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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5. 공국, 제국의 사람들.
작성일 : 19-11-28 22:12     조회 : 84     추천 : 0     분량 : 8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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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의 최남단, 끝자락에 붙어있는 작은 반도인 바엘 반도. 그 작은 반도는 한때 메자크 제국과 항상 그들과 대립해온 아드라안 제국의 식민지로서 많은 핍박을 받았었다. 그러던 도중, 제라드 총독 대행의 반란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체제의 나라가 들어서게 되었는데, 만민 공동의 통치라는 이름을 단 제라드 공화국이었다. 당시 아드라안 제국과 메자크 제국은 끝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

 

 거기다 그들의 식민지였던 미개척지들의 반란과 필더레아 제국의 등장, 해적들의 난립으로 제라드 공화국을 신경 쓸 수가 없을 지경에 이렀고, 결국 그들을 하나의 나라로 인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들 뒤에 이 제라드 공화국이 있었지만, 손을 써보기도 힘들었을 정도로 전쟁이 길었던 탓에 아무것도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들의 탁월한 외교력으로 대륙의 세계정세를 한 번에 뒤바꿔버렸고, 이들은 하나의 독립된 나라로서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체제 아래에 많은 것들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공화국이라는 새로운 체계는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모두가 생각하지 못한 체제였고, 전쟁과 귀족들의 핍박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기에 구름처럼 사람들을 모을 수가 있었다.

 

 그중에는 돈이 많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부호나 지식인이지만 몰락한 귀족, 그리고 갈길 잃은 장인들이 있었고, 이들이 정착하면서 공화국은 급속도로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막대한 부와 많은 인력, 그리고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고, 공국의 앞날은 창창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모두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나라였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점차 공국이 나라의 틀을 다져가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모두가 정치를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역이용한 탐욕적인 사람들과 범죄자 집단들의 난립, 다양한 종족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생기는 불화, 여전히 심하게 벌어지는 차별들. 이들을 제어하지 못한 공국은 결국 세 개의 집단으로 분리되어버렸고, 그 중 하나가 바로 공화국 전반을 감시 감독하는 정보국이었다.

 

 

 “우이씨... 또 놓쳐버린 것 같은데?”

 

 “뭐! 또 놓쳐? 으.. 으이씨!”

 

 그리고 여기 그 정보국의 일원이자, 한때는 엘리트 요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마치 사람들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니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그저 그들이 관광객정도로만 보였지만, 실상은 그들이 입고 있는 코트 안에는 무시무시한 것들로 가득 차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뭐, 어쨌든 지금 이 둘은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에 이곳으로 온 이들은 여태껏 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었다. 비밀 지령이었기에, 기밀 임무로 움직이는 것이라 시간을 오래 끌면 안 되는 임무였다.

 

 “제발 좀, 이제는 그만 놓치자고! 벌써 이 임무로 3개월째 여기 박혀 있잖아?! 집에 돌아가자, 집에!”

 

 검은 머리의 남자는 투덜거리며, 옆에 있는 짙은 갈색의 남자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뭐 이렇게 투정을 한다고 해서야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니까.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잖아. 괜히 그분이 아니겠어? 우리가 찾을 수 없는 그런 분이라던데..,.....”

 

 “네가 이러고도 ‘이름 없는 부대’야? 정말 쓸모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그러지마, 파트너. 너마저 날 버리면 난 어떻게 하라고!”

 

 전 국장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태어난 ‘이름 없는 부대’. 이들의 활약은 상상을 초월하여, 일부는 가끔 정치인이 되었을 때 외부 도시를 방문하는 일이 있다면,

 

 ‘아! 여기 처음 방문하시는 걸로 아는데 어떠신가요?’

 

 ‘네? 여기는 변함없이 아름답네요. 특히 저기 가게는 3번이나 들렸었는데, 정말 맛집이더라고요!’

 

 라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잠입과 정보 수집, 그리고 기타 임무에 특화된 이들이었다..... 였을 텐데........

