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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17인_나를 찾아서
작가 : 범인은바로나
작품등록일 : 2021.12.27

거친 파도를 타고 육지로 오는 순간, 17살 이전의 기억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에 없는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하나씩 사건이 터질수록 환각, 환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과연 현실일까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누군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2인
작성일 : 21-12-27 00:19     조회 : 49     추천 : 0     분량 : 7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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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따뜻한 햇볕과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불 꺼진 과실에는 밤새 과제 하느라 지친 동기들이 각양각색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구석진 자리의 제도 책상 위에는 내가 만든 건축 모형과 17개의 사람 모형이 있었다. 하지만 작업했던 기억은 나지 않고 어제 사물함 앞에서 일어난 일들만이 기억날 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선택 장애와 고민이 깊어 항상 공간을 설계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완벽하지 않지만, 지하부터 3층까지 스터디 모형을 만들었다는 것은 내가 만들어 낸 것 같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나는 옆에서 자고 있던 혜원을 흔들어 깨웠다.

 

 “혜원아! 일어나봐”

 “아…. 왜”

 “나 어제 과실 언제 들어왔었어?”

 “너 어제 어디 갔다 왔냐…. 과제 못할까 봐 걱정했더니만 갑자기 들어와서는 미친놈처럼 밤새 내내 모형 만들었잖아.”

 

 잠에 취해 웅얼거리며 나에게 말을 해주는 혜원이었다. 무언가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이상했다. 나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물함으로 향했다. 사물함 앞에는 어제 내가 쓸려고 꺼낸 60cm 철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고요했다. 어두웠던 그것을 열었고 그 안에는 내가 정리해 둔 재료들만 있었다. 내가 어제 보고 느꼈던 것들은 꿈이었을까,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과실로 향했다.

 

 “혜원아, 우리 어제 지하실에서 죽은 쥐 봤지?”

 “말도 마라, 나 어제 그거 보고 바로 나왔잖아…. 야! 나 잠 좀 자자”

 

 신경질을 내며 쿠션에 얼굴을 박으며 다시 잠을 자는 그녀였다. 나는 의자에 걸쳐진 겉옷을 챙겨 뒷산을 향해 나왔다. 지금은 아침 7시 40분, 아무도 없는 고요한 시간이었고 이슬이 맺혀있는 잔디를 밟으며 산으로 올라갔다. 학교와 이어져 있는 뒷산은 등산로로 바로 갈 수 있는 길과 일반적인 길은 아니지만 나와 혜원이만 알고 있는 비밀의 통로가 하나 있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뻥 뚫려있는 잔디밭이 있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대나무 숲 하나가 있었다. 나는 대부분 죽은 동물들을 그곳에 묻어주었다. 가끔 등산객들이 지나가긴 했어도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곳이라 조용하게 묻고 기도해 주었다. 종교는 없지만 죽어있는 동물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는 내가 묻은 기억이 없는 데다 그 상자도 사라져서 불안했다. 내가 죽인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누군가 열어보고 놀랄까 걱정이었다.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좁은 길을 따라 걸어갔고 얼마 가지 않아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영화나 TV에서 보던 출입 금지가 쓰여 있는 노란 테이프가 대나무 숲 근처로 처져 있었다. 그 옆에는 경찰 몇 명과 형사로 보이는 남자들이 팔짱을 끼며 심각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순간 심장은 쿵쾅거렸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근처에서 주변 정리하고 있던 경찰이 나에게 다가왔다.

 

 “학생, 여기 올라오면 안 돼요”

 “무슨 일 일어났나요?”

 

 뒤에서 말을 나누던 형사 무리가 나를 쳐다봤고 그들은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제일 젊어 보이는 남자가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인데 학교에 벌써 온 거야?”

 “아.... 과제 때문에 계속 학교에 있었어요.”

 “여기는 왜 올라왔어”

 

 나를 심문하듯이 무섭게 물어보는 그들이었다. 입고 있던 오른쪽 외투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며 웃었다.

 

 “뭐야 담배 피우러 여기까지 나온 거냐?”

 “여기서 가끔 밥도 먹고 담배도 피우고 해요”

 “어이가 없구먼, 당분간은 여기 올라오지 마라”

 “네.”

