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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가 : 유권조
작품등록일 : 2017.11.4

더 이상, 용사가 물리칠 용도 없고 마왕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왕립 용사학교를 졸업한 신입 용사, 베이커는 닷슈 섬으로 파견을 떠난다. 그리고 그의 임무는 용사 테마파크 건설?!

 
8편 - 관광이란 무엇인가
작성일 : 17-11-11 02:36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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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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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이란 무엇인가. 드래곤 유적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이 먹는 게 제일이다. 어쩌면, 관광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관점이야 사람마다 다를 테니 누군가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물건을 구하기 위해 관광을 떠나기도 할 것이다. 쉽게 볼 수 없는 광경, 예를 들어 거대한 조각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따위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왕국 서부 끝자락, 그러니까 닷슈 섬이 속한 군도나 가까운 본토에서 관광이란 그리 대단한 것이 되지 못했다.

 

  산업용 골렘이야 왕국 중부에서나 대중화된 것이었고, 아직 서부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물건이 수공예로 만들어졌다. 대량생산된 물건들이 각종 교통편을 이용해 넘어온다고 해도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기 마련이어서 수요가 많지 않았다. 수요라는 것이 그저 갖고 싶고 손에 넣고 싶다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는다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서부는 여러 공산품을 생산하는 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 아니었다.

 

  자연 환경도 대단하다고 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이, 닷슈 섬이 포함된 아리아네 군도는 대체로 그 크기가 작은 섬들이 대부분이어서 주도라 부를 만한 곳도 없었고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는 땅도 없었다. 거기에 닷슈 섬을 두고 얘기하자면, 옛적에 마왕군이 주둔한 적이야 있지만 병력을 임시로 대기시키기 위한 시설을 두었다가 허물었고 마왕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 따위도 세우지 않은 것이었다.

 

  “알겠어?”

 

  여기에 이르도록 닷슈 섬과 그 주변의 관광 환경을 얘기하고서 엘리제가 혀를 찼다. 그는 베이커가 섬에 도착하고 며칠이 지나도록, 용사월드 건립 계획에 별 진척이 없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베이커의 이름에 대한 작고 작은 소동으로 며칠 눈을 마주치기가 불편했던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공허히 보낸 시간이 많았다.

 

  “저기, 영주님 말씀대로라면 아리아네 군도는 관광으로 부흥하는 일은 포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내 말을 제대로 들은 거야?”

 

  베이커의 대꾸에 엘리제는 성을 내며 물었다. 베이커는 당연히 제대로 들었으며, 그런 뜻을 곧장 말할까도 싶었지만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왕립 용사학교에서 파견지 영주의 뜻을 거스르지 말 것을 단단히 교육받은 것도 이유였고, 귀족 자제들과 얽히며 그들에게 저항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것도 한 이유였다. 엘리제는 팔짱을 단단하게 끼고서 베이커에게 말했다.

 

  “일단 닷슈 섬은 아리아네 군도에서 본토와 가장 가까운 섬이라고. 요충지란 말이야, 요충지. 멀리 있는 다른 섬들에 가지 않아도 되는 위치란 말이야.”

  “다른 섬에는 가는 배가 있어요?”

 

  베이커가 묻자, 이번에는 차를 따라 마시던 루루가 대화에 끼었다. 이즈음에서 얘기하면, 지금 엘리제와 베이커, 루루는 성의 응접실을 회의실 삼아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점심때가 아직 되지 않은 때였다.

 

  “그럼요. 영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아리아네 군도에는 마왕군과 관련한 유적들이 별로 없지만, 자체적으로 문화 산업을 일으킨 섬들이 제법 있어요.”

  “문화 산업이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들에는 기대할 수 없는 환경이니까요. 더 이상 전쟁 특수를 노릴 수도 없어서 많은 섬들이 유흥거리를 만들어 냈거든요.”

 

  루루가 말을 마치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가 차의 향과 맛을 즐길 동안, 엘리제가 이어서 말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키세 섬이야. 우리 섬의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수 있지.”

  “적... 이라면 불가침 조약을 맺지 않은 섬인가요?”

 

  엘리제의 말에 베이커가 긴장하며 물었다. 그는 며칠 동안 나름 위기도 있었으나, 어쨌든 용사학교에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장난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던 만큼 곧 큰 전투가 다가올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옆에 앉아있던 루루가 그 기대를 부수며 말했다.

