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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흉노족 우대장(右大將) 조선의.
작성일 : 23-12-12 16:14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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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흉노족 우대장(右大將) 조선의.

 

  선의가 야생마들이 날뛰는 울타리 쪽으로 걸어갔다. 무령 공주와 미나미가 뒤따르고 그 뒤에 장수들과 경호원들이 따랐다. 경비가 삼엄했다. 임금 이상으로 칼 찬 무사들이 호위했다. 하긴 흉노의 죄현왕이니까 춘추전국 시대의 왕 이상이었다.

 

 선의가 울타리 안에 들어갔다.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휘이잉거리며 다리를 치켜올려 말발굽으로 걷어차듯 발광을 떨던 야생마들이 조용해졌다. 어떤 야생마는 기가 질려 다리를 부들부들 떨다가 풀썩 내려앉았다.

 

 무령 공주를 비롯한 장수들이 긴장했다. 졸개들은 이적(異蹟)에 웅성거렸다. 호위병들은 입이 타들어 가는지 칼 쥔 손에 힘을 불끈 넣었다. 여차하면 선의를 베겠다는 건가?

 

 선의가 걸어가자 야생마들이 홍해처럼 길을 갈랐다.

 구석에 쓰러져 있는 가라말 곁으로 다가갔다. 가라말은 비쩍 말랐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너무 검어서 빛이 나는 가라말의 털은 은은한 기운이 돌았다.

 선의가 가라말 콧잔등을 부드럽게 매만지면서 입을 열게 했다. 선의가 입을 여는 가라말 입속에 손을 불쑥 넣었다. 사람들은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손을 넣어서 뭔가를 꺼냈다. 피가 묻은 작은 표창이었다. 아사(餓死). 표창이 목에 걸려 밥을 먹지 못했던 거였고 그래서 비쩍 말라 죽어가는 중이었다.

 선의가 갑자기 들고 있던 표창을 휙 던졌다.

 

 무령 공주 왼편에 있던 장수 하나가 쓰러졌다. 양미간 사이에 표창이 꽂혔다. 손에는 예리한 단검을 쥐고 있었다. 미나미와 장수들, 그리고 호위병들이 순식간에 칼을 뽑아 무령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빙 둘러싸 혹 모를 일촉즉발에 대비했다.

 무령 공주가 자객(刺客)의 가슴을 발로 꽉 밟았다. 자객은 피를 쿨럭 입으로 쏟아냈다.

 

 - 분하다...

 - 누구냐?

 - 계집년을 죽이지 못한 한을 뼈에 새기며 가리다.

 - 남자 새끼가 말이 많군.

 

 무령 공주가 발로 자객의 목을 천천히 그리고 지긋하게 힘을 줘 눌렀다.

 자객이 양미간과 입에서 쿨럭이며 피를 흥건히 흘렸다. 자객이 절명했다.

 

 모두 자객과 무령 공주를 신경 쓸 때 선의는 재빨리 등 뒤에서 해천곤익북명중도를 꺼냈다. 해천곤익북명중도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다가 선의 손에 감기면서 몸 반쪽까지 스며들었다. 선의가 가라말 타키 입속에 해천곤익북명중도를 감은 손을 넣어 상처 난 곳을 문질렀다. 그러자 상처는 씻은 듯이 아물고 신기하게 나았다.

 

 선의가 거칠고 포악한 야생마 타키 위에 훌쩍 올라탔다. 가라말 타키의 야성(野性)은

 고요한 바다처럼 조용해졌고 잘 길든 말처럼 온순해졌다.

 선의를 태운 야생마 타키가 훌쩍훌쩍 날 듯이 뛰어가 울타리를 넘었다. 자객이 쓰러진 곳으로 가더니 자객이 흘리는 피를 혓바닥으로 빨아먹었다. 마치 갈증이라도 난 듯 허겁지겁 피를 햛았다. 거친 혓바닥에 쓸려 자객의 얼굴 피부가 벌겋게 벗겨져 벌건 생살이 드러났다.

 

  * * *

 

 미나미와 무령 공주의 친위대 요원들이 자객으로 탈바꿈한 장수의 부하들을 잡아서 꿇어 앉혔다. 그 장수의 부하들은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자기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고 하소연했다.

 

 자객으로 변신한 장수는 만기장(萬騎長)에 해당하는 직위의 우대도위(右大都尉)였다. 만기장은 만 명의 기병을 이끄는 장수를 뜻하며 군단장급의 높은 직위였다. 흉노족의 귀족 계급이었다. 변경의 수호자라고 해서 마르즈반(Marz-ban)이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그런 자가 자기를 배신을 하고 역모(逆謀)를 꿈꿨다는 게 무령 공주는 화가 치밀어 견디지를 못했다. 분명 배후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무령 공주가 신출귀몰하고 무예가 뛰어나고 능력이 역대급이라고 해도 아직 주위에서는 여자라 업신여기는 자들이 없지 않다는 거였다.

 

 무령 공주가 칼을 꺼냈다. 살려달라는 장수 다섯의 목을 조금도 망설임 없이 날렸다. 잘려 나간 머리들이 퉁퉁 공처럼 튀면서 샘솟는 피를 흩뿌렸다. 강심장 선의도 인상을 찌푸렸다. 다섯 장수는 분명 무령 공주 암살 모의에 가담하지 않았기에 억울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자기들이 모신 상전이 반역을 꾀했기에 목숨을 내놓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래야 규율이 서기 때문이었다. 또한 무령 공주도 스스럼없이 칼을 휘두르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이기에 그랬다. 일종의 즉결 공개 재판에 대해 법 집행이라 백성들은 자연스러운 행위로 봤다. 그래서 무령 공주는 당시는 흔히들 목도(目睹)하는 광경이라 선의가 어리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선의는 마음을 돈독(敦篤)히 먹었다. 20세기 전의 흉노 사회라는 것을 되씹고 되씹는 마인드 컨트럴을 했다.