 

 “흐.... 왜 하필 팀장님이 너랑 날 페어로 붙이신건지....... 아오?! 짜증나!”

 

 하필 파트너로 있는 녀석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만 그 인물을 놓치고 만 것이었다. 그것도 매번 거의 다 쫓아갔다 싶었다면 말이다. 물론 자신도 한눈을 판 게 있기는 있지만, 그래도 매번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해두고선 번번이 그러니 짜증이 날 법도 하긴 했다.

 

 “나도 모르겠다고! 알 수 없어. 마치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단 말이야!”

 

 짜증을 내는 동료에게 잔소리를 듣던 그는 화를 내며 머리를 쥐어 싸맸다. 분명 그 나름 열심히 쫓고 있었는데, 자꾸 놓치게 되니 말이다.

 

 “마법? 누가 그런 강력한 마법을 쓰겠냐? 무슨 길이라도 잃는 마법을 말이야!”

 

 정말 이상했다. 자꾸 그녀를 쫓아가면 길을 잃고 헤매는 것 같으니까. 그리고 어제도 쫓다가 길을 잃게 되어서 또 그녀를 놓치게 되었다. 계속해서 놓치게 된다면 아마 그들의 상사의 불호령이 떨어질게 뻔했다. 정보국 요원으로서, 공국의 요원으로서 임무 달성률 100%를 처음 깨뜨린 것도 모자라,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니까.

 

 “아오! 진짜! 이렇게 되어서야 모퉁이집을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정마...... 아! 나타났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한 낯익은 그림자. 오랜만의 외출임에도 정말이지 한결 같은 그녀의 복장이 눈에 띄었다. 남색 머리칼을 휘날리며, 마침 안경에 뭐가 묻었는지 열심히 손수건으로 안경을 닦으며 걷는 그녀는........

 

 “후아암. 오랜만에 람프씨네 가게나 가야지.”

 

 털털한 속과 달리 밖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케일이었다. 오늘은 에노가 아멜이랑 특훈을 한다고 해서, 할 일이 없던 그녀는 그냥 술이나 한잔 마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걷고 있던 것이었다.

 

 “자! 지금부터 놓치지 말자고!”

 

 “그래! 놓치지 말자고!”

 

 두 사람은 열심히 그녀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임무를 성공 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리버튼 거리 -

 

 

 딸랑! 경쾌한 종소리가 울리며 문이 열렸다. 오후 장사를 준비하던 람프가 반가운 얼굴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어! 이게 누구야?! 케일 아니야?”

 

 “람프씨! 잘 있었어?”

 

 “나야 잘 있지! 매번 귀염둥이가 내 수염을 노리고 있어서 조금 그렇지만 말이야.”

 

 그녀를 반겨주는 그의 모습에 케일은 미소로 화답하며 자연스럽게 식당 한쪽에 앉았다. 람프 역시 그녀의 맞은편에 앉으며 가볍게 가게 진열장에 있는 술 한 병을 꺼내들었다. 케일이 혼자 이 가게에 찾아온다면, 필시 술을 마시러 오는 것이니까.

 

 “하하, 오늘 장사는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오늘은 그냥 단골만 오는 날이잖아. 안 그래?”

 

 식당에는 몇몇 손님들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었다. 그 손님들은 케일과 잘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도 역시 케일처럼 람프와 술을 마시기 위해 식당에 찾아온 것이었다.

 

 “오! 그럼 케일씨까지 왔으니 오랜만에 다 모인 건가요?”

 

 한사람이 그렇게 말하자, 람프는 피식 웃었다. 여태껏 다들 바쁘게 지내니 이렇게 술친구들끼리 모이는 것은 오랜만이다. 다들 모두가 모였다는 것에 기뻐하며 자신들이 가져온 안주거리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오늘은 땅콩 볶음이랑 건포도인가?”

