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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노이비(怒而飛)
작성일 : 24-01-18 15:55     조회 : 48     추천 : 0     분량 : 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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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노이비(怒而飛)

 

  물론 이것은 나의 일방적인 의심이지만, 나는 내가 존경하고 마음속으로 짝사랑한 동네 누나가 저런 인간쓰레기하고 어울린다는 현타에 너무나 큰 충격과 분노에 치를 떨었다. 오바이트가 치밀었다. 나는 그날 자율학습이고 보강학원이고 다 때려치우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속성으로 벌크업을 해 유사시에 벌어질 일에 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현재 심리상태도 그렇고 유사시엔 나도 나를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간장 치킨 두 마리와 양념치킨 두 마리와 모짜렐라 치킨 두 마리, 한양원조 족발 그리고 떡볶이 5인분을 시켰다. 냉동실에 잠자던 문제의 그 보약을 꺼내 마시고 치킨을 뜯으며 훈련에 매진했다. 유도 배우는 것을 포기한 뒤 혼자서 마스터했던, 격투기 한 달 완성 비법(秘法) 전수(傳受) 책을 다락을 뒤져 다시 꺼내 펼쳤다. 격투기의 치명적인 여러 동작(動作)을 거울 앞에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고 반복에 재반복했다. 심기일전(心機一轉)한 나는 권상우처럼 언젠가 ‘옥상으로 올라와’ 할 날을 기대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샤크킥, 암바, 목조르기, 닉킥, 원투스트레이트, 엘보 블로, 스탬핑, 서브미션, 백스핀 등을 구사하며 백분 훈련하고 십 분 쉬고를 다섯 번씩 되풀이했다. 증오에 찬 내 눈은 미쳐가고 있었다. 복수의 일념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했다. 어렵고 힘든 동작을 수없이 반복해도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일 뿐 육체는 견뎌내지 못했다. 끝내 화장실에 먹었던 것을 오바이트 하고 뻗었다. 놀란 엄마와 아버지는 무슨 병 있는 것처럼 쓰러져 있는 내 이마를 짚어봤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갔다. 급체라고 했다. 주사를 맞았다. 집에 와서 깊은 잠에 빠졌다. 아침에 엄마가 깨워서 일어나 보니 밖은 난리가 났다. 동네 누나가 목을 매서 자살했다고 했다. 학교에 가니 애들끼리 쑥덕거렸다. 성제 패거리 한 놈이 나 들으라는 듯이 뇌까렸다. 아, 저 새끼 몽대를 붙잡아 둘 걸, 골치 아프게 됐네 했다. 그래 말이야 저 새끼도 한 다리 잡으라 하는 건데, 저 새낀 살았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성제 패거리 네 명이 동네 누나 입에 청태잎을 바르고 손과 발을 잡고 성제가 동네 누나에게 못된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 동네 누나는 엄청난 충격에 하루 내내 울었다고 했다. 결국 수치감에 이태리 타올로 온몸을 빡빡 문지르며 자학하다가 자살했다고 했다.

 술독에 빠져 사는 동네 누나 아버지에게 성제 엄마가 돈으로 해결했다고 했다. 통장에 돈을 쏴 주면 현실감이 없어서 직접 사과박스에 오만원권이 아닌 만 원권을 가득 넣어서 줬다고 했다.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만취한 상태서 헛소리만 하는 동네 누나 아버지와 눈물만 쏟는 동네 누나 엄마 손을 잡고 방언을 섞어 가며 더럽힌 몸을 구원하사 내 죄를 사하여 주심은 오직 주님뿐이시니라는 기도를 한 시간이나 했다고 했다. 성제 엄마가 나올 때 동네 누나가 다니고 싶어 했던,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 교사 신분증을 방에 두고 나왔다고 했다. 6개월 동안은 사람이 없어 근무하지 않아도 본봉은 나온다고 했다. 만일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이의를 제기했을 땐 모두 게워내야 하며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빼도 박도 못하게 빽빽하게 따진 서류에 인감도장까지 받았고 법원에서 공증까지 받았다고 했다. 그날 밤 성제 엄마는 성제 아버지와 단잠을 잤다고 했다. 자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부모의 도리라며 스스로 대견해했다. 누가 아랴, 사랑방이나 동창회나 학부모 모임에 스스로 떠드니 입방아들이 입방아를 찧지... 그 뒤로 동네 누나 엄마는 미쳐서 뭐라고 중얼거리며 길거리를 돌아다닌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실체는 동네 사람들은 몰랐다. 언론에서도 몰랐다. 성제 집에서 돈으로 입막음을 했기에 언론은 몰랐다. 동네 사람들은 그 실상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려고 하면 다친다고 생각했다. 성제 엄마가 우리 자맨데 내가 안 돌보면 누가 돌보냐는 말에 그냥 곧이곧대로 들었다. 그때까지 아버지와 엄마도 동네 사람들처럼 그 진실을 몰랐다. 당연한 것이 아버지와 엄마도 그때까지 성제 집안의 하수인이었다. 하수인일 수밖에 없는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나 때문이었다. 성제가 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학폭(學暴)에 시달리는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반대인 줄은 엄마와 아버지는 까맣게 몰랐다. 성제 엄마가 성제 말만 믿고 우리 엄마에게 말했던 것이었고 엄마는 그게 죄 밑이 되어 아들을 위해 하수인 노릇을 한 거였다. 나는 이를 갈았다. 언젠가 성제와 패거리들에게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겠다고, 그들을 꿇어 앉혀놓고 귀싸대기를 한 대씩 휘갈기며 ‘니들은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라고 말하리라...

