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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6. 수호자의 검, 새로운 사건
작성일 : 19-11-29 22:06     조회 : 78     추천 : 0     분량 : 8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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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일이 나가기 30분 전.

 

 “참, 에노씨, 저 궁금한 게 있어요.”

 

 아멜의 말에 에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그녀는 그에게 다가와 목걸이를 꺼내들며 말했다.

 

 “전에 말했던 거....... 그... 검의 정령이라는 건 뭔가요?”

 

 그녀의 말에 에노는 수호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잊어버렸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멋쩍게 웃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참, 아멜씨. 검, 해방 안하셨다고 했었죠?”

 

 “아? 해방이요?”

 

 아멜은 순간 목걸이를 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에 그 사람도 해방에 관한 얘기를 했었지..... 에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작은 구슬 하나를 던지며 말했다.

 

 “흐음....... 좋은 생각이 났어요. 잠시 만요.”

 

 그가 던진 구슬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와 그가 서있던 자리의 공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뭔가요?”

 

 갑자기 집의 벽들이 한순간 검게 물들더니, 눈앞에서 밝은 빛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강렬한 빛이 비춰서 눈을 찔끔 감은 그녀는, 눈을 뜨자 작은 집 한 채가 서 있는 언덕이 들어왔다.

 

 “여긴 어디죠?”

 

 “음..... 뭐랄까... 피신처이기도 하고, 수련장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뭐, 여러 용도로 쓰는 곳이에요. 수호자의 공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렇게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공간은 처음 본다. 언덕 위에 서있는 작은 오두막, 뒤쪽에는 작은 허수아비가 세워진 작은 들판과, 조그마한 시냇가가...... 마치 지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조용한 별장 같은 분위기였다.

 

 “이렇게도 만들 수 있나요?”

 

 아멜은 그의 말에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랐었다. 그때 그가 만들었던 공간은 온통 시커먼 공간이었는데 말이다. 에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의 성향마다 다르죠. 그리고 이건 제 스승님이 만든 것에 조금 손만 댔을 뿐이에요.”

 

 그리고는 천천히, 뒤쪽의 허수아비로 다가갔다. 왜 허수아비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일단 그 것에 대해서는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분명 스승님의 친구 분은 마법을 쓰실 줄 안다고 하셨죠?”

 

 “네, 그리고 이 검에 대해서 무엇보다 잘 아셨죠.”

 

 “그럼 혹시 수호자의 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 대해 아시는 거 있나요?”

 

 수호자의 검에 대해 중요한 것? 그의 말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에노는 톡톡 자신의 목걸이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

 

 “이 검은 절대로 자신과 같은 조건이 아니면 쓸 수가 없어요.”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아멜이 고개를 갸웃 거리자, 에노는 그대로 목걸이를 풀어, 자신의 검을 꺼내들었다. 저번에 봤던 그 이상한 검. 하지만 그렇게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에노는 천천히 자신의 검을 아멜에게 건네주었다.

 

 “한번 이 검을 아멜씨 검처럼 써보실래요?”

 

 아멜은 에노에게서 받은 검을 들고 평소와 같은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자신이 들던 검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평범한 검을 들고 있다는... 그런 느낌.

 

 “흐음, 도대체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죠? 이번에는 아멜씨가 아멜씨의 검을 한번 들어보세요.”

 

 에노의 말에 이번엔 그녀 자신의 목걸이를 조심히 잡아들었다. 그러자, 목걸이가 검으로 천천히 변하기 시작했다.

 

 “한번 해볼게요.”

 

 아멜은 완전히 변한 검을 들고 조심히 힘을 흘려보냈다. 그러자, 검 전체로 푸른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에노는 그것을 보면서 말했다.

 

 “이런 것이죠. 반대로 전 제 검을 이렇게.”

 

 에노는 검을 들고 힘을 흘러 보냈다. 그러자 검의 몸신에 보라색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변하죠. 근데 아멜씨의 검에는 똑같이 할 수 없어요. 저와 아멜씨는 전혀 다르니까요. 전 별의 수호자, 아멜씨는....... 하늘의 수호자니까요.”

 

 “하늘의 수호자요?”

 

 수호자에 대한 얘기는 들었지만, 각각 수호자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네. 각 검에 적힌 룬문자. 예전에 저와 비슷한 검을 가지고 있는 친구한테서 들었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검에 적힌 것이 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런 검이 7자루나 존재하는 것도, 각 문자가 뭘 나타내는지도 알려 줬었죠.”

