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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변이하는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주인공은 6일 동안 자신의 변이에 대해서 인지를 한다. 받아들이는 순간 모든 것이 조화와 균형이 된다

 
변이하는9
작성일 : 19-10-05 12:01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2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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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넘었다. 늘 달리는 조깅코스의 거리보다 10킬로미터를 더 달렸다. 20킬로미터에서 23킬로미터 가까이 달렸다. 평소보다 2배를 더 달렸지만 힘이 들고 숨이 차오른다는 느낌은 없었다. 마동은 자신의 몸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고 달리는 것에 집중하며 등대에서 집까지 한 번에 달려왔다. 평소에 달리는 거리를 넘어서는 구간에 돌입하여 조깅을 했을 때 근육의 경직이나 무리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욱 강렬하게 달렸지만 근육에는 아무런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텐션이 더욱 가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땀도 흐르지 않았고 준비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마동이 오랜 시간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이유는 평발이기 때문이다. 조깅을 시작하고 10킬로미터를 넘어서면 발바닥에 무리가 전해진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발을 주무르거나 발바닥을 풀어주는 노력을 아끼지 앉아야 한다. 발바닥의 주상골이 바닥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오래전 정형외과에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발바닥의 주상골이 바닥으로 주저앉게 되면 후경골근이 악화되어서 다리가 오자가 되기 십상이고 긴 시간의 조깅은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다. 마동은 매일 밤 조깅을 하고 들어오면 주상골의 침하를 막기 위해 발바닥 족궁을 살리는 아크스포츠라는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발바닥내측에 집중하여 발바닥으로 바닥을 움켜잡아서 발등이 떠오르도록 하는 운동이었다. 트위터 팔로워 중에 헬스트레이너가 올려준 정보를 보고 마동은 그 운동을 해왔고 효과를 느끼고 있었다. 마동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이들은 만난 적이 없고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었다. 매일매일 무엇인가 하는 것에 지치지 않고 싫증내지 않는 것 그것이 마동이 지향하는 바였고 바라는 바였다. 매일 밥을 먹듯, 배설 하듯, 샤워를 하듯 매일매일 무엇인가 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고 꾸준하게 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마동에게는 하루를 살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조깅도 그런 의미로 매일매일 지치지 않고 하고 있다. 마동이 집으로 들어와서 운동화를 벗어놓고 현관에 앉아서 양말을 벗고 발바닥을 체크해보았다. 보통 이렇게 긴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게 되면 발은 붓고 발가락은 벌겋게 색이 올라오고 발톱은 물러지기도 한다. 발바닥으로 통증이 전달되는데 오늘밤은 달리는 동안 전혀 그런 징후가 없었다. 마동은 발바닥을 들여다봤을 때 입에서 흠, 하는 신음소리가 순간 새어 나왔고 발목과 발의 전반적인 모습을 거실로 올라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평발인 자신의 발이 오목하게 바뀌어 있었고 침하하던 주상골이 올라와 있었다. 발에 무리가 전혀 없었다. 마동은 무릎을 구부리고 나머지 다리를 쭉 폈다. 그리고 허벅지에 텐션이 가해지도록 한쪽 무릎을 굽혔다. 전혀 무리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몸에 어떠한 변이가 찾아 왔다는 것이다. 기분이 나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신체가 변이했다. 땀이 나지 않는 경우는 어떠한 증상으로 간주해버리고 나면 받아들이기가 쉬웠다. 하지만 평발이었던 발 모양이 변해버렸다. 그건 어떻게든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였다. 마동은 자신의 신체변화에 대해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동굴에 하염없이 떨어지듯 생각을 깊게 해 보았다. 생각의 골이 길어질수록 생각의 끝은 더욱 멀어지기만 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의 끝에 도달할 수 없었다. 근처도 가지 못했다. 마동은 자신을 조용하게 타박해 보기도 했고 타일러 보기도 했다. 변이는 완벽한 완전하게 쌓아놓고 어떤 누구도(심지어는 주인도)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 변이라는 것은 마동의 등에 정확하게 달라붙어 고개를 돌려도 볼 수가 없었다. 변이라는 것의 존재는 인지했지만 더 이상 파악 할 수는 없었다. 그저 신체의 변화일지도 몰랐다. 변이가 몰고 올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멋지게 조깅을 하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이것은 분명 어떠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불길한 예감을 마동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마동은 이미 오래전에 신체의 변이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5월 군번이라 7월에 제대를 하게 되었는데 제대하던 해의 여름을 지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어느 날 바람이 고즈넉하게 불고 단풍이 힘없이 떨어졌다. 그날 자신의 몸이 상당히 가렵다는 것을 느꼈다. 군에서 제대를 하고 무엇 때문인지 바뀌는 계절에 피부가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제대 후 첫 계절이 바뀌는 가을에 몸이 가렵더니 겨울로 접어들었을 때는 손바닥이 심하게 가려웠다. 몸이 가려운 건 어떻게든 참아 내거나 해결을 했지만 손바닥이 피부병처럼 가려우면 그저 긁을 수밖에 없었다. 입대를 하기 전이나 군 생활을 하면서 마동의 피부는 건조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제대 후 태양이 솟아오르고 낮이 되기 시작하면 가려움증을 땅을 뚫고 올라오는 지렁이처럼 스멀스멀 몸을 점령했다. 오후가 되면 공격적인 가려움으로 마동은 자신도 모르게 긁어버려서 피부의 트러블로 짓물러지기도 했다. 피부가 압도적으로 가려울 때는 긁어대는 행위 이것 하나만 할 수밖에 없었고 시원함을 느끼는 동시에 고통도 함께 딸려왔다. 피부가 자신의 피부가 아닌 것 같았다. 또 다른 어떤 형질의 존재가 마동을 에워싸고 있는 것 같았다. 형질의 그것은 마동의 피부에 어떤 다른 형질의 피부를 자가 인식하는 단계로 극한의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서, 통과의례처럼 바뀌는 계절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과 다른 점은 세상이 밤의 세계로 뒤덮이면 가려움증이 괜찮아진다는 것이다. 달이 떠오르고 세상의 어둠이 고요한 파도처럼 밀려오면 마동의 가려움증도 가라앉았고 트러블의 피부도 매끈한 피부 상태로 되돌아왔다. 낮에 가려움증이 시작되어 오후 내내 긁어대는 통에 제대 후 낮 동안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 해 가려움증 때문에 삶을 비관하게 되었다. 비관은 길거리에도 있었고 집의 벽에도 붙어 있었다. 모든 곳에 비관이 있었고 마동이 어딘가를 지나칠 때마다 비관은 거기에서 떨어져 나와 마동에게 악착같이 들러붙었다. 숨쉬기가 어려웠다. 비관은 자연스레 자살의 유혹으로 찾아왔다. 이런 생활을 끊어버리고 싶었다. 모든 것이 소용이 없었고 불안하고 우울한 생각만 들었다. 낮 동안 마동의 몸을 덮어버리는 가려움은 마동의 의식 또한 빈곤의 상태로 내 몰았고 결락의 꼭짓점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끝으로 떨어져갈 때 밤이 찾아와 달이 뜨고 나면 의식을 갉아먹던 가려움증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가려움증은 고개를 들고 몸 구석구석 나타나서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마동에게 알은 채를 하는 모든 이들이 꼴 보기 싫을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절에 반응하는 피부로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들었지만 마동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 어떠한 세포형질의 변화에 대해서 의심을 품고 있었다. 손바닥이 심하게 가려웠던 제대 후 그 해에 손톱으로 손바닥을 긁어도 가려움이 없어지지 않아서 줄긋는 자의 모서리로 손바닥을 긁었다. 또는 손톱깎이의 손톱을 갈아대는 날을 세워 긁기도 했다. 손바닥은 밤이 되어서도 가려웠다. 손바닥의 가려움은 3일 밤낮으로 지속되었고 마동은 3일 동안 다른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3일이 지난 다음 손바닥의 미칠 듯했던 가려움증이 사라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 여인처럼 사라져버렸다. 그 뒤로 가려움증은 마동의 몸에서 완벽하게 물러나버렸다. 바다의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린 것이다. 바다와 다른 점은 다시 밀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후 손바닥을 보니 손금이 바뀌어 있었다.

