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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8 침략의 백화점(6)
작성일 : 18-01-19 23:20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8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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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익!!"

 

 살벌한 괴성과 함께 수십개의 뱀머리가 일제히 태성에게 날아들었다.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승용차 사이즈만한 크기에 날아드는 속도는 흡사 미사일을 방불케 했지만 태성은 아무렇지 않게 신속히 뱀머리들을 피해냈다.

 

 '곧 죽어도 뱀은 뱀이라 이거지? 조금만 기다려라.아주 뱀술을 만들어줄테니.'

 

 속으로 중얼거린 태성의 측면으로 곧장 두개의 뱀머리가 동시에 날아들었다.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든 두 뱀머리를 태성은 뒤로 크게 뛰어올라 피해냈고 곧 그런 태성의 뒤로 뛰쳐나온 명희가 단숨에 뱀머리 두개를 두동강내버렸다.

 

 - 스걱! 서겅!

 

 "뭐야? 검귀 너 아직 살아있었냐?!"

 

 "아까부터 보고있었거든?! 대체 뭘 어쩔 작정이야 반장?! 이놈들 베어내고 날려버려도 계속해서 재생한다고!"

 

 거세게 일갈하는 명희에게 태성은 곧장 씨익 웃으며 대꾸해갔다.

 

 "조금만 기다려 인마.그렇잖아도 벌써 수아한테 언질해뒀다고.남은 건 녀석이 준비될 때까지 뱀들 상대로 시간끄는 것 뿐이야!"

 

 "끙..뭘 준비하는지 몰라도 최대한 빨리 하라고 그래! 이거 은근 상대하기 귀찮으니까!"

 

 곧장 태성에게 맞대꾸한 명희가 등을 돌려 뒤통수로 날아드는 뱀머리를 단숨에 일도양단했다.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명호와 유사범도 날아드는 뱀머리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었고 이에 반해 머리 위에 서있던 닥터는 더욱 더 쾌활하게 웃어대고 있었다.

 

 "캬하하핫! 어떻게 된거야 Boy! 그 잘난 이하생략이란 Nickname은 그저 Joke였던거냐?!"

 

 "헹! 뭐 좋아서 그딴 별명붙은줄 알아?! 그보다 그쪽이야말로 쳐웃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나름 친절하게(?) 경고해주는 태성의 말에 닥터는 되려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높이 쳐들었다.

 

 "하하핫! Stop joking me(농담하지마) Boy! 나름 뭔가 Plan이 있다는 것쯤은 눈치채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전에 Boy가 Me의 히드라한테 먹히는게 First일걸?!"

 

 대놓고 자신을 얕잡아보는 닥터에게 태성은 피식 냉소를 지었다.

 

 또다시 사방으로 돋아난 히드라의 머리들이 태성에게 무섭게 날아들었고 이를 간발의 차로 슉슉 피해내던 태성의 뒤로 돌연 수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태..태성 오빠! 준비 다 됐어요! 이젠 어떻게 해요?!"

 

 "엥? 다 됐다니 뭐가 다 됐..으왁?! 저..저게 뭐야?!"

 

 순간 수아의 외침에 슬쩍 고개를 돌린 명희가 경악에 찬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잇따라 뒤를 돌아본 나현,명호,유사범도 모두 할말을 잃은 듯 눈을 크게 떴고 이에 짐짓 의아해진 닥터가 고개를 들어 배의 뒤쪽을 바라보았다.

 

 "Holy shit(이런 세상에)…."

 

 문득 알아들을수 없는 욕을 지껄인 닥터가 휘둥그레한 표정을 지었다.

 

 놀랍게도 배 뒤편에는 거의 빌딩 한채 크기만한 높이의 파도가 치솟아있었고 그 중심에 선 수아는 양손을 허공에 펼친 채 최대한 파도가 유지되게끔 안간힘을 쓰고있었다.

 

 "자아, 그럼 준비도 다 된거같고..즐거운 파도타기 시간이다!"

 

 "즈..즐거워?! 저게 여길 덮치면 우리도 쓸려나갈텐데?!"

 

 "뭐..그건 알아서들 처신해야지.수아야 엎어라!!"

 

 곧바로 일갈하는 태성의 외침에 수아가 그대로 양손을 앞으로 내리쳤다.

