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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언제나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당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 변하는 갈대 같은 미래보다 과거가 튼튼하면 미래도 튼튼하다고 생각하여 이 능력을 드립니다.
부디 악용은 하지 말아 주세요.

 
『4』언제까지
작성일 : 19-01-01 02:13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7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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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했잖아... 왜 안 지키는 거야. 오빠 이런 사람이었어?"

 

  1교시 국어가 유야무야로 끝나고, 나와 효민은 다시 국어 선생님의 요청으로 도서관에 불리게 되었다.

  유야무야로 끝난 국어시간은 효민과 소민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땡땡이라던가 엎어져 자는 게 아니라 그저 발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수업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이다.

  그로 인해 국어 선생님도 도중에 포기하고 진도를 내일로 미뤘다고 한다.

  방관자 같은 입장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착각이 아니다, 실제로 방관자가 맞다. 아니 오히려 방관조차 하지 않은, 엎어져 잔 학생이 나니까 말이다.

  1교시가 끝나고 도서관의 정리를 부탁받을 즈음 효민에게 수업이 미뤄졌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말을 들었다. 매우 차가운 그녀의 말투는 내가 그녀의 눈을 마주칠 수 없게 만들었다.

 

  "미안해...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 난... 소민이라는 여자애와 친해질 수 없어."

 

  나름대로 진심의 눈을 효민에게 보여주며 말하자 효민은 팔짱을 끼고 내 말을 수용해줬다.

 

  "하... 이유라도 들어볼게."

  "소민이 보다 네가 더 좋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효민은 있는 힘껏 내 명치에 주먹을 내질렀고, 도서관을 울리는 비명 소리가 내 목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사이에 효민은 도서관을 떠났고, 결국 도서관 정리는 나 혼자서 끝내게 되었다.

 

  도서관 정리가 끝나고 교실 안.

  2교시 종이 치고, 모두는 자리에 앉아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도망가면 어쩌자는 거야. 너 때문에 정리 혼자서 하게 됐잖아!"

  "..."

  "야. 노효민."

  "..."

 

  내 존재를 잊은 건지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건지, 내 말을 듣지 못했던 건가 귀가 자동으로 닫히는 건가, 어찌 되었든 난 지금 효민에게 제대로 무시당하고 있다.

  바로 옆자리인데도 불구하고, 효민은 그저 정면만 응시하며 옆에서 쫑알대는 내 말을 보기 좋게 무시하니, 난 포기하고 효민에서 교과서로 시선을 옮겼다.

  교과서를 보니 모르는 내용이 산더미, 내가 어찌 이지경까지 오게 되었는가 묻는다면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상처가 많은 과거를 어떻게 잊을 수 있으려나, 내일이 오지 않는 이 이상한 현상.

  이 현상으로 난 뭘 얻을 수 있으면 어떠한 이득이 있을까, 아니면 어떤 목적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차라리 상처가 넘쳐나는 과거의 기억을 모조리 잊는 게 더욱 좋다고 생각하는데-

  상처가 넘쳐나는 과거의 기억이라, 지금 이상한 현상을 겪고 있는 나에게- 그런 말은 뭔가 불행하다고 느껴진다.

  앞서 말했듯이 난 언제나 후회뿐이며 기쁨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후회뿐인 과거, 당황하고 방황하고 있는 현재, 두려운 미래.

  현재 나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 중 소민이가 나와 친해지고 싶다던 일로 예를 들어보자.

  난 소민이의 요청을 거절했고, 난 그 거절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은 과거가 되었다.

  하지만 만약 오늘이 또 반복된다면- 난 겪었던 과거가 앞으로 일어날 미래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 미래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회를 면회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저 멀리 날려버릴 것이리라. 그 이유는 방금 전 내가 했던 언행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실수가 아니라 나 스스로 날려버렸다.

  인정할 수 없었다- 내가 행복해지는 게, 상처받지 않는 게, 기쁨을 느끼는 게, 인정할 수 없었으며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면서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난 과거와 똑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이 현상을 나에게 선물로 줬다고 가정한다면, 그리고 이 선물을 이용해 행복과 기쁨을 느껴야만 내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그런 꿈같은 얘기- 있을 리가 없잖아."