  물론 손금이 애당초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마동의 손금이 전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손금을 집중해서 본적은 없지만 자신의 손금이 3일 동안의 가려움증을 앓고 나서 바뀌어버린 것이다. 손금이 바뀌었다고 해서 생활의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손금이 바뀐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근거도 없었고 비논리적이지만 마동은 자신의 세포형질이 변이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로 해서 손바닥의 가려운 증상이 뚝 끊어지고 손금이 바뀌었는지 추측은 불가능했다. 바뀌어버린 손금은 그대로였고 더 이상 손바닥이 폭력적으로 가렵지는 않았다. 더불어 심각한 피부의 가려움도 없었다. 가려움증이 온 몸을 덮쳤을 때처럼 두피에 수십 개의 수포도 생기지 않았다. 긁고 난 다음 터진 수포가 흘러내려 머리카락을 끈적이게 만들어 버리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었다. 가려움, 그것은 하나의 각성처럼 다가와서 마동을 어떤 식으로든 건드리고 지나갔다. 심각한 고통을 겪고 나면 인간은 삶에 대해서 조금은 더 달려들게 된다. 마동은 그 이치를 깨달았는지 회사에 입사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피부의 가려움도 가을이 되었지만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계절이 바뀔 때 약간의 건조함으로 인한 미약한 간지러움이 있었지만 고통스러운 가려움과는 차원이 달렸다. 기이한건 피부의 가려움 때문에 고통을 받았을 때에도 밤이 되면 피부는 거짓말처럼 수그러들었다. 밤이 다가오면 마동은 군 생활에서 만난 달을 생각하고 떠오른 달을 보며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달빛을 받고 있노라면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날의 밤이라도 피부의 가려움증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피부가 달빛에 의해서 치유가 되었다. 그렇게 마동은 믿었다. 마동에게 있어서 달빛은 자연치유력을 가진 마법의 약과 같았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다가오면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이제는 사라진 가려움증이 새삼 생각나기도 했다. 가을은 마동의 피부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푸석하게 만들어버리는 악마적인 계절이다. 마동은 자신의 변이에 대해서 50퍼센트의 사실이 있었고 40퍼센트의 가설과 10퍼센트의 가설적 사실이 있다고 믿었다. 손금이 변해버린 변이는 사실이었다.

  그 속에서 마동은 가설을 세워봤다. 군대에서 2년 동안 먹은 음식물에 대해서 신체가 반응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형질이 소년에서 청년의 신체로 넘어가면서 변이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가설을 세워봤다. 군대는 집단주의가 우선시되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나오는 음식이 먹기 싫다고 하여 먹지 않을 수 없다. 마동이 입대해서 자대를 배치 받은 곳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이등병시절이었다. 식판에 받은 그 날의 점심메뉴 중에 생선튀김이 있었다. 생선대가리가 적나라하게 보이며 튀겨진 음식이었다. 된장국과 김이 나왔고 밥과 김치가 조금 있었다. 생선튀김은 3등분으로 나뉘어져 한 사람이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나온다. 마동이 식판위의 생선튀김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이 튀김을 튀긴 기름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군대에서 취사는 장병들의 위생과 건강을 위해 깨끗한 식단으로 조리되어야 하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생선을 튀긴 기름은 좋지 못한 기름으로, 그것도 규산마그네슘을 많이 넣어서 몇 번이나 다시 묽게 보이도록 만든 기름에 튀겼다는 것을 알았다.

