한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다. 바람이 쑥 빠져나가버린 풍선처럼 힘이 몽땅 빠져나가버리는 것이다. 마치 반나절동안 전력을 다해 달리고 난 것처럼 힘이 들었다.

  꿈 리세일 회사의 중심부에 마동이 있었고 마동은 꿈의 리모델링을 하는 작업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두 달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에서 어떠한 이상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해마의 기능도 정상적이었고 눈동자의 움직임이나 빛의 반응 그리고 신체의 각 기관도 정상이었다. 오히려 입사할 때보다 시력이 좀 더 좋아졌다. 오너는 마동의 능력을 한껏 끌어올려 회사전반의 모든 부분을 지휘 할 수 있게 마동에게 디자이너들의 총괄을 맡겼다. 권한이 주어짐과 동시에 마동에게는 책임이 뒤따른다. 오너는 철저하게 파트별로 직원들을 채용했고 파트별로 나누어진 부분의 작업만을 가능하게 했으며 다른 파트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보안을 지키도록 했다. 직원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부여했고 그에 맞는 작업을 시키는 시스템으로 화사는 돌아가고 있었다. 직원이 자신이 맡은 파트를 제외한 부분의 정보를 몰래 빼낸다거나 회사의 여러 파트에 개입을 하게 되면 곤란한 상황을 처하기도 했다. 한 직원이 정보를 끌어안고 타사로 가버리면 회사입장에서는 큰 손실이었다. 무엇보다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오너가 회사를 설립하고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유사한 회사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정부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뇌파채집 부분의 부처를 따로 만들게 되었다. 정부는 꿈 리모델링 회사의 사업유무를 지정해주었지만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기에는 회사의 숫자가 모자라는 형편이었다. 오너는 그렇게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가 소멸하는 회사들 속에서 회원들의 수를 꾸준하고 침착하게 늘려갔다. 평판은 좋아졌고 오너가 다녔던 기업의 간부들까지 회사를 찾아서 은밀하게 꿈의 리모델링작업을 오너와의 거래를 통하게 되면서 회사의 덩치는 점점 커지게 되었다. 꿈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에는 반드시 마동이 중심에 있었고 오너가 다녔던 기업의 간부들의 꿈 채취를 마동이 맡은 이후 마동을 찾는 고객들은 당연히 늘어나게 되었다.

 

  오너는 직원들에게 정장을 입고 출근하기를 요구하고 있었다. 고객과의 만남과 마찰이 거의 없고(몇 명만 고객과 미팅을 거치면 된다) 비교적 자율적인 직업군임에도 불구하고 오너는 직원들이 정장을 입기를 바라고 있었고 직원들은 오너의 말에 불만 섞인 소리 없이 잘 따랐다. 오너는 때때로 정장이 주는 이미지 메이킹에 대해서도 곧 잘 이야기를 하곤 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옷을 좋아하는 오너는 회식자리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들려주곤 했다.

  “지금 남자들이 환장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자신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가 아주 초짜 시절의 디자이너였을 때, 리처드기어의 초기작품인 ‘아메리칸 지골로’를 찍을 당시 의상 팀을 맡았지. 꽤 긴장이 되었겠지. 당시 리처드기어는 신인임에도 전 세계 여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섹시가이였으니까 말이지. 실제로 이전의 정장이라는 건 고리타분하고 근엄의 상징이 되어 있었지. 아르마니는 자신이 디자인한 정장을 리처드기어에 입혀서 영화 속에 등장을 시켰던 거야. 영화 속에 등장한 리처드기어를 보고 세계의 여자들은 외쳤지. 아니! 양복도 이렇게 섹시할 수가 있다니!라고 말이지. 이후에 리처드기어와 아르마니는 사람들을, 정확히는 전 세계의 여자들을 주방에서 상영관 앞으로 불러들이는 큰 역할을 하게 된 거야. 수트라고 불리는 정장은 이후에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 앞일은 모른다는 거야.”

  오너의 정장에 대한 믿음은 특별했다. 정장을 잘 차려 입은 사람은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확실하고 목적지향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믿고 있었다. 직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이봐, 고마동. 자넨 정장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네.”오너는 마동에게 그런 말을 종종, 그것도 큰 소리로 말했다. 다른 직원들도 그런 말을 마동에게 자주 했다.

 

  고. 마. 동.

