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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믿어!
작성일 : 22-01-08 00:58     조회 : 89     추천 : 0     분량 : 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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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은 봄의 머리에 내려 앉았다. 꽃들은 봄에게 축하의 향기를 전해 주었고, 파란 하늘의 햇살은 봄의 발걸음을 함께 해주었다.

 

 봄은 자신의 마음 속에 가득차 있는 감정을 발견하고 있었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태양이 덕분에, 태양이와 함께 할 순간이 기다리기에 느낄 수 있는 거였다. 이 감정을 태양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너 덕분에 내가 이렇게 마음이 자꾸만 들뜬다고, 너만 떠올리면 두근거린다고..그래서 너도 그런지, 나처럼 이렇게 느끼는지 묻고 싶은, 이런 내 마음이 보이냐고..

 

 얼른 보고 싶었다. 반짝이는 태양이를 만날 생각에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진정시켜야 했다.

 

 봄이 항상 느꼈던 이른 오전 버스의 익숙함이 오늘은 없었다. 정류소를 하나씩 지나쳐 갈때마다 다가올 새로움에 살짝 속이 울렁거렸다. 버스가 정류소에 서고 태양이가 버스에 올랐다. 처음 본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

 

 “봄아, 좋은 아침”

 

 봄은 태양이의 인사에 기뻐서, 살짝 눈물이 날뻔했다. 평범한 인사였는데, 이 순간을 너무도 간절히 바랐다는 걸 깨달았다. 그토록 바랐던 인사를 드디어 하게 되었다.

 

 “태양아, 안녕”

 

 봄의 옆에 앉은 태양이는 아무렇지 않게,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 자연스럽게 함께 했던 지난 토요일이 신기했다. 다시 찾아온 긴장감은 마른침만 삼키게 했다.

 

 “너 일찍 안 가도 되는데..”

 

 “네가 간다니까 나도 좋아. 그전까지는 일찍 갈 이유가 없었거든.”

 

 봄 덕분에 마음이 달라지고 있었다. 태양이에게는 대학생활이 단순한 일상의 한 부분이었지만, 이젠 기대감에 설레는 특별한 상황이 되고 있었다.

 

 “애들이 우리 둘이 뭐냐고 물으면 어쩌지?”

 

 봄은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살짝 다가오기 시작했다. 크게 신경 쓰고 싶진 않았지만, 늘 나와 상관 없는 누군가가 달라진 나의 무언가를 알은척하며 말로 꺼내는 건 불편했다.

 

 “괜찮아. 우리 평소처럼 해.”

 

 태양이는 짐작조차 못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봄이 얼마나 보이지 않는 눈총을 받을지를.

 

 다시 걷게 된 학교 안쪽 길은 새로운 아침 햇살이 가득했다. 봄날의 바람 소리, 그 바람을 타고 풍겨지는 향기, 그 향기를 가진 선명한 빛깔들은 그들의 마음을 몽글거리게 했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은 태양이와 봄은 그 모든 것을 즐기고 있었다. 봄날이 준 또 하나의 선물처럼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수업이 달랐고 친구의 연락을 받은 태양이는 나중에 보자고 아쉬움 가득한 모습으로 도서관 앞에서 봄과 인사를 했다.

 

 봄은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늘 하듯이 책도 찾아 보고, 대충 읽어 보고.

 

 적당한 시간이 되면 수경이가 “이봄” 하고 부르며 왔거나, 강의실에 도착했다고 얼른 오라고 연락이 왔을텐데, 오늘은 아직까지 수경이의 어떤 것도 봄에게 닿지 않고 있었다.

 

 태양이와의 일로 놓치고 있었던 게 떠오르자 살짝 수경이에게 미안해졌다.

 

 ‘수경언니, 왜 아직 안보여요?’

 

 수경이랑 은영이에게 태양이와의 관계를 먼저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살짝 민망해지기도 했지만, 언니들에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 놀리겠지만, 같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나도 수경이에게서 답이 없었다.

 

 봄은 수업에 가기 위해 짐을 챙겨 도서관을 나왔다. 지나가는 동기들과 봄은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꼭 호기심을 갖게 하는 그런 말들은 스쳐지나간 후에 대부분 귀에 들려왔다.

 

 “있잖아, 수경이 언니가 태양이랑 심각하게 이야기 하며 울었다던데..”

