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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45 왕중왕전 - Bye, Bye 미스로드
작성일 : 16-10-30 22:24     조회 : 65     추천 : 3     분량 : 8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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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들은 평일인 월요일 아침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들과 다르게 윤아는.

 

 

  “어! 우편물 왔다! 미스로드네?”

 

 

  윤아가 기쁜 마음에 계단으로 쿵쿵 뛰며 대현의 방을 벌컥 열었다. 로제와인 파티쉐들은 평일이 휴일이라 규동과 대현 역시 각자 방에서 잠에 푹 빠져 있었다. 윤아는 침대에 걸터앉아 대현을 흔들어 깨웠다.

 

 

  “아앙 자는데 내버려둬.”

 

 

  ‘우와, 우와. 방금 뭐야? 잠결에 앙탈이야?’

 

 

  윤아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조금은 수줍은 듯, 더욱 대현의 몸에 손을 짚고 흔들었다. 그럴수록 대현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썼다.

 

 

  “미스로드에서 왕중왕전 초청권 왔어. 이틀 뒤에 치룬데.”

 

 

  대현은 그제야 이불 밖으로 손을 뻗었다. 여전히 눈은 감은 채로, 밖으로 내민 손을 쥐었다 펴는 걸 반복했다. 윤아가 그 손에 우편물을 쥐어주었다. 대현이 힘겹게 눈을 반쯤 뜨고는 글을 읽는가 싶더니 금세 자신의 머리맡에 올렸다. 잠결이라 제대로 읽기는 힘든 듯 했다.

 

 

  “그거 보고 긴장 안 돼? 나 너무 긴장돼. 그것도 방송에 나가는 거겠지?”

  “왕중왕전 전에도 촬영을 했으니 왕중왕전은 더 성대하게 하겠지. 그건 야외가 아니라 스튜디오 안일걸.”

  “어떡하지. 벌써부터 떨려.”

  “뭘 그런 걸로 떨어. 이미 미스로드 한 번 해봤으니까 적응 했을 거 아냐.”

  “그래도 내가 TV에 나온다니. 긴장 돼.”

  “그렇게도 긴장 돼?”

  “으응……,”

 

 

  대현이 이불을 반 쯤 거두고 윤아를 지그시 바라보며 자신의 미스로드 왕중왕전 때의 경험담을 얘기해주었다. 때는 작년. 규동과 한 팀이 되어 미스로드 시즌2에 나갔던 적이 있었다. 자신도 그 날은 오랜만에 방송에 나가는 것이라 긴장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스튜디오가 아담해서 넓었다면 그만큼 긴장을 했을 텐데 아니었다고 했다. 경연 전에 인터뷰도 하고 간단한 이벤트를 해서 그 때 긴장이 풀린다고 했다. 경연을 시작할 때 단비가 추첨 박스에 시폰, 케이크, 롤케이크, 타르트 등 큰 주제 중에 하나를 뽑아 그것으로 모든 팀이 만들어 최고로 뛰어난 팀을 우승시켜주었다고 했다. 대현과 규동이 했던 것은 타르트였다.

 

 

  “근데 대현이 너 오랜만에 방송 나가는 거라고? 그 전에 방송에 출연한 적 있었어?”

  “이래봬도.”

 

 

  대현은 어렸을 때부터 최연소 파티쉐라는 타이틀로 꽤 많은 방송에 나갔었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른을 상대로 이기기도 했다.

 

 

  “우와 대단해.”

 

 

  대현은 윤아의 칭찬에 쑥스러운 듯 아무 대꾸하지 않고 눈을 아래로 깔아 꿈뻑이기만 했다. 그러다 손을 뻗어 윤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 손으로 윤아의 턱을 감싸다가 윤아의 두 볼을 눌렀다.

 

 

  “긴장 풀어. 나랑 같이 하잖아.”

  “응.”

 

 

  윤아가 대현의 갑작스런 스킨십에 놀라 시선처리를 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대답했다. 자신에게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대현이 보였다. 윤아가 슬쩍 웃자, 대현은 웃지 말라며 두 볼을 더욱 힘줘 눌렀다. 윤아가 버둥버둥 거리며 눈을 찔끔 감았다.

 

 

  “끄앙.”

 

 

 -

 

 

  규동이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긴장하는 윤아를 위해 아침밥을 죽으로 만들었다. 괜히 밥을 먹다가 긴장해서 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윤아와 대현이 대문 앞에서 규동의 배웅을 받았다.

