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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소년소녀
작가 : 레슨
작품등록일 : 2017.12.1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년. 죽음을 이해하기도 사랑을 경험하기도 이른 소년에게 다가온 사건들과 소녀들. 이 뒤에 무엇이 있는 지 모른채, 소년은 계속 나아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혼란과 함께.

 
26장 때론 진실이라는 것도
작성일 : 17-12-25 23:38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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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도구’에 대해선 들어본 적 없다고? 그럼 그동안 그 사람이 지시한건 전부 네가 혼자 한거야?”

 가연이 당황하며 한 말에, 나 역시 당혹감을 느끼며 그녀에게 물었다. 가연은 그저 작게 ‘지시는 이게 처음이었어.’라고 말할 뿐이었다. 선배는 그런 가연을 보더니 살며시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난, 너희 이야기를 듣고나니, 이렇게 몇 가지 의문이 생겼어. 그래서 찬찬히 생각해 봤지. 생각해 보니까, 한 가지 가능성이 생각나더라. 처음부터 ‘도구’라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배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한 그 말에, 우린 모두 깜짝 놀랐다. 가연만 빼고.

 “만약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첫 번째 의문이 완전히 풀리지. 애당초에 ‘도구’가 없으면, 학생이고 자시고 전부 의미 없으니까. 그러면 두 가지, 경우 중 한 가지가 돼. 저 애가 그 사람에게 지시를 잘못 받아서 필요도 없는 도구를 찾고 있거나, 혹은 처음부터 그 사람의 지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원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시험 같은 걸 시작한거지. 자신의 의지로. 나는 후자의 경우라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선배의 물음에도 가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험을 전부 이 애가 시작한 일이면, 시험으로 죽은 두 사람은? 그 두 사람은 어떻게 되죠?”

 승우가 그런 가연을 대신해 선배에게 따진다. 하긴, 그렇다. 가연이 그 두 사람을 죽였다는 건, 말이 안된다. 애당초, 진형은 가연이 오기 훨씬 전에 죽었다.

 “진형이란 아이는 학기 초에, 저 애가 전학 오기 전에 죽었지?”

 선배가 내 생각을 뚫어 본 것처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보면, 시험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일찍 죽어야 했을까?”

 아, 그 생각은 못했다. 시험이 5월 초에 가연이 오고서부터 시작이라면, 굳이 진형을 4월 초에 죽였어야 할까? 그 정도 시간이 지난 후라면, 그 당시에는 사건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라도 어느정도 관심을 접은 뒤 일테고, 그 사건에 대한 생각도 바뀔 것이다. 그런데 시험이라면서, 한달이나 지난 후에 그 사건을 꺼내 봤자,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도경의 사건 역시, 시험을 위해서라면, 어차피 가연은 본인이 살아있다는 걸 밝혀야한다. 즉, 앞뒤가 안 맞게 된다.

 “아니, 애당초 그런 것들로 어떻게 사람을 시험해 볼수 있지?”

 현준이 물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의문이었다. 그도 이제서야 떠올렸다는 것이 상당히 분해 보였다.

 “그 사건들에 관심만 갖으면 돼? 아니면, 그 뒤에 사건들의 목적을 알아내면 돼? 만약 그러면, 이 녀석은 그 때 시험을 통과한 게 되는데.”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나를 가리켰다.

 “그러니까, 선배 말은, ‘도구’가 될만한 사람을 선별해 내는 시험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고, 전부 가연이 계획한 일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왜 이 애가 굳이 그런 일을?”

 “그 사람을 내리려면 나 혼자서는 안되니까.”

 내 물음에, 이제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가연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럼 이해가 안되는 일이 한 두 개가 아니야. 세정아, 가연이가 죽은 걸로 되던 그 주, 그 주 주말에 가연이 아버지라고 찾아온 사람은?”

 “그 사람은, 내 아버지. 그 사람이야. 우리가 치려는 그 사람.”

 세정은 내 눈을 보지 못하며 대답했다. 그 사람과 만났던 순간이 떠올렸다. 한순간 보았던 거지만, 자신감있고 당당한 그의 기품이 떠올랐다.

 “만약 정말로 모든게 가연이가 짠 거라면, 그 사람이 진짜로 지시한 건? 그럼 도경이하고 진형이는 왜 죽은 건데? 그 사람이 가연이 아버지라고 거짓말하면서 우리에게 왔다는 건, 가연이가 죽은 척하는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잖아. 그리고 국어 교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이것들은 어떻게 설명이 돼?”

 “한 가지 더.”

 현준이 내 말 뒤에 덧붙였다.

 “5월초에 나를 치고 간, 그 오토바이. 항상 의문이었다가 최근에는 그 사람이 시험 때문에 사주 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렇게 되면 그 오토바이는 뭐가 되는 거야?”

 나와 현준과 승우는 답을 원하는 표정으로 선배를 바라보았다. 멀리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선배는,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말했다.

 “그 사람이 진짜로 지시한 거 부터 찾아 보자면, 그건 아마.”

 선배는 이 부분에서 오른 손으로 세정을 가리켰다.

