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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2 괴물의 마석-2(소인)
작성일 : 18-06-09 06:16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1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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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가해자인 소인과 피해자인 시영은 같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서로의 손엔 같은 음료수가 들려 있었다. 시영은 별 생각 없이 그것을 계속 들이켰지만, 소인은 손에 쥔 채 바닥만 바라보았다.

  시영의 해방기를 훔친 것은 소인의 17년 인생 중 최대의 일탈이었다. 그는 잠시나마 깃털처럼 가벼웠던 스스로의 마음을 자책하며 무거워진 고개를 들지 못했다.

 “힘…”

  소인의 손아귀에는 잠시나마 힘이 들어왔었다. 스크롤, 해방기 둘 중 어느 쪽의 힘이었는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 단순히 손을 주물럭거리며 힘을 느껴보려 했지만, 형체 없는 힘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거라고 생각해. 뭐, 쓸데없는 참견이라면 그냥 흘려들어도 좋아.”

  시영은 음료수를 절반 정도 마신 다음 말했다. 소인의 고개는 약간 들렸고, 아련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제 이야기를 들어 주실래요?”

 “그래.”

  시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음료수 뚜껑을 닫았다.

 “힘이라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인은 시영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영은 잠시 고민하더니 가볍게 입을 열었다.

 “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있어봐야 낭비라고 생각해.”

 “그래요?”

 “응. 예를 들어 몸을 지키거나, 바라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선 힘이 어느 정도는 필요할 거야. 하지만 굳이 더 필요할까?”

  시영의 대답에도 소인의 복잡해진 마음은 해결되지 않았고,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기에 별 다른 대꾸를 할 수 없었다. 그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머릿속은 복잡하겠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어. 고민은 누구나 할 수 있거든.”

  소인은 지그시 시선을 시영에게 옮겼다. 시영은 미소 지으며 손에 들린 음료수를 권했다.

 “소매치기를 당한 것 치고는, 친절하시네요.”

  소인은 음료수의 뚜껑을 열며, 삐딱하게 말했다.

 “아니 뭐, 다른 물건도 아니고 이게 해방기랬지? 이걸 훔쳐갈 담력이 있다면 굳이 화를 내야할까? 이 물건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테고, 적어도 목적이 있었으니 그랬을 것 같아서.”

  여전히 웃으며 말하는 시영이 소인은 가식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유야 어떻게 되든, 해방기든 다른 물건이든 자신의 물건을 훔쳐갔다면 화를 내야 정상이었다. 특히나 해방기라면 더더욱 화를 내도 모자를 판이었다. 친절하게 음료수를 건네는 모습이 방아쇠가 되어, 소인은 마음속을 막던 답답함이 터져버렸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요.”

 “으응?”

 “해방기 소지자라는 자각은 있어요?”

 “뭐, 뭐라는 거야?”

  시영은 영문 모를 당황함에 말을 더듬거렸다. 소인은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났고, 더더욱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해방기 소지자가 갖는 의미와 D-Zero, 그리고 이상 세계 현상에 대한 생각. 제가 생각하기엔 검은 모자 씨는 모든 게 수준 미달이에요. 어이가 없어서… 그런 한심한 생각으로 해방기를 들고 다니다니, 정신이 나간건가요?”

 “말이 조금 심하네…”

  시영은 불쾌했음에도 소인을 타이르듯 말했다.

 “하기야 해방기 소지자가 다 그렇지 뭐…”

 

  시영과 소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시영은 화를 억누르기 위해 남은 음료수를 마셨다.

 ‘내가 좀 심했나?’

  소인은 입을 삐죽 내밀어 시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내심 시영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가 잘못한 것도 맞았고, 그를 필요 이상으로 모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과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그렇게 시영이 음료수를 다 비울 즈음, 소인이 입을 무겁게 열었다.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요. 욕이든 뭐든 다 들어줄게요.”

 “…”

  시영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팔을 뻗어 옆 쓰레기통에 빈 페트병을 버렸다. 소인이 바라봄에도 그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지금 내 말 무시해요?”

 “할 말은 내가 아니라 네가 하고 싶은 거 아냐?”

