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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8. 이제 네 차례로구나
작성일 : 19-09-11 18:39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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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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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조용조용한 가운데, 유달리 특징적인 소음이 들려오는 곳이 있었다. 사랑채 뒤편에 위치한 안채. 앞장서 걷던 이상환의 발걸음이 멎은 바로 그곳이었다.

 

  “들어가지.”

 

  히죽거리며 방문을 여는 그를 따라 여옥과 이안이 차례로 들어섰다.

 

  ‘이자들인가…….’

 

  방 안에는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네 명의 중년인들이 원탁의 술상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오는가! 기다린다고 목 빠지는 줄 알았네 그려!”

 

  “아니 근데…… 달랑 둘? 거기다 저 이는…… 이 기방의 수기지 않는가?”

 

  “허참, 미화를 데려온다더니…….”

 

  중년인들의 말은 그 이상 이어지지 않았으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슨 다 늙어빠진 기녀를…….

 

  ‘정말이지 천박해 못 들어주겠군.’

 

  이안은 소리죽여 냉소했다.

 

  ‘여옥’은 수많은 기방들 중에서도 꽤나 고급의 층위에 속했다. 중인이나 일반 백성들을 상대하는 민간기방은 말할 것도 없이, 양반들을 주 고객층으로 운영하는 관영(官營)기방들 중에서도 등급이 높은 쪽이었다.

 

  기방의 등급은 기방의 ‘주력상품’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여옥’의 경쟁력은 그 이름 그대로 ‘여옥’, 그녀 자체였다. 과거 옥 같은 음색과 음률에 대한 조예, 뛰어난 노래솜씨로 궁궐에까지 차출되었던 그녀의 ‘경쟁력’은 아직까지도 고관대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옥의 ‘주력’이 행차했음에도 마땅찮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스스로의 처신을 깎아먹는 것과 동시에 얕은 교양수준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없다.

 

  ‘방주의 노래에 관심도 없으면서 대체 여긴 뭣 하러 온 거야?’

 

  이안은 무심결에 고개를 돌려 여옥의 기색을 살폈으나 별다른 불쾌함을 읽어내진 못했다.

 

  ‘하긴 그런 것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으시겠지.’

 

  애당초 여옥의 얼굴은 이미 살 떨리는 긴장감으로 빽빽한 상태였기에, 한낱 불쾌함 따위가 발들일 공간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살짝…… 무서울 정도?’

 

  그러거나 말거나, 이 천박한 무리들은 여전히 자기보다 30세쯤 어린 소녀들이 동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지간히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이 서리!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거였나, 자네?”

 

  “아니, 그래서 애초에 화정(花亭)이나 차월(此月)을 가자니까!”

 

  어딜 가든 재(才)와 색(色)을 겸비한 이가 으뜸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하나 그것이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기에, 대개 기방마다 주력으로 삼는 기녀의 특색에 따라 기방의 특색이 나뉘기 마련이다.

 

  기녀의 특색은 크게 ‘문(文:글)’, ‘악(樂:음악)’, ‘무(舞:춤)’로 구성된 삼기(三技:세 가지 재주)와 ‘일색(一色:하나의 색. 미인)’으로 분류되곤 하는데, 화정과 차월은 특히나 일색으로 유명한 기방이었다.

 

  “너무 그러지들 말라고, 이곳 수기는 고관대작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기생일세. 가히 옥과 같은 목소리를 지녔다 해서 그 이름도 여옥이 아니던가? 그녀의 소리 역시 굉장히 듣기 힘든 것이라네.”

 

  “아니, 지금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리고 자네들도 보시다시피, 여기 한 명 더 있지 않은가.”

 

  이상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이안을 향해 쏠렸다.

 

  “호오, 그럼 저기 전모를 쓴 여인은…….”

 

  “맞네, 미화일세.”

 

  그의 대답에 모두의 얼굴이 삽시간에 환해졌다. 그러곤,

 

  “한 명뿐이라 아쉽긴 해도 뭐…….”

 

  “그래, 그래. 수기도 미화도 일단 앉지들 그래.”

 

  “아니, 근데 왜 전모를 쓰고 있는가?”