 “이 애를 잘 보살펴 달라는 게 아니 였을까? 둘은 같이 살고 있었다고 했잖아. 게다가, 저 애가 엄마 없이 자란 아이라면 더욱이. 내가 보기에는 저애는 상당히 심정이 여려보이고. 그러니 그런 지시를 내린 게 아닐까? 아주 지시가 없었다면, 이런 거짓말을 여중생이 생각해 낼거라곤 생각되지 않아.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그럼 다음은?”

 선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음 의문을 물었다.

 “도경하고 진형이 죽은 이유요.”

 “그건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강 예상해보면, 그런데 너한테 어떤 약을 주사했고, 그 약을 국어선생도 썼다고 했지? 그건 아마 거짓말이 아닐 거야. 아까 국어 교사에 대해서도 물었지? 아마 그 사람이 국어 교사를 사주한 건, 사실일 거야. 이게 사실이면 아까 내가 갖고 있던 두 번째 의문이 풀리지. 그 사람은 정말로 살인을 좋아서 하는 거야. 하지만 자기 손에 직접 피를 묻힐 수는 없지. 그래서 전부터 국어 교사를 고용한 거고. 아마 죽인 놈들은 가연이가 그 사람에게 보고 했지? 이러면 그 사람에게 학생들에 대해 무언가 보고했다는 것도 거짓말이 아니야. 아, 이러면 그 사람이 내린 지시가 한 가지 늘어나네. 죽여도 되는 놈들을 물색해라. 뭐, 학생들 중에 그런 사람은 흔치 않지만, 도경이란 아이는 이 애들과 같이 살았으니, 당장 같이 사는 가족도 없고, 진형이란 아이도, 네 말을 들어보니 사교성이 좋던 것 같지도 않고. 그러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 그러니까 그 애들은 시험 같은 것 때문에 죽은 게 아니고, 이 애는 그걸 시험처럼 이용한 거야.”

 선배가 이야기를 착착 진행하다, 한 단락 멈추자, 승우가 물었다.

 “하지만, 정말로 사람을 좋아서 죽인다는게, 가능 할까요?”

 그 물음에 선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 사람 제법 젊지? 젊은 사람이 돈을 많이 쥐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생각이 일그러지거든. 아마, 원래부터 성공을 위해 뭐든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자신이 쌓아온 성공의 정도가 많아지자,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거겠지. 그러다, 그게 취미가 되버린 거고. 여학생 성추행 일로, 상당히 궁지에 몰린 국어 교사는 그런 사람의 제의를 거절할 리가 없었어. 그러니 그런 터무니 없는 지시도 지속적으로 이행한 거지. 게다가 최근에도 몇몇 피해자가 다시 나왔다고 했지? 이제 여러가지 지시도 들어줬으니, 그 사람이 더욱 든든히 뒤를 봐줄거라고 생각한 거지. 아무튼 그 선생은 진짜 쓰레기라니까.”

 “그럼 그 사람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는요? 가연이가 죽은 척한 걸 알고 온 것 아닌가요?”

 현준이 처음으로 선배에게 존댓말을 쓰며 물었다. 선배의 말을 듣다보니, 그녀를 존대 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

 “살인을 즐기는 미친 사람같아도, 어린 자식하고 형이 남긴 유일한 조카는 끔찍이 아끼는 모양이야. 아까 내가 말했지? 그 사람은 이 애한테 저 애를 잘 보살펴달라는 거, 일거라고. 그러면 그 날 찾아온 이유도 간단하겠지. 세정이가 잘있는지 보기 위해. 세정이가 요즘 푹 빠져있는 남자애는 어떤 학생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아마, 세정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도망치듯이 들어간 부분에선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결단력있게 자신에게 돌아가 달라고 한 부분에선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뭐, 아무튼 그 사람은 상당히 세정이를 걱정하고 있지 않았을까?”

 “말도 안돼.그 사람이 그럴리가 없어.”

 선배의 말을 세정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부정한다.

 “그 사람은 절대로 나를 걱정할리 없어. 나를 싫어하고 있을게 뻔한데.”

 “세상에 자기 딸을 싫어하는 아버지는 없어.”

 선배는 팔짱을 낀채 대꾸했다.

 “언니, 그 사람하고 만나기로 했다고 했죠?”

 선배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세정이 말을 이었다.

 “날짜가 언제죠?”

 “6월 17일. 이번 주 토요일이야.”

 “마침 잘됐네요. 그러면 그 날 저랑 같이 가요. 적어도 그 날, 그 사람이 아주 조금이라도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면 제 생각은 틀린 거예요. 하지만, 그럴리 없어요.”

 “그날이 무슨 날인데?”

 하지만, 아무래도 내 물음은 세정에게 닿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 세정아.”

 “네, 뭐든 물으세요, 언니.”

 “너는 이 애가 사실 ‘도구’를 찾기 위해 이곳에서 이 애들을 만나고, 시험을 준비한게 아니라, 순전히 자기를 위해, 그 사람이 저지른 일을 이용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

 “저는,”

 세정이 이번엔 말을 망설인다.

 “그 애는 정말로 시험이 존재한다고 믿었어.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전부 나 혼자, 아무도 모르게 준비한 거야. 그 사람을 죽여버리려고.”

 말을 잇지 못하는 세정 대신에 가연이 대답했다.

 “이제 완전히 인정하네?”

 “이제 완전히 다 들켜 버렸으니까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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