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종선
요즘 일도 그만두고 하루하루 게임만 하면서 보내고 있다.
주위에 사람은 이미 떠난 지 오래다.
옛 친구들은 연락 안 되고, 그저 따분한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눈을 뜨니 저녁 8시가 다 돼간다.
밥을 먹기 위해 밥솥을 여니 오래된 밥이 쉬어 강한 악취를 풍긴다.
난 급하게 밥솥을 닫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운다.
좀 있으면 월세도 내야하고 밀린 핸드폰 요금도 내야 한다.
어디 돈 나올 구멍 없나 고민하다가 벨이 울린다.
“누구세요?”
자신을 택배기사라고 소개하고 옆집에 택배가 왔는데 우리 집에 맡아달라고 한다.
옆집이라면 이쁜 여대생이 살고 있는 집인데..
“아 됐어요 옆집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데”
“잠시만 열어주세요”
난 혹시 그 대학생이 보낸 메시지인가 생각하며 웃으며 문을 열기 위해 다가갔다.
문을 열기 직전 뭔가 알 수 없는 소름이 돋았지만 신경 쓰지 않으며 문을 열었다.
택배기사의 얼굴을 봤는데 누군지 알아보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하중이다.
난 급하게 문을 닫으려 했지만 놈은 문을 강제로 열며 날 안으로 밀어 넣고 집에 들어왔다.
"뭐.. 뭐야... 네가 갑자기 어떻게..”
"오랜만이다 친구야. 그 사건 이후로는 처음이지?”
“여기는 왜 온 거야!”
하중이는 손에 든 도끼를 흔들면서 말했다.
“왜 왔기는 옛 친구랑 같이 옛 얘기 좀 하려고 왔지”
“설마 그때 돈 때문에 그래? 내가 미안해 다 설명할게.”
“아니.. 그림 어디 갔어?”
그림? 무슨 그림 말하는 거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말이 안 통하네.. 좀 맞고 시작하자 우리”
놈은 도끼를 옆에 던지고 가까이 다가와서 날 때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잠깐만..!”
난 팔로 얼굴을 방어하면서 급하게 외쳤지만 놈은 무시하고 쓰러진 나를 발로 밟기 시작했다.
“잠깐만 내 말 좀 들어봐!”
“이제 기억났어?”
“뭔가 오해가 있어..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난... 난.. 그저 너의 그 삼백만 원을 가져간 것 밖에 없단 말이야!”
“뭐? 아직 기억이 안 나나 보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잠깐만 좀 기다려봐! 내가 다 설명해줄게!”
난 놈을 진정시키며 그때 그 일에 대해 차분히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놈은 날 쳐다보며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뗐다.
“그러니깐.. 넌 그림의 행방과 그 작가의 행방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거지?”
“응.. 도대체 무슨 그림을 말하는지도 모르겠어..”
“하 씨발 네가 아니면 도대체 누구야..”
“이거에 대해 알 고 있는 사람은 너, 나 그리고 걔밖에 없잖아..”
하중이는 머리를 잡으며 말했다.
“누구? 재혁이? 그때 걔는 오지도 않았잖아”
“그렇긴 해도 확인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난 정말 아니란 말이야..”
“넌 정말 아니라는 거지? 만약 지금 거짓말하는 거면 나 너 어떻게 할지도 몰라?”
“아니야!”
“하.. 그럼 너 재혁이랑 요즘 연락되냐?”
“아니.. 나도 그때 이후로 연락 끊겼지..”
하중이는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기 시작한다.
“근데 하중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나한테 말해 줄 수 없어?”
“뭐? 네가 왜?”
“아니 내가 도움이 될까 해서.. 그때 미안한 것도 있고.. 나도 엄청 후회했거든”
놈이 이 정도로 흥분해 찾아다니는 걸 보니 뭔가 엄청난 것이 분명했다.
하중이는 고민에 빠진 듯 나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래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당분간 이 집도 좀 써야겠고”
“20프로”
“뭐?”
“내가 그때 말했잖아. 나도 고생하는데 내 몫이 없어서 그랬다고.. 이번엔 안 그럴 테니 수익의 20프로를 줘”
“.... 그래 잘 들어”
난 얘기를 듣고 결심했다. 놈을 도와 그림을 챙긴 뒤 놈을 죽여 전부 챙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