 

  “어서 벗지 않고? 얼굴이나 한 번 내어보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한 마디씩 내뱉는 것이었다. 이안으로선 물살에 휩쓸리듯 들이 닥쳐오는 이 중년의 욕망들이 심히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쉬지도 않고 떠들어대는구나.’

 

  여옥 쪽을 돌아보니, 그녀는 마치 몸살이 난 것 마냥 몸을 덜덜 떨어대고 있었다.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이 필시 자신을 의식한 것이리라.

 

  ‘후훗, 내가 저들의 목이라도 칠 것이라 생각한 걸까?’

 

  그러나 이안은 그저 흥미진진할 뿐이었다. 어쨌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가 아니던가. 기녀변장을 한 채 양반들의 술자리에 들다니.

 

  ‘기묘한 밤이로구나.’

 

  이안이 그러고 홀로 피식거리고 있을 즈음, 이상환이 불쑥 잔을 치켜들었다.

 

  “자자, 담소는 조금 뒤 이어가도록 하고 일단 술부터 한 잔씩들…….”

 

  그때였다.

 

  “그럼 한 곡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옥이 대뜸 방 한 구석에 세워져있던 거문고를 집어 들더니, 술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털썩 주저앉는 것이었다. 어둑하니 불빛이 거의 스며들지 않는 위치였다.

 

  그녀는 이어 이안에게 오라 손짓했다.

 

  “내 먼저 할 터이니, 여기 앉아 다음 곡을 생각해두고 있거라.”

 

  “아…… 예, 방주님.”

 

  말을 마친 여옥이 쉴 틈도 없이 곧장 금을 타려하자, 이상환이 이를 제지했다.

 

  “허허, 뭐가 그리 급하다고…….”

 

  “저희 기방은 주(酒:술)와 악(樂)을 즐기는 곳이옵니다. 먼저 흥(興)을 돋아야 이를 따라 취(醉)가 오르지 않겠습니까?”

 

  “허허, 그렇다하더라도 아직 순배를 돌리기도 전이거늘…… 더더군다나 다른 누구도 아닌 수기의 곡을 어찌…….”

 

  “주도(酒道)에 음률이 빠질 수가 있나요. 잔들 부딪치고 있으시지요.”

 

  그러곤 곧장 금현(琴絃)에 손을 올려놓는 여옥의 모습에, 이상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잔을 높이 치켜들었다.

 

  “오늘 한 번 신명나게 놀아보자고!”

 

  이어 여옥의 창(唱)이 시작되었다.

 

  띠링-.

 

 

  매화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옛 피었던 가지마다 피염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하 분분(芬芬)하니 필지말지 하다마는

  북경사신 역관(譯官)들아 당사실을 붙임을 하자

  맺세 맺세 그물을 맺세 오색당사(五色唐絲)로 그물을 맺세

  치세 치세 그물을 치세 부벽루하에 그물을 치세

  걸리소서 걸리소서 정든 사랑만 걸리소서

 

 

  “크, 좋구나!”

 

  “가히 훌륭한 매화가(梅花歌)로다!”

 

  “여옥이란 이름이 과연 허명이 아니었구먼!”

 

  곡이 끝나자마자 다들 앞 다투어 한 마디씩을 보탰다. 이상환 역시 조금 전의 신경전도 잊은 채 그녀의 음색을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육촌 형님께서 그리 추천하시기에 한 번 들어보겠다고는 했지만 정녕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그려! 궁내 연회에도 여러 번 참석했었다고?”

 

  “그저 옛 일일 뿐입니다.”

 

  “허허, 과연, 과연!”

 

  이안 역시도 여옥의 실력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음은 풍부했고, 목소리는 아름다웠으며, 연주는 탁월했다. 또한 그 모든 것이 조화로웠다.

 

  ‘먼저 부를 것을 자청하셨던 건 혹, 나와의 수준격차를 보이기 위함이셨던 건가? 금방 쫓겨날 수 있도록?’

 

  과연 일리 있는 추론이었다.

 

  그즈음 현을 정돈한 여옥이 이안을 돌아보며 물었다.

 

  “이제 네 차례로구나. 무얼 불러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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