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종선
“그러니깐 네가 그 화가를 죽이고 그림을 숨겨놨는데 그 그림이 사라졌다는 거지?
현재 그림은 개당 300억에 팔리고 있고?”
“어.. 작가의 시체도 없어졌어”
“너 확실히 죽었는지 확인했어? 알고 보니 작가 살아서 도망친 거 아니야?”
“분명 죽었어. 살았을 리 없어. 그건 확실해”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근데 어쩌다가 죽였어? 넌 가서 물건만 훔치면 되는 거였잖아”
“침실 말고는 돈이 없었어. 그래서 조용히 들어가서 훔치려 했는데 집안에 들어갔을 때 재혁이놈한테 전화가 와서 화가가 깼어”
“뭐? 재혁이한테?”
“응”
“내가 너를 따라 산에 올라갔다가 네가 집에 들어가는 걸 보고 나올 때 재혁이 나한테도 전화를 했었는데”
“너한테도? 왜?”
“모르겠어 나한테 전화 와 서.. 아마 네가 집에 들어갔는지 물어봤었을 거야.. 그래서 내가 안에 사람 있다고 너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근데 전화했다고? 하필 그 타이밍에?”
...재혁이에게 뭔가 있다.
하중이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중아 아마.. 내 생각엔.. 재혁이 그놈도 우릴 따라왔었어”
“뭐?”
“아마 산에까지 같이 올라가서 상황을 지켜봤던 것 같아.”
“개가 왜?”
“그 새끼의 목적은 네가 돈을 훔쳐 나오는 게 아니었던 게 아닐까?”
“그러면?”
“둘 중 하나야 너를 살인범으로 만들던가.. 아니면 그 화가를 죽이려 했던가..”
“개가 그 화가를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 개도 돈이 필요했나?”
“아냐.. 만약 돈이 필요했다면 돈을 훔치고 온 너를 죽였을 거야”
“그러면 대체 뭐야 씨발..개가 왜 나를 살인범으로 만들려 했다는 거야?!”
...
정말 재혁이가 하중이를 살인 밤으로 만들려 했을까..?
아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 재혁이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하중이를 이용할 필요는 없었을 거고...
“하중아 집안에 있을 때, 또 다른 특이한 거 없었어?”
“누군가 그 사람을 돌봐주고 있었어..”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내 추측일 뿐이야. 하지만 집안에 인스턴트식품들이 박스로 있었는데,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그 화가가 사용할 차나 다른 이동 수단은 보이지 않았어.”
“식료품 배달을 시킨 게 아닐까?”
“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워낙 오지라서 배달도 안 올 거고, 집에서 다른 사람과 연락할 방법도 없어 보였어.”
“핸드폰도 없었어?”
“핸드폰은 있었지.. 근데 전원이 안 들어왔고 엄청 오래된 기종이었어”
“뭐야.. 다른 사람과 연락도 못하고.. 그 산속에 혼자서? 정말 감옥이잖아"
하중이는 머리가 아픈 듯 인상을 쓰며 말이 없다.
지금 하중이가 말한 게 사실이라면 화가는 그곳에 자의로 살았던 게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에 의해... 잡혀있었던 거다.
그 자는 화가에게 식료품을 공급하고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이다.
하지만 무명화가에게 왜?
그 자는 화가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그리고 재혁이는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