 

 그의 말로는 그녀와 그가 가지고 있는 검과 비슷한 검이 5자루나 더 있다는 것이었다. 각각 하늘, 대지, 별, 바다, 인과율(시간), 창조와 죽음에 대한 힘을 지니고 있고, 한때 이 검들로 인해 수많은 크고 작은 전투가 치러졌었다고 했었다.

 

 “누가 왜, 무슨 목적으로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을 알 수 있다면, 이 검들은 자신과 같은, 그리고 검이 인정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는 것이에요. 어쩌면 아멜씨가 그 검을 쓰게 된 것도, 그 분께서 검을 믿고 맡긴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일거에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얼핏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 했던 말 중에, ‘너는 참 그를 닮았구나.’라는 말이 떠올랐었다. 그냥 닮았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뭐, 그리고 검이 아멜씨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전적으로 검의 선택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에노는 검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시동, 마라네아.”

 

 푸른빛이 감돌던 검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검은 점점 형체가 사라지더니, 그 자리에 보라색 머리를 가진 소년 한명이 나타났다. 유쾌하고 밝은 소년은 아멜을 보자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후아! 안녕! 네가 내 에노를 뺏어간 아멜인가?”

 

 갑작스런 소년의 말에 에노는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마라네아. 이상한 소리하면 다시 집어넣는다?”

 

 “피이........ 그래도 나랑 있는 시간보다 저 여자랑 있는 시간이 많잖아.”

 

 “아직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것보다 아멜씨 당황하고 있잖아.”

 

 “쌤통이다. 흥!”

 

 투덜거리며 대드는 소년과 그런 소년의 말에 잔소리를 하며 맞받아치는 에노. 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소년을 보며, 잠시 뚫어져라 보던 아멜은 갑자기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인지 모르게 낯익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뭐하는 짓이야!”

 

 “폭신폭신해.”

 

 깜짝 놀란 마라네아가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를 꼭 끌어안으며 놓아주질 않았다. 마라네아는 그녀의 품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그녀의 힘은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세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우와왁! 주인! 살려줘요!”

 

 “하하하. 아멜씨는 네가 맘에 드신 것 같은데?”

 

 마라네아는 결국 현신을 풀고 검으로 돌아가 버렸다. 에노는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검을 집어 들었다. 아멜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마치 쌍둥이랑 같은 느낌이었는데....... 것보다 어떻게 하신 건가요?”

 

 “흐음. 저도 잘 하지는 못해요. 검은 머리 바보라면 잘 알기는 하지만요. 일단 검에 힘을 불어 넣고, 검에 목소리를 들어야 해요. 근데, 검이랑 대화 해보신 적이 있나요?”

 

 에노의 말에 아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단, 한 번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대화요? 저는 검에 힘을 불어넣는 것도 오래 걸렸는걸요.”

 

 “그건 힘을 불어 넣은 게 아니죠. 검의 힘을 썼던 거죠.”

 

 그의 말에 아멜은 눈을 크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여태껏 썼던 게.... 자신의 힘이 아니라고?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에노는 간단하게 손을 들어 그녀와 그 사이에 한 가지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아마, 저주 때문에 그럴 거예요. 계속 갈증이 일어났던 것도, 저주 때문에 힘이 빨려 들어가니 그런 거고요. 뭐, 그게 아니었으면 아멜씨의 잠재 마력에 먹혔을지도 모르겠지만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 솔직히 그가 하는 말들의 일부는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으니까 말이다.

 

 “우선...... 아멜씨의 잠재능력을 보고 싶지 않나요?”

 

 “잠재능력을 볼 수 있어요?”

 

 “그럼요. 제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이 엄청난 기운을 말이죠.”

 

 에노의 손이 그녀의 이마에 닿자, 순식간에 그녀의 몸에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넘쳐나는 생명력........ 푸른 기운은 마치 그녀의 몸을 심지처럼, 화르륵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처럼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으... 으.......”

 

 아멜은 갑자기 넘쳐나는 힘에 감당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에노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또 하나의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녀의 힘이 한곳으로 모이며 작은 구체를 형성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으.... 이게 뭐죠?”

 

 “아멜씨의 마력이에요. 그것도 제 마력의 3배는 더 많을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양이죠.”