  이름이 우스꽝스러워 어린 시절, 이름에 관한 별명이나 에피소드가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이름에 관련된 기억은 없다. 마동은 초등학교가 있던 고향을 생각하면 19세기 같은 시대에 지어진 건물과 방앗간, 폐쇄 되어버린 탈곡공장과 다량으로 돼지를 키우던 축사와 냄새나던 담벼락, 정리되지 않았던 길거리를 휘잉 돌아다니던 바람이 몰고 온 먼지만 떠올랐다. 학교에서 집으로 올 때 버스나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왔던 것이 분명한 초등학교시절이었다. 긴 거리를 걸어서 학교에서 집으로 왔던 기억은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 재미있게 지냈다거나 숙제를 했다거나 마당에 모여서 같이 이야기를 한 기억은 마동의 머릿속 어느 구간에서도 제대로 기억해주지 않았다. 지금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그때에도 비슷하게 떠 있었겠지만, 마동의 머릿속의 태양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무채색의 반공포스터처럼 그저 미미하고 암울하게 재생될 뿐이었다. 대학시절 마동은 이름 때문에 사람들이 기억을 잘 해주었지만 인간관계가 그리 폭넓은 인간은 아니었다. 지극히 개인주의였고 그런 모습 때문에 친구들은 별로 없었다. 대학교 2학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휴학을 하고 여름이 시작되는 5월에 입대를 했고 제대 후 졸업도 하지 않고 바로 지금의 회사에 면접을 거쳐 입사해 버렸다. 대학교 일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여 대구에 있는 육군 50사에 보병으로 제대를 마쳤다. 육군에서 2년 동안 군생활을 하면서 이름 때문에 점호시간에 자주 불렸다. 이등병의 새벽 2시, 부사수로 초소근무를 하던 중 하늘에 뜬 달을 보면서 마동은 생각에 잠기도 말았다. 사수인 상병 5호봉은 앉아서 편안하게 잠이 들어 있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것이 이름이다. 태어남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더불어 부여받은 이름도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누가 불렀다. 순찰을 도는 간부가 앞에서 마동을 불렀지만 마동은 생각의 웅덩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초소근무에 소홀했던 것이다. 이후로 마동과 사수는 징계를 받고 며칠 동안 영창을 살다왔다. 마동은 내무반에서 선임들에게 돌아가면서 맞았다. 심하게 맞은 것 같지만 마동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낯빛하나 바뀌지 않고 주먹을 묵묵히 몸으로 받아냈다. 마동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지 않고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었다. 마동이라는 이름보다 더 이상하고 괴상하게 불리는 이름들이 많았지만 마동이라는 이름은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유발하는 어떤 무엇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름의 어감이 타인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이상한 녀석이라는 결과로 변질되었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한 묘한 법칙이 내 이름에는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마동은 생각했다. 고등학생의 시기에는 아이들이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괴롭히는 집단주의적인 경향을 많이 보였다. 괴롭힘은 발전을 하며 전진을 거듭하지만 멈추거나 퇴보는 없다. 언어적 유희로 시작하는 괴롭힘은 기를 쓰고 앞으로 갈 뿐이다. 몸을 돌려 뒤로 돌아가는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는다. 입으로 시작하는 괴롭힘은 주먹으로 얼굴에 고통을 주고 싶어 하는 격렬함으로 번져갔다. 그리고 모진 고통을 줘야 고통을 가하는 입장에서는 재미를 느끼고 만족을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것을 정당함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인원이 필요하다. 다수가 그렇게 정해놓으면 옳은 것으로 결정된다. 비논리적인 성립이 존재했다. 마동은 어쩐지 이름이 가져다주는 기이한 상실감을 일찍부터 느꼈고 그것은 마동 자신을 어디에도 편안하게 데려다주지 못했다.