  군대에서 가능한 일일까. 비리가 이런 곳까지 마수를 펼쳐야 가능한 일이다. 마동은 나중에야 알았지만 비리가 가장 많은 곳이 군부였다. 비리의 온상이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장병들이 짊어지고 있었다. 마동은 이런 군대의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생선튀김은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그대로 놔두고 나머지 반찬으로 밥을 먹고 식판을 들고 일어나는 도중 선임에게 지적을 받았다. 왜, 생선튀김을 남기는 것이냐, 여기가 사회인 줄 아느냐, 너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대로 먹는 곳이냐, 다른 장병들은 모두 없어서 먹지 못하는데 너는 졸병 주제에 왜 그런 것이냐며 그 자리에서 을차례를 받았고 일어 선 상태로 식판을 들고 나머지 생선튀김을 다 먹어야 했다. 기름 맛이 확 느껴졌다. 마동은 무엇인가 생선튀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이곳에서 마동의 이야기는 설득력을 잃었고 아무도 마동이 말하는 기름에 관한 이야기는 들어 주지 않았다. 마동은 몇몇 선임에게 늘 불려가서 지적을 받아야 하는 관심 사병이 되었다. 군대는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군대는 검은 비리가 가득하고 그것은 고무처럼 고체화되어 줄어들었다가 늘어났고 군인들은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먹으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더러운 기름을 마동은 꾸준하게 먹어야했고 신체는 그에 따른 방어를 하고 세포형질은 구조적 배치를 다시 해야 했다. 규산마그네슘은 여러 가지 물질과 어울려 찌든 기름을 정제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할을 했다. 이 규산마그네슘을 꾸준하게 먹인 쥐들의 실험에서 폐암과 피부암 그리고 난소암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보고되었지만 식약청에서는 그 사용을 허가했다. 이 화학물질을 가지고 정제한 기름으로 요리한 음식이 마동을 이루고 있는 세포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다보니 체내의 어느 한 곳에서 분열이 일어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열성유전형질이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시기인 군대에서 몸의 움직임이 많은, 과격한 훈련으로 인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땡볕아래에서 총을 들고 혹서기 훈련을 하며 각종 바이러스에 무방비상태인 피부는 내추럴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 세포조직을 나열하던 중 열성유전자의 변이유전형질이 그 나열 속에 끼게 된 것이다. 또 열성유전형질이 군대에서 2년 동안 먹은 음식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혈액의 상태를 조작하고 세포의 조직배열도 흩뜨려 놓은 것이다.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열성인자가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다.

  마동은 제대를 하고 가을을 맞이할 때면 늘 이런 고민에 빠지곤 했다. 세포와 정신적인 분야를 문서화 시켜 놓은 책자를 탐독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 할 정도였다. 중요한 것은 부정한다고 해서, 심각하게 성찰한다고 해서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피부의 알레르기는 남들과 다른 증상으로 나타났고 지금은 어제 이후의 감기증상도 타인과는 분명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낮에는 감기증상 때문에 얼굴이 민망할 정도로 이상했지만 밤이 되니 평상시보다 더 혈색이 좋고 몇 배로 빠르게 조깅을 하고 들어왔다. 제대 후 가려움증과 비슷한 패턴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평발이었던 발바닥이 오목하게 바뀌어 있었다. 세포의 형질이 변한 것이다. 이것역시 부정한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제대 후 했던 고민을 이제 마동은 다시하게 되었다.

  세포형질의 변화.

  샤워를 하고 노트북의 전원을 올렸다. 트위터에 접속을 했다. 마동의 변화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말 할 자신은 없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다. 마동은 소피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소피는 그곳에서 하루일과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트위터: 안녕 소피, 오늘 컨디션은 어때?

  아침에 태양이 떠오르듯 소피에게 안부를 묻는 것으로 마동은 시작했다. 소피 쪽은 아침 11시경을 맞이하고 있었다.

  트위터: 오, 동양의 멋진 친구, 거긴 꽤 늦은 시간 아니야?/ 여긴 새벽부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군/ 게다가 온도가 너무 내려갔다구.

  소피는 투덜거리는 듯 들렸지만 뜻밖에 우연히 얻은 자유의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어덜트영화에 출연하면서 소피는 단 하루도 편하게 쉬어 본 적이 없었다. 매 시간, 오 분 대기조 같은 심정으로 대기하며 육체와 의식에 긴장을 주며 시간을 보내야한다. 소피는 그것이 얼마나 거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로 다가오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홍수 때문에 발목까지 차오른 집 안의 물 같은 긴장이 소피의 마음에 늘 비슷하게 깔려있었다. 그런 생활을 하고 있었고 마동은 그런 소피의 생활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렇게 자연재해로 인해서 시간을 가지게 되면 어떻든 반나절이상 아무런 할 일 없이 침대에서 뒹굴뒹굴 할 수 있어서 그동안은 긴장의 끈을 잠시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피는 시간이 비어있다고 해서 마냥 퍼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서는 성기근처를 제모하지 못해 돈을 들여서 시술을 받았지만 소피는 노력 끝에 성기근처의 제모도 혼자 하여 카메라에 예쁘게 나오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트위터: 동양의 멋진 친구, 내 제모 한 모습이 보고 싶지 않아? 어때 보여줄까?

  소피의 노골적인 멘트에 먼저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마동보다는 소피의 팔로워들이다. 반응은 대단했다. 그들은 소피의 제모사진을 보지 않고서는 트위터를 나갈 수 없다는 식으로 맨션을 올려대고 있었다.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친구, 사람들의 맨션 때문에 정신이 없어. 다이렉트메시지로 대화를 할게.