 

 

  “차 막힐 텐데 조심히 가고, 꼭 이기고 오는 거 잊지 마.”

 

 

  대현은 규동의 차림을 위아래로 보았다. 잠옷 차림에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낀 손을 보더니.

 

 

  “네, 규동 엄마.”

 

 

  규동이 부끄럽다는 듯 고무장갑 낀 손으로 대현의 등짝을 때렸다. 대현이 아프다며 손으로 등을 만지려 했지만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었기에 규동을 노려보았다.

 

 

  “다녀올게.”

  “응.”

 

 

  윤아의 말에 규동이 넌지시 웃었다. 둘의 분위기는 묘하게 포근한 감이 있었다. 대현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들은 지하철을 타고 스튜디오로 갔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아서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우편물로 통해 받은 초청권 티켓을 관계자에게 건네자, 관계자가 그들의 대기실을 소개해주었다. 미스로드 왕중왕전 전용 앞치마와 모자를 받았다. 윤아는 가디건을, 대현은 점퍼를 벗어 사물함에 짐과 함께 놔뒀다. 윤아는 머리를 끈으로 단단히 묶고 빠진 머리카락이 없는지 거울을 통해 보다가 모자를 썼다. 대현도 모든 준비가 끝났는지 윤아의 옆에 섰다. 윤아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서 긴장한 티가 드러났다. 대현이 윤아에게 손을 달라는 식으로 손을 뻗었다. 대현의 손 위에 윤아가 손을 올렸다. 대현이 윤아의 손에 사람 인 한자를 그렸다.

 

 

  “이거 먹으면 긴장이 풀린데.”

  “그게 뭐야.”

 

 

  윤아가 다른 손으로 대현을 툭 치며 웃었다.

 

 

  “진짠데.”

  “임윤아 씨, 도대현 씨, 스튜디오로 와주세요.”

 

 

  윤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진짜네. 조금은 진정된다.”

 

 

  MC인 단비가 왕중왕전에 참여할 사람들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그 때 당시 우승했던 팀을 띄웠고 그에 맞춰 팀이 등장하며 정해진 조리대에 섰다. 단비가 그 쪽으로 다가가 그 동안의 근황이나 오늘의 포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윤아와 대현은 8회 우승자므로, 8번째로 소개되어 8번 조리대에 섰다. 10팀이 모두 소개되었지만 아직 조리대 하나가 남아 있었다.

 

 

  “이 조리대는 누군지 아십니까?”

 

 

  다른 팀의 사람이 말했다.

 

 

  “패자부활 우승자?”

  “네! 맞습니다. 이번 시즌은 마지막인만큼 전 시즌 사상 최초로 패자부활이란 목록이 생겼는데요. 그 우승자를 지금 소개하겠습니다!”

 

 

  모든 팀들이 뒤를 바라보았다. 영상을 보여주는 벽이 열리더니 쌍둥이 남자 두 명이 나왔다. 대현과 윤아가 적잖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 이번 8월에 그랜드 파티스로 새 단장하는 디저트 뷔페의 장인들 쌍둥이 팀입니다!”

 

 

  쌍둥이는 대현네 뒤에 있는 조리대에 자리 잡았다. 동생이 대현을 노려보다 인터뷰에 응했다.

 

 

  “미스로드 제 8회에 안타깝게 윤아 팀에서 밀렸던 팀이었죠. 우승에 대해 이의를 낸 팀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지금 이 자리에서 윤아 팀과 다시 마주하니 어떤 가요?”

  “다시 만나서 반갑고요. 오늘은 저희가 우승하는 걸 목표로 경연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네. 그렇군요. 그럼 앞에 있는 대현 군도 한 마디 해주세요.”

 

 

  대현이 단비에게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빈틈을 쉽게 주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방청객 쪽에서 옹호하는 환호성이 들렸다. 대현은 환호성에 조금은 부끄러운 듯 고개 돌려 피식 웃었다. 방청객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미스로드에서 추가된 또 하나, 방청객인데요. 조금이라도 더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고픈 프로그램이 되고 싶어서 시청자 30명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이분들께 어떤 빵을 드시고 싶은지에 대해 사전 투표를 했습니다.”

 

 

  단비가 A1종이에 투표했던 것을 보였다.

 

 5위 슈

 4위 파이

 3위 타르트

 2위 피자빵

 1위 케이크

 

 

  “케이크는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그 중에 비중이 제일 높았던 3가지 케이크로 나뉠 것입니다.”

