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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만 영화가 눈에 보여!
작가 : 헉슬리
작품등록일 : 2022.2.28

망한 극장의 아들에게 극장 유령이 특별한 능력을 선물한다.
그때부터 흥행 영화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망한 극장을 다시 일으키고, 영화계 초대박 감독으로 성장하는 이국호의 성공기!

 
3화
작성일 : 22-02-28 04:11     조회 : 94     추천 : 0     분량 : 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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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호 형?”

 등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국호는 눈물을 훔치며 뒤돌아봤다.

 앳된 얼굴의 소년이 리어카를 끌며 국호 쪽으로 다가왔다.

 “아니 넌…… 영택이?”

 영택은 봉운극장에서 일했던 소년이었다.

 “국호 형 맞죠? 뒷모습만 봐도 알겠더라고요.”

 영택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다가왔다. 봉운극장 시절에도 영택은 국호를 잘 따랐다.

 “그래, 영택아- 너 어떻게 지냈어?”

 “풀빵장사해요.”

 “풀빵?”

 그러고 보니 영택이 끌고 있는 리어카에는 풀빵 굽는 기구가 붙어 있었다.

 국호는 가슴이 싸했다. 봉운극장이 갑자기 문을 닫으며 직원들은 밀린 월급을 받지 못했다. 고향에 돈을 부쳐야 한다던 영택도 마지막 석 달 치 월급을 못 받았다.

 “미안하다.”

 “뭐가 미안해요. 전 풀빵 장사가 좋아요. 장사가 안 되면 제가 다 먹을 수도 있고, 얼마나 좋은데요.”

 영택이 환하게 웃으며 극장 건물을 올려다봤다.

 “물론 극장에서 일할 때가 더 좋았죠. 그래서 일부러 봉운극장이 보이는 이 골목에서 풀빵을 팔아요. 멀리서라도 이 건물을 보기만 하면 어쩐지 마음이 든든해지거든요.”

 “그래 나도 그때가 그립구나. 불만 안 났어도, 그렇게 갑자기 문을 닫진 않았을 텐데…….”

 국호는 흐릿한 시선으로 밤하늘을 보며 한숨을 토했다.

 “저기…….”

 한참 후에 영택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국호 형…… 시, 실은…….”

 영택은 입술을 깨물며 말을 더듬었다.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저, 그게…… 들은 얘기가 있어서요.”

 “들은 얘기라니?”

 “그게…… 이제 와서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어떨지…….”

 영택은 목덜미를 긁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데 그래?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그게 아니라…… 실은…… 그날 극장에서…….”

 “그날이라니?”

 “불나던 날…….”

 영택은 누가 들으면 큰일 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국호의 귀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국호의 눈이 번쩍, 커졌다.

 “그게 정말이야?”

 “풀빵 장사하면서 건너 건너 들은 얘기예요. 확실한 건 아닐지도 몰라요.”

 영택은 역시 괜한 말을 꺼냈다 싶은지 손사래까지 치며 말했다.

 “그걸 봤다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걸 들은 사람이 지나가듯이 한 얘기예요.”

 국호는 주먹을 쥐며 성큼 걸어갔다.

 “어떡하시려고요?”

 “그 자식들…… 그냥 두지 않겠어!”

 “그러지 마세요. 확실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니까요.”

 “죽여 버릴 거야!”

 영택이 국호의 팔을 잡았지만 국호는 뿌리치고 어딘가로 달렸다.

 

 ‘봉운 상인 연합회’

 라는 팻말이 걸린 허름한 사무실.

 그곳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며 텔레비전 앞에서 낄낄대던 사내들이 화들짝 놀라 돌아봤다.

 “뭐야? 어떤 자식이야?”

 사내 한 명이 일어나 소리쳤다.

 국호는 그 사내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사내는 맥없이 쓰러졌다.

 이윽고 다른 사내 둘이 일어나 국호에게 다가왔다.

 국호는 책상에 놓인 자장면 그릇을 사내 한 명에게 던지고 다른 사내의 하복부를 발로 찼다. 사내 둘이 요란스럽게 넘어졌다.

 “너 뭐야?”

 사무실 안쪽,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던 홍두철이 비로소 국호의 존재를 알아차리고는 두꺼비처럼 눈이 튀어나왔다.

 “아니, 넌 이국호…… 네가 여길 어떻게?”

 국호는 철제 의자를 빼 들어서 가까이 있던 사내 한 명에게 휘둘렀다. 사내는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홍두철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너 이 자식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게 무슨 행패야?”

 이제 홍두철을 제하고 남은 사내는 둘 뿐이었다. 그들은 허둥지둥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았다. 한 명이 벽에 세워놓은 야구방망이를 들었다. 다른 한 명은 유리 재떨이를 잡았다.

