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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15. 내 마음은 걱정 안돼?
작성일 : 20-09-16 21:08     조회 : 45     추천 : 0     분량 : 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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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내 마음은 걱정 안돼?

 

 

 강현이 갑자기 들이닥친 탓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담은 집에 가서 하려고 서둘러 정리를 했다.

 

 밖으로 나온 지담은 저녁 잘 먹었다면서 다음에는 자신이 사겠다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항상 예상 밖인 그녀를 바라보면서, 강현은 그녀를 뒤 쫒아 가서 손을 낚아챘다.

 

 “내가 지금까지 가지 않고 기다린 건 당신을 바래다 주기 위해서야... 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 위험해... 타고 가”

 

 “나한텐 당신이 더 위험 하거든?”

 

 “큭큭...안 잡아 먹어...그러니까 타...그리고 그 서류들 다 들고 버스 타면 더 힘들 텐데?”

 

 서류를 들고 있던 지담은 결국 후~하고 한숨을 내뱉고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그의 차에 올라탔다.

 

 사실, 그녀의 속마음은 이랬다.

 

 -결국 이렇게 집도 알려주게 되는 건가? 집까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그러나 사실 피곤하기도 하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마지못해 탔다.

 

 그에게 순대국밥 집으로 가자고 말하고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상하게 자꾸 이 남자에게 휘둘리는 느낌이 드는 건 뭘까? 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피곤했는지 차를 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스르륵 눈이 감겼다.

 

 강현은 도착한지 20분이 지났지만, 곤히 잠든 그녀를 깨우지 못했다.

 

 자신이 옆에 있는데도,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잘 자는 그녀가 신기한 듯 계속 바라보았다.

 

 바라만 보는 것에는 아쉬움이 있는 듯, 강현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뺨에 입을 맞췄는데, 그 순간 거짓말처럼 지담이 눈을 떴다.

 

 마치 왕자님의 뽀뽀로 공주님을 깨운 것처럼...

 

 “무슨 짓이야? 다 왔으면 깨워야 될 거 아니야?”

 

 “흠흠~방금 깨웠잖아”

 

 강현은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해 버렸다.

 

 “뭐?”

 

 “너무 안 일어나서 그 방법으로 깨웠는데...뭐 문제있어?”

 

 “뭐, 뭐~어! 이 자식이 진짜!”

 

 지담은 더 이상 얘기해 봐야 말이 안 통할 것 같아 거칠게 한마디 내뱉고는, 문을 열어 얼른 나가버렸다.

 

 강현은 지담을 뒤따라갔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근데 집이 이 근처인가?”

 “........”

 “내일은 뭐 할까?”

 “........”

 “알았어, 스킨십은 되도록 자제를 하지... 근데 장담은 못해”

 

 아무리 말을 붙여보아도 대답이 없는 그녀가 불안한 강현은 이내 꼬리를 내렸다.

 

 근데, 놀라긴 강현도 마찬가지였다.

 

 여자에게 먼저 스킨십을 하거나, 욕심이 나는 마음은 이전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 여자만 보면 만지고 싶고, 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내가 왜 이러지?-

 

 스스로도 민망한 찰나, 그녀가 입을 열었다.

 

 “당신.. 내가 경고 했을텐데...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과 스킨십이 쉬웠나 본데, 난 아니야... 그리고 당분간 야근해야 되니까 오늘처럼 이렇게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쉽게 이러는 거 아니야, 다른 여자들한테 내가 먼저 그런 적 없어... 서지담 너한테만 그래”

 

 지담은, 그의 말에 피식 웃고는,

 

 “어디서 드라마 대사는 많이 주워들은 것 같은데, 난 그런 거에 안 속아... 데려다줘서 고마워...잘가”

 

 그러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진심을 말했는데도 믿어주지 않는 그녀가 야속했지만, 집으로 들어가는 가는 그녀의 모습에 강현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녀의 집이 순대국밥 집 바로 옆인 원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때 그녀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당분간 야근이라....-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씨익 웃으며 강현은 차에 올라탔다.