 

 속박이 풀린 거대한 파도가 순식간에 갑판 위를 덮쳤고 태성을 비롯한 갑판 위의 모두가 거대한 파도에 정통으로 휩쓸렸다.

 

 - 콰아아아아!!!!

 

 배를 집어삼켜버린 파도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어지간한 쓰나미도 울고갈 거대한 파도였지만 다행히도 태성을 비롯한 모두는 수아가 타이밍 좋게 발동한 전신 방울 배리어 덕분에 모두 목숨을 부지할수 있었다.

 

 "으와..아주 깔끔하게 쓸어버렸네요 이거.태성 오빠 괜찮아요?"

 

 슬쩍 태성의 옆으로 다가선 나현이 의아한 눈으로 태성을 바라보았다.

 

 "음..뭐 아무렇지도 않은데? 것보다도 수아 녀석 굉장하잖아? 성격은 소심하다못해 답답한 애가 저런 초대형 파도를 아무렇지 않게 일으키다니…."

 

 짐짓 중얼거리는 태성의 말에 나현은 곧 아하핫하며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한차례 크게 능력을 써서인지 수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명희,명호,유사범은 놀라워하는 한편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닥터의 행방(?)을 찾고있었다.

 

 "그건 그렇고..아까 그 괴짜 의사는 어디로 간거야? 혹시 통째로 파도에 쓸려가버린거야?"

 

 "뭐,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한데..솔직히 그 정도로 끝날 작자는 아닌 것 같아.왠지 느낌이 구려."

 

 "그래도 일단 그 히드라라는 뱀이 사라진 것만은 천만다행일세.이걸로 다시 그 자가 나타난다해도 아까처럼 밀리지는 않을걸세."

 

 "동감이야.이참에 아예 쓸려가서 칵 뒈져버리면 더 좋겠는데 말이지."

 

 명희에 이어 중얼대는 유사범과 명호에게 태성은 짐짓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히드라는 사라졌지만 조금 전의 전투로 자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피로가 꽤 누적되있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파도를 직격으로 맞은 배가 끼익하며 불길한 소리를 흘리기 시작했고 불안할 정도의 고요함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문제는 내 PDA를 아직도 그 망할 가짜 의사가 가지고 있다는거지.'

 

 짐짓 속으로 중얼거린 태성은 칫하고 혀를 차더니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닥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이에 조바심이 난 태성과 모두의 정면으로 돌연 자지러지는 고음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으하하하핫! 훌륭해! Fantastic! 이거 너무 놀라서 그만 Pants(바지)에 지릴 뻔 했는데?!"

 

 "아직도 살아있었냐?! 어디있는거냐 닥터?! 당장 내 PDA 돌려내!"

 

 "Ow.성급하게 굴지말라고 Boy? Boy랑 friends(프렌즈)가 너무 애타게 Me를 찾고있는걸 보고있자니 즐거워져서 말이야."

 

 간드러지게 웃어대는 닥터의 대답에 태성은 곧장 고개를 돌려 정면의 뱃머리를 바라보았다.

 

 뱃머리와 연결된 제법 높은 갑판 위로 작은 방울들이 뭉쳐드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닥터의 모습으로 변했고 곧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닥터가 태성의 PDA를 꺼내더니 손가락 끝에 걸고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후후훗.이걸 원하는거 맞지 Boy? 어차피 슬슬 Mood(분위기)도 무르익었겠다..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가져보는게 어때?"

 

 "너 같은 놈은 내 취향 아닌데? 뭐, 애초에 남자한테 흥미는 없어서 말이야.집어치우고 얼른 그 PDA나 내놔!"

 

 "하핫~ 그럴수야 없지! 아직 Boy랑 Me는 제대로 된 Conversation(대화)도 없었잖아? 거기다 세상은 Give and Take라고.뭔가 원한다면 Boy도 Me한테 뭔가 해주는것이 인지상정이겠지?"

 

 하나같이 짜증을 돋구는 닥터의 반박에 태성은 짐짓 끙하고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았다.

 

 이미 배가 제법 기운 상황이어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이내 고개를 치켜든 태성은 빠른 발걸음으로 난간을 타고 닥터가 서있던 상부 갑판으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오케이..뭐 좋다고.어디 그쪽이 원하는걸 한번 지껄여봐.나한테 원하는게 뭔데?"