 국호는 방망이를 든 사내에게 의자를 던졌다. 의자가 사내의 얼굴에 꽂혔다. 사내는 방망이를 떨어뜨리며 얼굴을 움켜잡았다. 국호는 손으로 책상을 짚고 사내의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 사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야, 야- 뭐해! 저, 저 녀석 좀 어떻게 해봐!”

 홍두철이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다.

 재떨이를 든 사내가 국호에게 달려들었다. 국호는 재떨이 공격을 피하며 사내의 복부를 무릎으로 올려쳤다. 사내가 숨을 토하는 사이 팔꿈치로 관자놀이를 찍었다.

 사내는 텔레비전에 얼굴을 부딪고 쓰러졌다.

 “이, 이국호…… 너 아까 일 때문에 이러는 거야?”

 “홍두철 이 개자식!”

 국호가 바닥에 떨어진 방망이를 들고 소리쳤다.

 “지, 진정해!”

 홍두철은 구석으로 도망치며 재빨리 허리춤에서 잭나이프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국호의 손이 더 빨랐다.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가 홍두철의 정수리를 때렸다.

 깡-

 홍두철은 머리를 감싸 쥐고 다급하게 하소연했다.

 “이국호…… 아까 일은 내가 잘못했어! 그건 그냥 해본 소리였어. 난 너에게 세금 같은 거 받을 생각 추호도 없어. 그건 그냥 옛날 일 때문에 잠깐 성질이 나서 그랬던 것뿐이야. 정말이야.”

 “말해!”

 국호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정말로 네가 극장에 불을 질렀어?”

 “뭐……?”

 홍두철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말해! 일 년 전 그날, 극장에 불을 지른 게 너냐고?”

 “무, 무슨 소리야? 부, 불이라니?”

 홍두철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가 재빨리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국호가 던진 방망이에 뒤통수를 맞고 넘어졌다.

 “말해, 이 자식아!”

 국호가 넘어진 홍두철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정말로 불을 지른 게 네 녀석 짓이야?”

 “나, 난 아냐…… 누구한테 무슨 소릴 들은 거야?”

 “바른대로 말 못 해?”

 국호는 홍두철의 얼굴에 주먹을 퍼부었다.

 홍두철의 얼굴이 금세 피로 물들었다.

 “사, 살려줘…… 내가 잘못 했어!”

 홍두철이 쉰 목소리를 내질렀다.

 “이 개자식. 똑바로 말해! 네가 불을 질렀지?”

 “제발 살려줘…… 나도 시켜서…….”

 홍두철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국호가 홍두철의 멱살을 붙잡았다.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살려줘…… 제발…….”

 “다시 말해보라니까! 누가 시켰다고?”

 “살…… 려…….”

 홍두철은 목을 늘어뜨린 채 정신을 잃었다.

 “말해 어서! 시켰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고?”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홍두철은 응급실로 실려 갔다. 전치 육 주였다.

 경찰은 국호가 주장하는 홍두철의 방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호의 폭행죄만 인정됐다.

 “이게 대체 무슨 꼴이냐?”

 경찰서 앞 국밥집에서 강 실장은 마주 앉은 국호에게 소리쳤다. 그는 거액의 보석금과 합의금으로 국호를 간신히 빼냈다.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아직도 주먹질이야? 그쪽에서 합의해주지 않았다면 넌 꼼짝없이 전과자가 되는 거였어.”

 “하지만…….”

 국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홍두철은 방화 건을 전면 부인했다. 증거가 없으니 어떻게 해볼 방도가 없었다.

 “그 자식이 한 짓이 틀림없어요. 봤다는 사람이 있다잖아요?”

 “그게 정말이라고 해도- 홍두철이 불붙이는 것을 봤다는, 그 사람을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이야?”

 “하지만 영택이가…….”

 “영택이도 직접 들은 게 아니라 건너 건너 흘려들은 거라며?”

 “하지만 홍두철이 분명 자기 입으로 그랬어요.”

 국호가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저에게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고요!”

 “잘못했다고? 그건 방화를 인정한다는 말은 아니잖아?”

 “그 말이나 다름없잖아요.”

 “아니지. 그자 입장에선 다짜고짜 네가 주먹을 휘두르니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고 본 거지.”

 “아니에요. 그 자식이 틀림없어요. 눈을 봤어요. 불을 질렀다고, 그 자식 눈이 그렇게 말했다고요.”

 “법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눈으로 말한 것은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거야.”

 “강 실장님.”

 “됐으니, 국밥이나 먹자.”

 강 실장은 국밥을 먹으며 시계를 봤다.

 “오후 기차표로 끊었으니, 송화로 내려가.”

 송화는 봉운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도시였다.

