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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2 - 7화. 달달한 데이트, 그리고 방해꾼들
작성일 : 18-11-09 01:36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7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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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달달한 데이트, 그리고 방해꾼들

 

 

 

 다시 시점은 현재로 돌아와 Savior. 2007년 9월 19일. 주말의 시작인 토요일 오전 8시.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데이트를 위해 설레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설레 보이는 한 커플이 있다.

 

 바로 윌리엄과 윗키 커플. 도시 중심에 위치한 기차역인 '파랑도시 역'에서 만나기로 했던 그들은 저 멀리서 마주 걸어오는 상대의 옷차림이 자신과 같은 교복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휴~ 괜히 다른 거 안 입길 잘했군.'

 

 "안녕, 윗키?"

 

 "안녕하세요, 윌리엄 오빠."

 

 둘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는 곧바로 역 안으로 들어가 매표소 앞에 줄을 선다.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잡담을 한 덕분에 둘 사이에 흐르던 어색한 공기가 확 줄어든다.

 

 곧 줄이 줄어들고 두 사람의 차례가 온다.

 

 "어디 가시나요?"

 

 "레인보우 시티 행, 내륙선 왕복 두 장 주세요."

 

 "3만 7천 크레딧입니다."

 

 레인보우 시티 행 왕복 기차표 두 장을 산 그들은 역 대합실로 간다. 빈자리에 앉아 표를 확인하는 윌리엄.

 

 윗키는 넓고, 높은 파랑도시 역 내부를 둘러 본다. 분주하게 이동하는 사람들과 시끄럽게 '뭐라뭐라' 떠들고 있는 역내 방송. 번쩍거리며 계속 글자가 바뀌는 전광판의 시간표. 무수하게 늘어선 열차 플랫폼으로 향하는 출입구들...

 

 이 정신없는 곳이 인간계 서부의 교통의 요지인, 중앙 5개 도시 중 하나인 '파랑도시 마법 기차역'이었다.

 

 "레인보우 행 기차는 7번 플랫폼에 있어. 30분마다 한 번씩 오니까 8시 30분 기차를 탈 수 있겠어."

 

 윌리엄이 표를 다 확인하고는 말한다. 그들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7번 플랫폼으로 향한다. 승강장에 도착하자 흰색과 파란색 바탕인 세련된 디자인의 기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마법 열차. 마력을 잔뜩 담은 푸른색 광석인 마법석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인간계에서 가장 방대한 교통수단이었다.

 

 윌리엄과 윗키는 곧바로 열차에 올라탄다.

 그들의 자리는 3번 차량의 19번과 20번 좌석으로 붙은 자리였기 때문에 연인들에겐 최고의 배열이었다.

 둘은 아직 연인 사이는 아니었지만 왠지 좌석 배치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창가 쪽은 윗키가, 그리고 복도 쪽은 윌리엄이 차지한다.

 같은 열차 칸에 탄 사람들 몇몇이 흘깃거리며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우와, 쟤네 혹시 연예인 아냐?"

 

 "둘 다 잘생기고, 이쁘다."

 

 "금발머리 남자는 TV에 나오는 누구를 닮은 거 같은데?"

 

 "너도 그렇게 생각했어? 무슨 영화배우였던 것 같은데..."

 

 한편 연예인 뺨치는 금발 훈남과 주황머리 미(?)소녀는 조금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마법 열차를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 윌리엄 오빠는 마법 열차 많이 타봤어요?"

 

 "나야 많이 타봤지. 학기 중에는 춘회파 애들이랑 퀘스트나 던젼을 깨러 주변 도시들을 많이 돌아다녔고, 방학 때는 동부의 집으로 가거든."

 

 "우와, 그럼 오빠는 내륙선이랑 지방선 다 타본 거네요!"

 

 "그런 셈이지. 윗키 너는 마법 열차 많이 안 타봤어?"

 

 윌리엄이 묻자 윗키가 고개를 젓는다.

 

 "전 파랑 도시가 고향이라서 멀리 다닐 일이 없어요. 오빠는 동부 산댔는데, 어느 도시에서 살아요?"

 

 "동부의 흑색 마을이라고 알고 있니?"

 

 "네, 대충 들어는 봤어요. 거기 유니온 리더가 그리 쎄다면서요?"

 

 "으, 응. 뭐 그렇지..."

 

 윗키의 입에서 자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간접적으로 나오자 윌리엄이 말을 얼버무린다.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등장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그로 하여금 어린시절의 혹독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 윌리엄의 어머니는 아들을 혹독하고 강하게 단련시켰다.

 주 무기인 백룡의 낫을 휘두르며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고, 사자가 자식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낭떠러지로 새끼를 떨어뜨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윌리엄을 용의 굴로 밀어 넣었다.