 

 작은 구체는 점점 커져가면서 푸른 기운을 사방으로 뿜어냈다. 거기다 그 구체가 내뿜는 빛은 태양을 보는 것과 같이 매우 밝아 눈이 부실 정도였다. 아멜은 그 구체의 모습을 간신히 보면서 에노에게 말했다.

 

 “네? 이게 다 제 마력이라고요?”

 

 “뭐, 그렇죠. 어때요? 이건 처음 보죠?”

 

 “처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런 건 생각하지도 못했는데요?”

 

 “뭐, 마법사들의 세계에서는 감정이라는 게 흔해서 말이죠.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목숨을 뺏어갈 수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게 일상이니까요.”

 

 그의 말처럼 마력이 많으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마력이 너무 많으면 힘 조절하기 힘들고, 매번 넘쳐서 자신을 갉아 먹게 되니까. 거기다 아마 아멜의 경우 갈증의 저주가 그 한계치를 버티고 있었으나, 내재된 다른 저주로 인해 그녀가 힘을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마력량으로 인해 갈증의 저주의 힘이 크게 세졌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힘을 쓰면 쓸수록 더 거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고, 그로인해 몇 번이고 저주에 삼켜져 죽을 위기까지 몰렸었다.

 

 “그래서 한꺼번에 저주를 해제시켜놨는데........ 원래 아멜씨의 마력 그릇이 큰 편인 모양이더라고요.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은 저도 처음이거든요.”

 

 그의 손가락이 경쾌하게 튕겨지자, 그녀의 마력을 보여주던 구체가 사라져갔다. 동시에 아멜의 몸 역시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것 같았다. 다만 무엇인가 무거운 혹을 단 느낌이 발목을 잡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마력을 다룰 줄 모르는데.......”

 

 아멜의 말에 에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무엇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체내의 마력 순환을 안정시키는 법부터 배워야겠네요. 원래라면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수련해야 하지만, 아멜씨는 늦은 편이니 조금 혹독하게 해야겠지만 말이에요.”

 

 말을 하는 그의 밑에는 거대한 하나의 그림이 그려져 갔다. 복잡한 수식과 문자들. 아마 전에 ‘그’가 보여줬었던 것과 같은 그림이었다. 거대한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정교한 마법을 쓰기 위해 그리는 그림을.

 

 그 그림을 그리면서, 에노의 눈빛이 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 모습은 마치......

 

 “아..... 아저씨랑 같은 눈빛........”

 

 분명 꽤나 힘든 훈련이 될 것 같았다. 그런 걱정을 하는 그녀와 반대로, 에노는 벌써 이것저것 해보려고 굉장히 들떠있는 것 같아보였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할게요. 우선 마력 조정 연습부터 말이죠.”

 

 탁! 손가락을 튕기자, 거대한 마법진에 마력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불안한 눈빛으로, 아멜은 가볍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그의 미소(?)와 함께 그녀의 지옥(?) 훈련이 시작되었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리버튼 거리 -

 

 

 한창을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는 크리엔과 이샤나. 오랜만에 만났다보니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들을 한 수레 넘게 풀어대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후아......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큰 공을 세워서 표창도 받았다고!”

 

 “흐... 그 매번 계단에서 미끄러지던 바보가 이렇게 성장하다니! 대단한데?”

 

 “그럼 너야 말로 매번 콧물이나 묻히고 다녔잖아.”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키득거리며 술잔을... 아니 술병 째로 그대로 들이켰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니, 저 크리엔이랑 대등하게 술을 마신다고?”

 

 “저 사람도 엄청 주당이구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람프는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저렇게 나와야 좋지. 그래야 내 술이랑 음식도 더 팔 수 있고.”

 

 “우이씨... 아저씨! 순, 돈만 밝히시고! 단골인데 뭐라도 더 해줄 생각은 없나요?”

 

 “그래서! 특별히 비싼 술도 몇 개 꺼내 왔지!”

 

 모두들 그가 들고 온 술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게 제도에서도 구하기 힘든 특별한, ‘마우리산’ 와인이었으니까.

 

 “우와! 그거 굉장히 맛있는데! 그 구하기 힘든 걸 어떻게 얻으셨어요?”

 

 “오! 너 술 좀 마실 줄 아는 녀석이구나! 뭐, 퇴역할 때 같이 나온 내 동기 녀석이 와인 공장을 하고 있어서 말이지, 그 녀석한테서 몇 개 좀 얻었지.”

