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 마법사
작성일 : 19-09-20 23:07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832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쿠울..... 크읍.... 쿠울..... 크윽!

 

 “우우웅......”

 

 케일은 엉거주춤한 자세를 고쳐 잡으며, 책상에서 조용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에노가 잠시 부족한 약재를 사올 때까지 쉬면서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그만 잠시 책상에 기댄다는 것에 잠들어 버리고 만 것이었다.

 

 “음? 왜 에노가 안 왔지?”

 

 시계를 보니 벌써 에노가 나간 지 3시간이 흘렀다. 거기다 점심을 먹을 시간을 훌쩍 넘겨버려서, 그녀는 주린 배에서 오는 고동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방을 나서기 위해 의자를 뒤로 밀어내며 일어섰다.

 

 똑. 똑. 똑.

 

 찰랑.

 

 우우우웅.........

 

 그녀의 주변에 놓여있는, 기계 장치와 마력 회로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끊임없이 돌아가면서, 약초에서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다. 그런 기계 장치가 방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끊임없이 설치가 되어있었다. 그것도 사람 100명이 거뜬히 들어가고도 남는 방 전체를 말이다.

 

 “후아암..... 뭐, 지금부터는 약초를 가져와야 일이 진행되니까.... 바보 동생이나 찾으러 가야지.”

 

 늦게 온다면 찾으러 가면 그만. 케일은 수많은 약초와 약초제조서, 제조 비율이 적힌 종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방에서 나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잘박잘박 종이가 밟히는 소리가 거슬렸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정리할 마음도 없으니까.

 

 방문을 열고 나가자, 안과 다른 쾌적한 복도가 펼쳐졌다. 사실 두 명이 살기에는 이 집, 아니 저택은 너무나도 컸다. 당장 케일이 쓰는 방만해도 평범한 사람이 쓰기에는 넓은데, 그런 방이 4개나 더 있는 2층과 그 방 두 개를 합친 서재와 옷 방, 1층에는 응접실과 식당, 2층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쓰는 개인실 5개와 창고가 있었다.

 

 3층의 창고방과 지하의 창고까지 합하면 사실 이 저택은 혼자 살기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시설과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려는 집의 구조. 사실 이곳은 어떤 대부호가 만들어둔 별장으로 수많은 대 가족을 가진 그는 고용인들까지 상정해 저택을 지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로하니아가 발전하기 전에 지어진 이 저택은 사실상 돈 낭비나 다름이 없었다. 그저 허허벌판위에 지어진 저택을 누가 자주 이용하겠는가. 덕분에 케일은 그 대부호로부터 버려지다 시피 한 대저택을 인수해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로하니아에 정착을 하면서 집으로 쓰고 있는 것이었다.

 

 “흠...... 술식에는 이상이 없네. 마력 회로만 조금 고치면 될 것 같고.”

 

 이렇게 넓은 집을 두 사람에서 지내야 했기에 나름 불편한 게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남매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자들이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을 가볍게 해내는 것이 그들의 능력이다. 손이 많이 가는 청소도 ‘마법’을 이용해 전혀 하지 않아도 깔끔하게 유지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마법이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 군데는 일일이 손으로 해결해야했지만 말이다.

 

 “후아암. 술식 수정 끝. 근데 이 기분 나쁜 파장은 뭐지?”

 

 그녀가 느낀 기분 나쁜 마력 파장은, 남매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어떤 세력의 마력. 지난번 호수 도시 연합 내에서 큰 사건을 터뜨렸던 녀석들이라,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그들이었다.

 

 “에이, 설마. 마경대(마법협회 자치 치안대)가 있는데, 대놓고 마법을 쓰겠나? 썼다간 바로 잡혀갈 텐데.”

 

 케일은 잠시 고개를 돌려 창밖의 거리를 응시했다. 다행히 그녀의 눈에 비친 거리의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란스럽거나 딱히 문제가 되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 일단 준비는 해둬야지. 케일은 작은 색들이 달린 허리띠를 매고, 주머니에 작은 너클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한번 툭 튕기며 말했다.