 

  “당연히 맺었죠. 그냥, 거기 영주님의 장남하고 우리 영주님 사이가 좋지 않을 뿐이에요.”

 

  베이커가 실망할 틈도 없이, 엘리제가 벌떡 일어났다. 그는 키세 섬이 있을 만한 방향을 가늠해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닷슈 섬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키세 섬을 적으로 생각하는 거야. 우리 섬으로 올 수도 있는 관광객을 녀석들이 전부 뺏어가니까 우리가 이렇게 가난한 거라고!”

 

  영주가 자신의 입으로 가난을 뱉는 모습을 보며 베이커가 한숨을 쉬었다. 그런 베이커에게 루루가 키세 섬에 대해서 얘기했다.

 

  “키세 섬은 연극이 발달했어요.”

  “연극이라면... 그 연기하는 그 연극이요?”

  “네, 그 연극이요. 지금 영주님이 젊을 때부터 추진하던 사업인데, 지금은 제법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여럿 상연되고 있대요. 극장도 수십 명이 겨우 들어가는 소형부터 수백 명을 수용하는 광장까지 다양하게 사용한다고 들었어요. 본토에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요.”

 

  루루가 여기까지 얘기하니, 분을 이기지 못한 엘리제가 베이커를 보고 말했다.

 

  “그래, 오늘은 키세 섬에 놀러가자.”

  “놀러요?”

  “아니, 말을 잘못했어. 키세 섬에 정찰을 가자.”

  “놀러가는 게 아니라요?”

  “아니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키세 섬이 우리보다 돈을 아주 조금 더 버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러니까 녀석들의 본진에 가서 그 비결을 훔치는 거야.”

 

  베이커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엘리제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 엘리제는 막무가내로 일을 추진하려고 했고, 외무대신과 내무대신을 불렀다. 동시에 토드와 마리를 불러 키세 섬에 가기까지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했다. 어쩐지 두통이 몰려와 이마에 손을 짚는 베이커에게 루루가 다가왔다.

 

  “피곤하겠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그런가요? 어라, 그러면 루루 씨는 같이 안 가시나요?”

  “영주님이 자릴 비우시니 저라도 여길 지켜야죠.”

 

  그러자 외무대신과 내무대신에게 자신의 계획을 얘기하던 엘리제가 빙글 돌아 말했다.

 

  “뭐어? 루루도 같이 가자.”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세요, 영주님. 성을 텅텅 비우면 안 되죠.“

  “에이, 뭐 어때? 어차피 이런 성에 영주가 있으나마나 아니야?”

 

  베이커는 지금 엘리제가 영주로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루루는 끝끝내 엘리제의 권유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엘리제는 심통이 난 목소리를 내며 돌아섰고, 내무대신과 외무대신이 차례로 말했다.

 

  “여, 영주님. 다녀오실 동안 성을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내무대신, 땀을 다 닦은 뒤에 말을 하셔야죠. 그렇게 뒤룩... 아니, 볼록한 볼이 땀에 젖어서 말을 더듬거리면 영주님께서 불쾌하시지 않겠습니까.”

  “외, 외무대신...”

 

  외무대신은 울먹이며 말하는 내무대신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제는 도시락의 준비를 기다리며 루루의 손을 잡고 제 방으로 향했다. 키세 섬에 갈 때 입을 옷을 고르기 위함이었다. 얼결에 응접실에 내무대신, 외무대신과 남은 베이커는 분위기가 어색해 입맛만 다셨다. 그러고 있으니, 외무대신이 먼저 베이커에게 말을 걸었다.

 

  “용사님, 영주님께서 제멋대로 구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섬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저러시는 겁니다.”

  “예, 이해해요.”

  “그러니 키세 섬에서는 영주님께서 사고를 치지 않도록 잘 봐주십시오. 지난번에도 키세 섬 영주님의 장남을 때리는 바람에...”

  “전투가 벌어질 뻔했나요?”

  “아니요, 성문과 선착장에 키세 섬은 닷슈 섬보다 아릅답다는 문구를 한동안 붙여야 했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키세 섬의 영주란 참 인자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베이커는 생각했다. 그러고 있으니 이번에는 내무대신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용사님, 키세 섬에 가면...”

