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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존엄의 투정.
작성일 : 23-12-27 22:49     조회 : 42     추천 : 0     분량 : 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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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존엄의 투정

 

  - 어마니 영화 찍습메까, 재떨이는 왜 듭니까?

 - 난 총이 없어서...

 

 정순이가 묻자 완미령 엄마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E) 푸하하하!

 

 우리는 재밌다고 배를 잡고 웃었다.

 

 - 김정용 소장, 빼돌린 거 있음 우리 갈라먹음세...

 - 네?... 령도자 동지 진짜 안 빼먹었슴메다...

 

 김정용 소장은 아직 눈치를 못 채고 긴가민가하며 울상을 지었다.

 우리는 또 깔깔 박장대소했다.

 

 이들에게 이데올로기가 과연 필요한가? 아니 우리 모두에게... 그런 게 있어야 할까? 그냥 서로 인간적으로 대하고 위해주고 양보하고 나누고 아껴주고 잘하면 손뼉 쳐 주고 못 하면 격려하고 그렇게 살면 안 될까? 원시시대처럼 말이야, 단순하게, 너무 복잡다단한 세상이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거 같아,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완미령 엄마 집에서 파안대소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정답게 담소를 나눴다.

 

  * * *

 

 - 나도 가면 안 돼?

 - 존엄이 어딜 간다, 말이야, 백성을 생각해야지?

 - 나도 사람이야... 오빠는 나만 보면 그래, 씨...

 

 내 핀잔에 시무룩해진 정순이가 풀이 죽어 말했다.

 

 - 씨라니, 씨라니?... 존엄이 입에 담으면 안 되는 상스러운 말을...

 - 몰라, 씨...

 

 정순이가 투정을 부렸다. 20대 초반의 정순은 풋풋한 사과 냄새를 풍기는 싱그러운 처녀였다. 갑자기 울컥해졌다. 왜 세상은 그녀를 그 나이 또래처럼 살게 해주지 않는지, 가슴이 아팠다.

 

 - 사실 데리고 가고 싶은데 내가 그래서 그래...

 

 내가 달래듯이 말했다. 왜냐하면, 물론 정순이가 같이 넘어가도 잘하겠지만 맥의 상태에서는 정순이를 돌보기에 제약이 많이 따르기에 그렇다. 정순은 한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이기에 그렇다. 그런 전후 사정을 모르는 정순이 입장에선 섭섭했을 것이다. 존엄이지만 아직 20대 중반인 김정순은 나와 선의의 모험적인 이야기를 듣고 모든 게 신기하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현실의 세계가 아닌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다루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곳을 보고 싶고 가고 싶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용솟음치는 동경과 호기심이 정순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 이모, 내가 비천붕익남명중검을 찾으면 그때 가자.

 - 아, 싫어, 찾고 나면 뭐해? 찾아다녀야 그게 재밌지...

 

 섭섭함이 가시지 않았는지 정순은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했다.

 시공간을 넘어서 저쪽 세계로 넘어간다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운 좋게 그 시대에 그 장소에 떨어졌을 망정이지 전혀 다른 세계 다른 시대에 떨어지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정순은 한 나라를 책임지는 국가 지도자 아닌가. 만에 하나 정순이를 데리고 가서 잘못되면 난 평생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아야 할 뿐 아니라 북한 국민에게 무슨 면목으로...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래서 해천곤익북명중도로 모험을 하지 않고 용천의 힘만 지금까지 빌었던 거였다. 비록 내가 맥(貘)이 될지언정...

 

 - 백성을 생각해야지 김정순 동지, 최희 외무상 혼자서 쳐내기는 힘들어, 반란까지 일어났는데... 아무래도 구심점이 있어야 따르는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워낙 큰 부상이었기에 몸도 정상적이지 않고, 다 낫고 원기를 되찾으면 그때 나랑 같이 가...

 

 완미령 엄마도 김정순 못지않은 호기심 천국이라 숟가락을 살금 올렸다.

 

 - 좋아요, 오라버니 약속해.

 - 결정은 선의가 해, 난 못해, 이유는 묻지 말고...