  미소 지으며 되묻는 시영. 소인은 몸을 움찔거렸다. 그는 반박하려 입을 열었지만, 당황함에 말을 차즘 더듬거렸다. 그럴수록 시영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웃으며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고, 결국 그는 새빨개진 얼굴을 가리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금 시간은 11시 50분이야. 스승님이 그러셨거든. 여유가 있다면 조급한 사람의 말동무가 되어주어라. 난 아직 여유가 있어. 그러니,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검은 모자 씨의 스승님이 누군데요?”

 “‘강’ ‘해’자 ‘성’자 되는 분이지.”

  소인은 시영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거짓말을 참 눈도 깜빡이지도 않고…”

 “아니, 넌 애가 왜 이렇게 의심이 많아?”

 “저기요. 검은 모자 형씨. 세상에는 들먹일만한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 거예요.”

 “정말이야. 못 믿겠으면 확인해볼래?”

  시영의 말에 소인은 코웃음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필요 이상으로 자신 있어 보이는 시영의 모습을 허세라 생각했고, 쓰레기를 보듯 그를 노려보았다.

 “내기를 한다면 뭘 걸어야겠죠?”

 “저기, 이게 내기야?”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거짓말을 인정하세요.”

  소인은 시영의 당황한 표정을 바라보며 세상 기고만장해졌다.

 “너 내 해방기를 가지고 싶어 했지? 만약 내 말이 거짓말이라면 이거 네가 가져도 좋아.”

  시영은 허리춤에서 해방기를 꺼내 소인을 향해 툭 던졌다.

 “음, 그럼 만약 검은 모자, 당신의 말이 맞으면 어떻게 할까요.”

 “내 이름은 시영이야. 내 말이 맞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밤 한 대만 때리게 해줘.”

  시영은 웃으며 검지를 치켜세웠다.

 “전 소인이라 해요. 딱밤이라… 좋아요. 어차피 안 맞을 것 같으니까.”

  갑작스레 내기가 성사되었고, 그들은 강해성 탐정 사무소로 향했다. 시영은 원래 이곳으로 가려 했었기에 앞서 성큼성큼 걸었다. 소인은 그런 그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에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혹시 강해성 탐정님이 쓰신 책 이름…”

 “태양의 왕국에서의 15일. 스승님이 경험했던 일을 각색해서 쓰신 책이지. 뱀파이어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책의 주요 내용인 ‘그 사건’은 미제로 끝났지.”

  시영은 면발 뽑아내듯 시원하게 답했다.

 “오호? 강해성 탐정님의 고향은?”

 “이곳 혜성시지. 당시에는 혜성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이었고. 그렇다면 역으로 질문할게. 강해성 탐정 사무소의 구성원은 몇 명일까?”

 “음?”

  소인은 당황했고, 말을 잇지 못했다.

 “모르지? 답은 넷이야. 소장인 강해성 탐정, 그의 비서인 홍서연, 제자인 나, 박시영과 노바가 있어.”

 “그, 그걸 어떻게 믿죠?”

  소인은 그에게 삿대질하며 의심했다. 시영을 가리킨 손가락은 떨리고 있었다.

 “강해성 탐정 사무소니까, 당연히 소장은 우리 스승님인 강해성 탐정이지, 비서님은 책에도 나와 있고, 노바는 네가 사무소에 직접 찾아가본 게 아니라면 모르는 게 당연해. 마지막으로 내가 제자인건, 소인이 네가 믿지 않고 있잖아.”

  소인은 시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강해성이라는 유명한 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먹인 그가 막힘없고, 아무렇지 않게 술술 대답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가 정말 제자이기 때문이라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여전히 자신의 말이 맞을 거라는 이유 없는 확신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건 내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소 짓는 시영과 불안해진 소인. 두 사람은 강해성 탐정 사무소에 도착했다.

 “다녀왔습니다.”

  사무소의 문을 연 건 시영이었다. 그가 문을 열자, 하얀 중절모를 쓴 선한 인상의 중년 신사가 책을 읽고 있었다. 신사는 문을 연 시영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시영이구나? 그래, 여행은 즐거웠니?”