 

 “방어 마법 가동. 에노와 날 제외하고 집에 아무도 들이지마. 마당에도.”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 벽에 푸른빛들이 마구 솟구치기 시작했다. 평범한 벽처럼 보였던, 기둥처럼 보였던 것들에 무수히 많은 문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는 집 전체에 복잡하고 정교한 술식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일반 마법사들이라면 꿈에도 꾸지 못할 수준의 술식들이 말이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케일은 술식이 완벽하게 작동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문을 닫자, 언제 술식이 작동했냐는 듯 푸른빛들이 사라져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범한 집인 것처럼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2번가, 약초상 거리 -

 

 

 에노는 열심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뛰어가고 있었다. 그가 생각한 것이 맞다면, 그 파장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혀 그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약초거리를 거의 다 빠져 나가기 직전, 한 귀족 마차 행렬에 막혀버리고 만 그는 마차가 빨리 지나가길 기다렸었다. 그런데 하필 그 귀족 녀석은 에노의 모습을 보고는 마차에 내려서,

 

 “이봐 소년, 이 아저씨랑 비밀 친구 하지 않을래?”

 

 라고 말을 하며 에노를 붙잡은 것이었다. 사람들이 그 모습에 수군대며 그와 귀족을 지켜보았고, 에노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일단 정중.... 이 아니라 이런 건 말이 안 되잖아!

 

 “저기..... 전 일단 성인이고, 전 이 영지의 가신입니다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네! 난 도시 연합 쪽 사람이니까. 자네의 그 미모, 우리 영지를 빛내기엔 아주 충분하거든. 며칠 전부터 눈 여겨 보고 있었는데, 어때? 같이 가지 않겠니?”

 

 웬 이상한 남자한테 붙잡혀버리고 만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당장 그를 지나쳐가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는 외지의 귀족. 괜히 잘못 건드리면 더 귀찮은 일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저 죄송하지만, 솔직히 제가 목적이 아닌 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나도.....”

 

 “아니, 난 네 누나보다 네가 더 좋다니까? 그러니까........”

 

 아, 생각보다 더 이상한 사람이다. 그냥 치안대가 빨리 와줬으면 좋겠다.

 

 “평생을 연구하며 놀고먹게 해줄 테니 내 도시로 오지 않으......”

 

 “거기! 그만 두시죠!”

 

 차갑고 냉랭한 목소리.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에 두 남자는 흠칫 놀라 목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귀족은 앞에 서있는 가벼운 원피스에 수수한 차림의, 부채를 들고 있는 여자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에노는 경기를 일으킬 듯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흐밋!”

 

 “어머, 그렇게 놀라지 말아요. 낭. 군. 님?”

 

 “당신은 누구죠? 이 남자는 제가 찜해뒀다고요!”

 

 요염한(?) 말투로 반박하는 귀족. 그러나 곧 그 귀족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했다. 여자는 천천히 부채를 접고, 옆에(어느새?) 서 있는 한 늙은 집사에게 넘기며 말을 이었다.

 

 “하아....... 그건 저에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드려도 되는 거죠?”

 

 “아.... 아!!! 아닙니다! 죄... 죄송합니다! 아넬리나 영애님!”

 

 귀족의 외침에 모두 순간 얼굴을 굳히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곧장 무릎을 꿇으며 그녀에게 예를 갖추기 시작했다.

 

 “어머.. 다들 그러실 필요 없어요. 분명 제 아버님이랑 제가 말해뒀잖아요. 너무 예의 차릴 필요 없다고.”

 

 “그래도 영애님은 영애님입니다! 못 알아본 것에 대해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이 예를 갖추는 이 여자는 로하니아의 도시를 관리하고 다스리는 대 영주, 세레토니아 가문의 하나뿐인 영애 아넬리나. 도시의 군사나 정치적인 것을 그녀의 아버지인 아트레온이 관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시의 내정과 경제를 쥐고 있는 것은 그녀였다.