  마동은 군대에서 초소근무를 서며 늘 달을 쳐다보았다. 달을 보며 마동 자신의 이름에 관한된 생각을 달에게 속삭였다. 입대하기 전까지 책에서 읽은 진리라고 하는 것들이 생활에서 부딪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철모를 뒤로 약간 젖히고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보았다. 달은 빛깔 좋은, 잘 익은 얼음과일이 얼음나무에서 풍족하게 열리듯 언제나 그 자리에 떠올라 마동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동이 먼저 달을 배신하지 않는 이상 달은 내편이라는 것을 마동은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달이 먼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믿게 되었다. 그날따라 달은 잘 씻고 나온 선녀의 얼굴처럼 뽀얗고 매끈했으며 마동을 보며, 잘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달이 마동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달빛은 차디찼으며 가까이 다가오는 구름을 밀어내고 본질적인 모습을 지키려 애쓰는 마동에게 냉철한 빛으로 속삭여주었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스포츠선수처럼 달빛을 받으니 그동안 조소 띤 모습으로 마동을 향한 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도 함께 스쳤다. 마동은 그 날 이후, 말년의 병장이 되어도 야간근무를 자초했고 새벽의 근무자들과 근무를 몰래 바꾸기까지 하면서 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럴수록 내무반의 전우들과는 점점 거리가 벌어졌다. 달은 그런 마동에게 이름 때문에 고민 같은 건 할 필요가 없어,라며 조용히 타일러 주었다.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달은 분명히 마동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 마동은 달이 했던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달이 마동에게 그런 메시지를 던졌다는 일을 말하지는 않았다.

 

  “이봐, 고마동. 자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자네가 입고 있는 정장은 내가 오랜 시간 봐왔지만 완연히 자네와 한 몸인 듯 해.” 오너는 회식자리에서 마동을 보며 호탕한 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오너는 언제나 마동에게 성을 꼭 이어 붙여서 이름을 불렀다. 오너의 말에 동의를 한다는 다른 직원들의 소리도 들렸다. 그때 테이블의 구석진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서 마동을 바라보는 여직원이 눈이 들어왔다. 포니테일의 모습이 차분하고 도도하게 보이는 여자다. 가슴의 골이 살짝 보이는 아름다운 여직원 말이다. 그녀는 마동에게 눈으로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했다. 아니다 무엇인가 전달하려 했다.

  회사에 출근하는 여자들은 세미정장을, 대부분의 남자들 역시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다. 이상하지만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너의 부탁 때문이기도 했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회사에 출근하기를 꺼려했다. 오너가 부탁하는 대로 정장을 입고(굳이 입을 필요 없이 편하게 입어도 상관없지만) 출근을 한다는 것은 직장인들끼리 나름대로 직장인세계의 멋을 알고 있다는 무언의 대화 같은 것이 존재했다. 정장은 몸매를 가려주었고 돋보이게 해주었다. 먼저 들어와 회사를 다니며 정장을 입기 시작한 선배들이 정장은 생각 이상으로 가장 편한 옷이라고 신입직원들에게 말해주었다. 정장이라는 것은 입고 있으면 그 속에 감춰진 몸매의 생김새가 어떻든 간에 정장이 보기 싫은 몸의 모양을 흡수해 버린다. 정장이란 그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전부 꽤 비슷하지만 멋지게 동화시키는 묘한 역할을 했다. 물론 정장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어쩌면 마른 체형보다 배가 조금 나온 남자들이 정장을 입은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한지 일 년 정도가 지나면 아랫배가 쳐지고 배가 나오고 살이 붙는다. 정장은 그런 모습을 다른 옷에 비해서 잘 감춰주었다. 정장이란 사람을 꽤 돋보이게 하여 그대로도 괜찮군,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생각 외로 교활했고 정장이 가져다주는 미묘한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마동이 출근을 하니 팀장이 마동과 핵심 직원들을 회의실로 불러 들였다. 이번에 중요한 큰 건이 하나 들어왔다고 말했다. 클라이언트가 아주 거대한 꿈을 리모델링하려고 한다, 이 꿈이 혹여나 어떤 불순한 세력, 그러니까 범법자들이나 테러를 일삼는 집단이나 단체에 흘러들어가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오너가 말하는 피해라는 것은 일상을 되돌릴 수 없는 위험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만큼 거대한 꿈이고 작업에 관한 것도 엄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오늘 오후에 첫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무척 신경을 쓰고 까다로운 사항이며 어쩔 수 없이 오늘부터 바로 진행되어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오너와 총괄팀장은 회의실에서 번갈아가며 브리핑을 했다. 총괄팀장은 오너가 창업당시 대기업에서 마음을 모아 같이 뛰쳐나온 사람이다. 오너보다 3살 아래였고, 오너처럼 앞을 내다 볼 줄 알았다. 뚱뚱했고 땀을 많이 흘리긴 했지만 아직은 건강한 사람이었다. 아내와 아들이 둘 있었고 총괄팀장의 모습에서는 언제나 가족의 단란함이 묻어났다. 그런데 총괄팀장은 이번 꿈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는 빠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혹시 일의 방향이 다른 곳으로 가버렸을 때 팀장 뿐 아니라 가족에게로 가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오너가 말했다.

