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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 치안대
작성일 : 19-09-17 23:12     조회 : 49     추천 : 0     분량 : 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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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중앙광장, 치안대 제 1지부 앞 -

 

 

 화려한 정원과 광장의 분수를 자랑하는 로하니아의 중앙광장. 축제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에,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후아.. 후아... 흐어.... 살려줘....”

 

 무시무시한 인파, 그리고 따뜻하다 못해 조금 덥다고 느껴질 날씨에, 가볍게 만들기는 했지만, 풀 플레이트 메일 갑옷을 입고 그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아가는 것은 사실상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젠장! 대장 천천히 가요! 천천히!”

 

 “멍청이들아! 치안대가 이 정도로 무너지면 쓰나!”

 

 치안대! 라고 한다면 로하니아에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었다. 그들이 존재하기에 언제나 로하니아는 안전했고, 로하니아가 만들어지고 난 이후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국 내에서 가장 치안율이 좋다는 평을 받는, 제국 최고의 경찰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엄청난 자금 지원과 훈련, 그리고 좋은 장비까지 갖추어 준군사조직에 맞먹는 힘을 가진 대단한 집단이지만.......

 

 “그건 대장이 이상한 거고요! 헥헥!”

 

 “맞아요! 풀 플레이트를 입고 뛰는 인간이 어디 있냐고요!”

 

 대신 가혹한 노동 혹사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들의 업무량은 정말이지 지옥 같았다. 특히 오늘 같은 축제가 있는 날이라면 더욱 더 그랬으니까.

 

 “불평할 시간 없다고! 순찰 시간까지 앞으로 2시간 남았는데! 민원건수만 15건이 넘잖니!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가장 선두에 서서, 앞장서서 뛰고 있는 이 남자. 어깨에 달린 장식에는 작은 종달새가 그려진 하얀 마크를 달고 있었는데, 이는 치안대의 분대장으로서 음, 대충 경위정도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었다.

 

 “자자! 빨리빨리!”

 

 “아오! 대장! 일처리 대충하면 지부장님이 혼낸다고요!”

 

 그에게 절규하며 뛰어가는 분대원들. 그들의 활약으로 오늘도 로하니아의 범죄율은 바닥을 기는 성과를 내고 있었다.

 

 

 - 로하니아 중앙광장, 치안대 제 1지부 -

 

 

 회의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 어깨에 마크가 부착된 제복을 입고 있었다. 거기다 그들의 모자에 그려져 있는 문양들은 그들의 계급을 상징하는 것으로, 제일 높은 8각형이 그려진 사람이 테이블 맨 위쪽에 앉아있었다. 그 뒤로 6각형과 5각형, 4각형 순으로 앉아있었다.

 

 “자, 그럼 3일차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6각형이 그려진 모자를 쓴 여자가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모두 녹초가 되어 제대로 회의를 집중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신경까지 날카로워진 그들이라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게.......

 

 “흐으... 망할 축제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일이 너무 산더미처럼 많잖아!”

 

 10일 간의 축제, 그리고 그걸 준비하느라 2주 동안 한숨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축제를 즐겁다고 말하고 다니는 때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이 축제를 저주하고 있었다. 한숨도 쉬지 못하고, 2교대로 돌아가며, 또 끝난 축제의 뒤처리도 해야하기 때문에 일이 너무나도 산더미처럼 많았기 때문이었다.

 

 “흥, 푸념은 그만해두라고. 어차피 오늘도 해는 뜨지 않았는가. 자자, 오늘 오전 범죄 집계 어떻게 되었나?”

 

 가장 높은 8각형이 그려진 모자를 쓰고,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 마크를 달고 있는 한 남자가 주변의 다른 대원들(계급이 전부 다 낮으니 뭐 부하들이겠지.)을 보며 말을 했다.

 

 “간단한 민원 1200건, 소매치기 112건, 강도 35건, 살인미수 2건, 살인 0건등입니다. 물론 전부 현장 검거, 그리고 민원 관련된 것들은 타 기관 관계부서연계를 통해 90%완료 상태입니다. 평가에서도 전부 좋음을 받았고요.”