 

 그렇기에 도시 내부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그녀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타 영지나 외국의 귀족이라도 이 도시에서 그녀에게 덤빈다는 것도 말이다.

 

 “그건 그렇고 우리 낭군님은 어디에? 어라?”

 

 모두가 그녀를 보고 놀라 급하게 예를 갖추던 사이, 에노는 남들 몰래 빠져나갔었다. 그녀는 뒤에 있는 집사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참, 영감님! 낭군님을 잘 지켜보라고 했잖아요!”

 

 “그게...... 이 늙은이가 미처 알아차리지도 못하게 순식간에 빠져나가버렸지 뭡니까...... 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잖아요! 당장 찾아요! 당장!”

 

 영애의 지시에 난감해 하는 집사는 그저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뭐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 이번에도 시늉만 하고 빠져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그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그를 찾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하아. 도대체 왜.... 되는 일이 없는 거예요! 참! 곧 있으면.... 곧 있으면..... 으윽.....”

 

 아넬리나는 작게 입술을 깨물며 화를 천천히 삭였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연신 부채를 꺼내 얼굴을 부쳐댔지만 말이다.

 

 

 한편 그녀의 도움(?)으로 상황을 벗어난 에노는 열심히 집을 향해 뛰어갔다. 뭐, 그녀 옆에 있는 집사라는 사람도 어느 정도 쫓는 시늉만 하다가 갈 거니까 조금만 시간을 끌면 된다. 그렇게 그는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쫓고 있다는 것이 조금 신경에 거슬렸다.

 

 ‘흠..... 이건.....’

 

 그는 잠시 몸을 틀어 골목길로 빠져 들어갔다. 그러자 자신을 뒤쫓던 그림자 역시 그를 따라 골목으로 쫓아 들어왔다.

 

 “저기..... 누군 진 몰라도 왜 쫓아오시는 겁니까?”

 

 에노는 가볍게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그림자는 깜짝 놀랐는지 흠칫 놀라며 그만 소리를 냈다.

 

 “드.. 들켰나?”

 

 “당연하죠. 제가 ‘마법사’인 이상, 은신 같은 건 통하지 않는다고요.”

 

 에노는 골목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말을 이어갔다. 일단 발견한 것은 하나, 혹시나 다른 녀석들이 있을까 싶어서 살펴보는 것이었지만, 다행이 녀석 하나만 쫓아온 듯싶었다.

 

 “하......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인가? 아니, 정확히 그냥 마법사가 아니지....... 에노 윈드럼. 아니, ‘아윌 드라고니아’라고 해야 하나?”

 

 그의 불길한 마력이 솟구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짙었다. 에노는 그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넌 교단에서 나온 녀석인가 보네? 그렇게 탈탈 뼛속까지 털렸으면서 왜 온 거지?”

 

 “아하..... 걱정 마. 난 간부급 인사가 아니라서 너랑 싸우지는 못한다고. 다만...... 조금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히히히.”

 

 그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에노에게 작은 주머니 하나를 던져 주었다. 에노는 그걸 손대지 않고 작은 지팡이를 꺼내 들어 톡하고 건드렸다. 남자는 그런 에노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봐이봐, 독 같은 거 아니니까 그냥 집어도 된다고.”

 

 “그래도 내가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말이야. 것보다 왜 나한테 이런 정보를 주는 거지?”

 

 “진짜라니까! 거기다 그것들을 보면 나 오금이 저리거든? 좀 치워줄 수 있겠나?”

 

 그의 주변에 펼쳐져 있는 30개도 넘는 엄청난 숫자의 마법진들. 빠르게 술식을 전개하여 그의 주변으로 마법을 전개해 놓은 것이었다. 그것도 두 개의 반대 속성의 마법을 동시에 꺼내놓았음에도 위력이 모 자르지 않을 법한 마법으로 말이다.