 선의가 탄 가라말 타키가 목이 잘린 장수들이 흘리는 피를 마셨다. 피로 배를 채웠다. 그동안 먹지 못한 배고픔을 풀었다. 포만감이 왔다.

 

 - 푸휘히이이힝~

 

 천지를 진동하듯 울부짖었다.

 이 말이 바로 하루에 쉼 없이 천리(千里)를 달려간다는 천리총(千里驄) 천리마였다.

 

 - 나머지는 살려준다, 대신 충성을 다해라?!

 -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무령 공주마마 만세, 만세!!

 

 졸지에 개죽음을 당할 뻔한 표창 맞은 우대도위의 살아남은 부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

 

 - 니들은 앞으로 조선의 우대장(右大將)을 모신다, 조선의 우대장을 위해 목숨을 바쳐 라! 그게 니들이 사는 길이다.

 - 충성! 목숨을 다하겠습니다!

 

 살아남은 병사들이 울부짖었다. 엎드려 절을 몇 번이나 했다. 개죽음당할 뻔한 길목에서 살아 돌아왔으니 선의가 얼마나 고맙겠냐, 선의를 사이비 교주 떠받들 듯이 했다.

 

 - 내 부하가 몇 명인데요?

 - 오천기(五千騎)는 족히 넘을 거야.

 

 선의는 내심 놀랐다.

 

 - 왜 적어?

 - 많지는 않네요...

 - 다 거친 선머슴아들일 텐데 감당할 자신 있어, 꼬마가?

 - 오만기(五萬騎)를 줘도 여반장(如反掌) 다루듯이 할 수 있습니다.

 - 하, 콩알만 한 게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는구나.

 -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요, 그걸 못 먹어도 고라고 한답니다.

 - 못 먹어도 고? 신생어(新生語)구나?

 - 네,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뜻이죠.

 

 야전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무지막지한 야만인 5천 명이 부하라는데 아무리 강심장 선의라도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의는 역으로 허풍으로 모면했다.

 

 - 공주마마, 불퇴전(不退轉)의 최정예 전사로 만들겠습니다.

 - 자객인 것을 어떻게 알았어?

 - 불안한 눈빛, 킥...

 - 멀리서도 보이더냐?

 - 공주께서 천리경을 볼 때 알아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천리경을 신기해했는데 그 자객은 반응이 늦었고 불안해, 표정이 억지스러웠습니다.

 - 눈썰미가 장난이 아니구나. 내 표현 맞아?

 - 네, 적절했습니다.

 - 언제까지 내 곁을 지켜라.

 - 그것을 원하시면 이 가라말 타키(=Akhal-Teke)처럼 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 알겠다, 니 마음대로 해라, 저쪽에 도열 한 군사들이 우대장(右大將) 부하들이네.

  가서 인사나 하게.

 

  * * *

 

 선의가 말을 탄 채 다가가자 환영한다며 우레같은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실로 놀라웠다. 말을 탄 기병들이 적어도 1,000 여기(騎)는 돼 보였다. 선의의 부하들이 오천에서 만여 기병이 될 텐데 선발된 천여 명의 기병을 제외한 나머지 병사는 좌현왕 무령 공주의 본성(本城)이나 탱리고도선우(撑犁孤塗單于)라 칭하는 왕이 머무는 수도 선우정(單于庭)에 두고 왔다손치더라도 넓은 초원을 차지한 막사 앞에서의 천여 명이 내지르는 함성은 천지가 떠나갈 듯 우렁찼다.

 그런데 좌현왕은 좌곡려왕(左谷蠡王), 우곡려왕(右谷蠡王), 좌대장(左大將), 우대장(右大將), 좌대도위(左大都尉), 우대도위(右大都尉), 좌대당호(左大當戶), 우대당호(右大當戶)등 24(長)을 수하로 두고 관장했다. 한 장수가 이끄는 병사가 1,000기(騎)만 치더라도 최소 24,000에서 최대 50,000여 명이 초원 벌판에 흩어져 가득 채우고도 남아

 우거진 숲속과 한나라였던 민가(民家)도 공출(供出)해 진을 쳤다.

 

 - 거기...

 - 저 말씀이십니까? 대장님...

 - 응, 자네 이름이 뭔가?

 - 탕쿠투르입니다.

 - 자네들은?

 - 저는 카라키타이입니다.

 - 저는 테무러친입니다.

 - 저는 쿠빌라이친입니다.

 -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자들인가?

 - 네 그렇습니다.

 

 그들 중 우두머리 탕쿠투르가 대답했다.

 

 - 앞으로 탕쿠투르는 200기를 이끄는 군관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100기를 부하로 두는 장교로 임명한다.

 - 네에?~

 

 네 사람을 비롯한 주변의 병사들이 놀랐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내 부대는 직급이 세습되지 않는다, 공을 세우는 병사는 언제든지 장교가 되고 군관이 되고 장수가 되고 장군이 된다! 불만 있냐?!

 - 없습니다!

 

 병사들이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것도 그럴 것이 공만 세우면 그것에

 준하는 직급을 올려준다는 파격적인 약속인데 가만히 있을 병사가 누가 있으랴.

 

 - 내 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그 자리서 목을 치리라! 내가 곧 법이다!

 - 우와!!

 

 병사들이 손뼉을 치고 함성을 지르고 우대장 만세! 라고 환호(歡呼)를 했다.

 

 - 마마,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 우대장을 불러라.

 

 무령 공주 명령에 미나미가 준마(駿馬) 결제(駃騠)를 타고 달려가며 선의를 불렀다.

 

 - 선의야, 우대장, 조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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