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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3장 티그리스 가문 (1)
작성일 : 16-05-24 17:45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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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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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가 빛을 받아 반짝거리기 시작하는 순간에,

 

 아이들이 해변가에서 따사로이 놀며 거닐 때,

 

 죽음의 그림자가 물밑에서 올라온다고 생각하는 이가 현자요,

 

 모든 이의 어머니이자 아버지로이다.

 -작가 미상-

 

 

 

 

 

 옛 시구들을 잘 찾아보면 삶의 즐거움을 예찬하기보다는 인생의 모순성을 잘 간파하고 그에 대해 잘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삶이 단순한 노동으로만 채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연곡절들이 끝이지 않고 함께했음을 함축하고 있다. 고정된 계급으로 계층 간의 이동이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릴 수 없는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과 그에 대한 좌절을 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의 그림자’ 란 말 그대로 ‘죽음의 그림자’가 가문의 상징 문구였던 오스핑거 가문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오스핑거 가문은 ‘나비’ 를 가문의 상징으로 그렸는데, 아이들이 잡으려고 애쓰는 나비가 상징이 된 이유는 우악스럽기 짝이 없다. 가문의 첫 주인이자 마지막 주인이었던 오스핑거는 귀족 출신이 아니었으나, 자신의 가문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인재들을 후원을 명목으로 잡아들여 다리를 자르거나, 눈이나 귀를 멀게 하는 방식 등을 사용해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없게 했다. 손님이 방문하거나 귀한 일이 있을 때 이들을 불러 재주를 자랑하게 하며 날개 없는 나비들이라 소개했다. 그러곤 나비를 한 마리 씩 채집했다며 자랑하곤 했다.

 

 

 그래서 오스핑거 가문은 ‘버터플라이 커터’ 라고도 불렸으며,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다른 귀족 가문들의 반발에, 그리고 천민 출신이라는 한계에 부딪쳐 오스핑거 가문은 두 번째 주인을 맞이하기도 전에 사라졌다.

 

 

 -‘강아지 꼬리마냥 짧은 역사를 가졌던 귀족 가문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 중 발췌-

 

 

 

 

 

 집사 허트 반 씨는 다행히 근처의 카페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버그만 씨는 시종 아이를 불러 버그만 씨를 모셔오게 했고, 밖에서 기다려야 했던 마드린느는 늘씬한 남자의 얄쌍한 입매가 오므라졌다 펴졌다 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버그만 씨가 손짓으로 들어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테이블에 놓인 것은 양피지 한 장과 부드러운 깃이 달린 펜이었다.

 

 

 “저와 저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계시겠지요. 제가 집사 허트 반입니다. 여기 빈 칸에 이름을 적기만 하시게 된다면, 계약이 성립됩니다. ”

 

 

 손을 움직여 작게 써본 것은 자신의 이름, ‘마드린느 테르피’ 가 양피지 위에 써있자 실감이 났다. 영주의 집으로 가게 된다.

 

 

 허트 반이 종이를 둘둘 말아가며 말했다.

 

 

 “딱한 사정이 있으시더군요. 급하게 일을 해주시는 만큼, 저희 쪽에서도 어느 정도의 아량을 베풀기로 했습니다. 가지고 계시던 빚은 지불하기로 하던 선금으로 저희가 그랑드쪽에 연락을 해서 잘 처리하겠습니다. 앞으로 그쪽 사람들에게 책망을 들을 일은 없으실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실 것 까진 없었는데. ”

 

 

 마드린느가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눈에 눈물이 조금씩 맺혔다. 그 일로 지금까지 마음 고생을 꽤 했었다. 손에는 버그만 씨가 찾아준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과 이자가 들어있는 주머니가 있었다.

 

 

 “지금 출발하도록 할까요? 밑에 내려가면 마차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저와 함께 가시죠, 마드린느양.”

 

 

 

 가게 밖으로 나오자 검은 마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백마 둘이 이끌고 있는 검은 마차란 얼마나 멋지던가. 까마귀의 우아함을 깃든 모양새에, 황금으로 치장한 각종 장식들로 보아 웬만한 영주들은 가지기 힘든 재력을 과시하려는 목적도 없잖아 있어 보였다. 마차에 탑승하기 전에 짧은 대화가 오갔다.

 

 

 

 “이렇게 사람을 빨리 구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버그만 씨의 그물은 넓군요.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하겠습니다. 다음주쯤이면 사람이 갈겁니다.”

 

 

 

 “늙은이야 앉아서 사람 상대만 하다 보니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게 된 것 뿐이고요. 아무튼 우리 마드린느 양을 잘 부탁드립니다. 꽤 쓸만할겁니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드린느 양, 작별 인사를 나누시죠. 앞으로 저택에서 일하시다 보면 여기까지 올 일이 당분간은 없을 겁니다. 저택에서의 처음 일이년은 외부출입이 허용되지가 않습니다.”