 

 에노는 진땀을 흘리는 그를 보고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손가락을 툭 튕겼다. 그러자 그 많은 마법진들이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이것이 ‘아윌 레이어의 마지막 마법사’의 위용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마법진이 사라지는 것을 본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 분의 뜻이니까 말이야. 네가 잘 알 테니 거기까지는 말 하지 않겠다. 보는 눈이 많으니까 말이야. 적어도 그분은 ‘휘말렸다’고만 말하고 싶다고 하셨다. ‘물론 만나면 적이겠지만 말이야.’도 말이지.”

 

 그림자는 점점 어둠속에 물들어가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 이 불길한 마력은 미리 걸어놓은 마법이 발동하면서 생기는 것 같았다.

 

 “판단은 알아서 하라고. 그럼 이만.”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져갔다. 찜찜한 주머니를 나둔 채로. 에노는 그 주머니를 들어 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거 줘 받자....... 내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는데.....”

 

 그는 천천히 골목을 빠져 나와 사람들 틈 속으로 스며들었다. 여러모로 기분 나쁜 일이 연속으로 벌어지다니. 무슨 저번의 사건처럼 말이야.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한편 그를 쫓으려고 열심히 뛰어보았지만, 이곳 지리를 잘 모르는 아멜은 그를 놓치고 계속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거기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그 흐름에 밀려버려서 그만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기 일쑤였다.

 

 “흐.....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어라?”

 

 앞쪽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느낌. 예전에 자주 느꼈던, 꺼림칙한 느낌이 마구 풍기는 어떤 남자가 걷는 게 보였다. 그녀는 즉시 검을 뽑으려고 했지만, 순간 주변의 치안대들이 떠올랐다.

 

 ‘검을 어떻게든 숨기고 들어왔지만..... 여기서 꺼내면 안 돼.’

 

 거기다 여기서 꺼내 든다 한들 자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적진 한복판에서 검을 뽑아들게 되어 녀석들에게 당할 수도 있다. 로하니아를 오기 전에 이미 겪었던 일들이니까.

 

 ‘아니지..... 무식하게 덤벼든 내가 바보였지, 그건.’

 

 아멜은 다시 에노를 찾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녀의 옆을 남색 머리의 안경 쓴, 누가 봐도 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여자가 옆을 지나갔다.

 

 “응? 케일라씨?”

 

 사람들 사이를 가볍게 지나가는 그녀는 곧장 어떤 한 남자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아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흠칫 당황하며 둘을 지켜보았다.

 

 “이봐! 너 또 무슨 짓을 한 거 아니지?”

 

 “아... 아앗! 아... 아닙니다! 케이레.. 아니 케일라씨!”

 

 한쪽이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고 남자는 그녀에게 싹싹 빌며 살려달라고 하고 있다. 가게에서 만났던 것과 다른, 완전히 다른 케일의 모습에 놀란 것보다, 어째서 주변의 사람들이 그 둘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더 이상했다. 아니, 모두 움직이지 않고 있잖아!

 

 ‘뭐.. 뭐지?’

 

 “응? 근데 누군지는 몰라도 내 마법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누... 누님의 마법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건 말도 안 되죠!”

 

 “그래 말도 안 되지. 근데 너는 맞아야 돼. 이 도시에서 너 말고 그 망할 마법을 쓸 녀석이 있을까?”

 

 “전 이미 그 교단에서 손 뗀지 오래라고요! 믿어주세요!”

 

 교단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그러고 보니 에노도 교단에 대해서, 그리고 검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 그럼?!

 

 아멜은 케일에게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까 느꼈던 그 불기한 기운을 말이다.

 

 ‘이.. 이건 위험해!’