 “스승님, 제가 놀러간 건 아니었잖아요. 이 마을에 잠시 일이 있어서 돌아온 거예요. 볼일이 끝나면 다시 갈 생각이구요. 그동안 무사히 지내셨는지요?”

  정중하게 인사하는 시영. 그는 제자로서 스승을 공경하는 당연한 자세를 취했다. 해성은 그의 인사를 기쁘게 받았지만, 다시 돌아간다는 말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소인은 입이 채 다물어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두 사람의 대화는 그저 눈을 깜빡거리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동아줄을 잡듯, 어떻게든 스스로 안심하기 위해, 단순히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는 마지막 희망을 잡았다.

 “노바랑 서연 씨는요?”

 “노바는 민화 씨를 만나러 밖으로 나갔단다. 오늘은 공원에서 만난다고 했고, 서연 씨는 아직도 병원이란다.”

  해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영은 활짝 웃으며 소인을 바라보았다.

  소인은 그제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영은 익살스럽게 손을 풀고 있었다. 그는 분명 웃고 있었지만, 평범한 미소가 아니라는 것은 사지가 떨리도록 느낄 수 있었다. 내기는 시영이 이겼다.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내기였고, 소인은 스스로 성급하고 어리석었다는 걸 자책했다.

  하지만 소인은 다른 의미로 시영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이런 생각 없는 사람이 강해성 탐정님의 제자라고? 거짓말!”

  소인은 현실을 부정하며 몸을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시영은 영문을 모르는 해성에게 소인의 이름과 방금 전 상황을 간략히 귀띔했다.

 “그렇게 된 거였군? 저기, 소인 씨, 저희 시영이는 거짓말을 잘 못합니다. 거짓말은 하면 바로 티가 나버리는 녀석이기 때문이죠.”

  해성은 소인을 천천히 달래며, 상황을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일어주었다. 시영은 그런 소인의 모습에 키득거리며, 딱밤을 때리기 위해 손을 풀기 시작했다.

 ‘난 죽었다.’

  해성의 설명으로 애써 상황을 받아들인 소인은 슬그머니 시영의 손을 주시했다. 솜씨가 한두 번 때려본 게 아닌,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에서 닭살이 올랐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저 딱밤을 맞지 않아야한다 생각했다.

 “저, 저기! 강해성 탐정님!”

 “음? 왜 그러시죠?”

 “의뢰에요. 의뢰!”

 “예? 의뢰라니… 아아, 뭘 의뢰하실 거죠?”

  갑작스런 의뢰에 해성은 당황했지만, 소인의 눈을 주시하며 진지하게 의뢰를 받으려 했다. 그 때, 소인의 어깨에 손이 올려졌다.

 “얘야. 의뢰도 좋지만 일단 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니?”

  손의 주인은 시영이었다. 마치 집행자의 단호한 한 마디 같은 살기와 무게에 소인은 입을 잘못 놀린 죄는 무겁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한숨을 쉬며 체념했다.

 “이마 올려라.”

  소인은 앞머리를 올리며 눈을 감았다. 시영은 입 꼬리를 올리며 그의 이마 한 가운데를 정확히 조준했다. 이내 사무소에 심금을 울리는 타악기 같은 맑은 소리와 고통 속에 울부짖는 한 소년의 외침이 조화로운 하모니로 울려 퍼졌다.

 

 

 “미안, 미안. 기분 풀어.”

  시간이 흘렀다. 시영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소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소인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여전히 지끈거리는 이마에 손을 대며, 고통을 꾹꾹 눌러 삼켰다.

 “아, 건들지 마요.”

  소인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우겨댄 것 치고는 벌의 강도가 상상 이상이었기에 억울했지만, 하지만 자신이 잘못한 건 맞았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때 시영은 그가 앉은 자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레를 놓았다. 소인의 코로 카레의 냄새가 솔솔 올라왔고, 킁킁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스승님도 드세요.”

 “이거 참, 오랜만에 시영이의 요리를 먹다니,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구나. 하하.”