 

 속으로는 ‘왜요?’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주위 상황을 봐서는 말대꾸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기억해내지 못하는 어제의 상황에 대해 불안했다.

 

 산에서 내려와 텅 빈 주차장 턱에 앉아 담배 하나를 태웠다. 직접 내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니고 불멍을 때리는 것 같이 가끔 머리 아픈 일이 있을 때 나는 담뱃불멍을 때린다.

 

 사람이 싫어하는 불호의 냄새 중 나는 지하실 냄새, 세제 냄새, 연기 냄새를 좋아한다. 그래서 담뱃불 태우면서 그 냄새를 맡는다. 피우기도 해봤지만 그건 내가 좋아하는 행위는 아니었다. 그냥 오로지 아무 생각하지 않고 불이 꺼지길 바라보는 것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3개 정도 태우며 산을 향해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더 음산해 보이는 짙은 초록색의 산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고 혼란스러웠다.

 

 “야 대박, 우리 학교 뒷산에서 살인사건이라니”

 

 자취방에서 뒹굴뒹굴하며 호들갑 떠는 혜원이었다. 그 일은 시간이 지나 세상에 알려졌다. **대학교 뒷산 대나무 숲에서 죽은 남성의 시체 1구가 발견되었고 죽은 사람은 택시 기사인 척 유인하여 성폭행을 저질렀던 범죄자였다. 심지어 전자발찌도 착용할 정도로 악질이었다고 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신은 잔인하게 훼손되어있었고 그의 잘린 신체 일부분이 입에 박혀있었다는 것이었다. 여론 대부분 죽은 그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 없었다. 살인이 일어났지만, 범죄자가 죽은 살인사건이라서 작은 지역 사건이 아닌 국가의 관심을 받는 사건이 되었다.

 

 “야, 근데 진짜 그날 나 늦게 들어왔냐?”

 “몇 번을 물어보냐? 밤 9시인가 10시쯤에 들어왔다니깐! 진짜 너 기억 안 나는 거야?”

 “이상하네, 그날 너랑 지하실 다녀온 후로 기억이 하나도 안 나”

 “치매 아니야, 갑자기 왜 그러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뭉쳐있던 이불 더미에서 머리를 다시 묶으며 일어났다. TV 선반 옆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있는 폼 보드 더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번 학기 스튜디오 수업의 프로젝트 이름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삶’이었고 이 주제로 주거 공간인 주택으로 만들어야 했다. 주제가 생각보다 어려워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았지만, 내가 기억을 잃었을 그때 만들어둔 모형이 괜찮게 느껴져 다음 수업 컨퍼런스에 조금 더 수정하여 가져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고민 없이 바로 만드네?”

 “내 마음에 들지만, 교수님 마음에 들지는 모르지”

 “나도 빨리 만들어야 하는데....”

 

 말과 달리 그녀는 여전히 이불 더미에서 뒹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한참을 보더니 벌떡 일어나 나에게 묻는 혜원이었다.

 

 “지민아, 이번 학기에 아르바이트 할 거야?”

 “저번 학기에 하던 거 이어서 할까 생각 중이야”

 “뭐? 난 거기 비위 상해서 못 하겠던데”

 “그래서 일당이 세잖아, 무거워서 힘들긴 한데 운동이라 생각하면 되지!”

 “서빙도 구하던데 이따가 거기 들릴까?”

 “그러자, 어차피 우리 나가서 재료도 사야 하거든”

 

 우리가 말하는 그곳은 소 곱창과 대창을 파는 고기 집이었다. 저번에 했던 일은 주방 구석에서 곱창과 대창을 깨끗하게 손질하는 일이었다. 곱창은 1차적으로 세정 되어 어렵지 않았지만, 대창은 안에 있는 기름을 밖으로 빼야 해서 손이 많이 갔다. 내가 보기엔 그냥 말캉거리는 생물의 어느 부위였고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 서빙처럼 사람들의 비유를 다 맞춰주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바쁘게 일하는 것보다 혼자 주방에서 일하는 것이 나에겐 더 괜찮은 일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하고 학교 근처의 먹자골목에 있는 어느 곳이기 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장사를 이전이라 가게 안은 한산했고 주방 앞에서 반찬 준비를 하는 사장님이 보였다.