 

 람프의 말에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급히 람프를 붙잡고 자신한테도 줄 수 없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일단 람프는 두 사람이 오붓(?)하게 보낼 수 있도록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 손님들을 상대해 나갔다.

 

 크리엔은 그런 그를 보면서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이런 비싼 술을 줄 주는 몰랐으니 말이다. 거기다..... 그 자리를 비켜주면서 하는 윙크는 또 뭐고.

 

 “크크크. 참, 너도 잘 지내고 있었구나.”

 

 “하하하; 나야, 어디서든 잘 살잖아. 안 그래?”

 

 뭐, 그래도 람프의 호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크리엔은 얼른 술병의 코르크를 따기 위해 병따개를 집어 들고, 병을 가져오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딸랑! 딸랑!

 

 잘그락, 잘그락.

 

 “크리엔 분대장님! 크리엔 분대장.... 님?!”

 

 막 술병을 따려던 그에게 덴커일이 급하게 뛰어오다가,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놀라 멈춰 섰다. 이거...... 오늘 참 난감한 상황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응? 부하?”

 

 중무장한 병사의 복장을 보고는 이샤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분명 그는 지금 휴가 중일 텐데, 왜 그를 찾으러 온 거지?

 

 “어... 어어어! 내 직속 부하. 덴커일이야!”

 

 “크리엔 분대장님, 비상소집입니다.”

 

 하...... 항상 한결같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의 일을 방해(?)하는 데에는 도사다. 덴커일의 말에 울컥한 크리엔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을 하려고 하자,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궁정마법사 일행 분들의 숙소에서 한바탕 난동이 벌어졌답니다. 근데....... 궁정 마법사분이 안 보이셔서......”

 

 “응? 잠깐 뭐라고?”

 

 그의 말에 이샤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을 했다. 덴커일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 설마, 궁정 마법사분이신가요?”

 

 “어?! 왜 날 찾는 거야? 잠깐! 내 숙소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휴... 다행입니다. 우선 이쪽으로 병력들을 소집하겠습니.....”

 

 “자... 잠깐만 덴커일? 우리 지금 방금 전까지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근데, 갑자기 습격이니 난동이니... 거기다 갑자기 호위를 붙이는 건 또 뭔데?”

 

 크리엔의 말에 잠시 덴커일은 멈춰 서서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떼며 방금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궁정 마법사님 일행의 숙소에 괴한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마법사님이야 밖에 있으셔서 다행이었지만, 안에 남아있던 일행 분들은 괴한들의 습격으로 인해 거의 중상..... 아니, 습격에 당해 숨을 거뒀습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화들짝 놀란 이샤나가 크게 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 아랑곳 하지 않고, 무심한 표정으로 침착하게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괴한들은 저번 습격의 주동자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녀석들은 이상한 약을 먹더니 괴물로 변했다고 하더군요. 일부러 목적을 숨기기 위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긴 했지만, 녀석들 중에 한 놈을 생포해서 정보를 캐냈거든요.”

 

 “왜.... 날........”

 

 “그건 잘 모르겠는데....... 자리를 옮겨도 되겠냐?”

 

 크리엔의 말에 그제야 다들 주변의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 하기야 중무장한 치안대 병사가 가게로 뛰어 들어왔으니 이목이 집중 될 수밖에. 중무장한 치안대가 온다는 것은 흉악범 체포나, 주변에서 큰 사건이 터졌다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

 

 “으..... 술 다 깼네...... 호위는 부르지 마. 그랬다가 잔당에게 들킬 수 있다고.”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람프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덴커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오늘 건 그냥 외상이니까 빨리 가봐. 술은 꼭 챙겨가고.”

 

 “고, 고마워요! 아저씨!”

 

 세 사람은 곧장 가게를 나가 파출소로 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샤나의 얼굴이 많이 안 좋아보였다. 그도 그럴게 제도에서 로하니아로 오면서 친해진 동료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었다는 게, 자신이 없는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 씨... 이게 또 무슨 상황인거냐......’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안 좋은 일을 겪게 되다니....... 크리엔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위로를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안정시킬 수 있을 지를...... 그녀와 소꿉친구이자 오랜 지기니까 말이다.

 

 ‘이게... 무슨 상황인거냐고!’

 

 그의 한탄소리가 마음속에서 널리 울려 퍼졌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거대한 바위가 떨어져 물보라가 일어나듯이. 크게 요동치며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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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8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3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72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82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83 0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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