  해성의 감탄에 시영은 감사의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먹는 제자의 요리를 눈으로 충분히 먹은 다음에 수저를 들었다.

  소인도 수저를 들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시영을 한 번 바라보고는 수저를 들어 카레를 먹었다.

 “맛있다!”

  소인은 이마에서 느껴지는 통증도 잊은 채, 허겁지겁 카레를 먹었다.

 “천천히 들어요.”

  해성은 인자한 미소로 말했다.

 “실은 아침을 안 먹었거든요. 정확히는 못 먹고 나와서요.”

  소인은 머쓱한 표정으로 수저를 바쁘게 움직였다. 시영과 해성은 소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아침을 못 먹었어?”

 “집에서 밥을 해먹을 사람이 저밖에 없거든요. 형도 다쳐서 병원에 있고, 더군다나 원래는 소민이랑 돌아가면서 밥을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소인은 슬그머니 말끝을 흐렸다. 카레로 인해 얼얼해진 혀를 부채질하고는 물을 마셨다. 그러고선 다시 수저를 움직였다.

  시영은 그의 사정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뭔가 일이 있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건 어렴풋이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랬기에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졌다.

 “저… 때린 건 미안해. 어렵게 살았구나.”

 “네? 아녜요. 제가 맞은 건, 시영이형을 믿지 못한 것도 있으니까요. 그것보다도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소인은 자칫 무거워질 분위기 속에서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

  시영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바뀌는 소인의 분위기에 도통 적응할 수 없었다.

 ‘요리 한 번에 사람이 저렇게 바뀌나?’

  시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분의 카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채소를 썰던 중, 그의 행동은 어려운 사정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소인아 더 먹을래?”

 “정말요?”

  소인은 빈 그릇을 들고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으며, 시영에게 다가갔다. 시영은 밥과 카레를 듬뿍 담아주었다.

 “하하, 젊은 피가 늘어나니, 저로써는 기분이 아주 좋군요.”

  해성은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며 미소 지었다. 마찬가지로 시영은 양파를 썰며 입 꼬리를 올렸고, 소인은 싱글벙글 웃으며 카레를 입 안 가득 넣었다.

 “저야말로 존경하는 탐정님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아요!”

  소인은 입 안 음식을 꿀꺽 삼켰다.

  해성은 그의 밝은 모습에 껄껄 소리 내며 감탄했고, 자신의 빈 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즐겁고 맛있는 식사였구나. 솜씨가 더 좋아진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실은 외국에서는 요리 한 번도 안했어요. 피자만 먹었거든요. 외국은 피자가 싸잖아요.”

  시영은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지만, 해성은 그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런, 외국에 있을 때는 더더욱 잘 챙겨먹어야지. 피자만 먹다가는 큰일 난단다.”

  해성의 걱정에도 시영은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를 띤 채, 볶은 채소를 카레에 집어넣을 뿐이었다.

 

 “후아! 잘 먹었습니다. 가끔씩 밥 먹으러 놀러 와도 되나요?”

  소인은 빵빵해진 배를 치며 거실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물론이죠. 그렇지 시영아?”

  해성의 물음에 시영은 곤란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렸다. 해성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소인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시영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저 잠시만 들른 거예요. 이따 만날 사람만 만나고 돌아가야 해요.”

 “아, 형. 조금만 더 머물러 주세요. 네? 혀엉.”

 “끄응…”

  시영은 모자를 만지작거리며 힘겨운 표정을 지었다.

 “제가 설거지도 다 했잖아요.”

 “생각해 볼게. 그것보다도 잊지 말고 카레 챙겨가라.”

 “네?”

  소인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시영을 바라봤다.

 “자식이, 밥은 챙겨먹고 다녀야지.”

 “그걸 시영이 네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구나. 하하.”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해성이 말했다. 시영은 그 말에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소인은 밝게 키득거렸다.

 “여기 진짜 마음에 들어요. 저희 집과는 달리 사람이 산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나저나 시영이형이 완전히 돌아와 주시면 정말 좋겠는데… 아, 그런데 그 만날 사람하고 무슨 일로 만나시는 거예요?”