 

 "크크큭.그야 뻔하잖아 Boy? 난 강제로라도 Boy를 연합에 데려갈 Misson이 있었다고? 생각은 좀 해봤을것 같은데..어때?"

 

 "참나..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당연히 내 대답은 안가..아니 그쪽 식으로 말해서 No다! 차라리 PDA를 새로 만들고 말지."

 

 "크큭.그런 식으로 나오겠다? Well.예상했던 대답이었어.Boy가 쉬운 남자가 아니란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고.크크큭."

 

 "말장난따윈 집어치우고..이번엔 내가 묻겠다.순순히 PDA 내놓고 사라질래? 아니면 굳이 이 엿같은 상황에서 나랑 몸의 대화를 나눠볼래?"

 

 곧바로 말을 가로챈 태성이 바짝 미간을 구기며 닥터를 노려보았다.

 

 짐짓 큭큭대던 닥터는 별안간 쥐고있던 태성의 PDA를 자신의 손목에 착용했고 이에 PDA에서 곧장 빨간 불빛과 함께 요란한 경고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자고 Boy! 지금부터 Boy와 내가 최후의 선상 왈츠 Battle(배틀)을 벌이는거야! Boy가 이기면 내 손목을 잘라서 이걸 가져가도 좋아! 하지만 Boy가 진다면 이 Watch는 Me의 전리품! 덤으로 Boy의 Eye 두개를 모두 다 받아가도록 하겠어!"

 

 "하아..결국 그딴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역시 미친 놈이 맞았군.나중에 울고불고 봐달라고 해도 무르기 없기다?"

 

 "우하하핫! 그 honourable Hero(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한데?! Let's Do it Boy!"

 

 씨익 조소를 지은 닥터가 단숨에 양손에 메스를 뽑아들었다.

 

 얼핏봐도 메스의 날 부분에는 닥터의 몸에서 새어나온듯한 독액이 묻어있었고 곧 태성에게 달려든 닥터가 현란한 몸놀림으로 태성에게 메스를 휘둘러나갔다.

 

 - 쉭! 쉭! 쉬릭! 쉭! 쉭!

 

 바람을 가르는 메스의 차디찬 칼날을 태성은 아무렇지 않게 슥슥 잘만 피해냈다.

 

 흡사 난도질이나 다름없는 칼질을 구사하던 닥터는 그야말로 숨쉴 틈도 주지않고 계속 태성을 몰아붙혔고 그럼에도 태성의 얼굴엔 긴장의 기색은 커녕 일말의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하하하핫! 뭐하는 거야 Boy?! Dance는 합을 맞춰주지 않으면 엇박자만 날 뿐이라고?!"

 

 "맘대로 지껄여라.어차피 못 맞추면 장땡이거든?"

 

 단조롭게 중얼댄 태성이 곧장 아래로 솟구쳐 올라오는 메스의 날을 고개를 틀어 피했다.

 

 연신 회피만 계속하던 태성은 금세 상부 갑판의 좌측 난간에 닿았고 이에 씨익 웃은 닥터가 크게 몸을 돌리며 태성에게 독바른 메스를 휘둘렀다.

 

 - 쉬릭! 퍽!!

 

 눈 깜짝할 순간 닥터의 시야에서 사라진 태성이 그대로 닥터의 하복부를 강타했다.

 

 정확히 복부 중심에 꽂힌 주먹에 닥터는 곧 웁하며 뒤로 물러났고 그 순간 한번 숨을 고른 태성이 닥터의 턱을 거세게 올려찼다.

 

 - 빡! 뻑! 투콱!

 

 정확히 턱을 올려찬 태성의 다리가 방향을 바꾸어 닥터의 가슴팍과 허리를 추가로 가격했다.

 

 순식간에 뒤로 주욱 밀려난 닥터는 피섞인 침을 퉤 뱉으며 또다시 태성에게 달려들었고 이에 잠시 닥터의 메스들을 회피하던 태성이 닥터의 팔을 붙잡아 그대로 메치기를 가했다.

 

 - 우지끈!

 

 "카학?!"

 

 "뭐해? 설마 벌써 끝난 거 아니지 그쪽?"

 

 "키익..제법이군 Boy.But 이제 금방 또 My turn이라고?!"

 

 슬쩍 빈정거리는 태성에게 닥터는 마치 윈드밀을 하듯 다리를 벌려 좌우로 휘둘렀다.