 

  난 혼자 중얼거리며 자포자기하고 희망을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 꿈같은 얘기, 난 잘 모르겠지만 들어줄게. 아니 오빠는 기부를 좋아하지 않는 더러운 성격이었지? 그럼 거래를 하자. 오빠가 싫어하는 더러운 사회처럼 말이야. 아아~ 이렇게 보니까 오빠는 정말 모순적인 사람인 것 같네."

 

  학교 안에서 나와 효민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안 그래도 소근소근 말하고 있는 효민이 오빠라는 단어를 거의 안 들리다시피 말했다.

  이럴 바에는 오빠를 붙이지 않는 것을 권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는 효민의 모습이 왠지 기특해서 딴죽 걸지 않기로 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째서인지 영문을 알 수 없게 화를 내고 있는 효민이 조금 의아할 뿐이다.

  나를 사회 안에 들어간 사람처럼 빗대는 것은, 내 가족을 건드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효민은 나에게 싸움을 걸고 있는 것이다.

 

  "어이, 너 나한테 왜 화난 거야? 그리고 내가 이 사회의 절차를 따를까보냐. 그냥 들려주지."

 

  효민이 말을 이었지만 수업 종이 치는 것과 동시에 앞에 있던 선생님의 끝마디와, 벌써부터 움직이려는 학생들의 의자 끄는 소리로 인해 효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저기, 뭐라고? 못 들었는데..."

  "하... 다음 교시에 말할게."

 

  효민의 말이 끝나자마자 많은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난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게 학교의 유명인... 이게 내 동생이라는 게 믿지가 않구나."

 

  그렇게 효민은 아이들과 함께 교실 밖으로 이동했고, 조용해진 교실 안에서 난 혼자 고독을 즐기며 잠을 취했다.

 

  "야~ 귀재야. 옷 갈아입어야지! 빨리 가자!"

 

  잠을 취하고 싶었다. 하지만 건우라는 녀석 때문에 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탈의실까지 끌려가야만 했다.

 

  "야 건우야. 넌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어떡할래? 그 사람이 엄청난 미인에 유명한 사람이야.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넌 친하게 지낼 수 있어?"

 

  탈의실 안에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우리는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조용한 장소인 만큼 진지한 내용의 담화를 나누기 좋다고 생각하여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음... 글쎄다. 난 무조건 친해질 것 같아, 그 사람이 나쁜 천성을 지니고 있지만 않다면 말이야."

  "만약, 무언가의 이유로 친해지지 못했다고 하면. 그래서 그 사람이 상처받았다고 하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무조건! 내가 먼저 말을 걸어서라도 친해질 거야! 만약 상처받았다고 한다면, 그리고 내가 도망친다면, 난 그 사람에게 상처밖에 줄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리는 거잖아. 치료해줄 수 없다고 해도, 그 사람을 위해서 노력을 했다는 모습 정도는 보여줄 수 있다는 인간이, 그런 인간이 되고 싶어."

 

  건우는 내 눈을 바라보더니 씩 웃으며 내 등을 세게 후려쳤다.

  화장실은 내 등에서 나는 짝 소리와 내 비명으로 가득 찼고, 이윽고 터져 나오는 건우의 웃음소리가 화장실의 나머지를 메꿨다.

 

  "하하하! 귀재야, 적어도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 줘. 넌 스스로 나쁜 천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아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잖아?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비판하는 것도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것도 전부 무언가 개선하고 싶어서지? 난 그런 네 성격에 반했어. 내가 친구를 만들지 않으려는 친구의 친구라니, 좀 웃기지 않아? 소문은 들었으니 잘 해봐. 응원할게!"

 

  그렇게 혼자 나가버린 건우, 오히려 이것은 배려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난 깊게 생각에 잠겼다.

 

  "아아~! 이제 몰라! 애초에 학교에서 제일 유명인에게 상담을 받는 게 아니었어! 하나도 도움이 안 되잖아! 하... 진짜 도움이 안 되잖아..."

 

  잠기려고 했지만 역시 아무런 해답이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허공을 향해 소리만 질렀다.

 

  건우도 효민과 소민과 같이 학교에서 유명한 학생 중 한 명이다.

