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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인코그니토
작가 : BD번
작품등록일 : 2019.9.1

추기경 살해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귀족 청년 에드먼드. 무죄를 증명하고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그의 이야기.

 
7. 실험(3)
작성일 : 19-10-24 15:46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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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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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타는 잠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 밑의 다크서클이 더욱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자기도 모르게 거미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와 그것을 해부할 때의 충격이 떠올라 버렸다.

  그래도 애써 고개를 흔들며 진정하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아마도 실험체의 육체가 변이된 건 그들도 의도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봐요. 이 에테르 장치가 가진 기능 자체는 라나도 잘 알고 있는 장치거든요."

 "나는 팔다리가 늘어나는 장치에 대해선 모르는데?"

 "아뇨. 그 부분은 의도치 않은 결과라니까요. 이 장치의 핵심은 일종의 증폭 장치에요."

 "잠깐, 설마 저게 블레서라고?"

 

  라나는 리타의 말이 한 번에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물론 그 거미의 괴력과 내구력도 범상치 않았지만, 역시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외형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리타의 말대로, 그 외형을 제쳐두고 생각하면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리타 다음으로 에테르에 대해 아는 바가 많아 보이던 에드먼드였지만, 그 블레서에 대해서만큼은 금시초문인가 싶었다. 과거 라나가 속했던 부대의 정보장교로 복무한 이력이 있었지만, 블레서라는 이름은 들어본 바가 없었다.

 

 "블레서? 처음 듣는데 그게 뭐지?"

 "들어본 적 없어, 에디? 어지간히도 교회에서 전쟁 이후에 정보를 통제했었나 보네. 네가 모르다니."

 

  당연히 에드먼드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라나가 매우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만큼 교회가 전쟁 이후에 세력이 강해졌는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귀족을 상대로도 정보의 통제가 가능할 정도라니.

  라나는 새삼스럽게 지금 이 나라의 권력 구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

 

 "대륙 전쟁에서 우리와 같은 일부 부대에 도입됐던 장치야. 사용자의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나, 무기의 위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정말 마법 같은 장치지. 사용자의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서, 상시 작동은 무리였고 훈련된 자들만 사용할 수 있던 게 단점이지만. 그런데 저게 저런 효과까지 가져올 줄은..."

 

  라나는 진심으로 소름 끼친다는 듯, 라나는 자기도 모르게 팔을 감싸 안았다. 아무래도 라나는 거미의 모습처럼 변이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저게 그 블레서와 같은 장치라니! 라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테이블 위의 장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물론 그 형태는 자신이 알던 것과 달랐다. 하지만 에테르 장치에 대해선 보다 전문가인 리타의 인증이 있으니,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었다.

  라나는 뭔가 착잡한 심정이 되었다. 마치 자신이 평소 복용하던 약의 부작용을 미처 몰랐다가, 그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만 같았다.

 

 "아뇨. 블레서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단독적인 에테르 장치기 때문에, 외부에서 대상에 영향을 주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 작용의 방향성도 확실히 정해져 있는 상태고요. 그러니 아무리 오래 썼어도 저런 모습이 되진 않을 거예요. 그냥 몸이 그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망가지기만 하겠죠."

 "그거 다행이네. 안 그래도 곧 블레서를 탈취할 계획이었거든."

 "네? 지금 그거... 농담이죠?"

 "아니, 진심인데? 지금 이미 바비가 준비 중이야."

 

  라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이전에 샷앤록이란 펍에서의 일을 얘기했다. 리타는 그 말에 더욱 더 경악했다. 그녀의 말을 얼빠진 얼굴로 듣고 있는 건 에드먼드도 매한가지였다.

  정작 라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며 뭔 호들갑이라는 듯,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조금 전까지 소름 끼쳐 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아니, 왜? 원래 그거의 소재는 알고는 있었다고? 단지, 지금껏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가만히 있었는데, 거미 녀석을 보고 난 뒤에 생각이 바뀌었어. 우리 쪽 전력증강을 위해서도 그게 필요하다고 봐."