 

 곧바로 벌떡 일어선 닥터를 태성은 여전히 무미건조한 얼굴로 노려보았고 이에 슬쩍 조소지은 닥터가 양손을 온통 반투명한 독액으로 감쌌다.

 

 "키히힛..warming-up(준비운동)은 이제 충분한듯 하네 Boy.그럼 본격적으로 한번 즐겨보도록 할까? 타X타닉 테마곡이라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바랄 걸 바라시지.것보다도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준비는 좀 해야겠군."

 

 "호?! 드디어 그 자랑거리인 Dual Pistol(쌍권총)을 쓰는건가?!"

 

 슬쩍 빈정대는 닥터의 반문에 태성은 피식 웃으며 양쪽 바지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었다.

 

 놀랍게도 태성의 주머니 속에는 척 봐도 군인들이나 사용할법한 징박힌 가죽장갑이 들려나왔고 곧 장갑을 양손에 착용한 태성이 한 팔을 내리며 두 주먹을 굳게 말아쥐었다.

 

 "미안하지만..그쪽같은 또라이한테 내 총알을 쓰긴 아까워서 말이야.이거로도 충분해.덤빌꺼면 어디 계속 덤벼봐."

 

 "키힛?! It's amazing(놀랍군)! 그딴 장갑 따위로 이 Dr(닥터)에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Boy?!"

 

 "글쎄다? 일단 맞아보고 판단하지 그래?"

 

 씨익 조소짓는 태성의 대꾸에 닥터는 곧바로 태성에게 메스들을 내던졌다.

 

 고갯짓만으로 메스들을 피해낸 태성은 빠르게 접근해온 닥터의 손을 신속히 걷어내더니 그대로 닥터의 턱을 팔꿈치로 후려쳤다.

 

 - 빡! 뻑! 빠각!

 

 팔굽치기에 이어 작렬한 더블 펀치가 닥터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슬쩍 뒤로 물러난 닥터는 다시금 팔을 뻗으려했지만 태성의 몸놀림이 그보단 한수 위였다.

 

 - 퍽! 퍽! 빠각! 와지끈!

 

 요란한 파열음과 함께 닥터의 상반신에 각각 훅,스트레이트,무릎차기와 뛰어옆차기가 차례대로 작렬했다.

 

 미처 자세를 수습하지도 못한 닥터는 머리를 휘저으며 애써 태성에게 독액 덩어리들을 쏘아날렸고 이에 태성은 놀라운 속도로 독액들을 전부 피해내며 순식간에 닥터의 코앞까지 접근했다.

 

 '크힉! 여..역시 Motion eye의 소유자는 뭔가 다르군.아니..이건 어쩌면 혈통의 우수함 때문인가?'

 

 짐짓 속으로 중얼대던 닥터의 하반신에 또 한번 묵직한 충격이 전해졌다.

 

 냅다 로우킥을 갈긴 태성이 그대로 닥터의 전신을 연속으로 걷어찼고 정신없이 얻어맞던 닥터는 냅다 태성의 다리를 붙잡고는 반대편 갑판에 거세게 내던졌다.

 

 "어쿠쿠..이야.역시 독은 독이네.한번 잡은 거로 바지가 아주 너덜너덜해졌는데?"

 

 "키킥..그건 아직 시작일뿐이라고 Boy?! 제법 괜찮은 skill이던데..과연 언제까지 그게 통해줄까?!"

 

 단숨에 중얼거린 닥터가 난데없이 갑판의 바닥 위로 손을 내리쳤다.

 

 그가 손을 내려치기 무섭게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 독액이 갑판을 타고 그대로 태성에게 쇄도했고 이에 크게 점프한 태성의 정면으로 닥터가 빠르게 독액들을 발사했다.

 

 "캬하하핫! 걸려들었군! 그대로 스펀지나 되라고 Boy!!"

 

 "..싫다면?"

 

 짐짓 빠르게 냉소지은 태성이 몸을 회전시켜 날아드는 독액들을 피해냈다.

 

 곧바로 바닥에 착지한 태성은 흡사 맹수처럼 몸을 바짝 숙인 채 닥터에게 달려들었고 이내 또다시 코앞까지 다가온 태성이 복싱선수처럼 빠르게 두 주먹을 휘둘렀다.

 

 - 퍽퍽퍽! 빠각! 빡! 우지끈! 와직!!