 

 

 

 “아, 네. 버그만 씨, 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었네요. 그것도 영주님 댁에서요. 제가 이 때 아니면 언제 영주님 댁에 가보겠어요. 빚도 갚게 되었구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고개를 연거푸 숙이며 드린 감사를 계속하는 마드린느를 보며 웃음을 크게 짓던 버그만 씨도 자상하게 화답했다.

 

 

 

 “그래요, 마드린느양. 마드린느 양이 기뻐하는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군요. 가서 잘 지내요.”

 

 

 

 “안녕히 계세요, 버그만 씨. 나중에 찾아올 수 있을 때 찾아 뵐게요!”

 

 

 

 마차에 앉아서도 계속 인사말을 건네는 마드린느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버그만 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마드린느는 창밖으로 한스빌을 내다봤다.

 

 

 

 “잘있어, 한스빌.”

 

 

 

 자리에 풀썩 앉은 마드린느는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집사 허트 반은 그런 모습이 익숙한지 계속 서류만을 주시할 뿐이었다. 그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자기 할 말만 했다.

 

 

 

 “마드린느 양, 앞으로 저를 허트 반씨, 아니면 ‘집사님’ 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갈 길이 머니 지금은 좀 쉬어두시죠. 가면서 주의사항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몇 일이나 가야 하나요?”

 

 

 “대략 한 달에서 한달 반 정도가 걸릴 겁니다. ”

 

 

 “거리가 머네요. 전 이런 여행은 처음이어서 좀 어색해요.”

 

 

 

 “괜찮습니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제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거리가 좀 먼 것 뿐이지, 특별한 점은 딱히 없을 겁니다. ”

 

 

 

 “그렇군요. 그럼 다행이구요…”

 

 

 

 “그럼 한숨 푹 자두시죠. 피곤하실 겁니다. 돈 주머니는 제가 보관해놓도록 하지요.”

 

 

 

 지금까지 나눠본 대화로 보아 이 집사는 잡담이나 농담 같은 건 별로 즐기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원리 원칙만 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거리감을 느낀 마드린느는 한달 동안은 그저 조용하게 지내기로만 했다.

 

 한 달하고도 반이 걸린 길은 분명 길어야 정상이건만, 희한하게도 마드린느에게는 짧게 느껴졌다. 다양한 풍경이나 거리를 보고 들으며 길을 즐기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 동안의 피로와 수고로움이 긴장이 풀리자 한꺼번에 몰려온건지 계속 졸음이 와 잠을 참을 수가 없었다.

 

 

 

 식사시간 외에는 거의 다 잠만 잤다. 몸이 이상한 것 같다, 잠만 계속 자게 된다고 집사 허트 반 씨에게도 말을 해봤지만 그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힘겨운 일만 하다가 작은 마차 안에서 편히 쉬게 되고, 식사도 중간중간 들리는 여관이나 숙소에서 해결하다 보니 그만 긴장이 풀려 내내 잠을 자게 되는 고용인들을 보아 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예전의 리듬을 되찾아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바쁘게 몸을 놀리더니, 마드린느 양도 그런 부류인가 봅니다, 하고 사람좋게 말을 하니 그려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몇 월의 며칠인지도 모르고 계속 자던 마드린느를 평소에는 내버려두다가, 오늘만큼은 허트 반이 가만두지 않고 이름을 불러 깨웠다.

 

 

 “마드린느 양! 마드린느 양! 일어나세요! 도착했습니다!”

 

 

 “식사는 됐어요. 전 다음 숙소에서 먹을게요.”

 

 

 “티그리스 영지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부터 마드린느 양은 저택의 고용인입니다.”

 

 

 

 도착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고 대충 옷 매무새와 머리를 정리했다. 도착하기까지의 오는 길은 전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빚 없이 새 인생을 시작하기가 일보직전이었다.

 

 

 마차에서 내리자 마부가 말을 몰고 저 멀리 사라져갔다. 허트 반씨가 옆에서 짐을 들고 마드린느에게 안내를 해주었다.

 

 

 “돈은 당분간 제가 맡아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지급할 페이까지 합해서 말이죠. 떠나실 때 제게 말씀해두시면 돌려드리겠습니다. 일단은 저를 따라오시죠. 저택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저벅저벅. 앞에서 걷는 허트 반 뒤에 멀찌감치 떨어져 걷은 갈색머리의 여성은 이렇게 큰 집은 처음 보는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여기저기 돌리며 입을 벌렸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정원. 자연이 아닌 사람이 손길과 땀방울로 탄생했기에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딱딱해보이고 어찌보면 약간은 으스스해보이기도 했다.

 

 

 너무 완벽하다는 것은, 너무 괴기스럽다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나무가 똑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었고 정원에는 붉은 장미와 흰 장미, 노란 장미가 가득했다.

 

 

 울타리에는 흰 장미와 가시가 둘러져 있어 외부인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듯 했다.

 

 

 

 장미의 아름다움에 눈으로 한번 그리고 코로 장미향에 설레고 있던 마드린느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파란 장미와 검은 장미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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