 

 “오랜만이에요, 고기 삼촌”

 “이게 누구야? 오랜만에 얼굴 보네”

 

 붙임성 좋은 혜원이 먼저 인사를 하며 다가갔고 우리는 마치 자기 일처럼 옆에 같이 서서 반찬을 그릇에 담았다.

 

 “이번에 서빙 뽑던데, 나 뽑아줘요”

 “아따 빨리도 봤어, 평일 아르바이트는 뽑아버렸으니깐 주말에 둘이 나와서 일해라”

 “주말 저녁 몇 시까지 해요?”

 “마감 청소까지 하면 대략 12시까지 하면 되고 다음 주 주말부터 나와라.”

 “오케이, 나는 서빙하고 지민이는 저번에 했던 그거 그대로 할게요.”

 “그려, 너희 가기 전에 밥 좀 먹고 가라”

 “삼촌 밥이 좀 이른 것 같은데?”

 “오랜만에 고기 좀 주고 싶어서 그런다, 일찍 먹고 가라”

 

 우리는 사장님을 고기 삼촌이라 불렀다. 실제로 나이 차이도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고 오빠라 부르기에 살짝 민망해서 불렀던 별명이 입에 붙어 그렇게 불렀다. 다행히도 성격이 좋으셔서 심한 장난을 해도 잘 받아주셨다. 삼촌과 저녁을 먹고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문구점으로 향했다. 과 특성상 이곳을 집처럼 자주 와야 했고 아르바이트비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서 소비했다. 문구점 3층 재료들만 모아서 파는 곳으로 올라와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지민, 너 뭐 살 거야?”

 “나는 아크릴이랑 폼 보드 몇 장 사면될 것 같고....저번에 내 것 30도 칼 못 봤어?”

 “저번에 만들 때 노랑 칼로 썰고 있던데?”

 “잃어버렸나, 그것도 하나 사야겠다.”

 

 그때의 어렴풋이 남은 기억에는 이상한 꿈을 꾸기 전, 사물함에서 분명히 칼과 철자를 가지고 나왔었는데 이상하게 칼만 사라졌다. 물건 잃어버리는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데 사라진 경우는 처음이었다. 우리는 재료를 산 후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집에서 사용할 재료를 재단한 후 사물함 위로 모두 올려놨다. 과실에 따로 보관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소수 과인 학과라 힘이 없었다. 밖에다가 둬도 누구 하나 훔쳐 가는 사람이 없었고 만약에 물건이 사라졌다면 동기이거나 다른 학년일 것이다.

 

 “집에 갈 거지?”

 “태형이가 잠깐 얼굴 좀 보자고 하네?”

 “12시 전까지 들어와라,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오케이”

 

 태형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혜원이의 남자친구이다. 남자가 집착이 너무 심해 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오늘도 싸우고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를 먼저 그에게 보내고 나는 예술관 앞에 있는 주차장으로 나왔다. 구석진 자리에는 산으로 이어진 좁은 길이 보였고 출입 금지가 붙은 표지판이 있었다.

 

 주차 턱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나무 숲이 있는 그곳으로 갔다. 여기저기 노란 테이프가 붙여져 있는 길을 걸었고 동물을 묻어두었던 숲 앞까지 왔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곳은 대나무 숲이지만 시체는 오른쪽에 있었고 동물 무덤들은 왼쪽 끝에 있었다. 사람이 죽은 곳이라 찜찜하긴 했지만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 근처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내가 쥐를 묻어두었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 것인가 궁금증만 더 커진 채로 대나무 숲을 나오려는 그때,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숲 밑 어딘가로 떨어졌다. 3m 정도의 경사진 밑의 공간이었고 다행히 몸에 조금 상처만 났을 뿐 어디가 부러지거나 크게 다치진 않았다. 찾는데 열중하다 보니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지나가 이사단이 일어난 것 같다. 서둘러 다시 올라가려는데 최근에 다시 묻은 것 같은 흙더미가 보였고 그 옆에는 내가 잃어버렸던 노란 스티커가 붙여진 나의 30도 칼이 놓여있었다.