 

  그가 말을 마치기 전에 외무대신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내무대신의 부탁은 들어주지 마십시오, 용사님.”

  “아,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소. 외무대신.”

  “그래봐야 키세 섬에서 달콤한 간식을 사다 달라고 부탁할 셈이잖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어차피 내 급료로 사는 건데 괜찮지 않습니까?”

  “용사님의 성함이 비록 베이커고, 베이커는 감히 영주님 근처에서 일할 수 없는 천민들에게나 붙는 이름이라고 하더라도 용사님을 천민처럼 부려서는 안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내무대신?”

  “나, 나는 용사님을 그렇게 부릴 생각이...”

  “분명 2골드 정도나 쥐여 주면서 바구니 다섯 개를 채울 간식을 사오라고 할 게 뻔하죠.”

  “그렇게 과한 부탁할 생각은 없었는데...”

 

  내무대신과 외무대신이 말을 주고받는 걸 보던 베이커가 손사래를 치며 말을 끊었다. 그는 먼저 내무대신에게 말했다.

 

  “키세 섬에는 처음 가는 거지만, 선물하기에 좋은 물건이 있으면 사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베이커는 닷슈 섬에 오느라 여비를 전부 써서 남지 않은 소지금과, 조금씩 쌓이고 있을 자신의 빚을 떠올렸다. 거기에 얼마 전 칼을 부순 것까지 떠오르자 베이커는 괜히 앞이 막막했다. 그런 속은 알지도 못하고, 내무대신은 들떠서 외무대신이 말한 대로 금화 두 닢을 꺼내 베이커에게 건넸다. 외무대신은 베이커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충고했다.

 

  “사실 내무대신이 없어도 성을 운영하는 데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만... 제 일이 많아질 수 있으니, 부디 건강에 좋은 간식으로 부탁드립니다.”

  “예, 예...”

 

  베이커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베이커는 새삼 식당과 응접실, 엘리제의 개인 방이 모두 붙어있는 구조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따지자면, 베이커와 두 대신은 엘리제의 거실에서 그를 기다린 셈이었다.

 

  엘리제는 품이 큰 치마 대신 가죽 바지를 입은 차림이었다. 신발도 가죽으로 만든 것이었고, 웃옷은 품이 넉넉했다. 머리를 틀어 올린 엘리제는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도시락만 준비되면 바로 출발하자.”

  “예, 그럼 마차를...”

  “마차는 필요없어. 걸어가면 되지, 뭐.”

 

  베이커는 처음에는 엘리제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토드와 마리가 제각기 두 끼 분량의 도시락을 준비한 뒤에, 엘리제가 정말 마구간을 들르지 않자 베이커는 그가 진심임을 알았다. 성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성문을 지난 엘리제와 베이커는 경쾌한 걸음으로 걸었다. 정확히는 엘리제가 경쾌하게 걸었고, 베이커는 조금 무겁게 걸었다.

 

  걷는 중에, 둘은 자연스레 표지를 지났다. 베이커가 처음 마을에 갔을 때, 루루에게 설명을 들었던 그 표지였다. 베이커의 시선이 표지를 향하자 엘리제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

 

  “저게 뭔지 궁금해?”

  “아뇨, 지난번에 루루 씨에게 설명을 들었습니다.”

  “흐음, 그렇구나. 아아, 나중에 돈이 많아지면 사람을 불러다 저 숲을 전부 밀어 버려야지.”

  “숲을요?”

 

  베이커의 물음에 엘리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숲 때문에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야. 사실, 마을이나 선착장까지 엄청 돌아서 가는 중이거든. 저 숲만 없으면 직선으로 쭉 갈 수 있는데.”

 

  그 말을 들으며 베이커가 숲을 봤다. 그는 깊고 진한 어둠 속에서 무언가 자신을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리고서 다시 보았을 때, 그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엘리제는 그런 불안함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베이커를 잡아 끌었다.

 

  “자자, 어서 가자. 늦으면 가장 큰 연극을 놓칠 거야.”

  “역시 놀러가는 거였군요.”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닙니다.”

 

  엘리제와 베이커는 숲과 표지를 뒤로 하고 선착장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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