 

 부지부장이자 지부장의 최 측근인, 회의를 진행시킨 아멜롯이 집계된 서류를 나눠주며 열심히 설명을 했다. 그러자 지부장 콜벳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혹시 압력이나 조작은 없었겠지.”

 

 “물론입니다. 만약 강제적으로 했다가는 그분께서 가만히 있지 않으실 거잖습니까.”

 

 ‘그분’이라는 말에 순간 모두들 침을 삼키며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로하니아를 다스리는 영주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시를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리고 이들은 실험차원에서 만든 조직으로 만약 ‘그분’이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실례를 범했을 경우, 전부 어디 론가로 끌려갈지도 모를 것이다.

 

 “그래, 그래. 그럼 됐다. 그럼 다음 거는 현재 순찰도중 수상한 일당들이나 움직임이 없었는가?”

 

 “예! 없었습니다. 서부지구 1번 관할서에서 12번 관할서까지 문제없었습니다.”

 

 서부지구 담당 제1 차보(서부지구 지구장)는 자신 있게 소리를 외치며 말을 했다. 그의 기백을 마음에 든 콜벳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다른 지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보고, 사소한 마찰은 발견했으나, 그 자리에서 해결했다는 보고들이 올라왔다.

 

 이렇게까지 제1지부장이면서 치안대 총괄대장인 콜벳이 부하들에게 대면 보고를 받는 이유는 4개월 전 일어난 엄청난 사건 때문이었다.

 

 “그래. 그럼 다행이군. 그래도 아직 축제가 끝나려면 7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으니, 모두들 열심히! 해주길 바라네!”

 

 “넵! 알겠습니다!”

 

 

 

 각 지구의 지구장들이 나가고, 큰 한숨을 내쉬는 그의 옆에 부지부장 아멜롯이 차를 가져왔다. 콜벳은 차를 잘 마시지 않지만, 아멜롯의 눈을 보면서 그녀가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의 차를 받으며 자리에 앉게 했다. 아멜롯은 그가 차를 받아든 것을 보고는 살포시 미소를 지은 뒤,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했다.

 

 “영주님도 그렇고.... 참.... 그분도 야속하시지..... 조사관까지 파견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 아닌가요.”

 

 “그도 그럴게 그때 일은 각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큰 사건이지 않았나? 전대미문의 세력이 도시를 공격해서, 10만 명이 넘는 도시에 사상자만 3만 명이 넘고 도시가 붕괴될 뻔한 사건. 거기에 녀석들은 고대 병기들까지 투입할 정도 재력도 많고, 대단한 실력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지.”

 

 고대 병기. 아직 해석도 안 끝나있는 위험한 무기들. 자동화 갑주 인형인 골렘이나 생물 병기가 이에 해당되는데, 아무래도 위험한 무기들이니 각 국에서 감시하는 첨단 무기였다.

 

 과거에 제라드 공국에서 만든 거신병(골렘의 일종.)이나 지금도 마운트 왕국을 수호하고 있는 강철 기갑대(입는 골렘)의 경우, 이들 한기의 전력은 기사들이나 전사들 100명을 상대 할 정도로 무시무시할 전력을 가졌었다. 이들이 전쟁에 투입되었을 때, 그 전투의 사상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찍한 참상이 일어났었다.

 

 그렇기에 각국에서는 서로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또 공인된 국제기구인 마법협회에서 고대 병기에 관련된 연구를 일절 금지 시키는 조약이 만들어지면서 각국은 남아있는 병기를 제외한 모든 고대 병기 연구를 금지하는 상황을 만들었었다.

 

 “고대 병기..... 물론 로하니아의 전력으로 상대를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마병단이나 마경대(마법협회에서 만든 독자적인 경비대, 치안대와 협력하여 도시의 치안을 맡고 있다.)가 없으면 일반 병사들로는 한계가 있겠지.”

 

 콜벳은 툴툴대며 차를 마셨다. 경비를 강화하라고 지원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인력에는 한계가 있다. 거기다 감시한다고 보낸 조사관까지 상대해야하니.......

 

 “이래서 행정만 하는 녀석들이 문제라니까. 현지 상황 좀 파악하고 행동하든가. 아오, 진짜!”