 

 이것을 본 나는 서둘러 그곳에 있는 흙을 이리저리 손으로 팠고 그 손길 끝에는 익숙한 종이봉투 하나가 발견되었다. 이명처럼 귀에서는 듣기 싫은 휘파람 소리가 났고 이상한 장면이 머리를 흩어 지나가기 시작했다. 일인칭 시점에서 본 듯한 느낌으로 공포에 질린 남자가 누워있는 장면이 보였고 손도끼를 든 검은 장갑의 손은 그를 향해 무자비하게 난도질했다.

 

 나는 귀를 막고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누군가 망치로 머리를 깨부수는 듯이 아파졌다. 서둘러 헤쳐진 흙더미를 묻은 다음 떨어진 칼을 들고 산에서 내려왔다. 빛이 사라진 지금, 어두운 밤이 되었고 아무도 없는 공허한 주차장의 구석에 몸을 기대 한숨을 쉬어본다.

 

 정말 혜원의 말대로 치매에 걸리기라도 했을까, 휘파람 소리와 알 수 없는 기억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주머니에 노란색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나의 커터 칼을 꺼냈고 심을 위로 밀어보았다. 칼의 심에는 피가 묻혀 있었으며 무언가를 자른 듯 알 수 없는 것이 껴있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났다. 기억을 못 하는 것과 그 기억에서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두렵고 무서웠다.

 

 그날 내가 밤늦게 학교에 온 것과 그날 사라진 나의 칼이 살인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것 그리고 검은색 장갑을 낀 누군가 살인을 저지른 기억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하는 마음에 식은땀을 흘리며 초조하게 있었다. 뒷머리에 편두통이 뿌리를 내린 듯, 몸은 또다시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지쳐있을 즘에 주차장 앞쪽에 있는 쓰레기장 뒤편에서 이상한 앓는 소리가 들렸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르자 여학생이 그곳에서 도망치듯이 나왔고 뒤에서 바지를 정리하며 나오는 학교에서 선행으로 유명한 젊은 남자 교수 한 명이 따라 나왔다. 그는 담배를 피우더니 내가 있는 곳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천천히 이곳으로 오기 시작했다. 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지 않았지만 온힘을 다해 예술관 밖에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뒤로 숨었다. 우리 학교에도 더러운 짓을 하고 다니는 교수가 있는 줄 알았지만 착하고 올바른 모범생으로 소문난 교수가 저 새끼였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누구 있어요?”

 

 계단 뒤에서 숨죽이며 그가 갈 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자신이 저지른 일을 누군가 봤을까 여기저기 살펴보는 교수였다.

 

 “뭐야, 아까 누구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잘못 봤나 보다”

 

 혼잣말하며 가는 듯 말이 들렸다. 발걸음 소리도 멀어졌을 즘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몸이 풀어졌고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일으켜 계단 뒤에서 나오는 순간 나는 너무 놀라 소리를 크게 질렀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에 막혀 그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여기 있었네?”

 

 자기가 가는 듯이 연출하며 계단 옆 벽 뒤에서 나를 기다렸던 교수는 웃음을 지으며 말을 걸었다.

 

 “보면 안 될 걸 봐버렸네?”

 “뭐가요? 저 여기 앉아서 담배 피우고 있었는데”

 

 그는 나의 손을 잡더니 변태같이 냄새를 맡았고 손등에 입술을 대는 더러운 새끼였다.

 

 “손에서 담배 냄새 안 나는데?”

 

 손을 주물럭거리며 계속 만지는 교수의 얼굴에 뺨을 세게 쳤다. 숲에서 기억난 일 때문에 머리 아파 죽겠는데 학생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짓까지 벌이는 그것 때문에 화가 났다.

 

 “무슨 상관이야.”

 

 그를 세게 밀쳐 일어나 주차장 쪽 출구를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이상하게도 소리가 나지 않아 중간 정도 갔을 때 뒤돌아봤다. 그가 따라오지 않아 불안했지만, 다시 앞을 보고 가려는 그 순간이었다.

 

 빨간 벽돌이 나의 머리를 세게 쳤고 그 자리에서 나는 쓰러졌다. 차가운 아스팔트에는 촉촉한 피가 스며들었으며 그놈이 나를 보며 웃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의 기억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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