  마동이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어떤 무엇의 너머 거대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브리핑을 통해서 오너와 팀장은 디자이너들에게 이번만큼은 다른 때보다 정신을 바짝 차려서 한 눈 팔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동에게는 서서히 부담이 되었다. 직원들이 한 눈 팔지 않고 작업에 몰두하는 것은 마동이 전적으로 바라는 바였다. 대부분 회사원들은 집중력을 보이며 일을 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회사에 입사는 했지만 매일 부딪히는 일상에 허덕여 일하러 나오기를 싫어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회사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술 마신 마음 씻는 것만큼 싫어했다. 마동이 다니는 회사의 규모가 커져버려 타 부서가 몇 개나 생겨나서 예전처럼 모두들 기운내서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건 사실이다. 같은 회사에서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고 게으른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다른 일반적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집중력이나 참여도가 높은 회사가 마동이 다니고 있는 회사였다.

  오너의 브리핑을 듣는데 머리가 좀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 마동은 무기력적인 사색을 브리핑 중에 해버렸다는 자책감에 관자를 지그시 눌렀다. 마동은 브리핑을 들으며 회의 중에 물을 몇 모금 들이켰다. 갈증이 있었다. 갈증이 생겼다는 건 수분이 이미 부족하다는 말이다.

  감기기운이 감돌면 어린 느낌이라니.

  정말이지 여름감기라는 건 귀찮고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입안이 꺼끌꺼끌하고 목이 마르는 느낌이외에도 기억의 왜곡이 불러들이는 사색에 자꾸 잠기었다. 그 사색이라는 공간은 마동이 그동안 전혀 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생각해본 적 없는, 객관적이지 않았고 본질적으로 주체가 아닌 주체아적인 부분이라 마동 자신도 놀랐다. 이름 때문에 마동을 괴롭혔던, 마동에게 고통을 줬던 어린 시절의 아이들, 지나치며 마동에게 이유 없이 손가락질을 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군대의 기억처럼 잠시 떠올라 구름처럼 머물렀다가 사라졌다. 곧, 그 사람들의 얼굴이 기이하게 다시 나타났다. 비닐봉지에 걸러서 보이는 얼굴처럼, 악의적인 모습이 잔뜩 담긴 얼굴은 고무풍선처럼 거대하게 부풀어 땅에서 약간 공중부유를 했다. 악의에 찬 얼굴은 이쪽으로 둥실둥실 떠올라 저쪽으로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한 발의 총성.

  총성과 함께 악마적인 얼굴이 총을 맞고 팍 터졌는데, 순간 피가 온 사방에 튀었고 터져버린 얼굴이 땅바닥에서 짓이겨졌다. 악의에 찬 얼굴에는 현 정부를 찬양하는 플랜카드를 엑스자로 매고 있었고 어디선가 총성이 또 울리면 또 다른 충선의 얼굴에서 눈이 터지며 쓰러졌고, 이마에 구멍이 뚫려서 쓰러졌다. 전혀 현실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또 총성이 울렸다. 보이지 않는 총열에서 울린 총성은 악의에 찬 얼굴을 부정하는 소리였다.

  총은 누가 쏘는 것일까.

  반대편에 선 사람들이 쏘는 것일까.

  정부를 비판하는 자들일까, 아무리 둘러봐도 총알이 발사될 만한 곳은 없다. 둘러보고 있는 와중에도 어디선가 총알이 총열을 지나 폭발하는 총소리가 들렸고 어김없이 일그러진 얼굴에서 피를 뿜으며 그 얼굴이 쓰러졌다. 결국 총열은 저들을 전부 겨냥하고 화약 냄새와 함께 모두 쏴 죽이고 마지막에 마동이 그 총을 들고 그들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정부 같은 곳을 부정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정부 편에 선 적도 없었다. 이건, 이건 마치.

  마동은 사색에서 왜 이런 정경이 나타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너의 브리핑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그동안 없었다. 어째서 마동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일까. 그동안 그들의 존재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크게 상처받지 않았고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 문득 마동의 손에 들려있던 총이 어떤 누군가의 손으로 넘어가 총구의 눈은 마동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마치 ‘사상범죄’ 같았다. 마동을 감시하는 총구의 눈. 빅브라더를 타도하기 위한 글을 일기장에 써내려간 윈스턴에 마동 자신이 오버랩 되었다. 단편적인 화면이 깜빡이며 마동이 사상범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착각에 잠시 빠졌다가 나왔다.