 

 뼈와 살이 짓이겨지는 살벌한 소리가 사방의 바다에 울려퍼졌다.

 

 숨조차 고르지않은 태성은 말 그대로 무호흡 상태로 수십번씩 닥터의 몸을 후려갈겼고 간간히 그가 뒤로 넘어갈라 치면 냅다 멱살을 붙잡아 이를 방지했다.

 

 "괴..굉장해요 태성 오빠.총도 안 쓰고있는데 완전히 압도하고 있어요."

 

 문득 태성을 주의깊게 지켜보던 나현이 경악에 찬 눈으로 태성을 바라보았다.

 

 "나도 저런 반장의 모습은 처음 봐.총만 잘 쏘는줄 알았는데..대체 언제 저런 격투술까지 익힌거야?"

 

 "모르겠어요.대체 왜 총을 쓰지 않는 걸까요?"

 

 "글쎄..뭐, 적어도 반장이 지금 무지하게 급하다는 것 정도는 알것같은데? 숨도 안쉬고 저렇게 패버릴 정도라면 말이야."

 

 곧바로 대꾸하는 명희의 말에 나현은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은듯 의뭉스런 표정을 지었다.

 

 지금 태성이 보여주고있는 신체능력과 민첩성은 평소 나현이 알고있던 태성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진작에 권총을 사용해도 모자랄 상황이었음에도 그는 오로지 주먹과 발로만 닥터를 짓뭉걔고 있었고 이미 수십대를 얻어맞은 닥터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엉망진창이 되어있었다.

 

 '태성 오빠의 저런 모습은 처음이야.저 정도 신체능력이 있다면 굳이 총을 사용하는게 오히려 어색할텐데..여태껏 왜 그렇게 총을 고집한거지?'

 

 짐짓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 나현은 또다시 고개를 들어 태성을 바라보았다.

 

 거의 닥터를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린 태성은 막 최후의 일격을 꽂아넣기 직전이었고 곧 휘청거리며 위태롭게 선 닥터가 팔을 부여잡으며 태성에게 입을 열었다.

 

 "D..Dam it..어째서..그 정도의 신체능력을..숨기고 있었던거야 Boy?"

 

 닥터의 물음에 태성은 잠시 멈칫하며 닥터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왜긴 왜야? 지금도 일부러 총만 사용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환장을 하고 달려든다고.그런데 거기다 신체능력 좋다는것도 알려져봐.내 꼴이 어떻게 되겠냐?"

 

 "키힛..you Liar(이 거짓말쟁이).고작 그런 이유로..여지껏 타고난 능력을 숨겨왔다고? 키히히힛..웃기지도 않는군."

 

 질질 피를 흘리며 조소지은 닥터가 곧바로 태성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이미 만신창이가 되버린 그의 온몸은 온통 피멍으로 가득했고 이에 비해 태성은 닥터에게 붙잡힌 바지 오른쪽과 독액이 조금 튄 몇몇 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멀쩡했다.

 

 - 쾅!!

 

 난데없는 폭음과 함께 유조선 뒤편에서 별안간 시뻘건 불길이 솟구쳤다.

 

 본격적으로 물이 스며들기 시작한건지 배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이에 짐짓 혀를 찬 태성의 면전으로 느닷없이 휙 뭔가가 날아들었다.

 

 "어이쿠?! 뭐야 이거? 내 PDA잖아?"

 

 "크후훗..즐거웠어 Boy.아무래도 이번 댄스타임은 여기까진가 보군.슬슬 Boy를 구하러 구조대도 올듯하니 Me는 이만 물러가봐야겠어."

 

 "엥? 뜬금없이 무슨 헛소리야 인마?! 아직 졌다고 말도 안했으면서 그게 무슨..?!"

 

 곧바로 반문하려는 태성의 말 끝을 또 한번 거센 폭음이 가로채갔다.

 

 터져나간 뒤편 기관실에서 새어나온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하늘 위로 번져나갔고 태성과 다른 이들이 서있던 갑판에도 서서히 불길과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크히힛..Me는 따로 마중나온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먼저 실례하지.다음에 만날 땐 부디 더 gorgeous한 시간이 되길 고대하라고 Boy?"

 

 "웃기고 자빠졌네! 가긴 어딜 가 이 새꺄! 아직 숨통 붙어있는 주제에 뭔 소년만화 악당처럼 대사치고 튀는거냐?!"