  갑작스런 질문에 시영은 눈을 깜빡였다. 해성도 그 이유를 내심 궁금해 하고 있었고, 지그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아, 별 거 아니야. D-Zero랑 이상 세계 현상 건으로 만나는 건데.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

  소인은 이상 세계 현상이라는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이상 세계 현상…”

  소인은 시영과 해성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시영이는 이상 세계 현상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외국으로 간 것이죠.”

  해성은 소인에게 웃으며 말했다. 소인은 뭔가 있어 보이는 이유에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며 감탄했다

 “그래, 시영아. 조사에 진전은 있었니?”

  시영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 해성은 그 모습에 지그시 눈을 감아 고개를 끄덕였다.

 “와아… 역시 명탐정의 제자라 그런지 멋진 일을 하네요? 그나저나 아까부터 계속 생각했는데, 왜 탐정님은 계속 제게 존댓말을 하는 건가요? 그냥 편하게 반말 하셔요.”

 “저는 나이에 상관없이 손님들에게는 항상 존대하는 편입니다. 유일하게 반말을 하는 대상은 바로 저의 제자 녀석들뿐이죠. 제가 소인씨보다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반말을 하는 건, 솔직히 옳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먼저 태어났을 뿐, 제가 소인 씨에게 배울 점도 분명 있을 것이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존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중년의 나이인 저도 아직 미숙하고, 여전히 배워나가야 할 점이 많은 미숙한 녀석이기 때문이죠.”

  해성은 소인에게 공손하게 말했고, 소인도 덩달아 태도가 더욱 공손해졌다. 이내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탐정일은 전혀 멋진 게 아냐.”

  그때 옆에서 시영이 나서며 말했다. 그의 낯빛은 어두웠고, 입을 계속해서 움찔거렸다. 해성도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문을 모르는 소인은 자세를 낮추며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뭐, 신경 쓰지 마. 탐정 일에 대한 건 이 마을에서는 예외야. 그냥 소인이 넌 그저 편하게 있으면 돼. 알았지?”

  금세 미소 짓는 시영은 시선은 주방을 향했다.

  소인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에 비친 시영의 뒷모습은 어딘가 축 처진 모습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그로써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카레는 꼭 챙겨가라.”

  시영은 주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허리를 비틀며 검지로 소인을 가리켰다. 소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카레라는 말에 입 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소인 씨.”

 “네.”

 “아까 의뢰하실 내용이 있다고 하셨죠?”

 “아, 네!”

  소인은 호흡을 가다듬었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입이 슬며시 닫혔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해성은 그런 그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턱을 만지작거렸다.

  소인은 학교에서 세정과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오컬트’와의 일이 있었고, 그것만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거짓말이 아니었고, 정말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담임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 말을 탐정에게 할 수는 없다 생각하니, 입은 굳게 닫혀 열리지 않았다.

 “소인 씨. 내키지 않으시다면 다음에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해성은 그를 배려하며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소인은 더욱 초조해졌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하는 답답하고 조급한 상황에 발만 동동 굴렀다.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거라고 생각해.”

  시영이 말했다. 소인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고, 해성은 슬며시 그를 바라봤다.

 “시영이형?”

 “이 해방기라는 물건을 가져간 이유가 그것 때문 아니었어? 그런데도 가만히 있을 거야?”

  시영은 백색 해방기를 꺼내들었다. 소인은 멍하니 그와 해방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편안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시영을 바라보며, 조금씩 마음이 홀가분한 가벼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지만, 소인은 억지로라도 입을 열었다.

 “탐정님. 옛날에 어린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소인은 마른 목소리로 작게 소리 냈다. 곧, 침을 삼키며 심호흡을 했다.

 “그 아이는 쌍둥이 누나가 있었죠. 당연히 가족도 있었겠죠? 그런데 힘든 일이 생겨서 둘만 남게 되었어요.”

  해성은 잠자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눈은 계속해서 소인에게로 향했다. 소인도 그와 눈을 마주치며 말을 이어나갔다.