 

 그는 언제나 현장에서 뛰어다니고, 지금도 현장에서 뛰어다닐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냥 사무나 보는 행정 문관들을 굉장히 싫어했고, 그의 주변 역시 현장에서 뛰었던 동료들로 가득했다.

 

 “흠... 그 건에 관해서 말입니다. 지금 사람이 없어서........ 크리엔, 그 녀석을.....”

 

 “안 돼! 그 녀석은!”

 

 아멜롯의 제안에 콜벳은 단칼에 거절했다. 그의 인상이 매우 찡그려졌다. 기분이 아주 안 좋다는 이야기다. 가장 오랫동안 그를 봐온 아멜롯도 그 표정을 보며 살짝 뒤로 물러섰다. 아니 그 전에, 확답은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러면 인사 배정에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지니까.

 

 “흐음.... 그러면 누굴 보내야 할까요?”

 

 “코르가를 불러들여. 그 녀석 순찰 돌고 있을 거 아니야.”

 

 “그럼 순찰은.....”

 

 “어차피 다음 순번 크리엔 녀석 차례 아니냐? 그 녀석 순찰 보내. 감시 법구, 두 배로 설치 하라 했으니까 남부지구 순시는 충분하겠지만 말이야.”

 

 그녀의 질문에 콜벳은 고민하지 않고 말을 했다. 이미 그 사안에 대해서 미리 생각을 해둔 것이었다. 아멜롯은 괜히 그에게 질문을 해서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런 생각을 왜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

 

 “자네는 그러고 보니 그런 걸 걱정할 정도로 시간이 많나보군? 그럼 이 서류랑.... 이 서류 마저 결제 하게나.”

 

 “네.... 알겠습니다.”

 

 일 폭탄을 선사해 주는 못된 상사니까 말이다. 결국 그녀는 오늘도 야근 확정. 눈물을 머금은 체, 그녀는 천천히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그녀가 빠져 나가고 홀로 남은 회의실에서는, 머리가 살짝 벗겨진, 나약한 한 인간이 절규하기 시작했다.

 

 “에휴....... 나도 퇴근하고 싶다.... 퇴근 하고 싶다! 이 망할 축제!!!”

 

 17일일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하지만 앞으로 2주는 더 일을 해야 했다. 그의 집에 있는 딸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그의 심정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치안대 일을 수행해야하는 치안대 최고 사령관인데.

 

 “흐으윽.... 미안하다! 샤프릴!”

 

 그러나 그의 절규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바쁘고 바쁜 그런 시간이니까.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리버튼 거리 케일라 약국 -

 

 

 오늘도 정신이 없는 가게, 그리고 그 가게를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인물들이 있었다. 정확히 한명은 끌려 들어오는 것 같아보였지만.

 

 “그런고로! 난 무려 5시간 동안 이 거리를 순찰하게 되었다고!”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남자. 그의 주황머리와 밝은 갈색 눈동자가 눈에 띠었다. 그의 인상은 굉장히 호감형이긴 하지만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도 그럴게 그의 앞에서 대화를 들어주는 사람은,

 

 “그런가요? 그거 완전히 불합리한 처사 아닌가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일을 떠 넘긴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갈색 머리의 미남인, 케일라 약국의 최대 스타 남매인 에노였으니까. 그의 미소를 받은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얼굴을 붉힐 정도라, 그와 자연스럽게 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이 도시에 몇 안 되는 아주 친한 지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하하! 뭐, 동료가 곤란한데 내가 더 도와줘야지! 안 그래? 하하하!”

 

 “실은 그냥 케일라씨 만나고 싶어서 온 거 아닙니까? 크리엔 분대장님?”

 

 그의 옆에 서있는 무 마크에 같은 종달새를 달고 있는 인물, 에노와 달리 조금 짙은 갈색 머리를 가진 인물이 일정한 목소리 톤으로 그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눈살을 찌푸리며 크레이는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닥쳐. 덴커일. 그렇게 말하면 내가 일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냐?”

 

 “실제로도 일하고 있지 않지 않습니까? 지금도 다른 분대원들은 순찰 보내놓고 혼자 여기 농땡이 피우고 있으면서.”