  소피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이제 가봐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다이렉트메시지로 돌아왔다.

  다이렉트메시지: 제모라는 건 말이야 여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 그것이 직업적으로 필요하던지 그렇지 않던 상관없이 말이야. 남자도 마찬가지야. 역시 직업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말이지. 동양의 멋진 친구도 그곳이 무성하게 자라는 대로 제 멋대로 내버려두면 걸프렌드가 좋아하지 않을 거야. 어찌되었던 입으로 털이 들어간다는 건 꽤 불쾌한 일이거든.

  여자의 제모는 오래전부터 행해졌으며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행해 질것이라고 소피는 말했다. 특히 직업적으로 제모를 해야 하는 자신 같은 여자들은 어떻게 하면 카메라에 예쁘게 나올까, 남자들이 보고 반할까하는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여자들이 생각하는 제모와는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얼굴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얼굴에는 표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조금 못 났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표정을 찡그린다던가, 야릇하거나 묘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보는 이들은 그것대로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모를 하지 않는 부분은 표정이란 게 없으니까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소피는 말했다. 직업군이 아닌 여자들도 겨드랑이나 다리와 팔의 제모를 오랫동안 해왔다. 그 부분은 여자기 때문에, 라는 당위성이 도사리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마동은 자신의 안타까운 생각을 소피에게 말했다.

  다이렉트메시지: 괜찮아,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처럼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 여자들은, 즉 나는 꽤 기운이 나는 걸.

  간혹, 겨드랑이에 제모를 하지 않은 겨드랑이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대부분 영상물을 통하거나 여름날 민소매를 입은 할머니들) 그것이 거북하다든가 이상하게 보일리가 없었다. 적어도 마동은 그렇게 보였다. 우리는 많은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이야기를 떠올랐다. 연기를 잘 하는 여배우가 연기를 정말 못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그렇게 당위성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 스쳤다. 동시에 페니스의 끝에도 힘이 들어갔다. 색계의 탕웨이처럼 겨드랑이를 제모하지 않고 집밖으로 나오는 여자는 단 한사람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들의 제모에 대해서 별 관심 없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제모를 하지 않거나 아예 없거나 또는 너무 많거나하면 그 여자를 이상하게 여겼다. 중국의 16살 소녀가 털이 얼굴을 덮고 있다고 세계토픽에 났다. 토픽은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그 소녀를 더욱 불행하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언론에 노출이 되어 도움이 될 것인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바쁘게 돌아가고 고도산업화시대에도 자신과 다르게 생긴 이들의 이야기는 단연 화젯거리다. 제모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남자들도 비슷한 것을 오랫동안 해야 한다. 요컨대 나이가 들면서 남자들은 아마도 콧구멍 안의 털을 다듬는 것이 그렇다. 그것은 집을 관리하지 않으면 곰팡이의 꽃이 피어나듯이 다듬지 않으면 코털이 비어져 나와 버리고 만다. 조금은 서글픈 일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코털이라는 것이 콧구멍 밖으로 잡초처럼 자라기 마련이다. 어떤 남자도 예외일 수 없다. 숀 코네리도 늙어서 코털이 밖으로 비어져 나온다고 생각하면 역시 인생이란 서글퍼지는 것이다. 타인에게는 분명 피해를 주지 않지만 사람들은 코털이 비어져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나이든 사람을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보는 사람의 생각대로 잣대가 이루어진다.

  생각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일단 한 번 해버리고 나면 발가벗은 무용수가 앞에서 춤을 춘다고 한들 탱크가 다리를 짓뭉개고 지나간들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생각이다. 어떤 이는 버스에서 코털이 비어져 나온 나이든 남자가 앉아있으면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이미 코 안에서 자라는 털을 깎지 않고 지내는 남자들의 경우는 모든 것을 초월하여 삶을 지내고 있는 것이다. 늙어 간다는 의미는 여자남자를 막론하고 조금은 우울하게 만든다. 여학생들은 버스에서 코털이 비어져 나온 늙은 남자를 보며 그것을 재미삼아 놀리며 이야기를 한다. 어딘가에 나온 얘기지만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가(남자 쪽이 월등히 나이가 많아서) 여느 때와 같이 잠자리를 가진 후 두 사람의 대화에서 여자는 이제 남자에게 끝내겠다고 말한다. 남자는 왜 그러느냐고 말한다. 만족스럽지 못했나? 아니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왜 관계를 끝내자고 하는가, 내가 구차하게 구는가? 아니다, 당신은 전혀 구차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봐라.라고 남자는 나이가 어린 여자 친구에게 다그친다. 어린 여자는 속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 당신의 성기근처에 난 털에 흰털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제 그만 둘 때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린 여자는 남자를 떠나고 만다.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은 우울함이라는 의도치 않는 방향성을 상대방에게 제시하고 만다. 우울함은 시간을 따라서 우왕좌왕 이리저리 떠돌다가 태풍에 날려 집 마당으로 들어온 새의 주검처럼 타인에 의해서 한 사람에게 떨어지게 된다. 제모라는 의미가 뜻하는 것에서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털을 관리한다는 건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이념적 관리이기도 하다. 꾸준히 해야 한다. 그 이면에는 절제라는 것이 깔려 있어야 한다.

  다이렉트메시지: 소피, 이건 비밀이었는데 오래전 대학교 다닐 때 걸 프렌드에게 그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어. 그 이후로 꾸준하게 제모를 해 오고 있어.

  비밀이란 아는 사람이 적기에 그것이 비밀인 것이다. 마동은 소피에게 말함으로 해서 비밀이 이제부터 그 효력을 잃어버릴 것이다.