 

 분명 작게 말하려 하는 내용이었지만, 소문이라는 건 크게 들려왔다.

 

 봄은 무엇인지 궁금했고 답답했다. 수경이랑 태양이 이름을 동시에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밝은 수경이가 울었다니까 더 신경이 쓰였다.

 

 봄은 휴대폰을 꺼내, 태양이에게 문자를 적었다 지우기를 몇 번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까, 아님 수경이 언니 본적 있냐고 대놓고 아는 척을 할까, 결정을 못하고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강의실에 들어섰다. 수경이는 아직 보이지 않았고, 윤재도 없었고, 성현이만 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성현아. 왜 혼자야?”

 

 “그러니까요. 내가 항상 제일 늦는데, 오늘은 먼저 와 있었다구요.”

 

 그리고 울리는 성현이의 문자.

 

 “수경이 누나가 오늘 아파서 수업 못들어 온다고 하네요.”

 

 봄은 갑자기 속상해졌다. 수경이라면 자신에게 연락하고 그런 내용도 먼저 알려줄 건데, 왜 성현이에게 연락을 했는지 섭섭했다. 그러나 성현이한테는 어떤 내색도 할 수가 없었다.

 

 수경이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려고 했지만, 순간 마음이 내키지 않아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다.

 

 수업은 시작 되었고, 윤재도 오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갈 때, 봄은 성현이에게 윤재에 대해 물었다. 성현이도 연락했지만 답이 없다고 했다. 봄은 고개만 끄덕이고 강의실을 나섰다.

 

 태양이랑 진호, 현경이가 다른 몇몇의 동기들과 다른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 앞에 서 있었다.

 

 역시나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성현이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갔고, 봄은 수경이와 윤재도 없이 혼자 어색하게 멈춰 있었다.

 

 태양이가 봄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다가 오려고 하기에 봄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저어 태양이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는 서둘러 건물을 나갔다.

 

 바람이 느껴졌다. 답답함이 사라지고 편안해졌다. 그 상황에서 자신에게 향하는 태양이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낼 자신이 없었다.

 

 ‘태양아, 미안. 진짜 미안. 수업 잘 들어.’

 

 ‘봄아 괜찮아. 점심 먹어야지? 수경이 누나 없어서 어떡해?’

 

 ‘어.. 뭐.. 은영이 언니 찾아가던지, 내 친구 연락 해볼게. 나중에 또 연락해.’

 

 ‘나중에 봐. 연락할게’

 

 봄은 한적한 곳, 벤치에 앉았다. 당당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탓하며, 연락 남겨주지 않는 수경이를 원망하며. 배가 고파왔다.

 

 오늘 은영이는 수업이 없었고, 가을이도 학과 친구들하고 있을테니까 봄은 그날처럼 매점에서 사와서 해결하기로 했다.

 

 혼자서 먹는 건 역시나 재미없었다. 사실 이전까지는 그렇게 크게 상관 없었는데, 오늘은 이 모든 것에 뭔가 모를 서글픔이 가득했다.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에 서운했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봄바람처럼 숨을 쉬었다. 하늘의 구름처럼 그렇게 잠시 흘러가게 두었다. 그렇게 자신을 비웠다. 그리고 깨달았다. 혼자서 오해하지 말고, 솔직하게 다가가보자고. 수경이에게도 물어보고, 태양이에게도 웃어보기로.

 

 ‘언니, 나 언니 기다려요. 나 심심한데.. 언니 아프지는 마요. 그리고 괜찮아지면 연락주기’

 

 한참 후 울린 문자 메시지.

 

 ‘봄, 미안. 미리 너한테 말했어야 했는데.. 나 괜찮아지면.. 보자. 미안해 봄’

 

 봄은 다시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에 가고 싶은 마음은 지금 없었지만, 태양이가 수업을 마칠 때까지는 도서관에서 어슬렁거리는게 나을것 같았다. 그러나 결국 그러지 못했다.

 

 ‘유태양하고 이봄하고 사귄다.’

 

 누군가의 외침으로 단톡방이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오늘 아침 둘을 본 누군가가 그렇게 남겼고, 단톡방은 정신없이 들썩이고 있었다. 읽을 수 없을만큼 많은 글들이 올라왔고, 봄은 더 이상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봄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했다. 이왕 이렇게 들킨거, 사실 처음부터 숨길 생각은 없었기에, 오늘 하루만 맞서 견디면 될 거였다. 도망가지 않을거였다. 숨지 않을거였다. 그래도 자꾸만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전화가 울렸다.