 

 그의 말이 맞았다. 매번 순찰을 돌때면, 다른 대원들은 순찰을 돌리고 그는 여기서 노가리나 까고 있으니 말이다.

 

 “어허! 그렇게 생각해서야! 그러니까 네가 분대장으로 진급하지 못하는 거라고! 이 거리의 명물 케일라 약국과 주변 상점을 지키기에 여기만큼 좋은 곳도 어디 있겠냐?! 정확하게 모든 상점들과 중심인 곳이며, 이 거리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이 바로 여기인데? 그러니까 여기를 지키는 거라고.”

 

 그의 말대로, 여기는 정확히 거리의 중심이었다. 거기다 거리가 일직선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문밖에서 살짝만 보더라도 거리 전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훤히 보이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케일라 약국은 자리를 잘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저기! 저기 보이지? 바로 여기 있으면 거리의 웬만한 사건들을 알아볼 수 있...... 아오 갑자기 일이 또 생기냐! 에노! 금방 갔다 올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다, 그만 한쪽 구석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본 그는 급히 덴커일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뭐, 이런 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어필하기 위해서였지만, 진짜로 일이 터질 줄은 몰랐던 그였기에, 그는 허겁지겁 밖으로 나면서 그대로 아이를 향해 가다 발이 꼬여 넘어지고 말았다.

 

 “참..... 저 양반도 대단하네. 케일라씨? 그래서 언제 받아주실 건가요?”

 

 그 모습이 기특한지 단골손님들은 매번 케일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흔들릴 케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들을 보며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러기에는 저분이 아까운 걸요. 거기다 저는 부양해야할 가족도 있으니까. 아직은 결혼 할 마음이 없어요.”

 

 “하하하, 역시 그런 건가? 자네도 참 대단해.”

 

 이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케일과 에노의 설정은 공국에서 핍박받다가 도망쳐온 상인 남매로, 공국에서부터 도망쳐오면서 거의 빈털터리 신세였으나, 작은 좌판에서부터 시작해 자수성가를 이룬 억척스러운 상인이라는 설정. 그런 설정에 맞게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매의 모습은 모두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케일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 아니, 것보다 워낙 그녀가 미인이다보니, 그녀 특유의 머리칼과 눈매는 모두를 사로잡는 비장무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미소를 한번 지어주면 앞에 있는 남자들은 웬만해서는 정신을 못 차리니까.

 

 “그럼 아직 제 차례가 있다는 얘기네요?”

 

 “어허! 아직 네 차례가 아니라니까?!”

 

 아, 언제나 이렇게 되는 건가? 케일을 두고 모두들 자신들의 매력을 드러내기 위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자들은 혀를 끌끌 차며 그들을 그들끼리 말을 주고받았다.

 

 “으이구. 멍청한 사람들이라니까. 에노씨처럼 친절하고 얌전하면 얼마나 좋아?”

 

 “맞아. 맞아. 저러니 연애 한번 못하지.”

 

 뭐, 이렇게 얘기는 해도 손님들끼리 싸우는 일은 없다. 매일 있는 일상이라 남매는 그저 웃으며 넘긴다. 사람들도 그런 남매의 모습에 다들 웃는다. 그 웃는 모습에 모두들 싸우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모두 평화로우니 웃을 수 있는 것이다.

 

 “헥헥! 일 끝마치고 왔습니다!”

 

 “일 끝 마쳤다뇨. 아직 순찰 도셔야 하지 않습니까?”

 

 크리엔과 덴커일 역시 매번 이런 식으로 투닥 거리고 있지만, 너무나 평화로운 거리에 다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것에 기뻐했다. 그만큼 로하니아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런고로 오늘 축제이기도 하니 제가 한턱 쏘겠습니.....”

 

 “대장. 오늘 야근해야지.”

 

 “힝......”

 

 크리엔은 무정한 덴커일의 말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맞다. 축제기간의 치안대에게 퇴근이란 없지...... 크리엔은 덴커일을 마치 슬픈 눈망울을 한 강아지처럼 바라보았다. 그러자 덴커일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대신, 오늘 야간 순찰조 겸 남부 지구 제 3파출소에 파견이 있습니다.”

