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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2 - 4화. 뒷마당에서 훈련을
작성일 : 18-11-08 15:06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6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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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뒷마당에서 훈련을

 

 

 

 다음날인 금요일, 무사히 학교 수업을 끝마친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시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긴머리 친구의 병문안을 가기로 한다.

 

 둘은 후문에서 리무진을 타고 아지트로 돌아가는 춘회파 소년들과 인사한 뒤,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지하철 역으로 들어간다.

 적흑집이 궤멸된 상태였기 때문에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아무런 호위 없이 둘이서만 병원에 간다.

 

 가는 내내 아라가 양호실에서 겪은 일들이며, 배운 주문 같은 것들을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촉호는 그저 흐뭇하게 웃으며 그녀의 얘기를 듣는다.

 

 

 

 

 네 시 반쯤 시내 병원에 도착한다.

 

 "친구는 신관 4층 404호에 입원해 있어."

 

 촉호가 저번에 왔을 때 들렸던 병실 위치를 기억해 내고는 소녀에게 말해준다. 흑여우 소녀가 길이 나뉘는 곳 벽에 설치된 표지판을 가리킨다.

 

 "신관이라면 저기?"

 

 "응. 그럼 가볼까?"

 

 그들은 긴 통로를 지나 신관으로 건너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간 그들은 병실 앞의 간호사 데스크에서 면회를 신청한다.

 

 "404호 '유우 그레송' 환자 면회 왔는데요."

 

 드디어 밝혀지는 긴머리 친구의 이름!

 

 간호사에게 허락을 받은 촉호와 아라는 '대 맹수 부상자용 개인병동 4호'라는 긴 명칭을 가진 병실로 들어간다.

 가만히 침대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있던 녀석은 촉호와 아라가 들어온 걸 보자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머금고는 반가워한다.

 

 "촉호! 그리고 넌 흑여우 공주님이네! 하하. 둘 다 무사히 살아서 보게 되는구나!"

 

 "뭐야, 우갱? 이 격한 반응은? 설마 우리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냐?"

 (우갱은 유우 그레송이란 이름이 길어서 줄인 별명)

 

 촉호가 씨익 웃으며 묻는다. 긴머리 친구는 대답 대신 침대에서 뛰어 내려 촉호를 와락 껴안는다.

 

 "뭐, 뭐야 임마. 징그럽게 갑자기 뭐 하는 짓이야?"

 

 "쫘식! 내 친구들 다 죽는 줄 알았다고! 암튼 살아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촉호는 행여나 흑여우 소녀가 이 장면을 보고 자기들을 이상한 사이로 오해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소녀는 그저 감동한 표정으로 두 친구의 상봉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을 뿐이다.

 

 포옹을 마친 긴머리 친구는 흑여우 소녀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아라는 자신의 이름을 정식으로 가르쳐 주면서 감사인사를 한다.

 

 털털한 성격인 긴머리 친구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웃으며 손사래 친다.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그런 긴머리 친구가 정말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를 끝낸 그들은 침대 주위에 모여 앉아 우갱에게 그동안의 일들을 이야기해준다. 긴머리 친구는 손에 쥔 포도 주스 병을 가끔 홀짝거리며 마실 뿐, 귀를 기울여 촉호와 아라의 이야기를 듣는다.

 

 설명은 1시간이나 이어져, 면회시간이 겨우 7분 남게 되어서야 끝난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뒤, 긴머리 친구는 주요 사건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그러니까 아라가 너네 집에서 숨어 있었다가, 휴교가 끝나자 춘회파에게 의뢰를 했고, 파괴의 동굴에서 네 역할을 해낸 다음에, 아라가 납치당했고, 다시 탈환한 다음, 6산 정상에서 적흑집 보스를 쓰러뜨렸다... 이거지?"

 

 촉호와 아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사건을 한 줄 요약해본 긴머리 친구가 탄성을 터뜨리며 감탄한다.

 

 "우와아아! 완전 대박이야 촉호. 너 완전 영웅이잖아?"

 

 "내, 내가?"

 

 "그래 임마!

