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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장성제, 우리는 악마라고 불렀다.
작성일 : 24-01-12 19:33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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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화

 장성제, 우리는 악마라고 불렀다.

 

  성제 집은 학교 재벌이다. 소유한 학교가 많았다. 병설 유치원, 일반 초중고, 남자 건설공고, 실업계 여고, 민암 사학재단의 유일한 자랑인 국제고, 여대, 종합대학교까지 부산, 경남에 퍼져 있었다. 나와 성제는 소위 말하는 꼬치 친구다. 어릴 때부터 한 동네 같이 자랐다. 나는 성제보다 한 달 먼저 태어났다. 엄마 젖이 물젖이라 나는 모유 수유를 못 하고 분유를 먹고 자랐는데 분유가 떨어지면 성제 엄마 젖을 얻어먹기도 했다. 성제 엄마 젖은 찰졌다. 분유만 먹다가 찰진 젖 맛을 알고부터는 내가 분유를 혓바닥으로 밀어내고 식음을 전폐했다고 했다. 성제 엄마는 남아도는 모유를 모아 내게 먹이기도 했는데 어느 여름날 내가 상한 성제 엄마 모유를 먹고 죽을 고비를 넘기고부터는 분유를 먹었다고 했다. 성제는 분유를 좋아했다. 성제 엄마 젖이 찰지다 보니 장이 약한 성제가 설사를 자주 했다고 했다. 엄마는 분유를 사다 주고 성제 엄마 젖과 물물교환을 했다. 상한 젖 사건 이후에도 엄마는 고맙다고 성제 먹이라고 분유를 사다 줬다. 그때는 성제 집도 넉넉하지 못했다. 성제와 내가 성제 엄마 젖을 양쪽으로 물고, 성제 엄마가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도 있었다. 나중 성제가 그 사진을 찢어버렸다고 했다. 우리 집 앨범에 있는 사진도 성제가 찢으라고 윽박질러 할 수 없어 찢어버렸다. 증거로 찢은 사진까지 성제한테 갖다줘야 했다. 원본 필름은 엄마가 보관 중인 줄 성제는 몰랐다. 성제가 골목대장이 되던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그랬다. 성제 할아버지는 한때 우리 동네 개척교회 목사였다고 했다.

 어느 날 미국 가더니 몇 년 뒤 기독교 장로파 재단의 돈을 가지고 와서 우리 동네 뒷산을 매입하고 인가 안 난 직업학교를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더니 처음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듯 신군부 세력과 결탁해 교단(敎團) 재산을 성제 할아버지 개인 것으로 탈바꿈하고는 사학(私學) 재벌이 되었다고 했다. 물론 미국 기독교 장로파 재단에서 반발이 심했지만, 서울 근교 금싸라기 국유지를 헐값에 넘기고 유야무야(有耶無耶)됐다고 했다.

 

 - 그건 내가 하고 다른 땅을 줄걸, 에이 시펄...

 

 성제 할아버지가 못 내 아쉬워했다고 성제 아버지 장제갈이 아버지에게 술추렴을 하며 말했다고 했다.

 정말 욕심이 배 밖에 난 것 같았다. 대한민국 땅이 자기네 땅인 것처럼, 그때는 그게 가능한 사회였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신군부 세력의 우두머리 와이프와 성제 할머니가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동창이기에

 가능한 발상이었다. 군수 출신인 성제 할아버지 고향 친구가 정당 사무실에 놀러 와서 말했는데 성제 할아버지 집이 너무 가난해서 친구 입에 들어간 사탕도 빼앗아 먹었다고 했다. 성제 할아버지가 친구라 공천이라도 받을까 해서 왔는데 그런 소릴 했으니 물먹은 건 당연한 거였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아버지가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성제 할아버지 친구가 술을 거나하게 먹고 와서 성제 집 철옹성 대문 앞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쳐서 동네 사람들이 그 내막을 다 알게 되었다고 했다.

 성제 할머니 집은 대대로 기독교를 믿는 집이고 학자 집안이라 살기가 넉넉했고, 부유했으며 신군부 세력의 우두머리 와이프와 사탕을 예쁜 쟁반에 담아서 나눠 먹었다고 아버지가 그랬다.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성제 집이 우리 집보다 잘 살긴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엄청

 난 차이가 벌어질 만큼 아니었다. 중학교 때부터 성제 집 재산이 기하급수(幾何級數)

 로 늘어났고 우리 집하고 급속하게 빈부 격차가 생겼다. 초등학교 때는 내가 골목대

 장이었다. 다른 동네 아이들이 성제를 괴롭히면 나서서 싸웠다. 이길 때도 있었지만

 주로 얻어맞아 코피를 줄줄 흘리며 싸웠다. 당시 애들 싸움에 코피를 흘리면 지는 것

 이 불문율이었지만 나는 악바리처럼 악다구니로 싸웠다. 그러자 차차 그 부근 동네에

 서 내가 독한 놈이라고 알려졌다. 사실 코피가 나면 내가 졌다,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서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한테 사내새끼가 얻어맞고 들어온다고 엄청 혼이 났다. 힘

 이 모자라면 상대편 불알을 잡고 당기든지 아니면 귀를 물어뜯든지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지 말씀 따라 머리로 선방을 때렸다. 상대편 이빨이 세 개가 부러졌다.