  다이렉트메시지: 오, 동양의 멋진 친구. 나도 한 번 보고 싶은데.

  마동은 스크린 너머의 그녀였지만 부끄러웠다.

  다이렉트메시지: 소피 그건 좀…….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무슨 소리야. 당신의 여자 친구 말이야. 어때? 사진을 보여줘. 너무 궁금한데. 그동안 그런 말이 없었기에 더 궁금해. 당신과 사귀었던 여자들은 어떤 여자들일까.

  잠깐침묵.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 페니스주위의 제모모양을 내가 보고 싶어 한다는 거야? 설마.

  소피는 이모티콘으로 웃음을 만들었다.

  다이렉트메시지: 매일 보는 게 그 모습인데 궁금할 리는 없어. 그대로 동양의 친구가 굳이 보여준다면 보겠지만 말이야.

  또 웃었다. 마동은 더 부끄러웠다. 얼굴이 붉게 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동이 어색하게 침묵을 지키며 부끄러워 한다는 것을 이역만리 떨어진 소피가 눈치 채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더 창피함이 몰려왔다.

  다이렉트메시지: 소피, 지금은 헤어졌어. 꽤 오래전 일인걸.

  다이렉트메시지: 그렇구나, 어제의 멋진 밤을 보낸 건 걸프렌드는 아니고?

  소피가 말하는 여자는 사라 발렌샤 얀시엔이다. 소피에게 말해볼까. 마동은 생각했다. 우연히 만난 여자와 비가 떨어지는 야외에서 섹스를 했다고. 그리고 이후에 심한 감기에 걸렸는데 지금은 다 나았고 평소보다 더 빠르고 힘차게 조깅을 하고 왔다고. 무엇보다 발바닥의 모양이 바뀌었다고.

  다이렉트메시지: 아니야, 걸프렌드는 아니었어.

  작은 스크린으로 우우 하며 소피의 환호가 이모티콘과 함께 차례차례 올라왔다.

  다이렉트메시지: 여자 친구는 어땠어? 대학교 때면 같이 동거를 한 건가? 그곳은 이곳과는 또 다른 문화일 테지?

  다이렉트메시지: 그래,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어. 하지만 난 동거를 했어. 그땐 그녀가 좋았고 우리는 서로 가난했기에 생활비를 절약해야 했거든. 같이 살면 집세는 절약 할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위안이 되었지.

  다이렉트메시지: 계속해줘. 당신의 여자 친구와의 이야기 말이야.

  소피도 그렇고 여자라는 염색체를 가진 존재는 사소한 연애이야기를 키우는 강아지만큼 좋아했다. 소피는 아기자기한 연애를 해 보지 못해서인지 마동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을 하며 들었다.

  다이렉트메시지: 그녀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어. 3살 위였어.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학교의 피아노실에 가면 나를 위해 베토벤 소나타를 들려주곤 했어. 그래서 지금도 난 그 피아노곡을 종종 듣는 편이야. 여름엔 끈적이는 땀을 온몸에 흘리며 섹스를 했어. 작은 선풍기 한 대가 있었지만 30분만 돌리면 뜨거운 바람이 나왔지. 우리는 끈적끈적한 서로의 땀 냄새를 맡아가며 탐닉하는 것에 몰두했어. 겨울엔 너무 추워서 이불을 덮어쓰고 그 안에서 헤어드라이기를 틀어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꼭 끌어안고 있었어.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은 정말 멋진 남자일거야. 마치 영화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아. 그렇게 멋진 섹스를 나도 해 볼 수 있을까.

  다이렉트메시지: 소피는 아직 젊으니까 멋진 사랑을 하게 될 거야.

  다이렉트메시지: 거짓말이라도 들으니 기분이 좋은 걸. 동양의 멋진 친구.

  마동은 애써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결국에는 어덜트 하드코어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보통적인 삶을 살아온 일반인 상대를 만나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어쩌면 삶에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일지도 몰랐다. 동종업종의 상대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이 순탄할리는 없었다. 남자배우에 비해서 생명력이 짧은 여자배우들은 남편이 어린 여자배우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봐야하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소피에게 신체의 변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마동은 사라 발렌샤 얀시엔과 만난 다음 하루 동안의 신체적 체계가 바뀐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매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소셜 네트워크 메신저로 알게 된, 만나본적 없는 어덜트 하드코어 여배우에게 털어놓는 이야기가 훨씬 많았고 편했다. 매일 지나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뱉어 놓는다한들 누가 믿어줄 것이며 믿어준다고 해도 비밀은 보장될 리 없다. 무엇보다 마동은 인간관계가 아주 협소했다. 소피도 마동에게 편안하게 제모에 대해서 털어놓지 않았는가. 제모뿐만 아니라 가슴이나 신체에 대해서 소피는 마동에게 스스럼없이 깊은 이야기를 종종 털어 놓았다.

  다이렉트메시지: 이봐 동양의 멋진 친구. 그래서 걸프렌드가 당신에게 제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거였군.

  다이렉트메시지: 그래, 그녀가 오럴을 해주면서 털이 너무 무성하니 그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더라구.

  다이렉트메시지: 샤워를 하고 잘 말려야 하고 말아지. 동양의 멋진 친구.

  소피의 웃음이 보였다. 그렇게 느껴졌다.

  다이렉트메시지: 물론이야, 잘 말리고 있어. 아주 건조하게 말이야.

  태평양건너에서 한 여인이 크게 웃는 소리가 보였다. 마동도 미세하게 웃음을 보였다. 소피는 제모에 관한 건 소피 자신뿐만 아니라 이쪽 계통의 많은 어덜트 배우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 같은 것이라고 했다. 제모는 상대방을 생각하는 에티켓이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꾸준하게 하다보면 어느새 적응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습관이 되어버려서 이전에 했던 불필요한 생각은 할 필요 없어진다고도 했다. 소피의 말을 들을수록 마동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그것이 인생인걸. 인간이란 꽤 복잡한 듯 보이지만 그 복잡함은 단순한 구조에서 나오는 거라구. 복잡할 땐 말이야 ‘오컴의 면도날’을 대입하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몰라.

