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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2화-거부할 수 없는 제안
작성일 : 19-09-21 12:15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6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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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의문의 대화소리를 들은 후 난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했다.

 

  온화한 미소의 승려 사반이 머리를 풀어헤친 칼 든 망나니를 데리고 와 날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백제시대에도 망나니가 있을까?

 

  사극에서 보는 것처럼 반쯤 미친 눈을 하고 지저분한 머리를 풀어헤친 망나니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내 주위를 도는 것을 상상했다.

 

  입에 물을 가득 머금고 내 목을 내리칠 칼날에 입으로 물을 뿜어내는 모습이 눈앞에 생생했다.

 

  ‘이대로 여기서 죽을 순 없어!’

 

  이 생각에 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살금살금 문 쪽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방금까지 들리던 대화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대신 소쩍새 울음소리와 풀벌레 소리만이 들려왔다.

 

  ‘다시 가서 석탑을 만져보면 현재로 돌아갈 수도 있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나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밀었다.

 

  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살짝 밀리다가 어딘가에 부딪히는 저항감이 느껴졌다.

 

  “문이… 잠겼어?”

 

  내가 느낀 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더 문을 밀어 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아, 이 망할 백제인들이 기어이 날 죽이려 하는 구나.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에 난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동이 트자 방안도 서서히 밝아졌다.

 

  그제야 내가 누웠던 이부자리 옆에 백제인들이 입는 옷이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어차피 죽일 거면서 옷은 왜 두고 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울화통이 치밀었다.

 

  그리고 어차피 죽을 거 시원하게 구성진 대한민국 버전의 욕을 퍼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현대는 기술만 발달한 게 아니고 욕도 발달했거든?

 

  어디 한 번 나타나기만 해봐라 땡중!

 

  내 속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누군가가 내가 갇힌 방으로 다가오는지 인기척이 느껴졌다.

 

  난 문 옆에 찰싹 붙어 등잔처럼 보이는 나무 막대기를 집어 들었다.

 

  발소리가 멈추더니 문이 약간 덜컹거리며 열렸다.

 

  하나, 둘, 셋

 

  “야이! 나쁜 놈아! 내가 그렇게 만만했냐?! 어디서 사람을 죽이려고! 사흘간 두엄더미에 처 박아놓고 똥물에 100일 동안 튀겨도 모자란 놈아! 네가 그러고도 중이냐! 시베리아 벌판에서 시베리아 허스키한테 끌려 다니고 십장생한테 십년 동안 싸대기나 맞아라, 이놈아!”

 

  내가 흥분에 겨워 마구잡이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욕이란 욕을 퍼부으며 나무 막대기를 휘둘러 방에 들어온 사람을 사정없이 두들겨 팼다.

 

  “아야! 낭자! 그만 하시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소만!”

 

  “오해는 무슨 오해! 나 가두려고 방문도 잠근 놈이 오해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가 다시 사정없이 막대기를 휘두르기 위해 팔을 들어 올렸지만 누군가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러다 사반승려가 먼저 죽겠네. 백제에선 승려를 죽이는 것이 부처를 죽이는 것과 같음을 모르는가!”

 

  난 그제야 내가 쥔 막대기를 잡은 사내를 쳐다봤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비단옷을 입은 남자였다.

 

  오호라, 네놈이 날 죽이러 사비인지 뭔지에서 온 놈이구나?

 

  “무고한 사람 죽이는 것은 되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건 안 된다? 이거 완전 웃기는 짬뽕이네!”

 

  “사람을 죽이다니….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이군.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나와 이야기하세. 난 백제의 내두좌평 사밀일세. 난 자네를 도우려 함이지 해치려 하는 게 아니야.”

 

  해치지 않는 다는 말에 나는 팔에 약간 힘을 풀었다.

 

  그러자 사밀이 얼른 힘주어 내 손에서 막대기를 잽싸게 뺏어버렸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나와 사반 -그의 머리에는 나 때문에 생긴 혹이 몇 개 보였다- 그리고 내두좌평인지 녹두좌평인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밀이 둥글게 방에 앉아 서로를 노려봤다.

 

  물론 노려본 건 오직 나뿐이었지만.

 

  “그대가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길을 잃어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고 들었네.”

 

  난 여전히 사밀을 노려보았다.

 

  그는 흠, 흠 소리는 내며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괜찮다면 내가 그대가 머물 곳을 마련해주려고 하는데… 어떤가?”

 

  난 눈을 흘기며 그를 째려봤다.

 

  “맨입으로요?”

 

  “맨입? 그게 무슨 뜻인가?”

 

  사밀이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하자 난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그를 노려봤다.

 

  “그러니까… 대가없이 그렇게 해주겠냐고요. 우리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셨거든요? 내게 과분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그만큼 등골을 뽑아먹으려는 사기꾼들이니 항상 조심, 또 조심 하라고 했거든요? 지금 아저씨 되게 사기꾼 같은 거 아세요?”