 

 “뭐, 제일 간편하고, 다른 걸 가지고 나오려면 무게도 있고. 무엇보다 에노가 만든 이 땅콩 볶음은 정말 술안주에 맞거든.”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다들 술을 마시러 올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안주 거리를 집에서 가져왔다. 그게 간단한 견과류라고 해도, 비싼 과일이라고 해도 상관이 없다. 그저 분위기만 맞으면 되니까. 뭐, 없다면 람프에게 주문을 해서 먹어도 되지만 말이다.

 

 “오! 에노가 해준 요리인거냐? 왜 그 자식은 우리 가게로 오지 않는 거야?”

 

 람프와 마찬가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명이 투덜거리며 말을 했다. 그러자 람프 역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봐, 걔는 약초밖에 좋아하지 않는 바보라고. 그리고 만약 영입 가능하다면 우리 가게에서 먼저 영입할거거든? 그러니까 눈독들이지나 마쇼!”

 

 그들의 말에 모두 한바탕 크게 웃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케일 역시 이런 푸근한 분위기가 좋았다. 그저 아무 고민 없이, 아무런 방해 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말이다.

 

 ‘또 술 마시고 왔다고 뭐라 그러려나?’

 

 문득 에노 생각이 난 그녀는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다. 그 모습에 람프는 술 한모금을 들이키며 말했다.

 

 “또 동생 생각 한 거냐?”

 

 “뭐, 그렇지. 하나 뿐인 동생이니까 말이야.”

 

 “역시 에노는 축복 받았다니까. 이렇게 동생을 끔찍이 사랑해주는 누나가 있는걸. 반면 내 형은 왜 이리 날 못 죽여서 안 달인건지....... 에휴.”

 

 “킥킥. 원래 형제가 그렇잖아. 서로 못 죽여서 안달이라며. 그리고 에노는 말이야. 내 동생이기 전에, 내 자식 같은 존재라고. 그 아이에게 많이 못해준 게 아쉬워서 그렇단 말이야.”

 

 가족과 멀리 떨어져, 홀로 그의 밑에서 자라왔다. 자신 역시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그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알았으니까. 그리고 녀석들의 침공으로 인해 뒤집어진 세계에서, 부모님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를 위해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우기로 마음먹었던 그녀였다.

 

 “참, 동생이랑 멀리 떨어져서 지냈었다고 했었지? 그럼 그럴 만도 하네.”

 

 람프는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멀리 떨어져 지낸 가족들이 있어서, 그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대 전쟁 당시 막내 동생이 태어나면서와 맞이했던 그의 아버지의 죽음을 보면서, 그 역시 동생이 잘 클 수 있게 노력했던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결혼해서 귀여운 조카를 데리고 오는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그였다.

 

 “그러고 보니 네 아들은 잘 지내고 있어?”

 

 “잘 지내고 있지. 아직 조금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지만 말이야. 하하하.”

 

 이제 5살이 된, 늦둥이라 그의 애정 역시 각별했다. 매우 이성적이고 나름의 철칙에 움직이는 사람인데도 그 아이만 보면 사족을 못 쓸 정도니 말 다할 정도였다. 그 덕분에 케일은 그의 아들 자랑에 빠져들어 그의 끝없는 사랑을 들어야 했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운 그녀니 상관없었다.

 

 딸랑.

 

 “후아.... 여기에 이런 가게가 생겼다고?”

 

 문이 열리면서 낯선(?) 목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낯익은 모습의, 오랜만에 평상복 차림의 크리엔과, 어떤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응! 근데, 여기 가게 주인은 너도 아는 사람이야. 람프씨 알지! 제국군에서 근무하다가 전역하시고 여기에 가게를 차리셨어. 그래서 말인.... 어라?”

 

 열심히 그녀에게 설명을 하던 그는 곧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케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반면 당황하는 크리엔의 모습에 관심 1도 없는 케일은 그저 그에게 손을 흔들며 가볍게 인사할 뿐이었다. 대신,

 

 “어..... 어어!”

