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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3장 티그리스 가문 (2)
작성일 : 16-05-25 11:40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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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곳에는 모든 색의 장미가 있을지도 몰라. 영주가 특이한 사람이라는 건 잘 알겠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살면서 한번도 볼까말까 한 저런 특이한 장미들을 몇 천 송이들이나 심어놓고선 자기만 보다니.’

 

 

 

 

 파란 장미와 검은 장미밭은 어두운 밤에 흘러가는 강가같기도 하고, 달이 뜨지 않은 밤 하늘같기도 해서 보는 사람을 묘하게 홀리게 했다. 마드린느는 지금 자기가 꿈을 꾸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발에는 흙의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고 손에서도 장미가 피어날 것만 같았다. 자기도 모르게 작은 감탄사를 아-하고 나직이 내뱉어놓고서는 자기 자신도 놀라 입을 틀어 막았다.

 

 

 대놓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법보다 참고 숙이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어른스러움이라는 성을 세운 사람.

 

 

 이를 인도하는 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로, 장미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그저 저택의 큰 정원을 긴 다리로 성큼성큼 지나가고 있었다.

 

 

 

 

 허트 반 씨는 마드린느가 앞으로 묵어야 할 방, 임무 , 주의사항, 유의사항, 금기사항 등에 대해 알려준다며 작은 방으로 안내를 했다.

 

 

 

 “아시다시피 티그리스 가문은 셸 아일랜드를 다스린 지 오래된 가문은 아닙니다만, 그 영향력은 다른 가문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죠.

 

 사실상 다른 가문은 형식상의 영주일 뿐, 대상인들보다도 재정상태가 못하다는 소문이 많습니다.

 

 이런 가문에서 일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긍심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일만 잘하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많은 눈이 주시하고 있는 이 가문에서는 작은 일 하나하나가 티그리스 가문, 더 나아가 셸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저택의 역사부터 지금의 주인님과 아드님까지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배경지식이 있어야 일하시는 게 더 쉬우실 겁니다. ”

 

 

 

 저택의 이름은 ‘벨체 라 돌리아’ 로 ‘장미로 수놓은 은하수’라는 뜻이라고 했다.

 

 전설에 따르면, 장미를 키우는 아가씨를 사랑하던 한 엘프가 아가씨를 보기 위해 집까지 내려왔다가 그만 장미 가시에 찔려버렸고, 그 피를 마신 대지가 다음해부터는 장미를 무수히 많이 피우게 되었다고 한다.

 

 장미가 은하수처럼 고이 흐르는 듯한 모습에 반해버린 영주의 부인이 있었고, 장미의 아름다움에 어울리는 집을 지어 노후를 보내고 싶어했다. 그렇게 지어진 저택이 지금의 ‘벨체 라 돌리아’ 였다.

 

 

 “벨체 라 돌리아…”

 

 

 낯선 저택의 이름을 발음해보자 장미내음까지 따라 방 안에 흩뿌려놓은 것 같았다.

 

 영주는 부인을 얼마나 사랑했기에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저택을 지었던 걸까. 엘프는 아가씨를 마음 졸이며 좋아했다가 장미도 보지 못할 정도로 눈길을 팔렸다니, 엘프가 흘렸던 피에는 그 설레는 마음이 들어있었던 게 아닐까.

 

 

 허트 반이 우아한 동작으로 안경을 꺼내 썼다. 집사가 아니라 본인이 영주라 해도 믿을만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이 남자. 그냥 서 있을 때에도, 작은 동작에도 날렵하고 기품이 있다. 마드린느는 그런 모습에 악마를 떠올렸다. 우아하고 고상한 모습으로 여인네들을 홀린다는 악마. 지옥에서 군것질꺼리를 찾아 매혹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혹해 지옥의 문으로 데려간다는 존재. 깨달은 후에는 이미 늦었다고 후회하게 만드는 타락한 천사.