 

 그 덕분에 지금 윌리엄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함을 손에 넣긴 했으나, 엄격하고 혹독하신 어머니에 대한 기억만은 항상 트라우마가 되어 남아 있었다. ]

 

 

 

 

 "그곳은 어떤 곳인가요?"

 

 살짝 공황상태에 빠져 있던 그를 향해 윗키가 질문한다. 덕분에 윌리엄은 정신을 차리고는 평상시처럼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흑색 마을은 깨끗하고 고요한 산골 마을이야. 굉장히 공기가 맑고, 어찌나 조용한지 숲속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나 연못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지."

 

 "우와~ 듣기만 해도 맘이 편해져요.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오고 싶다면 방학 때 놀러와도 좋아. 그치만 마을 주변에는 무수한 용 떼들이 살고 있어서 생각만큼 평온한 곳은 아닐 거야."

 

 "그, 그렇군요... (요, 용?!)"

 

 <덜컹>

 

 육중하게 바퀴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마법 열차가 윌리엄과 윗키를 태운 채 레인보우 시티로 향한다.

 

 "킥킥."

 

 그런데 웬 이상한 녀석이 윌리엄과 윗키 커플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중이다.

 

 화가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베레모 아래로 가발인 것 같은 요란한 곱슬머리가 치렁치렁 내려와 있다.

 머리 길이로 보면 여자 같지만,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면 남자임이 틀림없었다. 두꺼운 변장 콧수염이 '에헴'하고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수상한 사람은 뱅뱅이 안경알 뒤에서 윌리엄과 윗키를 주시하며, 손에 든 카메라를 초조한 듯 만지작거린다.

 

 "어서 스킨쉽을 하란 말이야..."

 

 초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수상한 사내. 그는 열차가 파랑 도시에서 출발할 때부터 그림자처럼 몰래 윗키와 윌리엄의 뒤를 따라 들어온 다음, 계속해서 결정적인 순간을 찍기 위해 노리고 있었다.

 

 "어머, 그럼 윌리엄 오빤 파괴의 동굴도 깬 거예요?"

 

 "응, 물론 다른 춘회파 애들이랑 함께 깬 거지만."

 

 "대단해요! 오빤 역시 최강이라니까요."

 

 "혼자 깬 게 아니래도... 하하."

 

 그러나 윌리엄과 윗키는 수상한 파파라치의 바람과는 달리 작은 스킨쉽(손잡기, 팔짱끼기) 하나 없이 계속해서 대화만 나눌 뿐이다.

 그래도 두 남녀 사이의 관계는 훨씬 친해진 것 같은데, 애써 그것을 위안으로 삼는 파파라치.

 

 "그래. 어차피 데이트 끝나기 전까지 확실하게 1장만 찍으면 되는 거야. 저 정도로 빠르게 친해지고 있으니, 키스 씬 정도는 문제 없을 거다. 히힛."

 

 왠지는 몰라도 윌리엄과 윗키 커플의 스킨쉽 장면이 담긴 사진을 찍는 게 목적인 듯하다.

 금발 훈남과 주황머리 소녀는 자기네들이 피사체가 되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레인보우 시티를 향해 즐겁게 달려간다.

 

 

 

 

 오전 9시 20분, 파랑 도시를 출발한 지 50분 정도 지난 뒤에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한다.

 윗키와 윌리엄 그리고 수상한 파파라치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마법 열차 밖으로 빠져나간다.

 

 소녀의 손에 들린 작은 갈색 바구니가 윌리엄의 눈에 띈다.

 

 "그 바구니는 뭐니?"

 

 "아, 이건 도시락이에요. 이따가 플라워타리움 안에서 간단히 먹을만한 건데, 제가 아침에 직접 만들어 봤죠. 에헷."

 

 윗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수줍게 대답한다. 손가락 여기저기에 밴드가 붙어있는 거로 보아 서툰 실력으로나마 열심히 만든 도시락이 틀림없었다.

 

 "이야! 도시락도 만들었어? 진짜 맛있겠는데!"

 

 "아, 아녜요. 맛은 없을지도 몰라요..."

 

 "그런 말 말아. 윗키 네가 직접 만들었다니 분명히 맛있을 거야."

 

 "고마워요. 오빠."

 

 윗키가 살며시 미소 짓는다. 윌리엄이 자기 도시락을 맛있겠다고 해주자 햇살에 비친 꽃처럼 뿌듯해지는 윗키였다.

 

 그들은 꽤 많은 인파 사이에 섞여 태양 빛이 따스한 레인보우 시티로 나온다. 날씨는 일기예보 그대로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청명하다.