 

 

  케이크 옆에 붙여진 스티커를 떼자, 시폰 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가 보였다. 단비는 이것들을 2개씩 접어 넣은 캡슐 총 14개로 나누어 추첨 상자에 넣었다. 그렇게 한 팀씩 뽑게 하여 동시에 개봉하도록 만들었다. 쌍둥이 팀은 케이크 중에서도 파운드 케이크를, 윤아 팀은 피자빵에 당첨되었다. 다른 몇몇 팀도 대체로 골고루 종류 별로 뽑았다.

 

 

  “대현아, 우리 피자빵 걸렸어.”

  “무난한 케이크가 뽑힐 줄 알았더니 의외네.”

 

 

  단비가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모든 참여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부터 짝수 조리대 팀이 방청객을 한 명씩 뽑아주세요.”

 

 

  각 짝수 조리대 팀은 여전히 단비의 숨은 의도를 모른 채 방청객을 한 명 씩 뽑아 총 5명을 뽑았다.

 

 

  “그럼 지금부터 선발된 방청객분들 모두가 각 팀의 미션 쪽지를 바꿉니다!”

 

 

  몇몇 팀들이 와, 라며 탄식을 하거나 환호를 했다.

 

 

  “주문은 다양합니다. 몇 번 조리대와 몇 번 조리대 순서 바꾸라든가, 홀수와 짝수를 이용해 바꾸든가 아니면 전체를 바꾸든가, 방법은 다양합니다! 첫 번째로 뽑힌 방청객부터 바꾸는 주문해주시길 바랍니다!”

 

 

  방청객 한 명이 마이크를 들어 말했다.

 

 

  “1번 조리대와 11번 조리대 쪽지 바꿔주세요.”

 

 

  쌍둥이 팀과 1회 우승자 팀이 쪽지를 바꾸었다. 주문을 마친 방청객이 다른 방청객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3번 조리대부터 9번 조리대까지 쪽지를 뒤로 돌려 바꿔주세요.”

  “홀수끼리 앞으로 바꿔주세요.”

  “그럼……, 짝수끼리 뒤로 바꿔주세요.”

 

 

  생각보다 복잡한 주문에 참가 팀들이 방황하고 있었다. 마지막 주문이었다. 윤아가 자신의 쪽지를 보고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마지막 주문에 화색을 띄었다.

 

 

  “8번과 11번 조리대 바꿔주세요.”

 

 

  윤아가 냉큼 쌍둥이 팀과 쪽지를 바꾸었다. 단비는 모두 바꾸었으니 그 쪽지를 펼쳐 카메라에 잡히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누군가는 맨 처음과 같았던 미션이거나, 누군가는 자신이 없는 미션, 누군가는 자신이 있다는 듯한 미션을 뽑았다. 쌍둥이 팀은 한 방 먹었다는 듯 피자빵이라는 미션을 펼쳤다.

 

 

  “형, 이거 우리가 불리한 거 아냐? 케이크 할 줄 알고 얼마나 벼르고 왔는데.”

  “아냐, 잘 생각해봐. 피자빵은 대중화된 빵 중에 하나야. 잘만 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어.”

 

 

  “그럼 90분 동안 경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즌 3 왕중왕전, 시작!”

 

 

  경연 종이 울리며 LED 벽에는 90:00의 시간이 89:59로 바뀌었다. 윤아는 경연이 시작되자마자 방송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메뉴 선정에 집중했다.

 

 

  “일단 나이대가 다양하니까 무난하게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걸로 하자. 혹시 알레르기가 있을 법한 과일도 모조리 피하고.”

  “그럼 녹차, 딸기, 청포도, 단호박, 고구마, 모카 정도로 생각해두자.”

  “음, 모카, 녹차, 딸기로 폭을 줄여. 시폰 케이크 모양은 사다리꼴 말고 원기둥 모양으로 하자. 그리고 안에 뚫린 곳에는 묽은 내용물을 넣고 잘랐을 때 흘러내리게 만드는 게 어때? 그냥 시폰일 줄 알았는데 막상 자르니까 서프라이즈로 나오는 거야.”

 

 

  대현이 뭔가를 고민하다가 윤아의 아이디어에 찬성했다.