  도대체 지금 시대에 사상범죄라니.

  마동은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회의시간에 이런 공상에 빠져있다는 것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하루 만에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브리핑에 집중을 못하고 공상을 했다는 자괴감이 밀려들었고 머리가 지끈거렸으며 아프기까지 했다. 더불어 갈증이 심했다. 갈증이 난다는 건 탈수현상이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갈증이 심했다. 목이 매우 말랐다. 먹은 것이라곤 아침에 반 정도 먹은 계란이 들어간 잉글리시머핀이 고작이었는데 이것마저 소화가 되지 않았다. 적은 양의 정크 푸드가 몸속에서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돌처럼 굳어있었고 거북하고 숨이 거칠어졌다.

  회의가 끝나고 마동은 자리로 돌아왔다. 책상에 앉은 채 양손의 엄지로 관자를 힘 있게 눌렀다. 그때 최원해 부장이 마동 옆으로 왔다.

  “저기 말이야, 오늘도 저녁에 조깅을 할 거지?”라고 최원해가 물었다. 마동은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마동의 대답 속 어조에는 친밀감이나 관심은 배제되어있었다. 최원해와 가까이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 타입의 사람이 존재하는데 그런 인간이 최원해 부장이다. 길 잃은 개가 배가 고파서 주인이 아닌데도 빵을 얻어먹기 위해서 저자세로 다가오는 것처럼 최원해는 마동에게 무엇인가 부탁을 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마동이 보아온 최원해 부장은 마음먹고 시작한 부탁은 어떻게든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집요한 사람이었다. 부탁하고 또 부탁하고 안 되면 몇날며칠을 부탁하는 인간이다. 질기고 포기가 없다. 상대방에 싫어한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다. 끈질기고 두려움도 없고 창피함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최원해 부장은 마동이 일하는 이 회사의 조직에 어울리는 타입이 아니었다. 회사에 부적합한 사람이었다. 알 수 없는 색의 두꺼운 안경테 속의 눈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호했고 그 속에는 언제나 타인을 향한 감시가 서려 있었다.

  49살의 최원해 부장은 비대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체형이 옆에서 보는 모습과 앞에서 보는 모습이 비슷했고 걸음걸이도 이상했다. 턱살이 많아서 목이 시작되는 경계선을 찾아 볼 수 없었고 사무실의 여직원들에게 본인은 재미있다고 던지는 농담이었지만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까지 있었다. 머리는 곱슬머리라 상당히 고집이 있어 보였고, 군데군데 제초제를 뿌린 듯 머리가 한 움큼 빠져나가서 불안하고 황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컴퓨터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서 귀에 연필을 꽂고 다니면서 리모델링에 관한 부분은 직접 스케치를 하기도 했지만 작업의 능률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보다 한 템포 늦어서 언제나 타인을 따라가는 입장에 있었다. 마동은 그동안 최원해가 클라이언트의 뇌파에서 망가진 꿈을 발췌하는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신입사원이 입사해 회사의 사이클을 습득하여 플랜에 투입되어 꿈의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더 뒤쳐지는 사람이 최원해였다. 누군가의 결혼식이나 돌잔치에 최원해는 자신의 가족을 전부 몰고 와서 한명분의 돈을 지불하고 뷔페를 즐겼다. 회식자리에서 일차가 끝이 나고 이차로 이어지는 자리에서는 빠지는 일은 없었지만 술값을 계산할 때가 되면 늘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들은 최원해를 이해해 주었다. 아니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거나. 최원해는 늘 그런 식이라는 수사가 등에 붙어있는 사람이었다.

