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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학사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학사의 무림행 이야기

 
학사무림 4장
작성일 : 16-05-11 17:32     조회 : 661     추천 : 0     분량 : 6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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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사장. 잠룡서고

 

 

 

 

 

 

 

 

 

 

 임학후가 햇볕을 받으며 내원에서 바깥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후의 바람이 싱싱하게 불었다. 겨울바람에도 불구하고 푸른 잎사귀를 뽐내는 기화이초들이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렸다.

 “땅속의 열기를 이용하는 기문진법으로 자연의 섭리를 비껴나가게 하다니 놀라워. 강호무림의 학문이 실로 놀랍고 뛰어나다.”

 문의 학문만 외골수적으로 팠던 임학후가 무의 학문에 대해서 순수한 감탄을 터트렸다.

 기문진법의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로 제갈공명의 팔진도가 있었다. 천문서적과 병서, 주역 그리고 방문좌도의 낙서도 두루두루 살폈기에 팔진도를 비롯한 몇 가지 진법을 펼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기문진법을 펼쳐 오행의 하나인 화를 이용하여 정원을 사시사철 생생하게 꾸밀 수 있을 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물 안 개구리였어.”

 임학후가 팽가의 아름다운 정원을 스쳐지나가면서 중얼거렸다.

 하북지방은 대체로 겨울이 길다.

 특히 팽가가 위치하고 있는 천진의 북쪽으로는 북방의 찬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쳐오기에 겨울추위가 더욱 매섭다.

 추운 겨울대지에서 한여름처럼 화사한 정원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실로 놀라웠다.

 누천년의 세월을 거쳐 오는 동안 무림에는 가공하고 뛰어나면서 기발한 공부들이 많았다. 하늘을 깨뜨릴 파천의 무공도 있었고, 실용적으로 발전되어 일상에 이롭게 된 기문진법도 있었다.

 “제갈세가의 전대가주인 천기수사가 설치한 진법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진법이 보이지를 않아.”

 임학후가 주변을 살펴보면서 중얼거렸다.

 멋있고 웅장하게 세워진 건물들과 담벼락, 정원 등이 모두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그 안에는 실로 놀라운 이치가 숨어들어 있었다.

 나무 하나도 천기수사의 설계도 아래에 심어졌다고 팽무전이 직접 그에게 자랑하며 이야기했다. 팽가에 천고의 절진이 펼쳐져 있다는 진실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팽무전이 말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혈마에 의해서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뒤에 다시금 세워진 팽가에는 천기수사의 설계도 아래 건물들과 정원 등이 세워졌다.

 “진법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하나다. 내가 천기수사에 비해서 못 미친다는 뜻이다.”

 진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뚫어져라 살펴보았지만 어느 한곳에서도 이상한 부분을 발견해내지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진법이 기초학문이라면 천기수사가 펼친 진법은 심도 있게 다룬 고등학문이다. 내가 반딧불이라면 천기수사는 태양인 셈이지.”

 임학후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묘하게 그의 말투에는 실망감 대신 흥미로움이 흘렀다.

 모른다는 것은 죄가 아니었다.

 모르는 것은 배우고 익히면 되는 일이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무림의 기문진법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보자.”

 새롭게 도전할 학문을 접한 임학후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집념이 강한 그는 한번 마음먹고 시작하면 시시하게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

 “서고에 기문진법에 관한 책도 있겠지?”

 조금 연한 청색비단으로 만들어진 학창의를 걸친 임학후는 지금 팽가의 서고인 잠룡서고로 향하는 길이었다.

 걸을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비단옷이 기분 좋은 촉감을 안겨줬다. 머리도 한 오라기의 삐침도 없이 단정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팽설의 무아지경 이후 대우가 달라졌다.

 머리와 목욕시중을 드는 시녀가 생겼고, 매일 새로 갈아입을 수 있는 많은 비단옷이 옷장에 가득 넘쳤고, 산해진미가 상위에 가득 올라왔다. 심지어 건강을 챙기라면서 산삼을 넣은 탕약까지 달여서 가지고 왔다.

 황송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극진한 대우였다.

 - 팽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무공을 알고 싶습니다.

 - 무공을 익히시려고요?

 - 그건 아닙니다. 학사로써 교육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으려는 것이지요.