 

 상쾌한 기분으로 역 근처의 시티 중심가를 걸어 본다. 온갖 장신구와 옷가지를 파는 상점들과 세련된 디자인의 쇼핑센터로 가득한 중심가는 주말이라서 그런지 북적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머, 저 머리띠 예쁘지 않아요, 오빠?"

 

 "응. 예쁘다."

 

 윗키와 윌리엄은 플라워타리움 행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동안 거리의 가게들을 구경한다.

 예쁜 걸 보고 선망 가득한 눈빛을 짓는 윗키. 윌리엄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마치 오빠인 양 뒤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잠시 후 버스에 올라탄 주황머리 소녀의 옆머리에 하얀색 꽃모양 머리핀이 꽂혀 있다. 귀가 살짝 드러나도록 옆머리를 고정시켜 놓은 그 머리핀을 바라보며, 윌리엄은 사주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버스에도 인파는 많아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서서 가야 했다.

 

 그것은 수상한 파파라치에게도 마찬가지.

 이리저리 카메라 앵글을 돌려가며 틈을 노리던 그는 사람 많은 버스에서는 도저히 제대로 된 사진을 포착할 수 없다 여기고는 흘깃흘깃 옆 눈길로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다.

 

 트럭 위의 적하물처럼 상하좌우로 흔들리던 버스에서의 20분이 지나고 윌리엄과 윗키 그리고 파파라치는 드디어 목적지인 플라워타리움 던젼 앞에 도착한다.

 

 그런데...

 

 <우글우글>

 

 <왁자지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황금연휴의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끝도 보이지 않는 인간들의 행렬이다.

 

 윌리엄이 입을 딱 벌리며 중얼거린다.

 

 "이게 다 뭐야... 완전 인산인해잖아?"

 

 그들은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서 줄의 맨 끝에 보이는 사람 뒤에 선다.

 윗키가 이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앞사람을 붙들고 물어본다.

 

 "저기요. 이 줄 이거 플라워타리움 던젼 줄 아니죠? 그쵸?"

 

 "아니긴. 이게 다 플라워타리움 줄이야."

 

 그들 앞의 아저씨가 기나긴 줄을 가리키며 대답한다. 그리고는 20m쯤 앞에 있는 방금 설치한 듯 허술해 보이는 팻말을 향해 턱짓하며 덧붙인다.

 

 "입장하려면 6시간은 더 기다려야 되는 것 같구먼."

 

 "말도 안돼애~! 이럴 리가 없는데... 플라워타리움은 이렇게 인기가 많은 던젼이 아니란 말이야!"

 

 윗키가 팻말에 적힌 '여기서부터 6시간 소요 예정'이라는 글씨를 보고는 절규한다. 그 비명소리는 마치 응급실 대기번호를 뽑았는데 백 단위의 숫자가 적혀 있는 걸 본 환자의 비명과도 같았다.

 

 윗키가 막대한 줄 뒤에서 답답해하고 있는데, 유리 돔 형식으로 생긴 플라워타리움 건물 근처에서 백만대군의 함성 같은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려온다.

 

 "우오오오오오!"

 

 "솔로천국! 커플지옥!"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다!"

 

 무슨 록페스티벌 또는 사이비 종교집단에 온 듯한 열광적인 함성과 구호가 플라워타리움 주변에 울려 퍼진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솔로부대(실제 길드로 존재)들이 플라워타리움의 입구 앞에 죽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플라워타리움에서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들은, 쉰내 나는 몸을 이끌고 커플들의 데이트를 망치겠다는 일념 하에 집결한 것이다.

 

 두목으로 보이는 촌스러운 주황색 더벅머리 고등학생이 살벌한 강철 야구배트를 한 손에 든 채 부대원들의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불순한 이성교제 금지! 커플들은 가증스러운 팔짱을 풀고 지금 당장 집에 가서 효도하라!"

 

 "우오오오!", "불순교제 금지!", "가증스런 팔짱을 풀라!", "효도하라! (우리도 안 하고 있지만)"

 

 그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것 같아서 이벤트를 위해 함께 왔던 커플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솔로부대는 더욱 충원되어 인해전술을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진다.

 

 "플라워타리움은 솔로들의 성지다!"

 

 "우와아아!"

 

 "으드득..."

 

 그러나 솔로부대의 사기가 올라갈수록 분노 게이지가 올라가는 한 소녀가 있었으니...

 

 <지릿지릿>

 

 "저 자식들... 감히 나와 윌리엄 오빠의 데이트를 방해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

 

 분노의 앵그리로 이글거리는 이 주황색 단발머리 소녀의 이름은 윗키 로셀리나. 솔로부대보다도 무섭다는 열렬한 빠순이 소녀였다.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데이트 시간이 저런 열성 유전자 집단 때문에 방해받고 지연당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

 

 응징을 위해 윗키가 양손을 쭉 뻗어 가슴 앞에 모은다. 여지껏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수많은 방해물들을 날려 버렸던 필살기를 시전하려는 것이다.