 

 "크큭.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돼 Boy.앞으로는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이미 Big Plan 은 시작됐고 누구도 막을 수 없어.그러니 아주 잠시만 기다리라고.Just a moment.알아들었지 Boy?"

 

 "기다려! 이 새끼가 멋대로 어딜 가려고..!"

 

 곧장 총을 뽑아드려는 태성의 시야에서 닥터는 망설이지도 않고 난간을 넘어 바다로 뛰어내렸다.

 

 바로 태성이 건너편 난간으로 달려왔지만 닥터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곧 연이어 들려오는 폭음 사이로 느닷없이 헬기 소리와 미성연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 어이! 임태성! 다른 3반 녀석들! 전부 무사하냐?! 지금 바로 구해줄테니까 거기서 조금만 기다려!

 

 "이 목소린..교장선생님 목소리에요! 여기에요!!"

 

 "하마터면 어쩌나했네.어이 태성아! 너도 그만하고 슬슬 내려와! 얼른 여기서 빠져나가자고!"

 

 곧바로 환호성을 지르는 나현과 명호의 외침에 태성은 빠르게 고개를 돌려 뒤편 상공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그들 근처까지 날아온 재난구조용 헬기들이 편대 비행을 하며 배 위로 접근하고 있었고 그 중심에 있는 수송용 헬기에는 구명조끼를 걸친 미성연이 확성기를 든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제길.아직 그 망할 의사 놈한테 묻고싶은게 남았는데..! 대체 그놈의 Big Plan이란게 뭐야?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거냐고 그놈의 빌런 연합은..!'

 

 짐짓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마지못해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었지만 간만에 무리하게 몸을 움직여서인지 몸 여기저기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대체 왜 그렇게 날 끌어들이려고 하는거지..나중에 반드시 털어놓게 해주겠어! 하는 김에 그놈의 Big Plan인지 뭔지도 뭐하는건지 죄다!'

 

 거칠게 속으로 중얼거린 태성은 짐짓 고개를 들어 한번 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바짝 가까워진 헬기들의 뒤꽁무니로 서서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자, 이제 8챕터도 대망의 마무리군요.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마지막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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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Chapter.9 초청의 히어로 리그(1) 2018 / 1 / 25 299 0 3864   
53 Chapter.8 침략의 백화점(完) 2018 / 1 / 21 286 0 9161   
52 Chapter.8 침략의 백화점(6) 2018 / 1 / 19 286 0 8962   
51 Chapter.8 침략의 백화점(5) 2018 / 1 / 18 306 0 4692   
50 Chapter.8 침략의 백화점(4) 2018 / 1 / 16 278 0 5252   
49 Chapter 8.침략의 백화점(3) 2018 / 1 / 14 293 0 7538   
48 Chapter.8 침략의 백화점(2) 2018 / 1 / 13 299 0 6002   
47 Chapter.8 침략의 백화점(1) 2018 / 1 / 11 289 0 6063   
46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完) 2018 / 1 / 9 295 0 4541   
45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5) 2018 / 1 / 8 321 0 5610   
44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4) 2018 / 1 / 6 291 0 6835   
43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3) 2018 / 1 / 4 308 0 5464   
42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2) 2018 / 1 / 2 285 0 6815   
41 Chapter.7 비밀의 일일 데이트(1) 2018 / 1 / 1 287 0 5688   
40 Chapter 6.환장의 수련회(完) 2017 / 12 / 30 302 0 9270   
39 Chapter.6 환장의 수련회(7) 2017 / 12 / 28 285 0 4347   
38 Chapter 6.환장의 바캉스(6) 2017 / 12 / 26 276 0 4881   
37 Chapter.6 환장의 수련회(5) 2017 / 12 / 25 303 0 4200   
36 Chapter.6 환장의 수련회(4) 2017 / 12 / 24 287 0 7444   
35 Chapter 6.환장의 수련회(3) 2017 / 12 / 23 290 0 6409   
34 Chapter.6 환장의 수련회(2) 2017 / 12 / 22 278 0 4477   
33 Chapter.6 환장의 수련회(1) 2017 / 12 / 21 300 0 2861   
32 Chapter 5.역경의 셔틀소녀(完) 2017 / 12 / 19 292 0 4390   
31 Chapter 5.역경의 셔틀소녀(8) 2017 / 12 / 17 282 0 1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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