 -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 무서를 모아놓은 서고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고에 들어가서 무서를 읽어보고 싶습니다.

 - 승천서고에 들어갈 수 있는 패를 내어드리지요.

 팽가의 식솔이 아니지만 임학후는 팽설에게 기연을 안겨준 공로로 단숨에 인정을 받았다. 팽설을 교육시키는데 필요하다고 하는 임학후에게 팽무전은 승천서고까지 기꺼이 개방했다.

 팽가에는 세 개의 서고가 있다.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들어설 수 있는 잠룡서고, 가주의 인정을 받은 자들만 들어설 수 있는 승천서고, 마지막으로 팽가의 직계만이 사용할 수 있는 도제서고였다.

 임학후가 일장 높이의 담벼락 사이에 난 문에 이르렀을 때였다.

 “임학사님, 어디를 가시려고 하십니까?”

 혼원이라고 적히고 검은 호랑이가 수놓아진 흑의를 입은 무인이 물었다.

 그는 팽가의 무력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무인을 보유하고 있는 패천흑호대 소속이다. 외원과 내원의 경계를 서는 것은 패천흑호대의 몫이다.

 “잠룡서고에 가려고 합니다.”

 “승천서고로 가실 줄 알았습니다만…….”

 사내가 사람 좋게 웃으며 재차 물었다.

 임학후에 대한 소문은 팽가에 쫙 퍼진 뒤였다.

 처음에 벌였던 기행으로 인해 미운털이 잔뜩 박힌 오리로 구박받다가 팽설에게 기연을 안겨주면서 단숨에 백조로 비상했다. 가주인 팽무전이 임학후를 극진하게 대우하고 있었고, 아랫사람들에게도 단단히 당부를 해둔 상태였다.

 “제가 부족함이 많아서 기초적인 서적이 있는 잠룡서고가 더욱 좋다고 생각해 그럽니다.”

 임학후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학업에 왕도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기초 다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잠룡서고를 먼저 방문할 생각이었다.

 “그러셨군요. 부디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임학후가 문을 지나쳐서 외원으로 나왔다.

 깔끔하게 나있는 돌길을 따라서 걸음을 옮기자 커다란 석조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조건물의 금색으로 빛나는 현판에는 검은 글씨로 잠룡서고라고 적혀 있었다.

 닫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람을 타고 서고 특유의 냄새가 가득 풍겨왔다. 종이책의 고아한 냄새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포근한 기분을 불러 일으켰다.

 대리석으로 빛나는 바닥이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빛나고 있었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서고의 모습에 임학후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직선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나뉜 구조구나.”

 오른쪽 벽 위에 북방무학이라고 적혀 있었고, 왼쪽 벽 위에 남방무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복도 한쪽에는 사서로 보이는 새하얀 유생복을 입고 있는 젊은 사내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책에 푹 파묻혀 있었다.

 사내에게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선 임학후가 물끄러미 사내가 보고 있는 책을 살폈다.

 ‘만언서로군.’

 북송시대의 정치가․사상가․문학가인 왕안석이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위해 황제에게 올린 글이었다.

 임학후가 태산서원에 다닐 때 공부한 서적이었다.

 균수법․청묘법․보마법 등이 적혀있는 만언서는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국력을 증강시키는 수단과 방법이 기술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황제와 백성을 살찌우게 해주는 모범적인 교과서였다.

 ‘과거 시험에 자주 나오는 단골문제이지.’

 과거에 매진했던 때가 있었기에 지금도 눈을 감고 만언서를 줄줄 외울 수 있었다.

 당송고문팔대가의 한사람인 왕안석의 시는 임학후도 좋아했다.

 자연을 읊는 작품들이 특히 우수했다.

 달 밝은 밤에 술에 취해서 왕안석의 시를 읊조리고는 했었다.

 사람이 온지도 모른 채 책을 읽고 있는 사내를 깨우기가 싫었기에 가만히 기다렸다. 고요하게 서서 머릿속으로 팽설에게 가르쳐야 할 수업에 대해서 열중했다.

 반각 정도 흘렀을까?

 만언서를 보고 있던 사내의 고개가 들렸다.

 “아! 오신 지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그가 앞에 서있는 임학후를 보고서 탄성을 터트리는가 싶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학창의를 입고 있은 준수한 외모의 임학후를 단번에 알아봤다. 근래 세가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임학후였다.