  내 지인 중에는 왜 이리 유명한 사람이 많은가 의심스러울 때가 되었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노귀재라는 인간이 어찌 대응할 수 없는 힘.

  불가항력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할 수 있겠다.

  난 몇 백분의 확률로 쌍둥이가 되었으며 몇 억 분의 확률로 내 동생 효민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계산할 수 없는 확률로 소민이가 나에게 친해지자는 요청을 받았고, 난 그 요청을 계산할 수 없는 확률로 거절했다.

  게다가 거의 100%의 확률로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다.

 

  각설하고, 난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비록 나와 입장이 다른 학교의 유명인에게 충고를 들었지만 전혀 공감되지 않는 말도 아니다.

  내가 스스로 소민에게 다가가 사과를 한 뒤 친해질 수 있을까, 애초에 사과하는 시점에서 인간의 관계가 되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는 나지만- 되돌아왔으면 하고 바라는 나이기도 하다.

  관계가 틀어짐으로써 오해가 생기고 마찰이 생긴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바로 타협과 사과, 양보와 배려.

  그것으로 사건을 끝냈다고 치자, 그렇다고 과거에 저질렀던 일을 완벽하게 청산할 수 있을까?

  망각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없는 인간 주제에?

  막상 관계가 회복되었더라고 한들 민감한 누군가라면 한 번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저렇게 생각하는 게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웃기지 마, 그건 그냥 도망치는 거야.

  결론부터 말하지- 상처를 준 시점에서, 상처를 받은 시점에서 이미 그 관계는 끝난 거야. 마음의 한 부분에 생긴 흠집은 사라지지 않아.

  넌 그 흠집을 봤고, 그 흠집으로 인해서 괴로워하는 상대를 봐서- 넌 그 상대에게 사과를 한 거라고 생각한다.

  사과로 사라질 흠집이 아니지만 널 생각해서 사과라는 응어리를 받아주는 사람도 있고, 흠집은 없어졌지만 기억이 남아 있는 사람이 있어.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방금의 생각을 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용서한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며 다물고 상황만 지켜보는 것은 규탄할 것이다.

  무엇보다 생각이 들지 않아야 한다.

  마음에 흠집이 있는 사람들이 당사자에게 사과를 받고 관계만 회복되었을 때, 아직 흠집은 치유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흠집은 상처를 준 당사자라면 너무나도 눈에 띄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 흠집만이 눈에 들어올 것이니까.

  그래서 흠집을 낸 당사자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치유가 되지 않는다면 회복된 관계로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사랑을 퍼부어 주어 흠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니 마음을 완전히 내가 준 사랑으로 덮을 정도로 많이 퍼부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곁을 떠나는 것이다.

  뭐 내가 이런 말을 해봤자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애초에- 내가 내 주장을 실천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누군가를 상처 줬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처를 무시하고, 다물고 방관하며, 사랑은 눈 씻고 찾아봐도 준 흔적이 없고, 무엇보다 같이 살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귀재 너한테는 내가 필요하다는 거야. 방금 전 이론, 완전히 틀렸어."

 

  언제부터인가 건우는 내 눈앞에 있었다.

 

  "뭐야, 너 어디서 나타난 거야? 그보다 이론이라니? 뭘 들은 거야?"

  "아까부터 여기에 있었어, 그리고 너 깊게 생각하고 있으면 중얼거리면서 생각하는 내용 전부 떠벌리잖아. 게다가 주변에 누가 있는지 감지도 못하고."

 

  내가 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잠시 피하자 건우가 이야기를 이었다.

 

  "사람은 사람을 상처 줄 수밖에 없어.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너무나도 큰 상처가 아니라면 스스로 치유할 수 있지. 상처를 치료해주고 곁을 떠나는 건 오히려 네가 말한 도망이 아닐까? 네가 자취를 감춰서 그 사람이 또 상처를 받으면 어떡해."

  "내가 사라져서 상처받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건우는 내 까칠한 발언에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

 

  "여기 있잖아, 그리고 네가 말한 것처럼 사랑을 듬뿍 준 다음에 떠난다면 누구든지 슬플 거라고 생각해. 상처를 잊을 만큼 사랑을 준 사람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진다면, 분명 그 사람이 제대로 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그러네... 완전히 틀린 이론이자 해결책이었네..."