 

 "블리츠..."

 

 <파츠츠츠츠츠츠>

 

 윗키의 손 앞에 모여드는 고농축 전기 에너지.

 그때 금발의 훈남이 그녀 앞에 끼어들어 기술의 발사를 막는다.

 

 "멈춰, 윗키!"

 

 "캐... 윌리엄 오빠?!"

 

 좋아하는 남자가 갑자기 앞을 가로막자 윗키가 당황해서 블리츠 캐논의 시전을 취소한다. 힘없이 손 앞에서 사그라들어 없어지는 전격 에너지.

 

 윗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묻는다.

 

 "어째서 막은 거예요? 저 녀석들 때문에 데이트 장소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단 말이에요! 저딴 놈들은 블리츠 캐논으로 다 쓸어 버려야 된다구요!"

 

 "안돼 윗키."

 

 윌리엄이 상냥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한다. 그는 여전히 부들거리며 떨고 있는 윗키의 팔을 부드럽게 내려주며 말을 잇는다.

 

 "물론 솔로부대 녀석들이 잘못하고 있는 건 맞아. 하지만 윗키 네가 블리츠 캐논으로 저들을 날려 버린다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테고, 넌 유니온 사람들에게 체포될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 데이트는 끝나는 거지. 안 그래?"

 

 "마, 맞아요..."

 

 윌리엄이 자상한 큰 오빠처럼 타이르자, 윗키는 순한 양이 되어 수긍한다.

 

 "네 힘은 아주 강해 윗키. 하지만 그 힘에 따르는 결과를 책임질 수 있어야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는 거야.

 아무튼 이상한 녀석들은 유니온에 신고해서 처리하면 될 거고, 우린 이제 어디로 갈까? 꼭 플라워타리움이 아니더라도 갈데는 많아. 뭐니 뭐니해도 유흥의 레인보우 시티니까!"

 

 "네, 오빠! 그럼 일단 레인보우 시티 중심가로 돌아가요."

 

 기분을 푼 그들은 짜증 나는 솔로부대의 소음을 무시하고는 길 건너편 버스 정류장으로 살랑살랑 걸어간다.

 

 한편 지금까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수상한 파파라치 녀석도 킬킬거리며 길을 건너려고 한다.

 

 "킥킥킥. 저 녀석들 오늘 일진이 좀 꼬였구만. 데이트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솔로부대 놈들의 방해를 받다니. 킥킥... 응?"

 

 그때 돌덩어리 같은 억센 손길이 파파라치의 온몸을 붙잡는다. 뒤돌아보니 왠지 등짝에 용문신이 새겨져 있을 것만 같은 시커멓고 우락부락한 놈들이 그를 잡아끌고 있다.

 

 덩치 중 하나가 파파라치의 목덜미를 질질 끌며 말한다.

 

 "어이, 너도 솔로부대지? 약속장소는 이쪽이라고."

 

 "아, 아냐! 난 솔로부대가 아니야! 이것 좀 놔! 쟤네들이 버스를 타버리겠어!"

 

 파파라치가 길 건너편에서 윗키와 윌리엄 쪽으로 다가오는 버스 한 대를 보고, 다급하게 소리친다.

 그러나 사내들은 더욱 세차게 그를 끌어당긴다.

 

 "이 녀석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 여자친구 있어?"

 

 "아, 아니... 없긴 하지만."

 

 "그럼 솔로부댄거다!"

 

 사내들은 일시에 우렁차게 외치더니 파파라치의 팔다리를 하나씩 들쳐 잡고 플라워타리움 쪽으로 향한다.

 

 "아니라구우~!"

 

 발버둥 치는 파파라치의 가짜 콧수염과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러자 눈부신 얼굴과 타는 듯이 붉은 머리칼이 드러난다.

 

 꼭 원시인에게 붙잡힌 사냥감처럼 끌려가는 이 소년의 이름은 춘회 세이비어. 파파라치로 변장해서 윌리엄과 윗키의 스킨쉽 장면을 찍어 평생을 놀려 먹으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춘회파의 리더였다.

 

 땀내 나는 마초들 안에 파묻히기 직전, 그의 루비색 붉은 눈동자에 다정한 커플 한 쌍을 태운 버스의 모습이 보인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사과처럼 풋풋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배불뚝이 솔로 녀석이 나타나 춘회의 시야를 완전히 가려 버린다. 솔로부대의 늪에 빠져 버린 춘회. 어설픈 파파라치의 말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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