 “쌍둥이는 서로 힘을 원했어요. 갈망했다가 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 중 누나 쪽이 힘을 얻게 되었는데, 곧 그 힘에 먹혀버릴 것 같아요…”

  해성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고, 무거운 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서… 그래서…”

 “소인 씨, 무엇을 말하시려는지 대충은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믿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게 돌려 말하신 건가요?”

  그 순간 소인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눈이 번쩍 뜨였고, 그대로 해성을 바라봤다. 해성은 여전히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었고, 다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어떻게?”

 “이 정도의 통찰력도 없으면 지금까지 탐정 짓도 못 했을 겁니다. 더군다나 생각 이상으로 밝게 행동하는 소인군의 행동. 그 속에서도 은근히 우울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내면의 슬픔을 감추려는 것 같았고요.”

  소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자신의 생각을 훤히 꿰뚫어본 것 같았다. 해성의 말은 사실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생각 이상으로 밝게 행동하는 이유를 그는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니 소인 씨. 편히 말씀해주십시오. 그 어떠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의뢰도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소인은 마음속에서 뜨거운 무언가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점차 우울했던 소인의 몸 전체로 퍼져나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소인은 소민을 막을 수 없다 느끼고 있었다. 쌍둥이의 반쪽, 스스로도 본인을 그렇게 생각했다.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시영과 해성. 이 두 사람이라면 자신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 이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소인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탐정님. 말씀드릴게요. 제 누나 소민이는 마석 때문에 힘든 상태에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든 거죠?”

 “마석의 영향으로 뭐랄까… 난폭해진 상태에요. 마석이란 물건을 받은 뒤로 항상 몸에서 상처가 끊이지를 않아요.”

  소인은 말을 하다가도 계속해서 목이 메었다. 때마침 시영이 커피와 주스를 가지고 왔고, 소인은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 마석이란 게, 이거야?”

  시영은 두 사람의 탁자 중앙에 공원에서 주운 돌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빛을 잃은 돌의 모습은 평범한 돌과 다를 것이 없었고, 도저히 마석이라 생각되어지지 않는 자태에 해성과 소인은 애꿎은 고개만 갸웃거렸다.

 “마석이라 하기에는 너무 평범한데…”

 “형?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아냐. 진짜야. 오늘 공원에서 주웠을 때만 해도, 붉은 글씨가 빛나고 있었어.”

  소인은 시영을 미심쩍은 눈빛으로 바라봤다. 시영은 덤덤하게 그를 응시했다.

 “진짜에요?”

 “진짜라니까. 오늘 내가 널 잡을 수 있던 이유가 이 마석 덕분이라고.”

 “그러고 보니, 내심 궁금하긴 했어요. 어떻게 공원에 숨을 생각을 하셨던 거죠?”

  소인은 시영을 향해 몸을 돌렸다.

 “오늘 귀국해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 공원에서 널 닮은 아이가 차가운 인상의 사내와 싸우고 있던 거야. 그때는 별 일이 없었는데, 내 해방기를 들고 도망친 사람이랑 공원에서의 그 녀석이랑 닮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원에 지름길로 가서 잠복했던 거라고.”

 “아, 아마 그 아이가 소민이일 거 에요. 전 그냥 숨도 차고 목이 말라서 공원 음수대로 갔던 거거든요.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공원 전체가 쑥대밭이라 물은 못 마셨을 것 같지만요.”

  소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해성은 피식 웃으며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고, 커피의 향을 음미했다.

 “자, 더 더욱이 이 마석은 그 소민이라는 애 쪽에 떨어졌었어. 그 차가운 남자와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던 중이었으니 떨어질 이유는 충분해. 자, 그럼 이제 이걸 어떻게 증명해야하지? 피라도 한 방울 떨어뜨려야 하는 건가?”

 “바로 그거에요. 피를 떨어뜨리는 것. 제 생각이지만 그걸로 증명할 수 있을 거예요.”

 “시영아, 나도 마석이 어떻게 빛나는지 궁금하구나.”

  해성은 커피의 향을 음미하며 한 모금 들이켰다. 시영은 잽싸게 바늘을 가져왔다. 그 직후, 자연스레 소인의 팔을 잡았다.