 

 그의 옆에 있는 여자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분명 저 사람은 어제 봤었던...... 그 싸가지 없는 여자?!

 

 “크리엔?! 아는 사이야?”

 

 그녀는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있는 그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을 했다. 하지만 그는 케일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아... 아는 사이긴 한데.......”

 

 “설마, 네가 좋아한다는 사람이 저 사람이야?”

 

 가끔 편지를 주고받을 때 어김없이 등장했던 사람 이름 케일. 매번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그의 편지를 보며, 가끔은 고개를 저을 정도로 중증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으니..........

 

 “당신! 그때 그 모퉁이집의!”

 

 “어머, 안녕하세요? 크리엔씨 여자친구신 가요?”

 

 미소를 빙그레 지으며 말하는 케일. 그런 그녀의 훅 들어오는 말에 이샤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에요! 여자 친구는 무슨! 그냥 소꿉친구라고요!”

 

 “마.. 맞아요! 소꿉친구에요! 오랜만에 만났거든요.”

 

 당황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모두들 마구 웃으며 박수를 쳤다. 참, 그냥 술 마시러 왔을 뿐인데 이런 진귀한 장면을 보게 되다니 말이다.

 

 “그 바보 크리엔이 이러다니, 하하하하!”

 

 제일 목청 터져라 웃는 람프를 보며 크리엔은 툴툴거리며 이샤나를 끌고 한쪽으로 갔다. 그러자 람프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메뉴판을 건네면서 작은 술잔 두 개와 맥주 한 병을 놔주었다.

 

 “어차피 너희들도 술 마시러 왔지? 뭐, 안주거리는 거기 있는 것들 중에 고르면 된다고. 이 아저씨가 금방 만들어 줄 테니까.”

 

 람프는 팔 근육을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크리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항상 먹던 고기볶음과 치즈 그라탕을 시켰다. 람프는 그의 주문에 금방 만들어주겠다고 하면서 곧장 주방으로 달려갔다.

 

 “케일씨도 같이 마실래요?”

 

 “괜찮아요. 전 이것만 마시고 갈 거거든요.”

 

 또 퇴짜를 맞은 그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그 모습에 이샤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푹 빠졌구나.”

 

 “당연하지. 저렇게 완벽한 사람은 처음인 걸?”

 

 “나는 조금 마음에 안 드는 걸?”

 

 성질 더럽(?)고 분명 집에서와 밖에서의 모습이 달라 보이는 사람인 듯싶었다. 뭐, 그래도 이 바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으니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마음에 안 들어.’

 

 특히 그 거만했던 태도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무조건 사람 말은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 뭐, 이 얘기를 해도 들을 그가 아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사람 얘기는 그만해줘. 지금 오랜만에 만난 상대에게 그 이야기만 30분 째라고.”

 

 이샤나가 툴툴거리며 맥주 한 잔을 그대로 들이켰다. 크리엔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안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 미안. 너무 그 얘기만 했지? 참, 그러고 보니 너 여기 왜 온 거야? 궁정 마법사로 있으니 바쁠 거 아니야.”

 

 “황제 폐하의 명으로 여기 왔지. 사실 피해보고는 거의 끝났지만, 다른 이유가 있어서 말이야.”

 

 “다른 이유?”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를 보며 이샤나는 피식 웃었다. 원래는 얘기해서는 안 되지만, 크리엔도 엄연히 관계자고 곧 있으면 공문이 내려올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곧 있으면...... 황녀님이 오실 거거든.”

 

 “자... 잠깐만?! 황녀님이 오신다고? 몇 번째 황녀님인데?”

 

 화들짝 놀라는 크리엔을 보며, 이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 이렇게 크리엔이 묻는 것도 이유가 있다. 황제의 밑에는 두 명의 황자와 두 명의 황녀가 있다. 현재는 1순위 계승권을 가진 그레인 황태자와 2순위의 둘째 루베인 황녀. 그리고 계승권과 조금 먼 그 밑에 두 명의 황자와 황녀가 말이다.