 

 

 

 

 “티그리스 가문의 첫 번째 주인이자 지금 1대 영주로 계신 ‘로첸 티그리스’. 현재 셸 아일랜드의 영주이시기도 합니다. 본래부터 귀족 출신은 아닙니다. 그러나 재능과 성실성을 인정 받아 영주자리까지 오르신 자수성가하신 분이시나, 과거에 순탄치 않던 일들에 대해 질문을 하는 등의 일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본래 점잖은 분이시나 기분을 거스르게 해서는 안됩니다. 기분을 잘 맞춰드리고 대부분 조용히 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으니 그냥 할 일만 묵묵히 하시면 됩니다. 없는 듯 무색무취한 공기처럼 있되 손발이 되어드리는 것, 그것이 저희의 일차 임무입니다.”

 

 

 

 “알겠습니다. 자기 할 일만 잘 하면 되는군요.”

 

 

 

 

 “말 뒤에는 ‘집사님’을 붙이도록 하세요, 마드린느 양. 마찬가지로 주인님이 명을 내렸을 때에는 뒤에 반드시 ‘주인님’을 붙여야 합니다.”

 

 

 

 “네, 집사님”

 

 

 

 “그래요.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안주인분과 자녀분들에 대해 말씀드리죠. 안주인 마님께서는 주인님과 아직까지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고 계시는 분으로써 쌍둥이 남매 마운 티그리스와 맥 티그리스, 막내 아들 가이온 아벨 티그리스의 어머니로서 자애롭고 엄격한 모습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자녀 마운 티그리스와 맥 티그리스 남매분들께서는 어릴때부터 몸이 아파 지금도 많은 하인들의 시중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예전부터 모시던 사용인들이 모시니 아마 뵐 일은 거의 없을겁니다.

 

 

 

 막내 아드님이신 가이온 아벨 티그리스께서는 대륙의 최고급 학교인 하빈 학원에서 머물고 계시며 방학 중에만 저택에 머무르십니다. 아직 학기중이니 이분 또한 뵐 일이 없을테니 두 분만 잘 모시면 됩니다. ”

 

 

 

 

 그 외에도 티그리스 가문의 주 수입원이나 하는 일, 다른 가문과의 관계, 가문에 대한 짧은 역사와 자긍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가문의 대표 문장인 장미는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 지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주인 부부는 보통 어떤 일과로 하루를 보내며 한달에 몇 번 정도 외출을 하는지, 몇 시부터 몇시까지 저택이 원활하게 운영이 되는지, 어느 하녀가 어떤 일을 맡게 되는지, 비상시에는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다.

 

 

 

 ‘설명을 해주니 듣기는 하겠는데 아직 감은 안잡히는군…’

 

 

 

 

 마드린느는 속으로 크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올 때에는 해가 떠있었지만 지금 시각으로는 달빛만 무성했다.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다행히 집사가 말을 멈추고 안경을 벗었다. 큰 이동식 촛대에 불을 붙였다.

 

 

 

 “방금 도착하셨으니 피곤할 만도 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앞으로 머무르실 방을 안내해드리죠.방은 독실입니다.”

 

 

 

 문을 여니 어둑어둑한 복도가 보였다. 다른 하인들은 벌써 잠자리에 들은 것 같았다. 저택은 낮보다 더한 침묵으로 일관했고 두 사람은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걸었다.

 

 

 

 집사가 안내한 방은 소박했다. 쓰기에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깔끔한 벽지와 단정한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하녀복이 걸려있는 작은 옷장과 작은 탁자, 투명한 물병까지 튀거나 개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사용인의 방 다웠다.

 

 

 

 “그럼 내일 아침에 뵙지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집사님.”

 

 

 

 “잘 자요, 마드린느 양.”

 

 

 

 침대에 눕자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도착해버린 것 같은 이 저택은 넓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지였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한 일은 처음인 마드린느는 자신이 얻은 자유에 대해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책임감이 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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