 "제정신이야? 어딘지는 자세히 묻지 않겠지만, 그거 당연히 어딘가의 수도원에 있는 거겠지?"

 

  에드먼드가 이렇게 묻는 이유는 당연했다. 래컴 주교가 있는 소니힐 사원만이 아니라, 모든 수도원은 에테르 연구의 중심이 되는 주요 시설이다. 사실상, 무기개발을 포함한 전 세계의 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곳이었다.

  단연코 그 경비의 엄중함은 이루어 말할 수가 없었다. 대륙 전쟁의 경우 그 특수성이 인정되어, 예외적으로 교황청으로부터 에테르 장치로 개발된 무기의 사용이 허용됐던 전쟁이었다. 당시 전쟁의 별명이 에테르 전쟁이었던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하지만 종전 이후 그 모든 에테르 무기들은 각지의 수도원으로 반납되었다.

  한마디로 수도원은 군사시설도 보유하지 못하는 각종 에테르 무기를 가진 셈이다. 또한 그 일부를 경비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에드먼드와 리타였기에, 라나의 말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 아무리 라나라고 해도 자살행위가 가까웠다. 설사 성공한다 쳐도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게 뻔했다.

 

 "뭐, 어차피 자세히 말해주진 못하지만, 소니힐 사원은 아니니 안심해도 돼. 아참, 베니. 넌 그 계획에선 빠질거야."

 "전 애 보기나 열심히 하고 있을테니, 조심하세요."

 "지금 누구더러 애라는 거야?"

 

  어느새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베네딕트를 위험한 장소에 데려가진 않겠단 의미로도 들렸다. 물론, 누구도 그 부분을 전혀 지적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이미 이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베네딕트에게, 또 위험한 일에 끼어들라고 말하는 건 에드먼드라도 원치 않았다. 물론 그의 비정상적인 회복력만 생각하면 조금은 갈등이 생기긴 했다.

 

 "어쨌거나 그 전력증강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 인공 에테르 사용자에 대항하기 위해선, 역시 오리지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전에도 말했었지만 난 에테르의 다른 사용법 따윈 모른다. 안개를 다루는 것도 그냥 내겐 팔다리를 움직이는 거와 마찬가지로 그냥 직감적인 거다."

 "하긴, 그 부분은 가르쳐줄 사람도 없을 테니 어쩔 수 없겠지."

 

  에드먼드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에드먼드를 베네딕트는 기이한 것을 본다는 듯 쳐다봤다.

 

 "아니, 왜?"

 "웬일로 네 녀석이 내 말에 쉽게 수긍하나 싶어서. 충격받고 머리가 어떻게 됐나 싶었다."

 "그럼 너의 무능력을 쉽게 수긍하지, 뭐 하러 부정해줘?"

 "그럼 그렇지."

 

  베네딕트는 표정만 보면 에드먼드의 얼굴에다 침을 1리터는 뱉었을 것 같았다.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라나는 웃으며 즐기고 있었다. 어차피 두 사람이 진심으로 싸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오늘 처음 보는 리타가 당황하며,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에요! 베네딕트가 자각을 못 할 뿐이지, 진작에 다른 방식으로 에테르를 다루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리타는 아직 베네딕트의 빠른 회복력에 대해선 모르고 있으니, 그것을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괜히 편들어 주려 아무 생각 없이 던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설명에 앞서 실제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리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라디오에 시선이 멈췄다. 마침 잘됐다는 듯 리타의 얼굴 화색이 돌았다. 그녀는 침대 옆에 놓인 라디오를 가리키며 베네딕트를 불렀다.

 

 "베네딕트! 저기, 저 라디오를 켜볼래?"

 "리타, 진심인가?"

 "일단 한 번 내 말대로 해봐. 어서!"

 

  리타는 뭔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재촉했다. 베네딕트는 뭔가 못마땅한 눈치였지만, 일단 한숨을 한 번 내쉬며 별수 없다는 듯 라디오로 다가갔다.