 

 - 몽대 엄마 아직도 몽대 운동 열심이야?

 - 네, 요즘은 철사장인가 간짜장인가 그거 한다고 이만한 압력밥솥에 모래를 넣어 불에 달궈 손가락을 꽂고 난리예요, 왜요? 성제도 시키게?

 - 우리 성제는 공부만 하지, 폭력 이런 거 싫어해, 그런데 말이야, 몽대 엄마, 다 좋은데, 음 ... 사람을 잡고 손끝이 강해졌는지, 어떤지 시험한다고 쑤시고 찌르고, 그런 거 안 하면 안 될까?

 - 그런 일 있었어요?

 - 성제가 많이 괴로운가 봐, 자다가 헛소리도 하구...

  - 네? 이놈의 자식을...

 - 알고만 있어, 제발 부탁이야, 몽대한텐 모른 척해, 흑흑...

 

 성제 엄마가 엄마 손을 잡고 울었다. 성제 말만 믿고 거기에 덧붙여서 자초지종 하소연을 했다. 엄마는 그때 깜빡 넘어갔었다.

 어릴 때는 내가 골목대장 역할을 했기에, 주변 동네에서도 소문날 정도 악동이었기에, 엄마 아버지는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성제가 내 보호 아래에 있는 줄 알았다. 아버지가 조폭 출신 아닌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엄마조차 선입견(先入見)에 오해했다. 아버지도 그걸 인정했다. 아버진 당신 잘못이라 생각했다. 성제 엄마는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만일 내가 성제를 괴롭히고 왕따를 시키고 학폭을 한다는 걸 몽대 엄마가 몽대에게 따지고 나쁜 짓을 당장 그만둬라, 꾸지람을 주면 성제는 그날로 몽대에게 맞아 죽을 것이다. 그러면 학교 재벌 민암 사학재단은 끝나는 것이다. 성제는 민암 재단의 유일한 상속자다. 민암 사학재단은 사학의 명문인 걸 알지 아느냐? 대한민국 교육의 초석인 민암 사학재단이 사라지면 영남권의 교육은 끝이다. 이 얼마나 국가적으로 손실이냐, 덧붙여 만일 불행한 일이 벌어지면 몽대는 평생 감방에서 썩어야 할지 모른다고 엄포를 놓았다. 요즘 학폭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슈화가 돼 정부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느냐고 은근한 협박까지도 했다. 그래서 엄마와 아버지는 나에게는 철저하게 비밀로 했던 것이고, 내가 되려 학폭 피해자인 줄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뒤에 알았지만, 이것도 다 성제의 잔대가리에서 나온 비열한 술수였다.

 2학년 1학기가 끝날 즈음에 나와 성제 간의 큰 사건이 터졌다. 내가 성제를 뜬금없이 살인자라고 지목한 바로 그 사건이었다.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동네가 두 패로 나누어졌다. 성제 집에 붙어먹고 살거나 붙어보겠다는 쪽과 엄마 아버지와 오랫동안 유대관계를 가졌거나 아니면 성제 집으로부터 직간접으로 손해를 입고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우리 쪽에 붙었다. 몇 안 되는 사람들은 동향을 살피다가 유리한 쪽으로 붙으려고 망을 보고 있었다.

 그때 나는 힙합에 심취해 있었다. 그것도 아무도 몰래 내 방에서 비밀스럽게 나 혼 자만의 둥우리를 짓고 힙합에 젖어 들었었다. 물론 나얼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건 여전했었지만, 그건 내 또래면 누구나 빠져드는 센치멘탈이었고 취미였다. 그러나 힙합은 타는 목마름의 한 방울 감로수였고, 찌는 듯한 사하라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힙합은 나의 멘탈이었고, 정신적 지주였고 기득권과 제도권과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그리고 우월하다고 떵떵거리는 것들에 대한 항거였다.

 

 나는 간다 기꺼이 노이비(怒而飛)/아크로폴리스 광장을 항해 간다 기꺼이 노이비/길

 을 가다 춤을 추고 서브웨이 전철을 타고 내 길을 내가 간다 기꺼이 노이비/

 채팅해서 만나 실망/ 부킹해서 만나 절망/ 원조교젠 꼰대들의 욕망/ 호스트바는 가포녀(가정을 포기한 여자)들의 희망/ 정처 없는 노마드는 우리들의 선망/

 나는 간다 기꺼이 노이비/아크로폴리스 광장을 항해 간다 기꺼이 노이비/길을 가다 춤을 추고 서브웨이 전철을 타고 내 앞길을 내가 간다 기꺼이 노이비/

 당신은 배신의 아이콘/ 푹푹 썩는 베이컨/ 뜨거운 바람만 쏟는 에어컨/

 내배만 채우는 에고이스트/ 하는 짓 자체가 으악 오바이트/ 하는 짓거리가 올 모스트 페이크 /hey ho 노이비/ 무작정 간다 기꺼이/ 지옥을 향해 간다 기꺼이/ 펄펄 끓는 분노를 삼키며, 하데스의 신화를 뼛속 깊이 새기며, 시지프스의 바위를 굴리며 간다 기꺼이/ 또 다른 삶을 향해 간다 기꺼이/ hey ho 노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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