 

 그들 주변으로 거대한 바위가 내리꽂히려고 하고 있었다. 남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케일은 가만히 남자를 보며 궁시렁 댈 뿐이었다. 아멜은 그냥 눈치 보지 말고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흐음.... 이런 장난을 칠 녀석이라면 딱 한명 뿐인데. 부서져라.”

 

 톡. 케일은 가볍게 손가락이 한 번 튕겨졌다. 그 순간 아멜의 눈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집채만 한 바위가 그녀의 손가락 튕기기 한방에 사라져갔다. 마치 아예 없었던 것처럼. 눈 녹듯이.

 

 케일은 피식 웃으며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순간 눈이 마주친 것 같아 흠칫 놀라는 아멜을 보며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여어, 조금 많이 놀란 것 같은데? 근데 내가 너 신경을 쓰지 못하겠다. 일단 저 장난꾸러기부터 잡아야 하니까.”

 

 케일은 손가락을 두 번 튕기며 곧장 남자를 내버려 두고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진짜 마법.

 

 ‘아마, 그쪽 세계로 가면 나보다 더 대단한 마법사를 만나게 될 거야. 나는 솔직히 흉내나 내는 거거든. 그러니까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아.’

 

 전에 대장이 말했던 마법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마법. 어쩌면 그녀가 바로 찾고 있는 인물임이 분명했다.

 

 ‘내일 만날 때 정식으로 말하면 되려나?’

 

 그나저나 검의 수호자인 것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어쩌면 그녀와 대장이 얽힌 검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검에 대해 얽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만나서 차차 이야기 해야겠다.

 

 더 이상 에노를 쫓을 필요도 없어졌다. 아니, 어차피 내일 만나는데, 애초에 왜 쫓으려고 했는지 싶기도 했다. 그녀는 가볍게 몸을 돌려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내일 만날 때 뭐라도 사가지고 가야 하나?”

 

 처음 만나는 것이긴 하지만,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것이 굉장히 기뻤다. 갑자기 어두운 동굴에서 빛을 본 느낌이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대장’과 연결된 사람이니.........

 

 ‘어쩌면 아저씨가 얘기해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얘기 해주시겠지.......’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숙소 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마침 케일의 마법이 풀리면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는 그녀는,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거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

 

 ........

 

 

 “히이.... 어디 간 거지?”

 

 “대장이 놓쳤잖아요! 빨리 찾아요!”

 

 “앗, 저기! 저기 있어요!”

 

 “자자, 다들 행동 수칙에 맞춰서 움직여!”

 

 물론,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고생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뭐. 그건 아멜의 일이 아니니 상관은 없었다.

 

 그냥 못난 상관을 만나, 그냥 개고생을 하고 있는 것뿐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914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78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1047 0 -
15 14. 새 종업원? 2019 / 10 / 18 78 0 8381   
14 13. 평화로운 일상 2019 / 10 / 17 72 0 8831   
13 12. 새로운 세계, 새로운 만남. 2019 / 10 / 11 71 0 8499   
12 11. 별이 내린 하늘 2019 / 10 / 10 78 0 8092   
11 10. 하늘에 닿은 별 2019 / 10 / 4 69 0 8137   
10 9. 괴물, 사도, 그리고 마법사. 2019 / 10 / 3 71 0 8522   
9 8. 수호자 2019 / 9 / 27 54 0 8356   
8 7. 습격 2019 / 9 / 26 63 0 9370   
7 6. 마법사 2019 / 9 / 20 55 0 8323   
6 5. 오해와 오해 2019 / 9 / 19 69 0 8178   
5 4. 치안대 2019 / 9 / 17 50 0 9120   
4 3. 만남 2019 / 9 / 16 56 0 9813   
3 2. 풍류점 2019 / 9 / 10 65 0 10580   
2 1. 남매의 일상. 2019 / 9 / 5 104 0 7866   
1 프롤로그. 겹쳐지는 세계에서 2019 / 9 / 4 518 0 3618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