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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의 향수
작가 : 마카롱파르페
작품등록일 : 2021.12.27

대학생인 서윤서는 향수를 뿌리고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정현과 마주친다.

현은 어머니가 제조하신 향수인 걸 눈치채고 윤서를 잡으려고 하지만 윤서는 사이비인 줄 알고 도망간다.

결국 현은 윤서를 놓치고 시간이 흘러 봄이 되자 대학교 캠퍼스에서 다시 윤서와 마주친다.

윤서는 도망갔지만 자전거를 탄 현에게 잡혀 사정을 듣게 되고 이상한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윤서는 교환학생으로 온 정현에게 대학교를 소개해 주는데, 향수 때문인지 그의 매력 때문인지 현은 어느 순간 윤서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윤서는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 현과 추억을 쌓을 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계속해서 떠오르는데...

 
대면식
작성일 : 22-01-07 20:18     조회 : 84     추천 : 0     분량 : 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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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두근거리는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이나 두려워하는 감정이다. 처음 만났을 때 두근거렸다면 두려워하는 감정이라 짐작했겠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감정인가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가 눈에 빤히 보이는 수법을 쓰는데 그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게 이상했다. 아직 마음 한구석에는 왜 나를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이 있지만.

 

  '하지만 나는 아직 그의 마음을 볼 준비가 되지 않았어.'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를 사랑하고 거절당한 날이. 그때도 지금처럼 어둑한 밤에 술을 마시고 걸어가는 길이었을 거다. 물론 지금처럼 여자와 남자가 아니라 동아리 무리였다는 점만 빼면.

 

 ***

 

  학과행사와 마찬가지로 동아리도 술자리가 있었다. 동아리 등록을 하고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에서 간단한 동아리 소개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 동방 비번과 기타 잡다한 것을 듣고 우리는 회장이 예약한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피터를 위하여!"

 

  동아리 이름을 부르면서 술잔을 짠 부딪히고 꼴깍 마셨다. 대학교는 모임 뒤에 언제나 술이 따르는 것만 같았다. 대면식도 오티도 모두 끝은 술이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대면식은 참석하지도 않았지만.

 

  "그러면 각자 소개부터 할까요?"

 

  우리를 인솔했던 회장은 먼저 이름과 학과를 소개했다.

 

  "저는 주피터 동아리 회장을 맡은 전기공학과 3학년 이연수라고 합니다. 공강 시간마다 동아리방에 있으니까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드게임도 하고 천문 이야기도 하면서 잘 지내봐요."

 

  모두 손뼉을 치고 다음으로 옆에 앉은 동아리 부원의 소개가 이어졌다.

 

  "저는 국어교육과 1학년 천유진입니다. 천문에 관심이 있어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예쁘장하게 생긴 친구는 누가 봐도 국어교육과 학생처럼 보였다. 외모뿐만 아니라 옷도 화려하면서도 단정해 그대로 교단에 서도 될법한 옷차림 같았다.

 

  "저는 의예과 1학년 박민주입니다."

 

  의대생이란 말에 여기저기 탄성이 나왔다. 의대 갔다는 말은 그만큼 공부를 잘했다는 뜻이고 여기 의대는 다른 의대에 비해서 절대 낮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부러워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도 속으로는 다시 한번 탄성을 뱉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박수만 보냈다.

  박민주는 맨투맨에 추리닝 바지를 입은 데다 골격이 천유진처럼 여리여리하지않고 단단하고 두꺼워서 누가 보면 체육학과와 관련이 있어 보였다. 역시 사람을 살리는 일은 힘도 중요하구나 느꼈다. 이후로 여러 사람의 소개가 이어졌지만 다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기존 멤버보다 신입생이 훨씬 많구나, 남자보다 여자가 많구나, 정도만 인지했다.

  기존 멤버는 회장과 부회장 두 명이었다. 부회장은 170은 간신히 넘은 키에 얼굴이 까맸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눈빛이 뇌에 박혔다. 운동도 많이 했는지 옆에 있는 멸치 같은 사람보다 몸이 두꺼웠는데 착시현상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보였다. 모두 초면이라서 초반에는 대화가 끊어지는 기분이었지만 술이 들어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결 부드럽게 흘러갔다.