 

  내 되바라진 말에 사반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아무리 백제 법도를 모른다고 하거늘 이 무슨 무례란 말이오?! 사밀좌평께 예를 차리시오.”

 

  사밀이 손을 들어 사반을 제지했다.

 

  “됐네. 그래… 대가라. 과연 범상치 않은 여인이로고.”

 

  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본 드라마가 몇 편이고 내가 본 영화가 몇 편인데 이런 시시껄렁한 레파토리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나와 함께 궁에 가지 않겠나?”

 

  사밀이 마치 외부에 새어나가선 안 되는 이야기라는 듯이 몸을 숙이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궁? 왕이 있는 궁 말하는 건가?

 

  “제가 거긴 왜 가는데요? 그리고… 뻔뻔하시네. 아저씨도 제게 구미가 당길 제안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궁에 가자하면 제가 어머나! 너무 좋아요! 하고 반길 줄 알았나보죠?”

 

  “재력과 자네의 안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성심성의껏 도와주지.”

 

  엄청난 제안임은 옆에 앉은 사반의 표정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백제의 귀족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겠다라….

 

  하지만 난 여전히 팔짱을 낀 채 공격적인 눈빛으로 사밀을 바라봤다.

 

  “제가 죽으면 다 소용 없는 것 아닌가요? 당신은 이 땡중한테서 제 얘기를 전해 듣자마자 절 이용하려고 했어요. 아니, 미륵사에 해괴한 붉은 머리의 여자가 나타났다는 걸 듣자마자 모든 일을 꾸몄겠죠. 분명 제게 시킬 일은 위험한 일일 테고요. 분명 더러운 정치판에 절 장기 말처럼 이용하다 버릴 속셈이겠죠. 안 그래요?”

 

  난 말을 하면서 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더욱 그들의 손에 휘둘릴 것 같았다.

 

  가진 것도 없고 믿는 구석도 없지만 난 최대한 세게 나갔다.

 

  자고로 예나 지금이나 큰소리치는 사람이 주도권을 잡는 것은 변하지 않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과연… 자네 말이 맞군. 사반. 신기 있다는 말이….”

 

  엥? 신기?

 

  그건 또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리야?

 

  내가 얼굴을 구기며 사반을 바라보자 그도 사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어제 저 여인은 백제의 사정뿐만 아니라 신라, 심지어는 고구려의 정치 상황까지도 막힘없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저 미륵사 석탑이 어떤 최후를 맞이할 것 까지 말입니다.”

 

  사반의 말을 들으며 난 손바닥으로 이마를 탁 쳤다.

 

  미치겠다.

 

  내가 어제 경계를 풀고 주저리주저리 씨부린 말을 저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아, 애석하도다. 죽어라 한국사를 공부한 나날이여!

 

  그것이 이런 파장을 불러올 줄이야.

 

  “좋아. 음… 이름이?”

 

  “미리요.”

 

  “그래, 미리. 내 자네에게 간곡히 부탁할 일이 있네. 이 일만 잘 성사된다면 내 책임지고 자네를 집으로 돌려보내주지.”

 

  내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자 사밀이 말을 이어서 했다.

 

  “지금 우리 백제는 사정이 좋지 않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나도 백제가 놓인 상황을 짐작했기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왕의 폭정으로 모든 대신들이 숨죽이고 있지. 신라와의 잦은 전쟁에 왕의 폭정까지 이어지니 이 나라는 지금 존폐위기에 처해 있네. 귀족들의 힘으로는 이제 어찌할 수가 없어.”

 

  사밀의 말을 듣던 난 손을 들어 올리고 그의 말을 막았다.

 

  “잠깐. 지금 귀족들도 컨트롤… 아니, 그러니까 통제할 수 없는 망나니를 저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미친 거 아니에요?! 한 나라의 왕을?!”

 

  “끝까지 들어보게. 왕의 약점은 바로 여인에게 약하다는 것일세. 그것도 평범하지 않은 여인에게 말이야.”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다.

 

  지금 그러니까 돌려서 말하지만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네가 특이하니 가서 왕의 기쁨조라도 해라 뭐 이런 건가?

 

  “이보세요. 귀족나리. 지금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했어요? 어? 막 이렇게 헛소리할 만큼 나이 먹은 것 같지 않은 것 같은데, 조기 치매라도 오셨어요?”

 

  “어찌 그런 무례한 말을!”

 

  또다시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사반을 막은 것은 이번에도 사밀이었다.

 

  그는 나의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래, 원래 정치인들이야 맨날 욕먹고 사니까 얼굴이 두텁다 이건가?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 속성은 다 똑같군.