 ‘이 사람이 팽설 아가씨에게 깨달음을 줬다는 학사시구나.’

 그가 묘한 눈빛으로 임학후를 바라보았다.

 사서로 근무한 이후로 학창의를 입고 잠룡서고에 들어온 자를 본 적이 없었다. 무공과 학사는 이질적으로 함께 어울리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저도 이제 막 왔을 뿐입니다. 혹시 서고에 비치된 도서목록표가 있습니까?”

 임학후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책을 구분합니까?”

 “서고 안의 책은 북방무학과 남방무학으로 좌우로 나누고 있습니다.”

 “장강에 의해 분리한 방법처럼 보이는데 차이점이 무엇입니까?”

 임학후가 물었다.

 모를 때는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고였다.

 “북방무학은 남방무학에 비하여 퇴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남방무학은 수기를 주로 사용하지요. 퇴법의 고저를 살펴보면 북방무학은 비교적 높고 남방무학은 낮은 특징이 있지요. 북방무학은 남방무학에 비하여 수족을 길게 사용하여 시원스러우며 남방무학은 짧고 강맹합니다.”

 사서가 외워뒀던 내용을 시원하게 풀어냈다.

 “하북성이면 북방무학에 포함이 되어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사서의 대답에 임학후가 팽가가 포함이 된 북방무학 서고부터 살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고안의 분류는 어떻게 되나요?”

 “크게 내공과 외공으로 나누고, 다시 적수공권과 병기술로 나뉘고, 병기술은 도․검․창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병기술들은 한곳에 모여 있어요. 보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됩니다.”

 “무림에 대해서 초보입니다. 무공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어디부터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까?”

 “무림사에 대한 이야기, 무림에 대한 초보들의 접근 등이 있는 기초서적란을 살펴보면 되겠군요. 처음 무공에 입문하는 자들을 위해 마련한 종합공간이지요. 그곳에는 기초심법과 무공서적들도 있습니다. 기초서적란은 들어가서 우측으로 쭉 들어가시면 보일 겁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임학후가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사서가 허리를 숙이며 마주 예를 표했다.

 임학후가 걸음을 옮겨 북방무학서고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수많은 서가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가운데 한쪽에는 책을 앉아서 읽을 수 있는 탁자들이 죽 이어져 있었다.

 그곳에는 십여 명 남짓의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조용한 서고 안에 책 넘어가는 소리만 간간히 울렸다.

 ‘많은 책이 모여 있는 서고가 반갑다.’

 서가 사이를 거닐면서 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임학후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코끝까지 가득 전해져 오는 책의 향기가 너무나도 진했다.

 기초서적란 앞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이 한적했다.

 세가에서 기초서적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가뭄에 콩날 정도로 적었다. 주변에 있는 아버지와 형제들이 모두 무공에 숙련된 자들이었기에 직접 얼굴을 맞대고 기초를 사사받았다.

 그렇기에 기초서적란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슥!

 임학후가 습관적으로 서가를 쭉 훑었다.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들에는 먼지가 쌓여 있지 않았다.

 “사랑받고 있구나.”

 책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던졌다.

 슥!

 그가 쭈그리고 앉아 서가의 아래쪽을 살폈다.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이는 불편한 자세가 되어야 바닥에 붙어있는 쪽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책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지 않은 공간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

 위치만으로 서러운 구박을 받는다고 할까?

 “서가의 가장 아래쪽부터 살펴보는 것도 병이라니까.”

 구박받고 있는 책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더욱 많은 관심이 갔다.

 임학후가 웃으면서도 가장 아래쪽에서부터 책들을 하나둘씩 꺼내어서 제목과 앞부분의 일부를 조금씩 살폈다.

 우선적으로 읽을 서적을 고르기 위함이었다.

 “책의 내용이 적힌 도서목록표가 있으면 찾기가 보다 편했을 텐데…….”

 임학후가 중얼거렸다.

 그가 일하는 서고에는 책제목과 저자만 알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도서목록표가 있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도 직접 읽어보고 일일이 간결하게 정리를 해놓았다.

 제목을 몰라도 내용만 알면 책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했다.

 “좋은 의견이군요. 나갈 때 제가 사서에게 지시하겠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학후가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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