 - 좋아, 이모, 꼭 데리고 갈게...

 

 선의가 큰 결심을 한 듯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정순이가 내민 손가락을 걸었다.

 

 - 오라버니는 못 믿겠는데 조카는 백퍼 신뢰가 가...

 - 왜 내가 의문의 1패야? 참 나...

 

 내가 볼이 부어서 투덜거렸다.

 정순이가 갑자기 일어나 팔을 벌렸다.

 

 - 뭔데?

 - 우리 애들 앞에서 이러면 체면이 안 서잖아...

 

 정순이가 부하들이 없는 곳에서 나, 완미령 엄마, 최희 외무상, 선의만 있게 되자

 존엄이라는 거추장스러운 탈을 벗고 그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을 했다.

 

 - 잘 갔다오라고?

 - 응, 날 잊지 말라고 지금은 양보할 게...

 

 내가 팔을 벌려 안으려고 하자

 

 - 아니, 오빠 말고 내 조카 선의...

 - 야, 진작 얘기하지, 민망하게...

 

 선의가 대뜸 안겼다.

 한동안 그렇게 둘은 떨어지지 않았다. 눈가에 눈물도 맺혔다.

 

 - 자, 오빠도, 선심 쓴다...

 

 나도 얼른 정순을 안았다. 서로 울컥할 거 같아 내 특기인 안고 한 바퀴 돌았다.

 정순의 수밀도 젖가슴이 터질 거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정순이도 돌고래 울음소리를 냈다.

 

 - 최희 누나도?

 - 아이 나는 사양하기요...

 

 최희 외무상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발개지며 고개를 저었다.

 정순은 최희와 아들, 김정용 소장과 와이프, 아들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에 태우고 황금평 최첨단 국제자유도시를 향해 하늘 높이 날아갔다.

 

  * * *

 

 - 아몽 천문지(天門池)로 들어가면 오채지(五彩池)로 나오지 않을까? 우리가 오채지에서 천문지로 나왔듯이 말이야? 그러면 아몽도 맥(貊)이 되지 않을 거고...

 - 그건 우리 생각이고, 문제는 오채지로 나오면 모든 걸 망각(忘却)할 수도 있다는 거지, 미나미 이모 봐...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

 - 그렇네, 근데 나는 그러고 싶어...

 - 왜?

 

 내가 놀라 물었다.

 

 - 아몽 딸인 거 잊고 싶었어...

 - 완미령 엄마, 내 딸이 저런 말 해요, 씨...

 

 나는 장난인 거 알지만 그래도 서운했다.

 

 - 그래 맞다, 아무리 농담이라도 아빠가 들으면 섭섭하겠다.

 - 에이, 어른이... 징징되기는, 빨리 가, 무령 공주 기다리겠다, 미나미 이모하고...

 

 자기도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 게 걸렸는지 선의가 서둘렀다.

 내가 완미령 엄마를 안아 한 바퀴 돌았다.

 완미령 엄마가 돌고래 소리를 내며 숨넘어갔다.

 선의가 완미령 엄마와 뜨거운 포옹을 했다.

 

 - 꼭 여기 와...

 - 예, 할머니...

 - 한국 가족과 친구들에게 안부 좀 전해 주세요, 아야코 바가지 박박 긁겠는데...

 - 그러게 내가 만나보라고 했잖아...

 

 걱정이 슬그머니 들었다. 패밀리를 여기 오라고 하든가 아니면 한국에 갔다가 가도 되는데 그렇게 하면 여러모로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 그냥 가려니까 또 은근히 걸렸다. 핸드폰이나 종합상황센터에서 화상 통화를 했지만...

 

 - 그리고 정순이 신경 좀 써주고요, 외로운 싸움일 텐데...

 - 걱정 마, 거기 너무 오래 있지 말고...

 - 예...

 

 밤하늘을 쳐다봤다. 밤하늘에서 별이 쏟아졌다. 금강석을 뿌려놓은 듯했다.

 내가 용천을 든 손을 밤하늘을 향해 들었다.