 

 

  “그거 괜찮네. 모카 어때? 안에 내용물은 퐁당 오 쇼콜라(잘랐을 때 겉은 얇고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디저트)처럼 퐁당에 모카페이스트 (페이스트-갈거나 개어서 풀처럼 만든 식품) 필링(샌드위치 혹은 마카롱, 팥빵 등의 소, 내용물)을 넣는 거야.”

  “나도 그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어. 그럼 꾸미는 건 나한테 맡겨둬. 생각난 게 있으니까.”

  “재료부터 빨리 고르자. 난 반죽, 넌 데코와 필링 재료.”

  “오케이.”

 

 

  한편 윤아네 조리대 뒤에 있던 쌍둥이 팀. 생각지도 못한 피자빵에 조금은 당황하는가 싶더니 그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재료를 고른 상태였다. 에그타르트의 모양처럼 작은 타르트 틀에 바삭한 타르트를, 안에 내용물을 피자로 할 생각이었다.

 

  쌍둥이 형이 반죽을 할 동안, 동생이 소로 넣을 재료들을 모두 개봉했다. 다른 3번 조리대. 슈의 미션을 받았다. 내용물을 끓였던 냄비에 다시 불을 올려 주걱으로 저으며 수분을 날리고 있었다. 반죽이 손에 묻지 않을 정도로 수분을 날리는, 빠나드 과정을 거치고 있던 것이었다. 볼에 반죽을 옮겨 달걀을 풀었다. 그리고는 섞은 반죽을 짤주머니에 넣어 오븐 팬에 주먹 정도의 크기로 짰다.

 

  이어서 10번 조리대. 옆 11번 조리대와 마찬가지로 피자빵의 주제를 가졌다. 쌍둥이 팀과 다르게 10번 팀은 고양이 머리 모양으로 피자빵을 만들 생각이었다. 고양이 귀 모양과 머리로 추정되는 동그란 반죽을 각자 분할하여 15분 발효했던 반죽의 상태를 보았다. 팀 멤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그란 반죽을 밀어 납작하게 만든 후 피케했다.(피케하다-반죽에 촘촘히 구멍을 내는 작업) 그리고는 반죽에 고양이 귀처럼 세모난 반죽 덩어리를 붙였다. 그리고 머리 부분에 케첩, 피망, 햄, 모짜렐라 치즈 등을 올렸다.

 

  단비는 방청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대화를 나누거나, 종종 참가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방청객들은 단비에게 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하고, LED 벽면에 중계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스튜디오 안은 어느새 빵이 굽히는 버터 냄새로 가득했다. 유독 피자 냄새가 심했다. 그것을 맡은 방청객은 물론 허기진 제작진들이 침을 꼴깍 삼키곤 했다.

 

 

  “자, 시간은 15분 남았습니다! 어서 데커레이션을 시작해주세요.”

 

 

  윤아는 시폰 케이크의 남은 반죽으로 돔형 틀에 따로 구운 것이 있었는데, 그 두 개 사이에 크림으로 접착 역할을 하여 구 형태로 만들었다. 거기에다 모카 크림으로 치덕치덕 발랐다. 그 위에 아이스크림콘을 올려 뒤집어진 아이스크림 모양을 만들어냈다. 시폰 케이크 중간에 구멍 뚫린 부분이 있었는데, 대현은 거기다가 모카페이스트로 속을 채웠다. 그리고 시폰 케이크의 맨 밑부터 도포용 진한 모카 크림을 두르고, 위로 올라갈수록 흰 생크림을 추가해 점점 옅은 모카 크림으로 둘렀다. 그런 후에 스패츌러(재료의 윗면이나 생크림을 매끈하게 바르는 도구)로 옆면을 문질렀다. 생크림이 점차 고르게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이 완성되었다. 남은 모카 생크림으로 윗면을 덮어, 시폰 케이크가 아니라 마치 일반 스펀지케이크인 것처럼 위를 덮었다. 윤아는 대현이 크림을 정리하고 위에 꾸밀 크런치를 준비할 동안, 남은 모카 페이스트를 윗면 가에 뿌렸다. 그것은 흐르는 성질 때문에 윗면 가에 머무르지 못하고 옆면을 타고 흘러내렸는데, 지저분하지 않고 오히려 장식 효과를 돋보였다. 대현은 윗면 페이스트 경계선을 크런치로 가렸고, 윤아는 그 크런치 위에 아이스크림 장식을 놓았다.

 

 

  “완벽하다.”

 

 

  대현이 흐뭇해하며 조리대 모서리에 있던 종 버튼을 눌렀다. 조리대에 8이라고 적힌 숫자가 FINISH로 바뀌었다.