 여중생이랑 팔씨름해서 겨우 이길까 말까 했던 레벨 4짜리의 허접 텔레포터였던 네가 지금은 도시 최강 서클 '춘회파'의 2군인데다가, 왠지 대마법의 스멜이 풍기는 차원이동 마법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맨손으로 코끼리도 때려잡는 힘을 얻었잖아!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열변을 토하던 긴머리 친구가 고개를 돌려 흑여우 소녀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마치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향해 삿대질 하듯 촉호의 두 눈 사이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네놈에게 여친까지 생겼다는 거지!"

 

 그 소리에 풍비백산나는 촉호와 흑여우 소녀. 둘은 횡설수설 긴 머리 친구의 말을 부정한다.

 

 "아, 아, 아냐! 나는 아라의 용사지, 애인이 아니라구."

 

 "마, 맞아. 이런 말린 오징어 같은 녀석이 무슨 내 남친이겠어? 하하."

 

 "흐음~ 아무리 봐도 둘이 사귀는 것 같은데?"

 

 "아니라구!"

 

 그렇게 남은 시간 동안 촉호와 아라는 능글맞은 긴머리 친구에게 휘둘리며 시간을 보낸다.

 

 면회시간이 끝나자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하고 병실 밖으로 나온다. 긴머리 친구는 끝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해 준다.

 그는 의외로 상처가 빨리 나아서 다음 주부터는 퇴원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벌써 하늘에 노을이 깔리고 있다. 촉호와 흑여우 소녀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아지트로 돌아간다.

 

 

 

 

 그날 밤, 아지트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춘회파 소년들과 흑여우 소녀는 뒷마당으로 나온다.

 

 잔디와 초목들로 잘 꾸며진 앞마당과는 달리, 뒷마당에는 실내 운동장을 연상시키는 푸른색 뺀질뺀질한 바닥재가 깔려 있다.

 맘껏 달려도 좋을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군데군데에 바벨이나 목각 인형 모양의 과녁들이 널부러진 모습이다.

 

 촉호가 바퀴벌레를 확인사살하듯 바닥에 여러 번 발을 굴러보며 말한다.

 

 "우와! 탄성이 굉장히 좋네요. 이거 재질이 뭐에요?"

 

 "초고탄성 합성 우레탄. 공인 유니온에서 사용하는 경기장과 똑같은 재질이지."

 

 박학다식한 정보원 클라이드가 재빨리 대답해준다. 무언가 궁금한 게 있으면 만물박사처럼 대답해주는 편리한 친구다.

 

 "자~ 실컷 먹었으니 몸 좀 풀어볼까?"

 

 춘회가 맨손 체조하듯 팔을 허공으로 쭉쭉 뻗는다. 그걸 시작으로 다들 각각의 방법대로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대체 뭐 하는 짓들일까? 다 함께 달밤의 체조라도 하겠다는 걸까?

 

 촉호와 아라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멀뚱히 서서는 소년들의 움직임을 바라보기만 한다. 가만히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한 춘회가 탈춤같이 요상한 동작을 멈추고는 그들에게 걸어간다.

 

 "왜 둘 다 가만히 있는 거니?"

 

 "다들 뭐 하는 거죠?"

 

 촉호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되묻는다.

 

 그때 뒷마당 양 끝에 달린 거대한 백색 조명등이 켜진다. 촉호의 눈에 환하게 밝혀진 뒷마당의 전경이 들어온다. 마치 소형 체육관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모습이다.

 

 "사야 누나가 조명을 켜주었군."

 

 춘회가 뒷마당을 휘휘 둘러보며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방금 촉호가 했던 질문에 대답한다.

 

 "보시다시피 준비운동. 우리 춘회파 멤버들은 거의 매일 밤 트레이닝을 하거든. 최강의 실력이 녹슬면 안 되잖아?"

 

 그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멤버들을 가리킨다.

 

 은발의 키다리 제로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손바닥으로 땅을 짚기 위해 낑낑대고 있고, 금발의 몸짱 윌리엄은 준비운동인가 싶을 정도로 폭발적인 스퍼트로 운동장을 질풍처럼 뛰어다닌다.

 2군 멤버들인 클라이드와 케이타는 비교적 무난하게 스트레칭을 한다.

 

 흑발의 냉혈한 네파리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야밤에 인간피라도 빨러 간 건가 싶지만, 사실은 그렇게까지 비인간적인 녀석은 아니다.