 

 “몇 번째는 당연히 이 도시를 만든 황녀님이지.”

 

 가장 막내였지만, 이 로하니아라는 도시를 계획했던 인물인 아이샤 황녀. 가장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그녀는, 한때 자신의 형제자매들을 재치고 계승권 1순위로 있었던 인물이 있었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그녀는 황제의 추진력을 등에 업고 도시를 계획한 인물로 가장 성공적인 도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지금은 여러 복잡한 상황에 의해 계승권을 내려두고, 그저 사교계에 얼굴을 잠깐 비추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갑자기 이 도시를 방문하겠다고 한 것이었다.

 

 “덕분에 말단인 나도 그분 덕분에 여기로 온 거지. 직속 궁정 마법사 겸 명분상으로는 그분의 가정교사라서 말이야.”

 

 “이야, 너 제도에서 꽤나 잘 나가고 있었잖아?! 왜 편지에 그런 건 안 보냈냐?”

 

 “괜히 귀찮아지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너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편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그런 게 새어버리면 안 되잖아?”

 

 물론 이 얘기도 해서는 안 되지만, 이미 한참 술이 들어간 참이라 계속해서 얘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사람의 테이블이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관심가지고 귀 기울이지 않는 이상 듣기는 힘들다는 점. 거기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하느라 바빴기에 관심이 전혀 없어서 괜찮다는 생각을 한 둘이였다.

 

 다만,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 유심히 듣고 있는 네 사람이 있다는 것은 눈치 채지 못한 채로 말이다. 람프와 케일은 한쪽 테이블에서 다시 술을 마시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참, 걱정이지 않아? 보는 눈이 많은데 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걱정은 무슨. 일단 저 손님들은 네가 목적인 것 같으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하하하,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 이제 슬슬 집에 가야겠다. 분명 에노가 뭐라 그럴 거니까.”

 

 케일은 슬슬 나갈 채비를 하며 동전 몇 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마신 술값보다 더 많이 얹어 놓아서 람프가 정확히 거슬러주려고 했지만, 케일은 눈짓을 하며 말했다.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어. 그에 대한 값이야.”

 

 “참나, 어차피 퇴역한 사람들이잖아. 그냥 술값만 내고 가라고. 버릇이라곤 해도 그렇잖아. 안 그래?”

 

 둘의 사소한 다툼에도,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단골과 사장이 거스름돈에 대한 얘기로 말을 나누는 것으로 아니까.

 

 “반대로 생각해. 지금은 난 상인이라고. 상인은 정보가 중요하잖아? 안 그래? 덕분에 한바탕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들어올 테니까 말이야. 이럴 때야 말로 돈을 벌어야지.”

 

 “역시 돈 생각뿐이었냐?”

 

 “그럼 돈이 제일 중요하지! 그리고 너도 충분히 식재료나 사둘 준비나 하라고. 손님들 몰려올 거잖아? 안 그래?”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축제 때 못 번(?) 것을 마저 채워야 하니까. 뭐, 케일은 이미 넘칠 때로 채워놨지만 말이다.

 

 “그럼 조심해서 가.”

 

 “그래. 조심해서 갈게.”

 

 람프에게 손을 흔든 케일은 곧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하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두 명의 남자가 급히 그녀를 쫓아 나가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그 둘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람프만이 피식 웃으며 테이블을 정리할 뿐이었다.

 

 “아, 근데 저 녀석들은 돈은 내고 갔나?”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기분이 나쁘지만...... 아, 어쩌면 이 돈이 저 녀석들 음식 값일 지도 모르겠다. 아니, 진짜 음식 값이었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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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0. 마법사와 마술사 2019 / 11 / 8 73 0 9378   
21 19. 스토커 2019 / 11 / 7 73 0 8057   
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6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2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72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80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81 0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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