 완미령 엄마 정원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깊은 산속 숲속에 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고즈넉했다. 특히 천문지(天門池)가 있는 곳은 온갖 꽃들과 고급진 관상수(觀賞樹)가 다양하게 펼쳐져 꼭 꿈속처럼 신비로웠다.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의 세계로 가는 것은 비밀스러운 행위라 완미령 엄마 말고는 비밀로 했다. 마윈 대좌도 가까이 못 오게 했다.

 

  * * *

 

 용천에서 붉은 광선이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갔다. 해천곤익북명중도를 등 뒤에 찬 선의가 내 몸에 매달렸다. 순간 내가 붉은 가시광선에 휩싸이면서 사라졌다.

 한 줄기 빛 속으로 사라져 공(空)만 남았다.

 

  * * *

 

 오채지(五彩池) 부근에 떨어졌다. 선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휘익~ 소리를 냈다.

 가라말 타키가 달려왔다. 맥은 천년송(千年松) 잣 나뭇가지에 걸터앉았다.

 선의가 숨겨놓은 안장을 찾아내 가라말 타키 등에 올리고 가볍게 타키 등에 올라탔다. 타키가 좋은지 퓌휘이이잉~ 울었다. 천지가 떠나가듯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선의가 말고삐를 챘다. 타키가 말발굽을 하늘을 향해 치켜올리더니 어둠 속으로 달려 나갔다. 맥도 뒤따라 내달렸다.

 

 - 그 눈빛은 뭐냐?

 - 질투.

 

 김수로가 물었고 선의가 툭 쏘았다.

 

 - 웬 질투?

 - 둘 사이가 너무 다정해서...

 

 허황옥이 되묻자 선의가 느낌대로 대답했다.

 수로가 대답 대신 선의 머리를 헝클었다.

 

 - 공주야, 넌 허보옥 (許寶玉) 오빠가 좋아, 수로 오빠가 좋아?

 

 황옥은 얼굴이 발개지며 대답 대신 말을 타고 멀리 달아났다.

 김수로가 뒤따라갔다. 멀리서 허보옥이 신보(申輔)와 조광(趙匡)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선의도 가라말 타키를 타고 합류했다. 이어 수로의 다섯 형제도 말을 타고 나타나 합류했다. 그들은 넓은 초원과 가파른 언덕, 울창한 숲속을 달렸다. 말 타는 솜씨가 뛰어나 서로 달리는 말을 바꿔 타기도 하고 안장 위에 서서 타기도 하고 말 옆에 붙어 가기도 하고 선의는 나뭇가지 위로 날아서 아래로 달려가는 가라말 타키 등에 올라타기도 하는 묘기를 보였다.

 선의가 김수로 일행과 허황옥 일족이 있는 세계로 다시 합류했을 때 김수로와 허황옥은 이미 남매처럼 가까워져 있었다. 주로 황옥이가 오빠라며 따랐다.

 김수로는 18세의 나이로 이름을 떨쳤던 전한(前漢)의 명장(名將) 표기장군(驃騎將軍) 곽거병과 비교됐다. 누가 어금이고 버금인 줄은 사람 따라 설왕설래(說往說來)했어도 두 걸물 다 난세의 영웅이라는 것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었다. 김수로의 대단한 유명세는 후한(後漢)의 처녀들 애간장을 태웠다. 그런 9척 장신 김수로가 허황옥의 애교에 흐뭇한 미소로 답하며 살갑게 대했다. 아버지 김궤도 다섯 형제도 모진과 마노도 수로의 뜻밖의 모습에 신기해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꼬치꼬치 따져 묻기도 그랬다. 수로의 심성(心性)이 워낙 곤륜산(崑崙山) 천주(天柱)라 묻는 거 자체가 무례(無禮)일 거 같아서였다. 또한 겉보기도 수로는 사대(四大)가 잘 갖춰진 거인이라면 황옥은 아직 야릿한 어린애였기에 큰오빠와 막내 여동생의 친한 어울림으로 보였다. 다만 선의만 과거를 알고 있는지라 괜히 시비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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