  다이렉트메시지: 오컴의 면도날이라면 경제성의 원리?

  다이렉트메시지: 딩동댕. 동양의 친구는 역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다이렉트메시지: 아니야, 잘 알지는 못해. 그저 책을 읽다가 단락에 나오기에 알고 있는 것뿐이야.

  마동은 어젯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을 처음 봤을 때 자신보다 앞서서 걸어가는 모습에 오컴의 면도날을 대입해 보았다. 전혀 소용이 없었지만.

  다이렉트메시지: 오컴의 면도날은 말이야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설을 하나씩 배제하는 거야. 면도날로 과감하게 싹둑 도려내는 거지. 같은 현실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으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는 거야, 멋진 친구.

 다이렉트메시지: 음 그렇군, 소피는 어떻게 잘 알고 있지?

  다이렉트메시지: 동양의 친구, 나 이래봬도 인문학전공자야. 꽤 성적도 좋았고 교수님들도 날 아껴줬는데 말이지.

  웃음을 알리는 이모티콘이 뒤에 따라 붙었다. 소피는 현대과학이론의 기본방침이니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떠한 사정으로 소피는 인문학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로 뛰어 들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서 그 일에 뛰어든 것이다. 분명 상황이 좋지 못했을 것이고 소피는 자신의 상황에 오컴의 면도날을 갖다 대어 불필요한 상황을 하나씩 자르고 남은 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울음을 감내했을 것이다. 마동은 소피에게 경외심이 들었다. 소피는 많은 포르노배우들이 완전제모를 하거나 그렇지 않고 다듬은 곳에 염색도 기꺼이 하고 피어스도 많이 한다고 했다. 피어스는 감염의 우려가 있음에도 그녀들은 좀 더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감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들 중에 플레이보이 모델로 발탁이 되어서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은 꽤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소피는 알려주었다. 그들은 생명력이 짧기 때문에 감염이나 괴사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행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다이렉트메시지: 아, 동양의 멋진 친구, 우리에게 한국의 프로모션 계획이 잡혔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한국으로 갈 거야. 그때 나에게 하루 동안의 시간이 주어진다구. 어때? 한 번 만나 보는 게.

  마동은 소피의 말이 반가웠다. 어린 시절 덜어져 지내며 연락을 하는 친구보다 더 반가웠다.

  다이렉트메시지: 소피, 그래 좋아. 그럼 어떻게 하지? 내가 프로모션 현장으로 찾아갈까?

  소피는 프로모션 현장에서 자신의 모습이 때로는 가슴을 노출한 상태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시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한국에서는 어떻게 되는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그래도 동양의 친구에게 가슴이나 란제리만 입고 만나는 것은 싫다고 했다. 동경하는 조지 클루니를 만나는 것처럼 소피는 몹시 설렌다고 말했다.

  다이렉트메시지: 그래, 약속 장소에서 만나는 걸로 하지. 프로모션장소 근처로 잡을 게. 모처럼 시간이 났는데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걸로 해. 이곳의 음식을 맛보게 해 줄 테니까 말이야.

  다이렉트메시지: 이미 그곳의 음식은 유명하다구. 여기서 나도 몇 번 먹어본 적이 있고 말이야.

  소피는 좋아하며 답례로 배꼽에 붙어있는 피어스의 사진을 찍어서 마동의 작은 화면으로 올려주었다. 그녀는 여자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탄탄하고 군살이 전혀 없었다. 어덜트배우라고 전부 탄탄한 복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여러 종류의 몸매가 사람들에게 각각의 다른 방식으로 어필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이렉트메시지: 날 찾지 못한다면 배를 드러낸 여자의 피어스를 찾아봐.

  그리고 소피는 웃었다. 소피는 요즘 이 바닥의 경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이렉트메시지: 여기는 지금 아동포르노가 적발이 됐는데 상상 이상이야. 많은 사람들의 사심이 해서는 안 될 영상물을 만들어 배포하다가 걸렸나봐.

  소피는 용납할 수 없다고 자신의 큰 눈을 더욱 크게 뜬 후 문자를 입력했다. 소피 주위에서는 아직 아동 포르노를 제작하는 회사는 없다고 했다. 그것이 돈이 되던, 사람들이 많이 찾던,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포르노를 찍는다는 것에 혐오를 느낀다고 했다. 일단 적발이 되면 곤란할 뿐만 아니라 형량이 컸다. 그 바닥에서도 삼류가 지하에 작은 방을 꾸며놓고 세금도 내지 않은 채 버젓이 몰래몰래 하는 행위가 그 세계에서 굴러먹은 아동포르노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했다.

  불법이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는 다각적인 현상이군.

  소피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동포르노는 보지말자는 맨션을 많이 올렸고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리트윗하며 호응해주었다.

  다이렉트메시지: 소피, 여긴 새벽 한시야. 회사업무를 집으로 들고 와서 그것을 마저 한 다음에 잠을 청해야겠어. 몸살기운은 떨어진 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그런데 말이야, 이상하게도 배가 고프지 않아.

  다이렉트메시지: 회사업무? 이곳이나 그곳이나 직장이라는 곳은 사원을 괴롭히는구나. 그래, 동양의 멋진 친구, 따뜻한 우유라도 한잔 마시고 잠이 들도록 해. 내 걱정하지 말고 동양의 친구나 잘 챙겨먹고 말이지. 기억해 두라구 오컴의 면도날을 말이야. 가드 블레스 유.