 “거기- 라면 공장에 내가 잘 아는 사람이 공장장으로 있어. 내가 잘 말해놨으니 당분간 거기서 지내도록 해. 숙식 제공에 월급도 꽤 많을 거다.”

 “전 안 가요.”

 “뭐?”

 강 실장이 숟가락으로 탁자를 탁 쳤다.

 “너 계속 말썽 피우겠다는 거야?”

 “홍두철을 다그쳐서 자백하게 만들겠어요.”

 짝-

 강 실장이 국호의 뺨을 때렸다.

 국호는 멍한 얼굴로 뺨을 어루만졌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강 실장이었지만, 자신에게 손찌검을 하긴 처음이었다.

 “그래서 어쩔 건데? 홍두철이 자백이라도 하면, 돌아가신 사장님이 되살아나니? 아니면 빚쟁이에게 넘어간 극장이 다시 돌아오길 하니?”

 “하지만 아버지는…….”

 “사장님은 네가 이러길 조금도 바라지 않으실 거다. 지난 일은 잊고 열심히 일해서 가족을 돌보길 바라실 거다.”

 “…….”

 “이제 와서 그렇게 눈에 힘주고, 기세 좋게 지난 일이나 들춰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 그럴 거면 사장님이 살아 계실 때, 극장이 우리 손에 있을 때, 그때 지금처럼 눈에 불을 켜고 극장 일을 도왔어야지! 그때 넌 뭘 했지? 뭘 하고 있다가 다 끝난 다음에 쓸데없는 호기를 부리는 거야?”

 강 실장은 주머니에서 기차표를 꺼냈다.

 “너 알아서 해. 이젠 나도 더는 상관하지 않을 테니!”

 강 실장은 벌떡 일어나 국밥집을 나갔다.

 

 강신욱은 그 길로 홍두철이 입원한 일인용 병실을 찾았다.

 “시, 실장님. 오셨어요.”

 홍두철이 불편한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강신욱은 다짜고짜 홍두철의 뺨을 후려쳤다.

 홍두철은 놀란 눈으로 강신욱을 쳐다봤다.

 강신욱의 손바닥이 또 날아왔다.

 짝, 짝-

 홍두철은 어떤 저항도 못 하고 뺨에서 불이 나도록 맞기만 했다.

 이윽고 강신욱은 숨을 거칠게 내쉬며 침대 곁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홍두철- 너 이국호에게 뭐라고 말한 거야?”

 “예?”

 “똑바로 말해. 너 이국호에게 잘못했다고 빌었다며?”

 “그, 그건…….”

 또다시 강신욱의 손바닥이 날아왔다.

 홍두철의 입술이 터지고, 뺨에는 피멍이 들었다.

 강신욱이 홍두철의 머리카락을 쥐고 흔들었다.

 “말해! 국호에게 어디까지 얘기했어?”

 “그, 그게…….”

 “내가 시킨 거라고 얘기했어?”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홍두철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이 자식, 내 말 똑똑히 들어! 내가 분명 그 일은 무덤까지 가져가라고 했지?”

 “…….”

 “안 그럼, 지금 무덤에 묻히는 수가 있다고 했지?”

 “매, 맹세합니다. 이국호에게 실장님 얘긴 조금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닥쳐 이 자식아!”

 강신욱은 홍두철의 머리를 벽에 밀쳤다.

 “오늘 중으로 짐 싸서 잠수 타도록 해!”

 “하지만 아직 퇴원하기에는…….”

 “두 다리는 멀쩡하잖아? 아니면 더 있게, 다리를 부러뜨려 줘?”

 “아닙니다. 오늘 밤 당장 시골로 내려가겠습니다.”

 “이국호 그 자식이 봉운에 계속 남아 있으면 골치 아파질 게 분명해.”

 강신욱은 답답한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나중에라도 이국호가 봉운을 뜨면 그때 부를 테니- 당분간은 죽은 듯이 지내도록 해.”

 “예, 실장님.”

 “그 실장님이란 소리도 하지 마.”

 “아, 죄송합니다. 지금은 봉천극장 사무장님이신데…….”

 “내가 고작 봉천극장 사무장으로 만족할 사람으로 보여? 난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사람이야. 그래서 너도 할 일이 많아질 거야. 그러니 다시 부를 때까지 조용히 몸이나 만들고 있어. 밑에 애들도 더 모으면서.”

 강신욱이 두툼한 돈 봉투를 꺼냈다.

 “네가 날 믿고, 내 말만 잘 따른다면 나도 널 섭섭하지 않게 대우해 줄 거야. 그러니 너도 경거망동 하지 말고, 항상 입 조심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예. 명심하겠습니다.”

 강신욱은 봉투를 홍두철에게 던지고는 병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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