  여기서 회사원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최원해 부장은 꿈을 리모델링하는 회사에 전혀 불필요한 인간일지도 모른다. 회사 밖에서 일어나는 행사에서도 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타입이었지만 출근시간을 어긴 적은 없었다. 결근 한 번 하지 않았고 일찍 퇴근하는 일도 없었다. 여직원들에게 쓸데없는 농지거리를 건네기는 했지만 그 선이 확실하게 있었다. 때로는 성적인 발언이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수위는 얕은 수면 위 같을 뿐, 더 깊게 내려가지는 않았다. 연필이나 볼펜을 귀에 꽂고 이 사무실 저 사무실을 다니며 모든 직원들에게 간섭을 했는데, 매일 하는 최원해의 그 같은 행동은 직원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회사에 반하는 직원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언행을 교묘하게 수집하여 오너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회사입장에서는 자칫 정보를 캐내려는 스파이나 타사에서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서 본의 아니게 회사의 정보를 빼내어 가는 것을 방지해야 했다. 개인의 몸만 빠져나가서 타사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없었지만 정보를 같이 들고 가는 행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다. 최원해 부장이 그런 애매한 임계점에 투입되어 역할을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빅브라더의 감시자 역할에 적격인 자가 최원해 부장이었다. 직원들의 행동, 직원들의 대화, 직원들이 남긴 메모, 직원들의 문자,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최원해 부장만의 체재가 텔레스크린이 되어서 매 시간 직원들을 감시했다.

  직원들은 노출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최원해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서 회사와 직원사이에 다리를 슬쩍 걸쳐놓고 회사의 편에 서 있었다. 그 누구도 최원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최원해 역시 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타인은 그저 타인일 뿐이다. 타인으로 인해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경우를 찾을 뿐,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최원해는 다른 사람에 비해 마동은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이었다. 고마동이라는 직원의 생각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과 말을 섞는 경우도 드물었다. 혹시라도 이야기하는 모습을 포착해서 들어보면 상대방의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이었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은 그동안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다. 회식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도 드물었고 시계추처럼 언제나 일정한 행동의 패턴으로 움직였다. 어떠한 리추얼을 지니고 움직이는지 몰라도 최원해가 보는 마동은 늘 비슷했다. 오너가 고마동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어떠한 결함이(회사에 반한다거나) 있어도 오너는 그 사실을 모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마동에게 전혀 세속적이고 몰락적인 부분을 포착해 낼 수가 없었다. 최원해 자신처럼 출근시간이 어긋나지 않았고 퇴근 후 저녁의 시간에는 매일매일 조깅을 즐긴다는 것뿐이었다. 회사에서 도맡은 일은 그 기한 내에 무슨 일이 있어도 깨끗하게 처리를 했으며 리스크가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대처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오너 역시 최원해에게 마동은 주의 깊게 감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였다. 인간이기에 분명 이중적인 생각을 지니고 있다는 게 최원해의 입장이었다. 고마동은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 할 뿐이며, 진실에 대해서 꾸며진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고 잘 꾸며진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몰랐다. 두 견해가 대립되는 상황에 놓이면 모순되는 두 의견을 동시적으로 수렴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몇 년을 옆에서 지켜본바 고마동은 최원해가 생각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떠나, 어떤 인물인지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아주 규칙적인 생활의 반복을 하고 있어서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다르다는 깊이를 잴 수 없을 정도로 달랐다. 이런 최원해를 직원들은 이 회사에 남아있는지 이해 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최원해는 회사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번에는 또 뭘 부탁을 하려나.

  느릿하게 와서 마동의 얼굴 가까이 다가온 최원해는 아픈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들었다. 고개를 돌려 최원해의 얼굴을 보는 것이 싫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이 사람이 싫을까.

  “엇, 그런데 자네,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데? 어디 아픈 거 아닌가?” 최원해는 연필을 귀에서 빼내서 연필의 끝으로 귀를 후볐다.

  “감기기운이 좀 있는 거 같아서요.” 마동은 책상의 컴퓨터를 쳐다보며 말했다. 최원해는 그런 마동을 아주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안경너머의 눈은 ‘나는 모든 것을 다 안다’ 하는 능글맞은 늙은 사자의 눈빛을 띠며 마동 얼굴 가까이 바짝 다가왔다. 하루 중에 최원해의 어떤 행동은 마동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최원해는 사무실에 출근을 하면 구두를 벗어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일을 했다. 벗어놓은 구두의 밑창은 안쪽으로 비스듬히 닳아 있었다. 구입한지 얼마 안 된 구두를 신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 날 보면 밑창은 어김없이 안쪽으로 정교하게(마치 목공예를 하는 것처럼) 양쪽 모두 비슷한 각도로 닳아 있었다. 최원해는 걸음걸이가 바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이상하지도 않았다. 뒤에서 보면 걸음걸이가 인간처럼 걷는 펭귄을 떠올리게 했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최원해가 신고 다니는 구두는 일관된 디자인의 구두였다. 구두를 얼마 만에 구입하는지 몰라도 구두를 새로 구입해서 그 다음날 신고 나와도 어쩐지 구두의 굽은 안쪽으로 닳은 모습처럼 보였다. 그런 엇비슷한 구두를 지치지 않고 구입하여 신고 다녔다. 구두 굽은 어디를 봐도 푹신한 모양새라고는 찾을 수 없는 구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안쪽으로 닳아 있었다. 기능적으로 꽤 발달한 구두도 아니었다. 최원해는 그런 구두를 구입하여 사시사철 신고 다녔다. 하루의 반나절을 사무실에서 슬리퍼만 신고 있었지만 구두 굽은 생각보다 빨리 닳았고 그 닳은 모습이 최원해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비스듬히 닳은 최원해의 구두를 보는 것으로 마동은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최원해라는 인간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자네는 감기와는 동떨어진 종류의 사람 아닌가, 별일이네. 아 그건 그렇고 자네 조깅을 하면서 나도 좀 데려가 줬으면 하는데.”