 아까 학교 끝나자마자 보라머리 1학년 여고생 아스나와 함께 파랑 도시 서쪽의 달빛 산으로 갔던 것이다.

 

 춘회가 다시 촉호와 아라를 향해 말한다.

 

 "하지만 오늘 우리들은 대충 몸만 풀고 쉬면 돼. 나랑 촉호는 아직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게 좋고, 아라는 전투원이 아니잖아?

 그치만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밤엔 트레이닝을 하게 될 테니 그리 알아 두라고. 알겠지, 촉호?"

 

 "아, 네에."

 

 그들은 춘회를 따라서 준비운동을 한 다음, 파란색 우레탄 바닥이 깔려 있지 않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다란 철제 벤치 위에 앉은 촉호는 준비운동 덕분인지 몸이 굉장히 가볍고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춘회가 직접 개발했다는 '이천년 건강체조'라는 동작들은 그 작명센스 만큼이나 묘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했으나, 효과만큼은 보통의 스트레칭 동작들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었다.

 

 셋은 편안하게 앉아서 다른 소년들이 트레이닝 하는 모습을 구경한다.

 파랑 도시 최고의 멤버들 아니랄까 봐 다들 연습인데도 엄청난 실력을 뽐낸다.

 

 둘이서 대련을 펼치는 케이타와 클라이드의 모습이 볼만하다. 정식 전투원이 아닌 각각 힐러와 정보원이라는 특수 보직을 가진 그들이었지만, 거의 공인 유니온의 상급 단원과도 맞먹는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다.

 

 <타닷 슈슈슈슉>

 

 속검사인 클라이드가 중간길이의 날카로운 검을 앞으로 겨누고는 빠르게 치고 들어간다. 마치 꿀벌부대의 독침같이 쏟아지는 찌르기 공격들.

 

 그러나 무투가인 케이타는 발디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칼날을 모두 피해낸다.

 클라이드가 몇 차례 더 현란한 속검술을 날려 봤지만, 갈대처럼 흐느적거리는 케이타의 유연한 몸체를 맞추진 못한다.

 

 그는 잠시 칼을 거두고는 씨익 미소를 짓는다.

 

 "역시 무브(움직임)를 따라잡기 힘든걸요? 속도에서 밀리는 것 같진 않은데..."

 

 "맞아 클라이드. 네가 스피드는 더 빨라. 그치만 빠른 게 전부는 아니지."

 

 케이타가 산들거리는 목소리로 대꾸한다.

 클라이드는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는지, 오기 섞인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공격 자세를 잡는다.

 

 "흐흠~ 그럼 어디 이 스피드도 피해낼 수 있는지 볼까요?"

 

 <슈와악>

 

 순간, 클라이드의 모습이 사라진다. 증발해 버린 줄만 알았던 그의 모습은 자세히 보니 옅은 잔상이 되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케이타의 둘레를 빙빙 돌고 있었다.

 

 "우에에엥~ 눈이 핑핑도네~"

 

 흑여우 소녀가 클라이드의 움직임을 보고는 어지러워한다. 춘회가 웃겨서 킥킥거리며 해설자 역할을 맡아 설명해 준다.

 

 "푸훕. 웬만한 동체 시력 가지고는 가속도를 붙인 클라이드의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힘들어. 저렇게 속력을 높여 빙빙 맴돌다가 갑자기 공격할 거야. 너라면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겠지, 촉호?"

 

 "꿀꺽."

 

 촉호는 숨을 죽이고 집중한다. 그러나 잔상이 겨우 보일락 말락 할 뿐이다.

 이건 뭐 100배속으로 돌고 있는 회전목마를 잡아타는 것보다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촉호의 눈에 무언가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어?!"

 

 <타닷>

 

 "헤르메스의 속보!"

 

 클라이드가 팍하고 튀어나와 가속 붙은 속도 그대로 케이타를 향해 쇄도한다.

 

 <쇄애액>

 

 동시에 케이타의 에메랄드 빛 녹색 눈동자에도 물방울을 떨어뜨린 것 같은 동심원이 퍼져 나간다.

