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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가 : 유권조
작품등록일 : 2017.11.4

더 이상, 용사가 물리칠 용도 없고 마왕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왕립 용사학교를 졸업한 신입 용사, 베이커는 닷슈 섬으로 파견을 떠난다. 그리고 그의 임무는 용사 테마파크 건설?!

 
19편 - 축제란 무엇인가
작성일 : 17-12-18 00:09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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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란 무엇인가. 왕국과 그 지역에 따라 의미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년 중 가장 흥성대는 날이 축제였다. 성을 중심으로 농지가 구성된 지역이면 추수를 끝낸 뒤에 열리기 마련이었고, 어촌이라면 어획량이 많은 절기를 맞춰 축제가 열리곤 했다. 축제 전후로는 으레 영주가 세금을 감면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평소 영주에 대한 불만을 축제를 계기로 풀어내고자 함이었는데, 시대가 흐르며 그 의도와 모습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마왕군과의 전투가 치열했을 때야 1년 내내 통제된 생활에서 벗어나, 마음껏 먹고 마시는 기간이 축제였으나 평시가 된 후로 축제는 하나의 경제 활동의 장이 되었다. 여러 대상이 축제 때를 맞춰 지역을 옮기며 장을 열었다. 거기에 따라 축제를 열지 않던 지역도 저마다 지역 특색을 내걸고 축제를 만들곤 했다.

 

  이런 흐름은 닷슈 섬이라고 해서 피할 수 없었다. 마왕군 세력권에 있을 때엔 축제는커녕 가벼운 행사조차 없었다. 여러 모험가가 거주해 흥성대는 분위기야 돌았으나 그렇다고 아예 먹고 마시며 즐기는 때를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드래곤에 이어 축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창밖으로 비를 구경하며 루루와 베이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축제 얘기가 나온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루루를 도와 데미안, 베이커가 세탁물을 걷은 다음의 일이었다.

 

  "용사님이 계신 곳에서는 축제를 했어요?"

 

  루루가 물었다. 베이커는 용사 학교에서 지내던 일을 떠올렸다. 축제라면 분명 있었다. 중부 왕국이 인접한 왕국에 비해 거대하지는 않았으나, 여러 도로를 잇는 땅이었고 용사 학교는 비교적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

 

  "있기야 했죠. 자세히는 모르지만요."

  "하긴, 술을 마시지 않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그렇다기 보다는... 학교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었어요. 마땅한 후원자가 없으니 활동에 제약이 많았거든요."

  "아..."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흘렀다. 서로 말없이 세탁물을 정리하다, 이번에는 베이커가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닷슈 섬에서는 언제 축제를 하나요?"

  "닷슈 섬에는 축제가 없습니다."

 

  데미안이 딱 잘라 대답했다. 그는 성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닷슈 섬에서 태어나 줄곧 닷슈 섬에서 자랐기에 축제에 대해서는 가끔 들르는 외지 사람들에게 들는 게 전부였다.

 

  "아무래도 마왕군 때문이었겠죠?"

  "그렇습니다. 어릴 적에 다른 어른들도 축제 비슷한 것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어요."

 

  데미안의 말에 베이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새로운 축제와 용사 테마파크 건립을 병행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전보다 의욕적으로 계획을 추진할 마음이야 있었으나 무턱대고 얘기를 꺼냈다간 귀찮은 일만 한가득 안게 될 것이라 생각한 탓이었다.

 

  "무슨 얘기해?"

 

  베이커의 조심스러운 마음과 달리, 엘리제가 그들 셋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는 사람들이 흩어져 조금 심심하던 차였고 무슨 이야기라도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베이커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모르는 루루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축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닷슈 섬에는 축제가 없으니까요."

  "축제? 없지. 음? 분명... 음... 무언가 떠오를 것 같은데."

 

  베이커는 엘리제가 아무것도 떠올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빌었다. 딱히 모시는 신이 없었기에 누구에게 비는 것인지 스스로도 몰랐으나, 그 간절함만큼은 작지 않았다. 엘리제는 갑작스레 솟은 베이커의 신앙심을 모조리 날릴 만큼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바로 축제야. 닷슈 섬만의 축제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거지! 거기에 용사 테마파크를 함께 곁들이는 거고!"

  "젠장."

  "용사, 지금 뭐라고 했어?"

  "아뇨, 아무런 말도 안 했습니다."

  "좋아! 그럼 내일까지 계획 초안을 짜."

  "설마 축제 계획을 짜라고 하시는 건 아니죠?"

  "밎는데. 자, 내일까지다!"