 

 

  “그럼 카운트다운 시작하겠습니다. 3, 2.”

 

 

  삐익. 쌍둥이 팀이 종을 눌렀다.

 

 

  “1.”

 

 

  1번과 5번 조리대에서도 종소리가 들렸다.

 

 

  “제로! 모두 두 손을 깍지 끼고 조리대 밑으로 내려주세요!”

 

 

  누군가는 한숨을 쉬었고, 다른 누군가는 팀 멤버끼리 손을 마주 잡거나, 깍지 낀 손으로 간절함을 담아냈다. 모든 팀이 한 번씩 미션에 대해 어떻게 풀이를 했는지 설명했고, 그에 맞춰 단비가 적당량을 덜어내 먹어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저는 참가자 여러분들께 드릴 점수를 모두 생각해두었습니다. 왕중왕전인만큼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는데요! 실제로 모든 분들의 빵이 맛있는데다가 자그마한 실수조차 없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드렸습니다. 점수 차이가 굉장히 작아서 최종 우승자는 아마 방청객분들의 투표로 결정될 것 같군요. 방청객분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주셔서 각 조리대에 놓인 빵을 소량씩 시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청객들이 하나둘씩 시식한 후에 같이 온 지인과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는 자리에 돌아와, 각 자리마다 배치된 리모컨을 쥐었다. 큰 LED화면에서 숫자 5가 나타났다.

 

 

  “모두 결정하셨나요? 그럼 버튼을 눌러주세요!”

 

 

  버튼이 눌러지는 소리와 함께 숫자 5가 카운터를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카운터를 외쳤고, 0이 되자 비로소 모든 투표와 외침이 정지되었다. 0이었던 화면이 각 팀의 이름이 적힌 막대그래프로 변했다.

 

 

  “미스로드 마지막 시즌3 왕중왕전! 지난 시즌보다 더욱 커진, 상금 500만원과 제주도 2박 3일 여행권, 고품격 안마의자 2대를 가질 팀은 누구일까요! 윤아씨!”

 

 

  윤아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이름이 불려 놀란 듯 몸을 들썩였다. 주위에 있던 참가자들이 윤아의 반응에 웃었다. 윤아도 민망한지 웃으며 단비의 부름에 대답했다.

 

 

  “누가 우승할 것 같나요?”

 

 

  윤아가 대현과 뒤에 있던 쌍둥이 팀을 슬쩍 보더니 소신껏 외쳤다.

 

 

  “저희요!”

  “윤아 씨, 우승하고 싶어요?”

  “네. 하고 싶어요!”

  “준 씨, 몇 위 안에 드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단비가 쌍둥이 팀의 형에게 몸을 돌려 물었다.

 

 

  “적어도 3위 안에는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왕중왕전 최종 우승자가 될 팀은 어느 팀일까요! 자, 지금 공개합니다!”

 

 

  단비가 평가한 점수만큼 막대그래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부분 100점 만점 중에 80점에서 90점까지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었다.

 

 

  “4번 정민 팀 85점, 9번 유나 팀 87점, 11번 준 팀 89점, 8번 윤아 팀 89점, 7번 유진 팀 89점입니다. 계속해서 방청객 점수입니다. 한 사람당 1점이고 중복 투표는 없습니다. 네,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멈춰진 붉은 그래프 위에 다시 한 번 그래프가 치고 올라갔다. 7번은 고득점을 받았으나 얼마가지 않고 멈췄고, 5위 안에 들지 못했던 2번 팀이 다른 팀의 점수를 꺾고 더 높이 올라갔다. 3위 그래프가 분홍색으로 변했고, 이어서 2위 그래프는 주황색으로, 1위 그래프가 노란색으로 변했다.

 

 

  “축하드립니다! 미스로드 시즌3 왕중왕전 최후의 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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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울지 마 2016 / 10 / 29 173 4 8241   
39 39 어릴 때부터 줄곧 2016 / 10 / 29 80 4 7444   
38 38 인정받고 싶으면 피하지 마 2016 / 10 / 28 65 4 7149   
37 37 공과 사의 구별 2016 / 10 / 28 71 4 7478   
36 36 실망스럽다 2016 / 10 / 28 60 3 8692   
35 35 무슨 짓 하는 게 아닌가 2016 / 10 / 28 80 4 7229   
34 34 프로는 프로가 알아보니까 2016 / 10 / 27 65 4 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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