 “형? 뭐해요?”

 “피 뽑아야지.”

 “자, 잠깐만요. 왜 제 피로 하려는 거죠?”

 “그냥? 그렇다고 내가 감히 스승님의 손을 바늘로 찌를 수는 없잖아?”

 “아, 안 할 거예요! 그럼 형 피로 하시던지!”

  소인은 완고했다. 시영에게 잡힌 팔을 뿌리치고는 두 손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버렸다.

  철옹성 같은 소인의 대처에 시영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찌르려 했다. 하지만 막상 찌르려 하니 반짝이는 바늘이 유독 날카로워보였고, 찌르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막상 하려니 무서워서 그러는 거죠? 겁쟁이!”

  시영은 정곡을 찔려 소인을 노려보며 으르렁댔다. 소인은 물러서지 않고 혀를 날름거리며 그를 자극시켰다.

  결국 시영은 바늘로 검지를 찔렀다. 따끔거리는 느낌이 검지로부터 온 몸으로 전해졌다. 이내 그의 손가락에는 맑은 선홍빛의 피가 몽글몽글 올라왔다.

 “이제 이걸 여기에…”

  시영은 마석에 피를 떨어뜨렸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 마석은 피에 적셔지며 점점 붉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읽을 수 없는 글자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그제야 마석의 온전한 자태가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유의 신비하고 기묘한 모습에 해성과 소인은 눈을 떼지 못한 채, 마석의 변화를 관찰했다.

 “정말이네요? 확실히 그 마석이에요.”

 “내 말 맞지?”

  시영은 피를 휴지로 닦았다. 해성과 소인은 영롱한 마석의 자태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도 그들의 행동이 변하지 않자, 보다 못한 시영이 책상을 쳤고, 두 사람은 그제야 눈을 떼고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마석을 없앤다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건가?”

  시영의 물음에 두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느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잘 모르겠구나. 오컬트 관련은 시영이 네가 나보다 더 지식이 풍부하니 말이지.”

  해성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 블랭크 스크롤을 이용해볼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저한테 없고 소민이에게 있어서…”

 “스크롤? 그게 뭐야?”

  시영이 소인에게 물었다. 소인은 눈을 깜빡거렸고,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시영이는 모를 만도 하겠구나. 혹시 여기 오기 전에 미르 코퍼레이션의 로고가 붙어있는 상자를 본 적 있니? 마을 곳곳에 있는 건데.”

  해성의 말에 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카드처럼 생긴 모양의 물체를 이르는 말이에요. 이상 세계 현상의 세 번째 해결책인데, 아무것도 없는 블랭크 스크롤이라는 게 힘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거든요.”

  소인의 설명에도 시영은 눈만 깜빡거렸다.

 “본 적이 있어야 뭐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도 다행이다. 이 마을에 이상 세계 현상의 해결책은 있긴 했구나.”

 “모른다면 어쩔 수 없고요. 아무튼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알겠습니다. 소인씨.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제가 지금 경찰과 협력하여 원인 모를 의식 불명을 조사하는 중이라서 말이죠. 지금 당장은 도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해성은 미안한 듯 말했다. 소인은 입맛을 다셨고, 어쩔 수 없음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괜찮아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것만 해도 감사드리고 있어요.”

 “그 대신이지만, 제가 가진 블랭크 스크롤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성은 정장 품 안에서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무색의 스크롤 세 장을 건넸다. 갑작스레 스크롤이 생긴 소인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입 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고, 해성에게 몇 번이고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걸로 대책이 생겼어요. 탐정님 정말 감사합니다!”

  해성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소인은 마음이 한 결 가벼워졌다.

  시영 또한 일이 좋게 해결되는 것 같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는 소인을 바라보았다.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에 안심할 수 있었지만, 시선을 스크롤이란 물체로 옮기자, 묘하게 낯이 익으며 뇌리를 스치는 짜릿함이 느껴졌다.

 ‘이걸로 널 구할 수 있어 소민아. 내가 널 구해줄게.’

  소인은 손에 들어온 스크롤을 잡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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