  "그러고 보니, 네가 어찌어찌해서 소민이랑 친해지면 내가 없는 친구를 가지게 되는 거야."

 

  내가 말문이 막힌 탓에 화장실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지만 정신을 차리자 내가 놀라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뭐?! 건우 너 소민이랑 잘 놀던데?!"

  "그건 소민이가 나랑 놀아준 셈이야. 나와 김소민, 생각해보면 둘 중 어느 누군가가 친해지자고 말한 적은 없어. 소문으로 듣자 하니 소민이라는 아이가 처음으로 친해지자고 했던 사람이 귀재 너라는데? 하하하! 그리고 소문으로 듣자 하니 넌 그 기회를 날려먹었다더라."

  "싸움 거는 거냐?! 그건 이유가 있어서야!"

 

  내가 화장실의 문을 열고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건우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이유가 있든 없든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게 귀재 네 성격인 건 잘 아니까 믿을게. 그나저나 친구 신청을 두 번이나 거절하다니, 넌 정말 신기한 녀석이야. 잠깐?! 혼자 가도 되겠어?"

  "내가 어린애냐?! 원래 혼자가 익숙해. 그리고 학교의 유명인에게 친구에 대한 문제 따위 듣고 싶지 않다."

  "어이 귀재... 너도 학교의 유명인이야. 소민이의 친구 신청을 거절했다고 소문이 쫙 깔렸어. 이번에는 동성이 아니라 이성의 친구 신청이라고? 제대로 마무리 짓지 않으면 안 좋은 소문이 퍼질지도 몰라."

 

  난 건우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대충 대답하고 화장실을 벗어나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작스럽게 전개돼서 미안하지만 지금은 학교가 끝나고 나와 효민이 함께 귀가 중이다.

  원래라면 각자 귀가해야 하지만 현재 작전상, 거래상으로 거래처 비슷한 관계이기 때문에 어느 곳으로 동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건우의 말을 듣고 소민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소민은 날 완전히 경계하기 시작해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모~ 여기 행신 세트 두 개 주세요!"

 

  큰 소리로 주문하는 효민, 현재 여기는 행신 떡볶이집이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흘러가냐 묻는다면.

 

  이건 내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교실로 돌아온 후, 다음 교시를 준비하는 시간에 효민과 했던 대화이다.

 

  "오늘 방과 후 계획 있어?"

  "아니. 효민아, 집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폐인에게 그런 말은 대미지가 크다고."

  "어쩌라고, 오늘 나랑 같이 떡볶이집 좀 가자. 중요한 얘기가 있어. 꼭 들어야 돼. 거부권은 없으니까 그런 줄 알아."

 

  그럴 거면 왜 계획 있냐고 물어봤는지 의문이지만 효민만의 애교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고, 그렇게 우리는 행신 떡볶이집에서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준비라고 해도 사실 오면서 효민이 말하길 그저 이 떡볶이집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는데 이 근처는 불량아들이 많아 나중에 소민이와 올 수 있을지 사전 조사라고 한다.

 

  "우와~ 이건 찍어야 돼!"

 

  음식이 나오는 타이밍과 동시에 셔터를 울리는 효민.

 

  "이거 올리면 인기 더 많아지겠다! 가게 안에 퍼지는 매콤한 떡볶이 향기에, 냄새만 맡아도 담백한 맛이 연상되는 순대, 옛날식 인테리어가 만들어내는 고요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

  "확실히 그러네. 이런 곳에서 효민이와 첫 데이트라니, 남자친구 입장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가 없어!"

  "친한 척하지 마. 재수 없어."

 

  촬영이 끝나고 우리는 드디어 그 유명한 떡볶이를 먹으며 회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너, 예전에 격투기 종목 많이 배웠었지?"

  "너라니 오빠한테... 그래, 어릴 때 몸이 약해서 많이 배우긴 했지. 그게 왜?"

 

  모처럼 시간을 들여 시작한 회의인데, 아쉽게도 너무 일찍 결말을 맺은 것 같다.

  효민이는 거짓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을 정도의 진실된 눈으로 내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소민이- 스토킹 당하고 있어."

 
작가의 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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