  최원해가 웃으며 말했다. 마동은 이 사람이 드디어 부탁을 하는 구나,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한탄이 들었다. 마동은 어떻게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해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시그널 라이트의 짧은 신호가 바뀌는 시간동안 지끈거리는 머릿속에서 거절하는 방법을 12가지 정도 나열해 보았다.

  “전 달리는 속도가 빠릅니다.” 마동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음의 높낮이가 없는 톤으로 말했다. 최원해라는 인간은 끈질긴 사람이다. 아마도 같이 달리기를 하자고 몇 날 며칠을 생각하고 나서 말하는 것이다. 마동이 어떠한 대답을 해도 최원해는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마동과 어떻게든 조깅을 하자고 할 것이다. 마동은 오늘따라 더 뼈마디가 툭 붉어진 손가락으로 관자를 꾹 눌렀다. 뚱뚱한 최원해와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뜩이나 무거운 머리가 더 무거웠다.

  “좀 되었지만 어느 날부터 마누라가 밤에 나를 자꾸 피하려고 해.” 최원해는 마동의 귀 가까이 다가오더니 아주 조용하게 말을 했다. 아직 점심식사 전인데 입에서 일회용 커피믹스와 고추장 양념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최원해는 잠시 아내의 상태를 떠 올리려는 듯 생각에 잠겼다.

  “처음엔 하기 싫으면 관둬,라는 식으로 나도 밀고 나갔지. 결혼하고 오래 살다보면 서로 보기 싫어지는 순간이 쌓이는 거야. 매일 얼굴을 보며 살아가는 거, 그게 단 한 번뿐인 일생에서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지. 서로가 좋게 보이지 만은 않다는 거지. 누구나 그렇다네. 그래서 업소아가씨와 간간이 잠을 잤지. (더욱 조용히) 내 돈으로 간 건 아니고 말이지. 스폰이 있다네. 자네가 원하면 내가 데리고 가도록 하지. 나에겐 업소 아가씨와 즐길만한 여윳돈 같은 것은 없지만 말이네. 하지만 어떻게든 가게 되는 곳이야. 뭐 몇 번 가다보니 그 아가씨와도 나름대로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네. 어느 날 그 아가씨와 섹스가 끝난 후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하기 시작했지. 가슴도 이제 만질 생각이 안 든다, 살은 다 터서 보기 흉하고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들 말이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부분 와이프의 험담이더군. 이야기를 가만 들어주던 그 아가씨가 그러더군. 아마 부인도 당신만큼 당신의 변하고 추한 모습에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을 수 있다는 거야. 늘어진 고환이나 성기 밑에 난 털이라든가(최원해는 그것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아가씨는 그러더군. 여자라는 건 말이야,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자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편의 변한 모습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거야. 남편이 밖에서 바람을 피든 뭘 하든 가정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 되는 것이 가정이 이룬 여자의 무서움이라고 말이지. 아, 그때 아차 싶었지. 그리고 집에 가서 아내에게 술자리를 마련해서 이것저것 대화를 이끌어냈더니 나에겐 배려라는 게 없다더군. 잠자리에서 말이지. 전혀 없다고 하더군. 게다가 내 배가 너무 나와서 무엇인가 힘이 든다고 하더란 말이지.” 최원해는 살짝 뜸을 들였다.