 

  “쉽지 않은 제안인 것을 나도 잘 아네. 물론 내 청을 거절해도 좋아. 하지만 연고도 없는 곳에서 여인의 몸으로 이 험한 곳에서 어찌 살아갈 것인가? 내 제안을 승낙한다면 안전하게 살 곳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여비도 넉넉히 챙겨주겠지만 내 제안을 거절한다면 글쎄… 외진 산에서 들짐승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겠지.”

 

  난 침을 꿀꺽 삼켰다.

 

  사밀의 말이 맞았다.

 

  난 여기 아는 사람도, 집도, 직장도 없다.

 

  언제까지 이곳에서 생활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 나라도 아닌, 엄연히 말하면 내 나라의 조상 격 되는 나라지만 어쨌든, 백제를 위해 왕의 노리개가 되라니?

 

  “물론 솔깃한 제안이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위해 왕의 노리개가 되라니….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네요.”

 

  “왕의 노리개가 되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네. 그저 자네는 궁에 들어가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해서 내게 전달해주기만 하면 돼.”

 

  난 그 말에 한숨을 쉬었다.

 

  진퇴양난, 사면초가라는 말이 딱 이런 상황일까?

 

  도움은 필요하지만 저 남자의 제안은 너무도 위험했다.

 

  온갖 암투극이 벌어지는 궁에서 과연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 머리가 아파온다.

 

  신이시여, 부처여, 알라신이여, 도대체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셨나이까!

 

  “난 오늘 중으로 다시 사비로 돌아가야 하네. 그때까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게.”

 

  사밀은 이 말을 끝으로 사반과 함께 방을 나갔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 그립다. 죽도록 시험공부만 하던 시절이여. 불투명한 미래에 가슴조리고 가벼운 지갑에 눈물짓던 날이여.

 

  나는 뒤로 발라당 누워 팔로 눈을 가렸다.

 

  생각해보자.

 

  그 귀족의 제안 말고 다른 살 길이 있는지를….

 

  “아! 아무생각도 안나!”

 

  한참을 머리를 굴리며 누워있던 난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도대체 이 상황을 벗어날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현대로 넘어갈 방법은 더 더욱이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 망할 석탑이 멋대로 날 고대로 끌고 온 마당에 내가 현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잠깐, 그래… 날 데리고 온 건 미륵사지 석탑이잖아?

 

  그럼 해답 또한 그 곳에 있지 않을까?

 

  지금 가서 미륵사의 그 망할 석탑을 만져보면 다시 현대로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내 옆에 곱게 개어진 백제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더 이상 동물원의 동물 취급은 당하고 싶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빠른 걸음으로 거대한 석탑을 향해 돌진했다.

 

  이제 보니 석탑은 2개였다.

 

  난 내 쪽에서 가까운 석탑의 돌을 만졌다.

 

  아무런 느낌도 이상 징후도 없었다.

 

  난 휙 몸을 돌려 얼른 다른 쪽에 있는 석탑에 가 돌을 만졌다.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난 작은 소리로 석탑을 향해 욕을 하고 이번엔 미륵사를 벗어나보기로 했다.

 

  하지만 날 반기는 것은 무성한 녹음이 드리운 낮은 산과 들판뿐이었다.

 

  심지어는 어느 쪽이 남쪽이고 북쪽인지 갈피조차 잡지 못했다.

 

  “하! 이런 X같은 경우를 봤나….”

 

  난 다시 미륵사 쪽으로 터덜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거대한 석탑 2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륵사 석탑이라면 이제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문화재고 뭐고 큰 망치로 확 저 거대한 건축물을 부숴버리고 싶었다.

 

  저 망할 놈의 석탑 때문에 지금 내가 이지경이 되고야 말았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석탑은 여전히 위용을 자랑하면 늠름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나는 다시 미륵사로 돌아와 있었다.

 

  갈 곳 없는 내가 돌아올 것이 이곳뿐이라니 씁쓸했다.

 

  허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내 시선 한구석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몇 번의 심호흡을 하고 난 천천히 그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가 다가오자 그들은 하던 대화를 멈추었다.

 

  그들은 바로 녹두좌평인지 내두좌평인지 하는 사밀과 승려 사반이었다.

 

  “결정했는가?”

 

  묻는 말에 난 약간 뜸을 들이며 머뭇거렸다.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난 내 손을 덮은 소매 속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사밀을 마주봤다.

 

  “받아드릴게요. 그 제안.”

 

  사밀의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승자의 미소.

 

  그래, 네가 이겼다. 이 망할 귀족 놈아.

 

  “현명한 선택일세.”

 

  “대신!”

 

  난 있는 힘껏 목소리를 높였다.

 

  “내 신변을 철저하게 보호해 줘요. 왕이 내게 털끝만큼 손도 못 대게.”

 

  이글거리는 내 눈빛을 사밀이 여유로운 눈빛으로 받아치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사씨 가문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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