  베네딕트는 라디오의 볼륨 노브를 돌려보았다. 거의 끝까지 노브를 돌렸지만, 라디오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두어 번 그것을 반복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거봐라는 듯 뒤로 물러나며, 조용히 리타를 지켜봤다.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던 에드먼드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야. 설마 바보같이 고장 낸 거냐?"

 "예전부터 에테르 장치는 내가 조작하면 다 이랬다."

 

  에드먼드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라디오에 다가가서 노브를 돌렸다. 정말로 고장 났는지 아무리 돌려도 라디오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곤란함과 짜증이 반반씩 섞인 얼굴로 베네딕트를 쳐다보며 따지기 시작했다.

 

 "이봐 베니, 이거 내 유일한 오락거리라고."

 "리타에게 따져."

 "괜찮아요, 에드먼드. 시간 지나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와요. 전 이것을 베네딕트의 에테르가 장치의 에테르에 간섭하면서, 일시적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걸 주교의 실험체에게도 응용을 하겠단 거네. 역시 똑똑한걸, 리타."

 

  라나도 알고 있던 베네딕트의 체질이었지만, 그것을 응용할 필요성이 여태 없었기에 참신한 발견이다 싶었다. 역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게 중요했다. 물론, 비공식 전문가이긴 했지만.

 

 "그렇죠! 그럼 굳이 저번처럼 주위의 응집기를 파괴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응집기가 필요하지 않는 단계가 성공했을 때의 대책도 가능할 거에요!"

 "말이야 쉽지만, 난 이걸 의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만."

 "그러니까 연습을 해야지! 연습!"

 

  마치 뭐든 기합이 중요한 거라 말하는 느낌과 다를 바 없었다. 사실 막연한 방법이긴 했지만, 베네딕트 본인이 알아내지 못하면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드먼드는 자신의 유일한 오락거리가 고장 난 현실이 제일 중요해 보였다. 정작 실험체의 대응법을 발견한 것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한숨과 노브를 돌리는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길 십수 번 반복하던 끝에,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라디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다시 나오네."

 "그럼 베네딕트. 이번엔 그냥 라디오에 손만 가져다 대봐."

 

  에드먼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리타는 다시 베네딕트를 불렀다. 물론 에드먼드를 괴롭힐 의도는 없었지만, 그가 당황하는 것과는 별개였다.

 

 "뭐라고요? 야! 베니, 잠깐만 멈춰!"

 

  에드먼드가 필사적으로 몸으로 라디오를 가렸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베네딕트는 주저 없이 에드먼드를 밀치고, 라디오에 손을 가져다 댔다. 다행히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변함이 없었다. 한순간 라디오를 완전히 고장 내려나 싶었던 에드먼드는, 베네딕트에게 밀쳐진 건 신경 쓰지 않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꼴이 보기 싫었는지, 베네딕트는 괜히 또 라디오 노브에 손을 대 작동을 멈추게 했다.

 

 "너 이 자식, 정말!"

 

  베네딕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코웃음 쳤다. 덕분에 에드먼드가 더욱 발끈했지만, 리타가 애써 둘 사이를 가로막으며 진정시켰다.

 

 "자자, 괜찮아요. 시간 지나면 괜찮아진다니깐요. 보시다시피 지금의 베네딕트는 조작계통에 간섭해야만, 장치의 고장을 일으킬 수 있어요. 아무래도 현 상황에선 조작계가 없는 저 인공 에테르 사용자의 경우엔, 지금의 베네딕트는 에테르 간섭을 일으킬 수 없겠죠. 그러니 베네딕트, 네 목표는 조작계를 손대지 않고도 에테르 간섭을 일으키는 거야!"

 "그래서 나더러 그걸 어떻게?"

 "음... 아무래도 그건 네 감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

 

  리타는 어색하게 웃으며, 전문가답지 않은 무책임한 대답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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