  곗돈을 깨서 물어 주었다. 그때 난 아버지한텐 칭찬을 들었지만, 어머니한텐 개 맞

 듯이 맞았다. 아버진 한 때 전직 조폭이었다. 상대편을 얼마나 물어뜯었는지 지금은

 틀니다. 아버지 별명이 서면 아가리라고 했다. 작은아버지가 그랬다. 면도칼을 씹어

 피를 질질 흘리며 상대를 노려보면 상대가 기가 질려 움츠릴 때 입에 문 면도칼을 상대 얼굴에 뿌리고 선방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 게임 끝이라고 했다. 왼손잡이인 작은아버지도 조폭이다. 현역으로 뛰고 있다. 주먹세계에서 작은아버지 별명이 육손이다. 왼손 손가락이 여섯 개이기 때문이다. 무역업 한다고 서면을 떠나 일본에 가셨다. 중학교 때부터 성제가 우리 사이에서 왕초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왕좌가 위양(委讓)된 것이었다. 알아서 내가 꼬리를 내렸다. 어쩔 수 없었다. 키도 처음엔 나보다 한 뼘 정도 차이가 날 정도 작더니 중1 방학이 끝나면서 나를 따라잡고 중2부터는 나보다 한 뼘 이상 더 컸다. 나는 그 무렵 대학 다니는 동네 누나한테 친구들과 과외를 받았는데 과외공부보다 소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동네 누나의 문학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었다. 동네 누나 영향을 받아 싸움은 심드렁해졌고 문학 소년이 되었다. 발라드 음악에도 심취했다. 특히 나얼을 좋아했다. 앤썸 시절부터 브라운 아이드 소울까지... 나얼의 노래 다 좋아했지만 ‘바람의 기억’과 ‘귀로’는 환상적으로 좋아했다. 반면에 성제는 합기도 도장도 다니고 검도 도장도 다니고 격투기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성(性)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가끔 누굴 건드렸다. 먹었다 소릴 했다. 우린 그렇게 성장해 성제 집 재단의 중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같은 재단의 남녀 공학 고등학교도 같이 들어가고 이상하게도 같은 반이 되었다.

 

 - 아야, 하지 마라...

 - 미안 임마...

 

 성제는 예리하게 다듬은 재크나이프로 심심하면 뒤에서 찔렀다. 교복이 군데군데 구멍이 나고 찔린 곳에 피가 맺혔다. 어떤 곳은 딱지가 앉았지만 어떤 곳은 고름이 생겼다. 등 여기저기가 그랬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 성제가 변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잘 지냈다. 우리 집에서도 자고 성제 집에서도 자곤 했다. 중3 말년이 되면서 불량 써클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나는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성제는 섬씽 타던 같은 또래 여중생으로부터 편지가 왔다고 자랑하며 뜯어봤다. 나도 보자며 뒤에서 편지를 훔쳐봤다. 성제의 주먹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내질렀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정신 차려 보니 내가 쓰러져 있었다.

 

 - 야, 같이 놀겠다, 새끼가...

 

 그 자식이 그랬다. 그리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기분 나쁘게 툭툭 쳤다. 나는 그 길로 뛰어나와 집에 왔다. 너무 어이가 없고 배신감에 모욕감에 기분이 더러워서 내 방에서 엉엉 울었다. 친구라는 새끼가 친구를 때려... 나는 친구를 위해 목숨은 바칠 수 있어도 친구에겐 절대 주먹을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 불변(不變)의 진리(眞理)라고 생각했다. 너무 분했다. 벽을 쳤다. 손뼈에 금이 갔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 성제 어머니가 GM에서 나오는 스타크래프트라는 벤을 타고 우리집 앞에 왔다. 같이 가자고 빵빵 크락숀을 눌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밴을 탔지만 나는 침울한 표정으로 탔다. 성제가 과도하게 나를 반갑게 해도 슬쩍 미소만 흘리고 말았다. 밴 안에는 성제의 큰어머니도 타고 있었다. 우아하고 고풍스러우며 귀티가 줄줄 흐르는, 아우라가 서린 그런 분이었다. 우리가 그분을 베아트리체라고 불렀다. 우리는 아스라이 저 멀리 있는 동경의 여인상으로 받들어 매일 한 번씩 숭배하듯 베아트리체가 사는 곳을 쳐다봤다. 그래야 그날 하루 일이 무난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베아트리체가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리고 귓불도 만져 줬다. 기분이 좋았다. 성제는 쌍심지를 켜며 나를 노려봤다.

 

  - 부처 귀를 가졌구나...

 

  아버지와 엄마는 황송해했다. 성제 엄마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입학식 끝나고 아버지와 성제 아버지는 일이 있다며 먼저 정당 사무실로 갔지만 베아

 트리체가 호수 그릴이라는 유명한 경양식 집에까지 가서 함박스텍을 사줬다.

 

 - 문학을 좋아한다며?

 - 네, 아뇨... 그냥...

 - 자, 책 사 보거라...

 - 아니, 안 주셔도 됩니다... 인사 안 하니 몽대야?

 - 고맙습니다...

 

 애피타이저를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베아트리체가 나와 성제에게 용돈이 든 봉투를

 건넸다. 처음으로 용기를 내 베아트리체를 쳐다봤다. 온아한 미소를 나에게 보내줬다. 베아트리체 아우라에 취해 멍해 있다가 엄마의 채근에 뒤늦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 성님은 일 년 중에 오늘, 말을 제일 많이 하셨네요? 호호...

 

 성제 엄마의 말에 뼈가 있었다.

 함박스텍이 나왔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런 음식도 세상에 존재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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