 

 ----

 

 벌써 며칠째 야근인 줄 모른다. 지담은 몸이 천근만근이었고, 몸살이 오는지 으슬으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몸이 아파도 일은 해야 하고, 하던 일은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게 직장인의 서러움 아니겠는가....

 

 내일까지만 하면 거의 마무리가 될듯 했다.

 

 그럼 토요일은 늦잠이라도 잘 수 있으니까 하루만 더 참자고 다짐하면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배가 고팠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모진 말을 그렇게 했는데도 매일 같이 오던 그가 웬일인지 오늘은 오지 않았다.

 

 -늦는 건가? 아님 안 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신이 왜 그를 기다리는지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몸 상태도 좋지 않고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려는데, 누군가 2층으로 올라오는 발 소리가 들렸다.

 

 -그럼 그렇지-

 

 하고 지담은 피식 웃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녀 앞에는 수훈이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실망의 낯빛이 잠시 일었다. 지담은 얼른 표정을 감추고 이내 웃으며,

 

 “웬일이야 네가?”

 

 “아까 도윤이랑 세윤이가 가게에 왔는데, 네가 야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

 

 “도윤이랑 세윤이가?”

 

 “응, 요즘 그 둘 잘 붙어 다녀...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고... 참.. 저녁 안 먹었을 것 같아서 집에 들러서 도시락 싸왔어...저녁 아직 이지?”

 

 “그렇긴 한데... 너는 먹었어?”

 

 그렇게 말하고는 복도 쪽을 슬쩍 쳐다보며 수훈에게 말을 건넸다.

 

 “아~난 먹긴 했는데, 혼자 먹기 싫으면 같이 먹어 줄게”

 

 상담실로 향한 둘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좀 늦었지?”

 

 하고 상담실 문이 열렸다.

 

 “어? 이 선생님이 이 시간에 어떻게...”

 

 수훈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강현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아...전 지담씨가 야근한다기에 도시락을 좀 챙겨왔습니다만, 수훈씨에게 선수를 뺏겼네요...하하”

 

 강현은 순간 기분이 나쁘고 또, 어색해서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

 

 “왜 이 선생님이 지담이에게 도시락을 챙겨줍니까?”

 

 수훈이 다소 경직된 말투로 강현에게 물었다.

 

 “내 남자친구니까” 지담이 말했다.

 

 그녀의 말에 강현도 놀랐지만, 수훈이 깜짝 놀람과 동시에, 분노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남자친구라니...”

 

 “말 그대로 남자친구라고...”

 

 지담의 입에서 또 한 번 남자친구라는 말이 나오자, 수훈은 화가 났다.

 

 “네가 이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만난지도 얼마 안 됐잖아...”

 

 “만난 지 얼마 안됐지만, 이 사람에게 점점 관심이 가고 만날수록 좋은 감정이 생겨...”

 

 수훈의 분노 섞인 목소리에 지담은, 더 확실하게 그를 단념 시키기위해 일부러 강현에게 팔짱을 끼고 말을 했다.

 

 “거짓말 하지마, 남자를 거부하는 철벽녀가 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나 단념시키려고 거짓말 하는 거 다 알아”

 

 “거짓말 아닙니다. 지담씨, 저랑 사귀는 거 맞습니다. 못 믿겠다면 세윤씨에게 물어보십시오”

 

 지켜만 보던 강현이 참을 수가 없어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고는 팔짱을 낀 그녀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정말로 사귀는 사이가 맞다는 듯 행동했다.

 

 그 모습을 본 수훈은 망연자실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지담은 그가 걱정되어 밖으로 나가려는데, 강현이 그녀를 잡았다.

 

 “가지마... 지금 당신이 가면 그 친구 더 힘들어”

 

 “그래도 걱정되는데...”

 

 복도 쪽을 바라보며 걱정하는 얼굴로 지담은 말을 했다.

 

 “내 앞에서 다른 남자 걱정하고, 다른 남자랑 밥 먹고...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는 나는.....내 마음은 걱정 안돼?”

 

 어쩐지 그의 말이 안쓰럽게 들려 지담은 가슴이 저릿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들이 왜 자신의 마음을 저릿하게도 하고 설레이게도 하는지.... 그녀는 이 감정이 무척 당황스럽고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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