  화면에서 소피의 작은 활자가 남긴 부재는 마동이 앉아있는 거실을 금새 공허하게 만들었다. 소피에게는 결국 털어놓지 못했다. 그렇지만 소피는 무엇인가 마동의 심적 상황에 대해서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부나 시모펠리스와는 다르게,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과학으로 전부 설명 할 수 없게 말이다. 단순히 마동의 생각에 지나지 않지만 말이다.

  그동안 혹시, 어딘가 누군가에게 무엇에 의해서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마동은 만약 그 감시자가 소피라면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위터를 나오기 전 팔로워들의 글을 훑어보았다. 그 속에는 누군가를 향해서 끊임없이 욕을 하는 사람, 그 비방을 다른 곳으로 퍼 나르는 사람, 아무도 듣지 않지만 혼자 허공에 하릴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 맛있는 음식의 사진만 올리는 사람, 자신의 모습을 비난하는 사람, 강아지 이야기만 하는 사람 등 실재처럼 트위터 속에도 사람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 없이 다양하고 현학적인 모습들이었다. 대체로 미저러블하거나 좀 더 호러블 한 멘트들이 많았고 사람들은 누가 더 테러블 한 것인지 내기를 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사람들은 반응을 크게 보였다. 물론 기쁘고 반짝이는 내용도 많았지만 금세 화면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대체로 네가티브한 내용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마동은 트위터를 나와서 노트북의 리모델링 프로그램을 켜고 작업을 시작했다.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던 기억분자들이 그릇에 담아놓듯이 없어지지 않고 머릿속에 그대로 있었다. 마동은 빛깔 좋은 그릇에 맛좋은 음식을 옮겨 담듯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리모델링 꿈의 작업내역을 고스란히 프로그램 속에 쏟아 부었다. 손가락을 움직여 레이어를 재배열하기 시작했다. 그때 띠링하며 휴대전화의 뉴스 어플리케이션에서 속보를 알려 주었다. 지금 이 시간 위싱턴DC에서는 사상초유의 폭우로 인해 물난리의 소식이 전해졌다. 하수도는 물이 역류하여 도로 위를 점령했고 그 큰 도시는 마치 포세이돈이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진 물 폭탄에 아수라장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물이 더 이상 흐를 곳이 없어서 위로 올라오는 반 운명적인 모습이었다. 마동은 소피의 큰 눈과 웃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봐야 언제나 트위터에서 영상과 사진으로만 봐왔던 얼굴이었다. 미국인처럼 생기지 않은 동그란 얼굴과 큰 눈동자 그리고 솜털이 있는 뽀얀 피부.

  누군가 미국인처럼 생긴 여자는 어떻게 생긴 거야?라고 묻는다면 참 난처하다. 어찌되었던 소피는 라라 플린 보일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소피의 얼굴은 어느 샌가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얼굴에 오버랩 되었다. 그리고 서서히 소피의 얼굴이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얼굴로 바뀌었다. 소피의 눈과 얼굴과 피부는 미스터리한 눈, 거부할 수 없는 가슴골, 다정하지 않는 차갑고 아름다운 손으로 바뀌었다. 아랫도리에 또 다시 동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마동은 일어나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여러 번 했다. 생각을 머리 밖으로 밀어내려고 노력했다. 노트북에 정신을 쏟고 꿈의 재배열을 시작하고 재구성을 하는 작업을 심도 있게 했다. 마동은 머릿속에서 사라 발렌샤 얀시엔을 밀어내고 일차적인 디자인 작업을 마치고 나니 새벽 5시가 되었다. 여름밤이라 4시가 좀 넘어서니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5시를 알리는 초침과 함께 창문 밖으로 이미 해가 뿜어내는 붉은 빛의 소자들이 넘실거렸다. 날은 밝아오기 전 그때가 제일 어둡다고 하던데 마동의 눈에는 그저 밝은 아침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밝게만 보였다. 잠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마동은 누워서 불을 껐다.

 

  [2일째]

  마동은 전화소리에 눈을 떴다. 눈꺼풀이 강력접착제에 의해서 완벽하게 서로 붙어버린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마동은 어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회사에서는 병든 닭보다 못한 상태에서 브리핑을 듣고 뇌파채취를 마치고 정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도 조깅을 평소보다 긴 거리를 달렸고 밤새도록 꿈의 리모델링 디자인 작업을 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배기량이 작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고 고속도로를 중형차가 달리는 속력으로 하루 종일 달린 기분이었다. 수마가 파멸적으로 덮쳐와서 중간에 한 번 일어나지도 못하고 잠이 들어 있다가 낯선 전화벨소리에 눈을 겨우 떴다. 전화벨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처음 맡았던 희미한 입술의 냄새처럼.

  이질적인 벨 소리가 어째서 내 집에서 들리는 것일까.

  마동은 처음 듣는 시끄러운 전화벨소리에 결국 눈을 떴다. 힘들었다. 벨소리는 집전화기소리였다. 집전화기의 벨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맙소사. 집전화기의 벨소리가 이런 소리였다니.