 

  "우리 술 게임 할까?"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술 게임은 다행히도 아는 게임이었다. 고등학생 때 반에서 의자를 빙 둘러놓고 했던 게임인 데다 오티때도 했던 게임이었다. 고등학생 친구가 알았던 이유는 대학생 언니나 오빠에게 배웠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미리 접하지 않아서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배웠다. 하지만 그래도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모르면 해보면 되는 거야. 우선 어떻게 하는지 보고 들어와."

 

  회장은 참 친절했다. 오티때는 술 마시면서 아는 거라며 가차 없었는데. 그래서 신입생 중에 술 약하고 게임에 약한 사람들은 먼저 뻗어서 방으로 들어갔었다.

 

  '물론 나는 아니었지만.'

 

  술 게임을 하면 가끔 한 명씩 자주 걸리는 사람이 나왔는데 여기서는 천유진이었다. 이럴 때 하는 게 흑기사였는데 흑기사를 요청한 사람은 흑기사에게 소원을 들어줘야 했다. 그래서 오티에서 내 옆에 있던 친구는 흑기사를 한 선배의 소원을 들어줬는데 다름 아닌 학생부들과 함께 뒷정리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아쉬워하면서 웃었지. 그래도 터무니없는 부탁은 아니라서 그 친구는 흔쾌히 받아들였어.'

 

  누가 천유진의 흑기사가 된다고 나설까 궁금해하는 찰나에 누군가 나섰다. 의예과 박민주였다. 그는 찰랑거리는 소주를 한입에 털어놓고 탕, 소리가 나도록 탁자에 놓았다.

 

  "워후~ 우리의 상남자 박민주! 멋지다!"

  "소원은 나중에 생각해볼게."

 

  사람들은 박민주의 터프함에 환호성을 질렀고 술 게임은 한층 재미있어졌다.

 

  "유진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공동묘지에, 올라갔더니, 시-체가 벌떡! 시-체가 벌떡!"

  "벌떡 벌떡 벌떡벌떡벌떡!!"

 

  공동묘지 게임은 초보자도 하기가 쉬웠다. 나도 초반에 공동묘지, 데 게임 오브데스 같은 간단한 게임만 하고 두부 게임이나 이해 못 한 게임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부 게임이 나왔을 때 늘 바짝 긴장해야 했다. 다행히도 다른 사람들도 못 했는지 턴은 제대로 돌지도 않고 항상 두 번째 세 번째 사람만 걸려서 그 뒤로 나오지도 않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쉬웠던 게임은 공산당 게임이었는데 원하는 사람에게 술을 먹이는 반강제성 게임이었다. 이번 희생자는 멸치처럼 생긴 장수환이었나보다.

 

  "마시라우!"

 

  옆 사람들이 작정했는지 장수환이 '동무'할 때 계속 '마시라우'를 외쳐서 소주 반병을 혼자 마신 것만 같았다. 얼굴이 벌게져서 회장인 이연수은 괜찮냐며 안주와 물을 챙겨주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다.

  이연수 선배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잘 어울렸다. 지금은 열기가 후끈거려 벗었지만, 처음에 만난 인상이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나보다. 학교가 처음인 신입생 동아리 부원들은 동아리방이 어딘지 몰라서 도서관 앞에서 기다린 다음에 회장이 동아리방으로 인솔하기로 했는데 그게 이연수 선배와의 첫 만남이었다. 처음에는 일찍 온 탓인지 아무도 없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도서관 그림자 속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있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쳤는데 인사를 해야 하나 아니면 고개를 끄덕일까 고민하다가 그가 먼저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천문 동아리...?"

  "아, 네네.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천문동아리 가입하신 분 맞나요?"

  "네. 저는 회장이고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테가 가느다란 동그란 안경을 쓰고 상당히 옷에 신경 쓴 평범한 남자는 검은색 옷이 참 잘 어울렸다. 어깨에 멘 작은 가방 또한 그와 잘 어울렸다.

 

  "이름이...?"

  "아, 네. 서윤서라고 합니다."

  "아, 사학과죠? 저는 이연수라고 합니다. 전자공학과고 사학과는 안타깝게도 서윤서씨 말고는 없네요."

 

  선배도 동기도 없다는 말에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안 그래도 학과와 척을 지고 동아리 참여나 할 생각이었는데 선배가 있으면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할 말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저 말고 또 누가 오나요? 제가 동아리 신청할 때 신청한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몇 명인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한 열 명은 됩니다."