 

 쳇, 늦게 알려주려고 했는데. 라고 얼굴에 적혀있는 그의 얼굴을 보며 에노와 케일은 그저 웃기만 했다. 뭐, 그걸 알지 못하는 크리엔은 곧장 배시시 웃으며 케일에게 말을 걸었다.

 

 “예! 그럼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라도 하시겠습니까?”

 

 “아....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죄송해요.”

 

 “이봐! 오늘 케일라한테 중요한 날이잖아. 오늘 부모님이나 챙겨드리라고, 안 그래?”

 

 끈덕지게 붙으려고 하는 그를 보며 케일과 가장 친하며, 그들이 점심에 자주 찾는 가게의 주인 람프가 한마디를 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에 큰 키와 한껏 멋들인 빵모자, 그리고 여느 동네 아저씨와 같은 그의 모습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매번 케일이 곤란해 할 때면 그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이었다. 왜 도와 주냐고 묻는다면,

 

 ‘내 조카랑 닮았으니까?’

 

 라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였다. 조카랑 닮았다고 말을 하지만, 그의 모습을 보면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의 말을 확인하려면 분명 그 조카라는 사람이 와야겠지.

 

 뭐, 어쨌든 이 남자가 등장한 시점에서는 모든 다른 손님들은 케일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렇게 케일은 그의 끈질긴 구애에서 빠져나와 장사를 마칠 수 있었다.

 

 “후아! 오늘 장사도 끝!”

 

 케일이 장부를 정리하고 가방 속에 챙겨두었다. 에노는 마지막 청소를 마치고 가게 진열 선반들의 케이스를 닫아두었다. 횅한 가게 안을 보며 에노와 케일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장사 할 물건도 없는데......”

 

 “그러게. 집에 예비로 나둔 것들도 앞으로 2일은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네.”

 

 언제나 가게가 잘 되긴 했지만, 8년간 장사를 하면서 이렇게 호황인 적은 처음이었다. 이 기세면 작년에 비해 무려 4배, 대략 10만 카운티를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만 카운티만 있어도 아무것도 안하고 5달은 놀고먹을 수 있는데, 그의 열배라니.

 

 아, 참고로 1카운티의 시세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감자나 식빵의 가격정도. 대략 30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니까, 10만 카운티면 3어.......

 

 “에노? 또 혼잣말 한다. 너 그렇게 멍하니 서 있으면 두고 간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뒤쪽에서 허리에 손을 집고 열쇠를 돌리고 있는 케일의 모습이 보였다. 진짜 안가면 그대로 문을 잠글 기세로, 케일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노는 그런 그녀를 보고 헐레벌떡 가게를 나서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가 나오고, 케일은 천천히 가게 문을 잠근다. 시끌벅적한 거리와 달리 조용한 가게 안. 대비되는 두 모습을 바라보며 케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에 에노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흥. 빨리 가자고 한 사람은 어디 갔나?”

 

 “시끄러워. 오늘 저녁 뭐, 먹을지나 생각해두라고.”

 

 “어제 먹었던 통닭이 너무 강렬해서 아무 생각도 없는데........ 흐음.... 그냥 집에 있는 거 대충 해먹을까?”

 

 “그래, 그러자. 지금 솔직히 먹을 것보다 쉬고 싶은 기분뿐이니까.”

 

 두 남매는 거리를 걸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중간에 에노가 알아차리지도 못한 그 틈새를 노려 케일이 먹을 것들을 잔뜩 사버리긴 했지만, 항상 그래왔으니 상관은 없었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둘은 그렇게 거리를 걸어갔다.

 

 ‘...... 나.... 나는......’

 

 그런 행복한 남매의 뒤에서 슬픈 눈을 한 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들과 멀리 떨어져서, 그들을 마치 감시하고 있는 것 같은 그녀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 케일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 하얀 로브를 푹 눌러쓴 채 사람들 사이로 푹 들어가 버렸다.

 

 ‘흐음. 기분 탓인가?’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었던 것 같았지만, 케일은 다시 고개를 돌려 에노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찜찜하긴 해도 해가 되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지금 당장은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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