  “실은 말이네. 와이프는 나를 별개의 인간으로 대하고 있네. 왜 그런지는 너무 개인적인 일이라 자네에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네. 나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자네가 좀 도와주게.” 최원해의 목소리 톤이 살짝 올라가는 듯했지만 다시 자그마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되었다. 최원해의 지극히 개인적이 부분이라 목소리 컨트롤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최원해가 자신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말하는 것과는 달리 마동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마동은 처음 느끼는 이질적인 감기기운 때문에 최원해가 하는 이야기가 매미 수십 마리가 창밖의 버드나무에 붙어서 울어대는 소리처럼 들려서 머리가 더욱 지끈 거렸다. 최원해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지끈거리는 머리는 더욱 조여왔다. 오늘부터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에 집중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아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도 미뤄야 할 판이었다.

  하필 이런 날에 최 부장은 왜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마동의 시선은 모니터에 두고 있었고 귀는 최원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머리는 지끈거려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손가락 끝으로 모아서 관자를 눌러가며 애썼다.

  “그래서 뭐랄까, 처음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살을 좀 빼기로 결심했지. 난 말이야 자네는 잘 몰랐겠지만 일이 끝나면 헬스장에서 운동을 요 몇 달 동안 계속해 왔다네. 그런데 나에게는 헬스장 운동이 맞지 않나봐. 조금의 차도도 보이지 않았어. 트레이너들도 나에게 붙어서 꽤 열심히 가르쳐 주었는데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네. 이상한 일이지. 먹는 양도 조절하고 매일매일 한 시간씩 들여 운동을 했는데 말이네.” 최원해는 자신의 성기 밑의 털을 다시 생각하는 듯 말을 끊었다.

  “헬스클럽에서 내린 결론은 나에게는 오직 유산소운동만이 살을 뺄 수 있는 길이라더군. 트레이너가 조깅을 권하더란 말이지. 자기네 헬스클럽에는 트랙이 없어서 안 되니 야외에서 조깅을 하거나 조금 더 괜찮은 헬스클럽을 권해주더군. 요즘처럼 회원하나하나가 아쉬운 때에 다른 헬스장을 권해주다니 아마도 트레이너 눈에는 내게서 전혀 진척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나봐. 헬스클럽 사장이 알면 트레이너에게 한 소리를 할 텐데도 나에게 다른 곳을 권유한 것을 보면 말이네. 내가 봐도 3개월 이상을 매일매일, 꼬박꼬박 강도를 높였지만 전혀 발전이 없었네. 희한하지 않은가?”라며 최원해는 자신의 운동하는 장면이 떠올랐는지 잠시 혼자 키득 거렸다. 그런데 감기 때문인지 최원해 부장이 말하는 소리가 이명처럼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울림.

  윙윙거리는 잡음.

  최원해의 목소리가 제대로 귀를 통해서 뇌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물속에서 물 밖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이건 단순히 최원해의 말이 듣기 싫어서가 아니라 소리라는 공명이 귀안으로 분별력 있게 자리 잡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런 현상도 감기기운 때문일까.

  마동은 오른손의 검지를 귀안으로 밀어 넣어서 흔들어 보았다. 최원해는 그런 마동의 움직임을 낱낱이 뜯어보며 이야기를 계속 했다.

  “뭐 물론 나 혼자서도 조깅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라구. 하지만 내 옆에 자네처럼 이렇듯 오랫동안 조깅을 해온 사람이 있어서 약간의 도움을 받자는 것뿐이야. 솔직히 밤에 마누라를 만족시켜줄 의무와 나의 욕심을 채우고픈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네. 내가 살을 좀 빼고 조깅을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내가 자네를 위해 중매를 하나 주선해주지. 그동안 자네를 죽 지켜봐왔네만 여자를 만나는 것 같지가 않더군. 매일 트위터를 하는 건 알지만 트위터로 여자 친구와 대화를 하는 바보는 없을 테니까 말이지.”

  마동은 최원해가 자신이 트위터를 하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생각을 하려 했지만 이명과 머리가 아파서 관두었다.

  “가까이 지내는 이와 트워터 같은 수단으로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라는 것쯤은 나도 알지. 어떤가? 내 제안이? 마누라 회사에 아주 괜찮은 아가씨가 있는데 자네라면 좋아할 거 같아서 말이야. 정말 참하고 좋은 아가씨들이 있네.”

  최원해가 하는 말이 점점 희박하게 들렸다. 소리가 작아졌다. 이상했다. 최원해의 말이 짜부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소리가 왜 이렇게 들리는 걸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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