 

  나머지는 동방이 어딘지 알아서 동방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고 이연수 선배는 말했다. 그래서 이번 신입생은 총 13명이었다. 다른 동아리를 들지 않아서 많은지 적은지 모르겠다. 적지 않을 수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연수 선배의 생각도 그러했나 보다.

 

  "올해 신입생들이 많이 와줘서 고맙네요. 보통 여기서 반은 사라지거든요."

  "반이나요?"

 

  그저 자신의 경험이라고 그렇지 않을 수 있겠다고 그는 말했다. 강제성이 띠는 활동이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 고등학교 때 제대로 못 했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었던 나는 도망자 인원 중 한 명이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

 

  "우리 동아리는 학교에 있는 천체관측기구도 사용 가능하니까 재미있을 거에요."

 

  자연대에 있다고 하는데 보통 자기구역이 아니면 잘 가지 않는 대학생 특유의 습성으로 거기가 어디인지 몰랐다. 연수 선배는 조곤조곤 친절하게 설명했다.

 

  "나중에 같이 가보죠. 어차피 천문 동아리에 들어온 이상, 천체관측도 해야 하니까요."

 

  이 말을 끝으로 신입생이 한두 명씩 와서 대화는 종료되었다. 다시 개인적으로 말을 붙인 시간은 술 게임이 끝나고 어느 정도 친해진 분위기에서 테이블마다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연수 선배와 나는 마주 보고 앉았는데 내 옆에는 술집으로 가는 길에 서로 말을 튼 박민주가 앉아있었다. 민주는 성인이 되어서 술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고 나도 공감했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에서 몰래 술 마시려고 텀블러에 술을 넣는 행위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술로 근심걱정을 잊는 사람들을 보며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떤 맛인지 안다. 적어도 소주는 맛이 있어서 먹는 게 아닌 걸 알았다.

 

  "소주보다 맥주죠. 저는 맥주를 좋아해요."

  "어, 나도 맥주를 좋아해. 소주는 그냥 알콜맛이야."

 

  동의한다. 실험실에 있는 에탄올을, 정확히는 에탄올이 비싸서 메탄올로 쓴다는 소문이 있지만, 에탄올을 마시면 바로 소주 맛 같았다. 물론 에탄올을 직접 마셔보지 않았지만 소주 맛은 정말로 실험실이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다. 위장을 세척해주는 맛이자 화학약품 맛. 민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맥주를 꿀꺽꿀꺽 마셨다.

 

  "하지만 나중에 되면 소주 맛도 익숙해질걸."

 

  특히 실험보고서를 쓰면 맥주든 소주든 마시며 쓰게 될 수도 있다는 연수 선배의 말에 실제 경험담일 거라 짐작했다.

 

  "친구들이랑 쓰다 보면 술 마시면서 쓰게 되더라."

 

  그다음에 무엇을 썼는지 모두 잊어버린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것참 신기한 술이네. 민주는 벌써 소맥마는법을 배웠는지 맥주를 채우고 소주를 따라서 숟가락으로 쾅 내리쳤다.

 

  "이렇게 마시면 소주 맛이 괜찮더라고요."

 

  그거야 그렇지. 소맥이라고 해봤자 소주는 얼마 안 들어갔으니까. 소맥도 각자 마는 방법이 다르나 보다. 내가 오티에서 봤을 때는 젓가락을 넣고 '탁' 치던데. 처음 보는 방식으로 소맥을 만 민주는 내게 소맥도 마셔보라며 내 잔을 가져가서 소맥을 타주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자리를 바꿀 때까지 술병이 늘고 취중 이야기도 늘어났다.

 

 ***

 

  오티처럼 술자리가 이어졌지만, 그때만큼 지옥 같았거나 아수라장이지 않았다. 사람도 다르고 분위기도 달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럴까. 근본적인 생각이 달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술 먹고 죽자는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집에 가는 길은 험난했다. 여전히 자기 주량을 모르는 신입생들은 바닥에 주저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정신이 있는 선배는 그들을 모아 기숙사로 데려다주고 자리를 파했다. 이제 2차로 갈 시간이었지만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내 자취방에서 자."

 

  이야기하면서 친해진 민주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하고 2차도 달렸다. 2차는 여기서 떨어진 거리였기에 연수 선배는 나머지 인원들을 모아서 함께 갔다. 술자리에서 친해진 인원들끼리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는 민주와 연수 선배와 함께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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