  집에 있는 홈 폰이 울릴 일은 거의 없었다.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전화를 개통하긴 했지만 집 전화는 그야말로 사용하는 일이 없었다. 집 전화 벨 소리는 기본에 아주 충실한 예의 그 따르릉하는 굉장히 시끄러운 소리였다. 마동이 가끔씩 가는 오래된 물품을 판매하는 골동품점이 있다. 시간이 남으면 마동은 그곳에 가끔씩 들르는 곳이다. 그곳의 주인은 외국에서 평생 여행을 하면서 그러모은 골동품을 팔고 있었다. 들어가면 마고리엄의 장난감백화점에 온 기분이 들게 하는 잡화점이었다. 하늘을 나는 기차, 날개달린 붉은 돼지, 상아로 만든 얼룩말과 장식재, 향이 좋은 가구까지 신기한 것이 흘러넘치는, 없는 게 없는 골동품 점으로 그곳에 오는 손님들 역시 묘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마동은 그곳에서 눈의 띄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는데 실제로 통화가 가능한 전화기라고 주인은 말해주었다. 집전화기는 필요 없었지만 구입을 했고 덕분에 개통을 하게 되었다. 회사의 신상 서류에는 마동의 집 전화번호를 기입한 것이다. 전화기는 아주 낡은 참치모양의 전화기였다. 참치모양 전화기의 벨소리는 하나뿐이었고 그 소리는 따르릉 하며 울리는 오래전 전화기의 벨소리였다. 그리고 몹시 시끄러운 소리다. 그 소리가 지금 울리고 있었다.

  따르르릉 따르르르르릉.

  참치모양의 전화기는 그칠 줄 모르고 내일이면 세상이 끝나기라도 하듯 울어댔다. 마동은 팔을 뻗어 손으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팔은 밤새도록 누군가에게 몽둥이질을 당했는지 무서워서 들기조차 버거웠다. 손으로 참치모양의 수화기를 집어 드니 아주 낯설었다. 손가락의 움직임과 방안을 감도는 공기, 눈에 들어오는 벽의 풍경 등 모든 것이 이질적이었다.

  오늘은 뱃속에 많은 음식을 넣어야겠군. 마동은 그렇게 다짐했다. “네……. 여보세요…….” 목소리가 잠겨서 나오지 않았다. 수심 200미터 밑에서 입을 벌리고 말 할 때와 다를 바 없었다. 수회기 너머에서 달팽이관이 떨어져 나갈 만큼 크고 시끄럽게 누군가 말을 했다.

  “이봐! 자네! 지금 제정신이야! 아직 자고 있으면 어떡해! 한 시간 있으면 클라이언트가 올 거란 말이야! 오늘 대략적인 계획과 작업방향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잖아!”

  수화기너머로 소리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리는데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최원해 부장의 목소리였다. 안경 안으로 비치는 작은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벽을 들여다보는 눈빛을 지닌 최원해의 목소리역시 눈빛만큼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귀안에 있는 기관들이 충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정말 최원해가 이 회사에 들어와서 버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테그호이어를 보았다. 손목시계는 몇 년이 지났지만 스크래치 하나 없이 원형을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었다.

 

  “테그호이어 카레라라고 하는 시계야. 꽤 좋은 시계지. 좋은 시계는 좋은 자동차와 좋은 스피커 그리고 좋은 사람과 마찬가지야. 좋은 시계 하나정도는 가지고 있는 게 좋아. 시간이란 정말 중요하니까 말이지. 시간은 순수해. 순수한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관념이지.” 오너가 오래전의 마동에게 선물로 준 시계다. 입사하고 훈련과 거듭하면서 과연 내가 이곳에 적응이 가능할까? 그런 시기가 있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함이 들었을 때였다. 뇌파를 채집하는 훈련을 다른 이들에 비해서 오너는 마동에게 집중적으로 트레이닝 시켰다. 어떤 날은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까지 훈련만 했다. 생각을 하나로 끌어 모으는 훈련을 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 출근해서 바로 집중력 트레이닝으로 시작해서 점심시간이 되면 시간을 들여 진지하게 밥을 먹고 저녁까지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훈련을 거듭했다. 초기에 다른 업무는 없었다. 교육과 훈련의 연속이었다. 언제나 마동의 옆에는 오너가 차트는 넘겨가며 마동의 상태를 체크했다. 생각주위에 꽤 많은 다른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집중의 강도가 올라갈수록 마동은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재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3달 동안 뇌파채취의 훈련에만 돌입했다. 역시 하루 종일 그 작업을 훈련하는 것이다. 지칠 만도 했지만 마동은 잘 견뎠다. 업무라고는 전혀 없었고 운동부학생처럼 오로지 하나의 훈련에 집중하여 반복을 거듭하는 것이다. 훈련에 임하는 마동도, 마동을 지켜보는 오너도 꾸준했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할당치를 채워나가는 길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마침내 첫 고객의 뇌파채취에 마동이 투입되었다. 약간의 흥분과 거대한 긴장을 안고 가슴을 진정시키며 생각을 한곳으로 그러모으고 개더룸에서 첫 작업이 이루어졌다. 마동은 첫 작업을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그 고객이 회사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준 중요한 손님이었는데 오너는 마동에게 맡겼다. 마동을 믿고 투입시킨 것이다. 오너는 자신의 예감이 맞았다는 것에 오너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첫 뇌파채취의 성공기념으로 오너가 마동에게 선물한 손목시계였다. 시계를 보니 정확하게 오전 10: 30분이었다. 마동은 벌떡 일어나 앉으려 했다. 그렇지만 몸은 마동의 생각과는 다르게 반응했다.

  아아, 이런 세상에. 이렇게나 아무렇지 않게 잠들어 버릴 수 있다니.

  정신을 차려야 했다. 그렇지만 정신은 생각처럼 쉽게 반짝이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마동은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타입의 인간이었다. 회식이 늦어져 귀가 시간도 늦어지고 잠드는 시간이 늦어졌어도 일어나는 패턴은 언제나 일정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서도 마동은 일찍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보냈다. 마동에게 있어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지독한 여름감기다.

  마동은 천근같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겨우 일어나 앉았다. 최원해의 목소리에 대꾸를 하는 마동의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완전히 잠. 겼. 다. 최원해는 마동의 목소리를 듣고 감기증상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괜찮으냐고 물었다.

  당신 같으면 지금 내 목소리를 듣고도 괜찮다고 할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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