 

  그 말만 남기고 루루는 콧노래를 부르며 떠났다. 루루와 데미안은 헛기침을 하고 조심스레 자리를 떴다. 베이커는 한숨을 쉬고 일어났다. 옆에 술이 있다면 조금 마셔볼 지도 모를 정도의 마음이 들었다.

 

  베이커는 괜히 마음이 복잡했다. 축제 때문만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드래곤을 두고 나누었던 얘기 탓도 아니었다. 그는 숲에서 소녀에게 들었던 말이 못내 신경이 쓰였다.

 

  "요, 용사님 무슨 걱정이라도 이, 있으십니까?"

 

  창밖으로 비를 구경하던 베이커에게 내무대신이 말을 걸었다. 내무대신은 마치 비가 내리는 듯이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고 있었다. 베이커는 돈을 돌려주기야 했으나, 내무대신이 부탁했던 간식을 사지 못한 일이 마음에 걸려 여태 대화가 어색했던 감이 있었다. 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내무대신은 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베이커는 저도 모르게 말끝을 흐렸다. 그는 문득 닷슈 섬에 온 후로 용사다운 일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마왕군의 잔재와 싸우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으나, 그와 비슷한 전투 또는 모험이라도 하리라 생각했던 탓이었다. 그리고 그런 박진감 넘치는 순간과는 거리가 먼 내무대신이 베이커 옆에 앉았다. 그는 바닥에 앉는 사이에 숨이 차 헐떡였다.

 

  "재미가 없지요?"

  "예, 예?"

  "용사나 되는 분께서 이렇게 작은 섬에서 지내자니 심심하고 지루하시겠지요."

  "그런 건... 아니에요."

 

  당장 부정하기야 했으나, 베이커는 내심 내무대신의 말에 동의했다. 그가 용사 학교에 있을 무렵이라고 매일 즐거운 나날을 보냈던 것은 아니나, 그와 비교하더라도 닷슈 섬에서의 생활에는 커다란 즐거움이 있지는 않았다. 물론, 기억에 남을 만큼 거친 순간들이야 많았다.

 

  "걱정이 있다면 마, 말씀하세요. 이래뵈도 닷슈 섬의 내무대신이니까요."

 

  그래봐야 내무부를 두고 거기 일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나, 베이커는 괜히 내무대신의 말에 힘이 느껴졌다. 그런 이유로 베이커는 내무대신에게 엘리제가 했던 말을 늘어놓았다. 늘어놓기에는 엘리제가 지시한 내용이 별로 없었기에 대부분의 말은 그에 대한 베이커의 불평으로 가득했다. 모든 내용들을 들은 뒤에 내무대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분명 어려운 일이군요."

  "축제라... 진법을 공부한 일은 있지만, 축제는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추, 축제는 경험해 본 적이 없지요. 그렇지만... 모든 일엔 목표가 중요하답니다."

  "목표요?"

  "네. 모, 목표가 분명하면 중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 어떻게 문제를 고쳐야 할지 가닥이 잡히곤 하죠. 그래요, 예를 들어 전술과 진법의 목표가 무엇이죠?"

 

  갑작스런 내무대신의 질문에 베이커는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잠시 머뭇댄 다음에 그는 어딘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전투력을..."

  "아니죠."

  "예?"

 

  말을 끊는 내무대신의 표정은 베이커가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평온했다. 하마터면 베이커는 그가 국방대신이라도 된다 생각할 정도였다. 평생 군사학과는 전혀 연이 없었을 내무대신은 멍하니 있는 베이커에게 말했다.

 

  "정답은 승리죠."

  "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그럼 요, 용사 테마파크의 목적은 뭘까요?"

  "그건..."

 

  그저 엘리제의 심술과 사춘기에서 오는 반항심의 표출이라고 말하고 싶어 베이커는 입이 근질거렸다. 그러나 그런 충동을 참고 베이커는 잠시간 생각하더니 말했다.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다시 생각해 보세요."

 

  내무대신의 말에 베이커가 멈칫했다. 그는 조금 더 생각한 뒤에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닷슈 섬의 부흥이요?"

  "마, 맞아요. 막무가내이긴 하지만, 영주님이 계속 계획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목표가 단순해서라고 새,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네요."

  "그, 그럼 축제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베이커는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이대로 엘리제와 대화를 한다면, 어딘가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 또 떠나려고 할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엘리제에게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게 베이커의 생각이었다. 그가 고민하고 있으니, 내무대신이 말했다.

 

  "마을에 다, 다른 섬에서 살다가 이주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어쩌면 추, 축제에 대해 무언가 알게 될 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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