 

 <콰아앙>

 

 충돌과 굉음. 그리고 밝혀지는 승자는 키 큰 초록머리 청년 케이타였다.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클라이드에게 몸을 굽힌다. 클라이드는 정신을 잃고 기절한 상태였다.

 

 "이런 게 싫어서 그냥 설렁설렁하자고 했건만... 큐어!"

 

 케이타가 심장 마사지하듯 클라이드의 가슴팍에다 양손으로 번쩍하는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다. 치료마법을 사용하는 그의 얼굴이 자책감으로 일그러져 있다.

 다행히 클라이드는 큐어 2방 만에 정신을 차린다.

 

 "헉... 아우 턱이야. 뭐지? 어, 케이타 선배?"

 

 "이 녀석... 살살하자고 했더니, 그런 필살기를 써?"

 

 "헤헷. 보아하니 제가 카운터(역공격) 맞고 뻗었군요. 죄송해요 선배. 잠시 오기가 생겼어요."

 

 "죄송하면 다냐?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케이타가 철없는 후배한테 역정을 낸다. 그는 클라이드를 부축하고는 뒷마당 한쪽으로 데려가 치료를 계속한다.

 

 "역시 케이타 선배의 '심안'은 대단하군. 클라이드 녀석도 꽤 빨라졌긴 했지만 역부족이었어."

 

 춘회가 방금 끝난 '케이타 vs 클라이드'의 감상을 말한다.

 촉호가 묻는다.

 

 "심안이라뇨? 그리고 방금 상황은 어떻게 된거죠?"

 

 "심안은 한자 그대로 마음의 눈이라는 기술이야.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면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구. 잘은 모르겠지만 마음으로 본단 소리지.

 

 방금 상황은 케이타 선배가 순간적으로 심안을 발동시켜서 클라이드의 고속 찌르기 움직임을 파악하고, 피함과 동시에 턱을 쳐서 끝장낸 상황이야.

 

 단순히 펀치를 턱에 갖다 댄 것에 불과했지만, 클라이드의 이동 에너지까지 더해져서 막대한 데미지가 나왔어. 카운터 공격의 무서움이지.

 

 후후,케이타 선배는 그런 카운터의 대가야. 네파리안 선배조차도 카운터 기술을 몇 개 배워왔을 정도라니까."

 

 춘회가 설명을 마치고 촉호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왜, 왜 그러시죠?"

 

 "촉호, 너도 케이타 선배처럼 카운터 스타일로 싸워야 돼."

 

 "읭? 저, 저는 저런 거 못해요. 상대가 공격해 오는데 어떻게 거기다가 주먹을 내질러요? 피하기도 바쁠텐데... 게다가 전 클라이드의 움직임도 제대로 못봤... 웁 웁!"

 

 춘회가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촉호의 입을 손바닥으로 틀어막아 버린다. 그리고는 해맑은 목소리로 말을 한다.

 

 "아냐. 넌 분명히 클라이드의 움직임을 파악했어. 마지막 순간, 클라이드가 대시하는 그 찰나에 네 동공이 살짝이지만 확대됐지. 네 눈이 헤르메스의 속보라는 기술을 따라 잡았단 거다.

 대단히 가능성이 커 촉호. 넌 동레벨대의 다른 사람들보다 무브를 파악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 그 능력과 개인이 가진 잠재력의 크기는 대체로 비례하곤 하지."

 

 촉호는 입을 틀어 막힌 채 잔뜩 흥분한다.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 그의 앞에 서있는 춘회처럼 엄청난 강자가 될 수 있단 건가?

 

 그런데 웬일로 당근을 주는가 싶던 춘회가 평소대로 돌아와 다시금 언어의 채찍을 든다.

 

 "우쭐했지 지금?! 너무 미리부터 기뻐하진 마. 아무리 잠재력이 크다고 해도 넌 지금 춘회파 최약체에 불과하니까 말이야.

 겨우 클라이드의 최고속도를 잠깐 포착한 정도로는 어딜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 임마. 킥킥. 나를 포함한 1군들은 클라이드보다 훨씬 더 빠르단 말이야.

 감히 넘볼 생각조차 하지 말란 거지!"

 

 "웁웁! (더럽고 치사한 놈!)"

 

 약주고 병주고... 서러운 뒷마당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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