 

 “이봄, 뭐야? 진짜야? 언제부터? 아.. 오늘 학교에 있어야 했는데..”

 

 은영이가 단톡방을 보고 궁금해 하며, 신나하며 바로 전화를 했다.

 

 “언니, 나 지금 수경이 언니도 없고, 언니도 없고..”

 

 “수경이 없어? 왜? 그럴애가 아닌데..”

 

 “그러니까요, 아프데요.”

 

 “그래, 나도 연락 남겨 볼게. 이봄, 하여튼 축하해.”

 

 “언니, 고마워요.”

 

 은영이는 대학 생활을 해본 경험자로서 적당히, 적절히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고, 나이 어린 동생들에 굳이 휘둘리지 않는 내공이 나름 단단했다. 그래서 봄은 은영이를 의지했고, 수경이도 마찬가지였다.

 

 은영이는 ‘태양’이가 봄이랑 연결 된 내용을 보는 순간, 봄이 다른 애들의 견제를 받아 내야 함을 걱정했다. 태양이가 워낙 관심을 받고 있었으니까. 결국 그건 봄이 이겨내야했고, 옆에서 억울함에 대한 위로와 버티는 순간에 대한 격려를 해줄 수 밖에 없었다.

 

 ‘봄아, 어디야?’

 

 태양이가 보낸 문자였다.

 

 ‘도서관 입구’

 

 봄은 문자를 보냄과 동시에 걸어오는 태양이를 봤다. 봄을 걱정하는 눈빛이었고, 그래도 봄을 보고 활짝 웃고 있었다.

 

 “밥은 먹었어?”

 

 “어”

 

 “괜찮지? 괜찮은거야. 갑작스럽지만..”

 

 “괜찮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됐지 뭐.”

 

 봄은 자신을 걱정하는 태양이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그리고 막상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자신에게 덤비는 모든 것을 생각보다 더 잘 무찌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장면이 떠올랐다. 덤벼라, 해보자..

 

 봄과 태양이는 도서관을 나섰다. 날씨는 둘을 응원했지만, 스쳐지나간 동기들은 알 수 없는 웃음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웃으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그럼에도 날카롭게 다가온 공격.

 

 “유태양, 너 수경이 언니랑 뭔가 있는거 아니었어?”

 

 태양이의 당황한 얼굴, 봄의 굳은 얼굴이 그 순간의 불편함을 말해주었다.

 

 “수경이 누나는 오늘 아파서 그런 것 뿐이야. 그런 오해 하지 마.”

 

 태양이가 단호하게 말하며 봄의 손을 잡고 갔다. 봄은 태양이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한참을 걸었다. 뭔지 모르지만 지금 모습은 태양이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태양아, 잠깐만. 얼굴 좀 보여줘봐.”

 

 어느 순간 앞만 보며 빠르게 걷던 태양이의 걸음이 안정되고 있는 것 같았다. 잡은 손에 힘이 빠지고 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봄은 따뜻하게 태양이에게 말했다. 무슨 내용인지 몰라 답답하고, 그런 이상한 오해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태양이니까 아닐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태양이는 오늘 일어난 일이 누군가의 장난인것만 같아서 어디다가 하소연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봄의 얼굴을 보았고, 자신을 믿어주는 눈길에 마음이 풀리고 있었다.

 

 “봄아, 아니야.”

 

 답답했다. 게다가 봄과 함께 있는 곳에서 받은 오해에 억울했다.

 

 “뭔지 몰라도 알아, 그러니까 난 너 믿어.”

 

 “당연히 날 믿어야 되는 거고.. 진짜 아니고, 아니니까 믿어 달라고 하기도 너무 억울하고..”

 

 태양이는 좋은 의도였기에 이런 오해를 상상도 하지 못한 자신이 이 순간 너무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알았어. 오해 안할게, 진짜 약속해.”

 

 봄은 태양이를 믿고 있었다. 그건 확실했다.

 

 “봄아, 진짜 내가 아니라..”

 

 봄은 억울해하는 태양이의 얼굴에 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꾹 참았다.

 

 “수경이 누나랑 윤재라고.”

 

 봄은 태양이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정신을 못차리고 태양이를 한참 바라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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